▲위 꽃설명표는 이미지로 캡처한 것이라 텍스트로 복사 안됨. / 출처 : 농촌진흥청/국립원예특작과학원[보태기 - 블로그 지기]
'위 아래 설명 중 어려운 낱말은 아래 [용어 풀이]를 참고하시기를...'오늘의꽃 365 ... '민들레' / 꽃말은 '불사신'
도시에 살면서도 흔히 볼 수 있는 것이 '민들레'이다. 길바닥 틈새며 길 귀퉁이에 방석을 깔고 꽃대를 내밀듯 하는 모습이 늘 정답다. 더구나 꽃지고 맺친 하얀 열매뭉치는 불면 꽃씨가 날라가는 모습에 묘한 흥분마저 느낀다. 홀씨가 입바람에 날리고, 자연의 바람에 날려 또 틈새만 있으면 '민들레'가 자라고 꽃이 핀다.
그러나 특별조경지역의 관리자들은 '민드레'라면 질색을 한다. 조경공원에 와서 둥글게 뭉처있는 '민들레홀씨'를 보면 묘하게 입바람이라도 내고 싶은 생각이 든다. 공원에 놀러온 아기와 엄마가 신기한 듯 민들레홀씨를 손에 뽑아들고 불어댄다. 그러나 조경관리인들은 내년에 어쩌나... 걱정부터 한다. 아무 곳이나 날라가 내년에 싹이 트면 몽땅 뽑아내노라 사람을 들여야 하기 때문이다.
그 이야기를 듣고 나니 식물하나도 마음대로 할 수 없는 도시생활이 좀 야속하다. 자... '민들레'에 관한 해설 하나를 우선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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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들레 [Taraxacum mongolicum]잎은 날개깃처럼 갈라졌으며 이른봄에 뿌리에서 모여 나와 땅 위를 따라 옆으로 퍼진다. 노란색의 꽃이 4~5월에 두상(頭狀)꽃차례를 이루어 피는데, 이 꽃차례는 잎 사이에서 나온 꽃줄기 위에 만들어지며 꽃줄기는 길이가 30㎝ 정도이다.
열매는 납작한 수과(瘦果)로 흰색 갓털(관모/冠毛)이 있어 바람이 불면 쉽게 날려 간다. 이른봄에 어린잎과 줄기를 캐서 나물로 먹는다. 식물 전체를 캐서 말린 포공영(蒲公英)은 한방에서 소화를 돕는 데 쓰지만, 민들레만을 쓰는 것보다는 다른 약재와 함께 쓰는 것이 효과가 좋다고 한다. 또 위궤양에는 민들레의 새로 난 잎을 씹어먹기도 하며, 뱀에 물렸을 때 뿌리를 다져서 바르기도 한다. 꽃만을 따서 그늘에 말렸다가 피가 부족하거나 결핵에 걸렸을 때 먹기도 한다.
뿌리가 땅속 깊이 자라기 때문에 짓밟혀도 잘 죽지 않으며, 줄기가 부러지면 젖빛 즙이 나온다. 이 즙은 매우 쓰기 때문에 가축들이 잘 먹지 않는다. 민들레를 고채(苦菜)라고도 부르는데, 매우 쓴 즙을 지녔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라고 하며, 또한 이른봄에 들을 노랗게 뒤덮어 만지금(滿地金)이라고도 부른다.
이밖에도 마을에 따라 안질방이·도끼밥·씬나물·씬냉이·민달레 등 여러 가지로 부르고 있다. 이상화의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에 나오는 '맨드레미'도 외국에서 들여와 뜰에 널리 심는 맨드라미가 아니라 민들레를 부르는 사투리라고 한다.
산과 들의 양지바른 곳에서 흔히 자라지만, 요즘에는 외국에서 들어온 서양민들레(T. officinalis)를 민들레보다 더 흔히 볼 수 있다. 서양민들레와 민들레는 거의 비슷하나, 서양민들레의 경우 두상꽃차례를 감싸는 꽃받침대(총포라고도 함) 중 바깥쪽에 있는 것들이 뒤로 젖혀져 있는 데 비해 민들레는 모든 꽃받침대들이 곧게 서 있다.
[윗글 출처 : http://100.daum.net/encyclopedia/view.do?docid=b08m2032a (daum 백과사전/브리태니커)]이번에는 에세이로 식물을 풀어낸 것이 있어 옮겨둔다. 잡초를 사랑하는 마음을 짠하게 느낄 수 있다.
