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생을 전기공사 보조원으로 살아온 60대가 기능계의 최고 자격증인 ‘기능장’을 취득하여 취업한파에도 고액연봉으로 부러움을 사고 있다.
화제의 주인공은 전주시 완산구 서완산동에 사는 이홍승씨. 그는 1954년생이지만 실제나이는 올해 63세다. 베이비부머세대가 다 그렇듯이 학교 갈 형편이 어려워 낮에는 일하면서 밤에는 형문상업고등학교를 다녔다. 일하는 곳은 모터수리업체를 비롯해 현대전력과 풍전전력이라는 전업사를 전전하며 심부름을 했고 어깨너머로 일을 배웠다. 세월이 흐르면서 전기내선공사에 이력이 붙었다. 자격증하나 없는 기술자였지만 기사 자격증을 가진 후배들에게 일을 시킬 만큼 현장경력에 있어서는 이씨를 능가할 사람이 없었다.
그러다가 지난 2011년 12월경 ‘진안홍삼공장’신축현장에서 천정배관을 하다 10m아래로 추락하여 척추를 다치면서 1년동안 3번의 수술을 거치는 투병생활과 재활운동 등으로 전기공사 일을 쉬게 되었다. 사고 이후 고소공포증에 시달려 공사판 일을 거의 그만두고 있다가 우연히 반상회보의 기능사과정 모집광고를 보았다. 그동안 자격증하나 없이 살아온 것이 마음에 걸려 ‘기능사’라도 따보려는 생각에서 2013년 한국폴리텍대학 익산캠퍼스 기능사과정 전기제어과에 입학했다. 그러나 전기관련 교재 내용이 너무 어려워 입학 1주일만에 포기를 결심했는데, 아내가 “무슨 어린애 같은 소리를 하고 있어요”라며 핀잔을 하는 바람에 그만두지 못하고 1년과정을 마쳤다. 이 대학 이두용 지도교수는 이홍승씨의 10년 이상된 현장경력을 인정하고 ‘기능장’ 시험 준비를 권유했다. ‘호사다마’라는 사자성어처럼 전기공사장에서 떨어져 쉬고 있던차에 한국폴리텍대학 익산캠퍼스에 입학하여 그 해 말에 전기기능사와 승강기기능사를 취득하고, 2014년 2월 졸업하면서 ‘기능장’시험에 최종 합격했다. 이두용 교수는 “기능장 합격률이 예년에는 20%였는데 갈수록 문제유형이 어려워 최근에는 합격률이 응시자의 5%밖에 되지 않는다. 이홍승씨가 고령에도 불구하고 열심히 노력한 덕분에 성공했다.”며 이씨를 격려했다. 이씨 역시 “대학에서 전공을 해야 ‘기능장’시험에 응시할 수 있는 것으로 알고 있었다. 한국폴리텍대학 익산캠퍼스에서 이두용 교수를 만나지 않았다면 결코 이루어질 수 없는 꿈이었다.”며 제자로써 겸손해 했다. 전기 ‘기능장’의 자격 수준은 ‘전기공사기사 +전기기사’ 두 개의 자격증을 아우르는 기능계 최고의 자격증이다. 전기안전관리법상 변압기 용량 1,000Kw이하의 변전실은 위탁업체 등에 관리 대행을 맡길 수 있지만 1,000Kw이상의 변전실이 있는 곳에는 반드시 자격증 소지자를 고용하도록 되어있다. 이씨는 지난해 봉동 모아엘가 아파트 관리사무소에 연봉 3,000만원을 받는 전기과장으로 취업됐다. 격일제로 근무를 하기 때문에 쉬는 날에는 전기공사 일을 다시 한단다. 투잡으로 얻는 수익이 중소기업 사장 정도지만 이제는 교육에 재미를 들여 한국폴리텍대학 신기술센터나 전기기능통상교육원 등에서 실시하는 전기관련 무료교육을 빠짐없이 받고 있다고 한다. 짧은 배움 속에서 회갑을 넘은 나이에 ‘전기공학 박사’가된 이홍승씨의 앞길은 갓 취업한 청년처럼 탄탄대로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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