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마어마한 동장군이 엄습했다. 영하 10도를 넘나드는 날씨가 지속되는 요즘에도 라이딩을 해야겠다는 분(실제로 있긴 있다)들을 위해 몇가지 동계 라이딩 용품들의 올바른 사용법을 소개한다. 혹한기에 자주 쓰이는 제품으로는 방한 자켓과 동계용 빕숏 등을 떠올리기 마련이지만, 자그마하고 별것 아닌 듯한 제품이 체온 유지에 탁월한 효과를 발휘한다.
1. 넥워머
원통형의 넥워머는 최초 브랜드명을 타서 '버프'라고도 하는데, 평소 머리와 얼굴을 통과시켜 목에 목도리처럼 걸고 있다가 추울 때 얼굴을 보호하기 위해 끌어올려 사용한다. 얼굴을 덮는 단계도 다양하다.
✓ 고글의 일부까지 다 덮은 상태
위 사진처럼 넥워머를 고글 렌즈 바로 아래쪽까지 다 덮어서 피부가 바깥으로 드러나는 부위가 없도록 착용하는 방법이 있다. 하지만 이렇게 하면 고글 렌즈에 김이 쉽게 서리기 때문에 특유의 호흡법을 이용해야한다. 특유의 호흡법은 뒤에서 배워보자.
✓ 코 아래쪽까지 덮은 상태
위 사진처럼 넥워머를 코 아래쪽까지 끌어올려서 착용하는 방법이 있다. 코가 드러나는 만큼 콧잔등이 시리지만 코에서 나오는 숨으로 인해 김이 서리지 않고, 코로 숨을 마실 때 막힘이 없다. 하지만 여전히 입으로 숨을 내쉴 때는 고글에 김서림이 발생한다.
✓ 목만 가리고 있는 상태
동계용 자켓이라 하더라도 목깃이 높지 않은 제품이 많은데, 그런 제품을 썼을 때 목을 보호하고 보온 효과를 볼 수 있어 좋다. 동계 라이딩 중에는 목이 바깥으로 드러나면 그 부분만으로도 체온을 많이 잃게 된다. 호흡할 때 입과 코로 숨을 내쉬고 마시더라도 김서림이 없는 것이 장점이다.
✓ 턱까지만 가린 상태
위 사진처럼 넥워머를 턱까지만 끌어올려서 착용한다. 입을 덮을 때나 코까지 덮을 때의 예비상태라고 할 수 있다. 턱까지는 보온이 되므로 턱을 다 드러냈을 때보다는 보온효과가 있다. 호흡할 때 입과 코로 숨을 내쉬고 마시더라도 김서림이 없는 것이 장점이다.
2. 김서림 방지 호흡법
넥워머를 착용했을 때 입과 코를 가리면 들숨과 날숨으로 인해 고글에 김서림이 발생해서 시야를 가리는 경우가 있는데, 이런 김서림을 방지할 수 있는 팁을 알아보자.
위 사진처럼 앞으로 살짝 내밀어서 벌린 입에 넥워머가 닿게 되면서 입에서 내뱉는 숨이 빈 공간을 타고 위로 올라가는 것이 아니라, 입에 바싹 닿아있는 넥워머를 뚫고 바깥으로 배출된다. 온기가 고글 렌즈 바로 아래쪽으로 타고 올라오는 것이 아니므로 렌즈에 김이 서리지 않게 되는 것이다.
여기서 핵심은 입으로 호흡을 하는 것이고, 입을 넥워머에 붙여서 넥워머를 통과 시키듯이 숨을 내뱉는 것이다. 이때 넥워머가 얇거나 공기가 잘 통하는 메리노 재질 또는 듬성듬성한 니트 재질일 경우 효과가 더욱 크다. 찬공기가 바로 피부에 닿지 않게만 하더라도 필요한 수준의 보온 효과를 얻을 수 있으므로 얇거나 니트 타입의 넥워머를 쓰더라도 보온 효과는 문제가 없다.
넥워머를 착용하면서 코나 입까지 넥워머로 덮어버리면 코와 입 사이에 공간이 생기면서 숨을 쉴 때마다 발생하는 날숨으로 인해 빈 공간에 따뜻한 입김이 차게 되고, 그 입김이 넥워머를 타고 틈새로 올라와서 고글 렌즈에 김서림이 발생한다. 그럴 때 위 사진과 같이 입을 조금 앞으로 내밀어서 호흡을 해보자.