▼민들레
2009년 이후 민들레는 계속 수난을 겪고 있다. 할머니 아주머니들이 빈 봉투와 과도 하나 달랑 들고 다니면서 보이는 족족 민들레를 캔다. 민들레 뿌리가 몸에 좋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다. 몇 년 전, 나는 농장식구들에게 민들레를 뜯어서 쌈채의 한 종류로 나가도록 조처했다. 하지만 실천에 옮기지 않았다. 내가 농장에서 직접 쌈채를 포장한다면 모를까, 농장식구들은 늘 하우스 안에 있는 쌈채로 만족한다.
"민들레는 상용 음식으로서는 최고의 채소야. 밭에 널려져 있으니 몇 잎씩 뜯어서 넣어 같이 쌈으로 먹으라고."
이렇게 노래한 지 2년쯤 지난 뒤 텔레비전에서 민들레가 영약이라고 떠들어대자 그제야 농장식구들도 움직였다. 그러나 때는 이미 늦었다. 외부 사람들이 농장에 침범하여 민들레를 뿌리째 캐어 가서 남은 게 거의 없었기 때문이다.
"토종 민들레다."
미산동 허름한 집을 인수해서 사무실로 꾸며 이사한 뒤 봄이 오자 하얀 민들레가 갈라진 시멘트 마당 틈 사이로 피었다. 여기 저기 하얀 민들레가 거칠고 큼직하게 피었고 노랑 민들레는 저쪽 귀퉁이에 한 두 뿌리 올랐다. 마당 틈 사이로 올라와 피어 있기에 사람들이 밟고 다닐 수 있다.
"여기 밟지 마세요. 조심하세요. 팻말을 세울 수도 없고. 어떡하지?"
하얀 민들레가 귀하디귀한 토종민들레라는 것을 설명하고 난 뒤 사람들에게 조심스럽게 다니라고 주의를 주었다. 다음날, 중고 탁자를 들고 연두 남성들이 들이닥쳤다. 그들은 아무렇지도 않게 마당에 핀 민들레를 밟고 올라섰다.
"이런, 민들레 다 밟혔다. 이건 꺾였어."
"뭐 이런 잡초 갖고 그래요? 내 참."
"이게 민들레란 말예요. 토종민들레. 시흥 바닥에서는 볼 수 없는 건데. 시골에나 가야 겨우 볼 수 있다고요. 씨를 받으려고 조심하고 있었던 건데."
사실 토종이 아니라고 해도 밟으면 안 된다. 나는 잡초라고 마구 밟지 않는다. 시멘트 틈 사이로 애기똥풀, 제비꽃, 마디풀, 애기땅빈대, 민들레, 짚신나물, 심지어 어디선가 날아온 결명자. 이런 것들의 이름을 알게 되고 이들의 쓰임새를 알게 된 이상 나에게는 모두 귀한 찬 재료이자 소중한 볼거리니까. 그런데 사람들은 잡초라고 하면서 무심코 밟고 다닌다.
"아니 거기를 밟으면 어떡해요?"
"아무 것도 안 심었잖아요. 잡초들뿐인데……."
"무슨 소리예요. 그거 부추잖아요. 목화도 심었고. 아직 안 나서 그렇지."
두 뼘만 한 밭을 밟고 건너가는 사람을 보고 한 목소릴 높였다. 부추인지 잡초인지 사람들은 구분을 못한다. 부추를 가게에서 사서 먹어보았지 기른 상태를 보지 못했기 때문이다. 설혹 기른 상태를 봤다 하더라도 관심이 없으면 그만이다. 잡초란 그런 것이다. 부추도 그녀에게는 잡초였다. 자신이 알지 못하는 것은 모두 잡초에 해당되니까. 자신이 알지 못하거나 유용하지 않으면 모두 하찮게 여긴다. 그러다가 뭔가 효능이 알려지면 다들 호들갑을 떤다.
식물이 자신의 종족을 퍼뜨리는 방법은 여러 가지다. 민들레처럼 씨가 바람에 날려 번식하는 경우가 있고, 움직이는 것들... 동물, 사람, 곤충 등에 묻어 번식을 하는 것도 있다. 서양민들레(노랑 민들레)가 전국에 퍼진 것은 한국전쟁 이후다. 곡물이 수입되면서부터 하얀 토종민들레는 보기가 어려워졌다. 요즘에는 토종의 약효가 뛰어나다는 '소문' 때문에 토종민들레를 기능성으로 재배하는 농가가 늘었다. 사람들은 대개 '토종' 하면 '약'을 떠올리기 일쑤다. 토종약식도감이라. 사실 맞는 말이다. 모든 식물은 약이고 음식이니까. 약이 되는 음식이 제대로 된 음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