입에 넥워머를 붙여서 호흡을 하면, 호흡이 거칠어졌을때 들숨이 부족하여 산소공급에 부족함을 느낄 수 있다. 그럴 때는 위와 같은 방법으로 아래턱을 안쪽으로 당기듯이 입을 벌리고 호흡해보자. 날숨에 의한 입김이 위로 올라가는 일도 없고, 들숨 때에도 호흡이 모자라지 않는다. 단점은 턱을 의식적으로 당기고 있기 때문에 오랫동안 유지하면 턱 근육이 조금 뻐근할 수 있다는 것이다.
3. 잘못된 착용사례
위 사진처럼 넥워머를 하고 그 위에 귀마개나 헬멧 턱끈을 착용하면 넥워머를 내렸다가 올리는 등의 움직임에 방해가 된다. 넥워머는 한번 착용하면 라이딩을 마칠 때까지 계속해서 한 가지 착용 방법으로 사용하는 용품이 아니다. 추울 때는 더 끌어올려서 얼굴을 가리기도 하고, 오르막 등에서 진행 속도가 느리고 호흡이 거칠어지면 넥워머를 끌어내려 호흡기를 외부로 노출시켜야 한다. 때문에 넥워머는 미리 머리를 통과시켜 목에 걸어두었다가 다른 용품을 모두 잘 착용한 이후, 필요한 순간에 가변적으로 운용해야 한다.
다른 용품들을 착용하기 전에 미리 머리를 통과시켜서 목에 걸어두고 사용하자.
제대로 착용하면 헬멧의 턱끈이나 귀마개 등이 넥워머 아래로 감춰지게 된다.
필요할 때는 이렇게 끌어올려서 얼굴을 가리면 된다.
호흡에 방해가 될 때는 이렇게 간단하게 끌어내릴 수 있다.
4. 귀마개 착용 시 고글 착용 법
추운 겨울에 라이딩을 한다면 귀 끝이 얼거나, 귀 안쪽이 차가워져서 이명이 들리는 감각을 느낄 수도 있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여러 종류의 귀마개를 착용하게 되는데, 라이딩 시에 착용하기 적합한 제품으로 두건이나 방한모에 귀마개가 붙어있는 제품을 많이 쓰곤 한다. 그럼 이런 귀마개를 착용할 때 고글은 어떻게 처리하면 좋을까?
사진 1번 을 잘 살펴보자. 착용하는 순서는 ① 넥워머(머리를 통과시켜서 목에 걸어둔다) ② 방한모 + 귀마개 ③ 헬멧 ④ 고글(헬멧의 턱끈 위에 착용한다) 순이 된다. 그 이유는 라이딩 중에 김서림을 방지하는 방법을 잘 활용해 호흡을 하더라도 안구 주변 피부의 온도로 인해 고글에 김서림이 발생하기도 하는데(보통 자전거를 격하게 타다가 정차해서 쉬고 있으면 체온의 발산으로 인한 김서림이 발생함), 이럴 때는
사진 2 처럼 고글을 눈가에서 조금 떨어뜨려 고글에 발생한 김서림을 없앨 수 있다. 라이딩 중에 호흡 조절의 실패나 다른 원인으로 인해 고글에 김서림이 발생한다면,
사진 3 처럼 고글의 다리를 귀 옆으로 걸쳐서 고글렌즈 아래쪽을 살짝 들어 올려 렌즈 안쪽으로 바람이 스며들게 하여 김서림을 방지할 수 있다. 고글 렌즈의 아래쪽을 얼굴과 조금 떨어뜨리면 렌즈의 사면을 타고 내려온 바람 이 렌즈 아래쪽에서 와류를 일으켜서 이 방법을 이용해 렌즈 안쪽에 발생한 김서림을 빠르게 없앨 수 있다.
하지만 만약 고글의 다리를 귀마개 안쪽으로 넣었다면 이런 방법으로 고글을 눈가에서 떨어뜨리거나 고글 렌즈 아래쪽을 피부에서 띄우는 방법을 사용하기는 어렵다.
일반적인 방식으로 고글 다리를 귀에 위치시키면 고글이 눈가의 피부에 바싹 붙어서 바람이 스며들 수 있는 틈이 최소화되기 때문에 바람을 안쪽으로 스며들게 하여 김서림을 없애는 방법은 사용할 수 없다. 헬멧 턱끈 아래쪽에 고글을 쓰더라도 턱끈에 걸려서 자유롭게 움직이기 어렵기 때문에 고글은 헬멧 턱끈 바깥쪽에 착용하는 것이 좋다.
만약 고글 다리를 귀마개 안쪽으로 착용하게 되면,
위 사진처럼 고글 다리가 들어가는 부분의 귀마개에 틈이 벌어지게 되는데, 이 부분으로 차가운 바람이 스며들기 때문에 귀마개로 덮어둔 부위의 보온 효과가 떨어지게 된다.
5. 바라클라바(방한마스트)
방한 마스크 또는 바라클라바라고 하는 이 용품은 동계 라이딩 시에 조금 더 가볍고 간편한 착용감에 초점을 맞춰서 만들어진 제품이다. 방한모자와 넥워머의 조합보다 조금 더 심플한 착용감이 돋보이고, 격한 운동에 적합하다.
착용 순서는 방한모자+넥워머 조합과 같은 순서인데, 두 제품이 결합된 형태이므로 착용이 더욱 간편하다.
방한마스크를 얼굴과 머리에 맞게 쓰고 상의 자켓의 목깃 안쪽으로 넣은 뒤 자켓 지퍼를 잠근다.
헬멧을 착용한다. 이 경우 넥워머와는 다르게 턱끈을 방한마스크 위에 착용해야 한다.(제품의 특성상 이렇게 착용할 수밖에 없다)
고글을 턱끈 위에 착용한다.
6. 손가락 보온을 위한 레버 파지 법
겨울철 동계 라이딩의 가장 큰 고통 한 가지를 말해보라면 발가락과 손가락의 체온 저하로 인한 통증은 꼭 따라 붙는다.
그렇다면 단순하게 방한장갑을 착용하는 것 외에 보온 효과를 유지하는 다른 방법은 없는 걸까? 핸들을 잡는 방법을 통해 조금이라도 보온
효과를 증대할 수 있는 방법을 알아보자.
로드바이크는 핸들바를 잡을 때 그 파지법이 굉장히 다양하다는 사실은 자전거를 조금이라도 타본 사람이라면 금세 알 수 있다. 그도 그런 것이 다양한 핸들 포지션의 변경을 통해 몸의 여러 가지 근육을 사용하는 것이 장시간 동안 라이딩을 하더라도 피로가 한곳에 집중되는 것을 방지해주기 때문이다.
위 사진처럼 핸들을 잡는 방법이 다양한데, 위 방법들보다 조금 더 보온 효과에 도움이 되는 핸들 파지법이 있다.
사진을 잘 살펴보면 핸들의 드롭이 시작되며 구부러지는 뒷부분에 손가락을 감추고 있다. 그리고 집게손가락이 제일 앞쪽을 향한 상태로 나머지 세 손가락은 뒤쪽으로 감추어져있다. 바로 이것이 핵심인데, 라이딩을 해보면 속도가 높아질수록 공기저항으로 인한 차가운 바람이 체온을 급격하게 떨어트리게 된다. 그중 손가락은 심장에서 거리가 멀고면적이 좁은 부위여서 혈액 순환이 느리고 금방 차가워지기 쉬워 찬 공기에 쉽게 영향을 받는다. 다시 말해 찬바람만 덜 맞더라도 손가락이 시리는 순간을 늦출 수 있다는 뜻이다. 손가락을 되도록 감추고 공기저항을 줄이면 손의 온도가 떨어지는 것을 늦출 수 있다. 단, 이 방법은 브레이크 레버에서 손을 뒤쪽으로 옮겨야 하므로, 눈앞이 탁 트인 공간이나 제동이 불필요하다고 확실히 판단되는 곳에서만 사용하자.
1번 사진처럼 손가락이 세 갈래로 갈라져 있는 삼지장갑 같은 방한용품도 있으니 일반적인 형태의 방한장갑 보다는 이런 형태의 장갑을 활용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2번 사진은 두 손을 놓고 주행할 줄 안다면 필요한 순간에 저렇게 두 손을 양쪽 옆구리에 끼고 잠깐 동안 손가락에 감각이 돌아오도록 체온으로 두 손을 녹이는 방법도 있다.
그 외에 한손으로 핸들을 잡고 주행하면서 다른 한손은 엉덩이 뒤쪽에 붙여서 엉덩이의 체온으로 손을 녹이면서 찬바람을 맞지 않도록 손을 뒤로 감추는 방법이 있다.
7. 양말 착용에 대해
요즘 나오는 자전거 용품은 디자인이 굉장히 예쁘게 바뀌어가고 있다. 몇 년 전만 하더라도 큼직한 브랜드 로고가 들어간 것이 전부였다면 지금은 용품의 색감이나 패턴, 디자인이 화려하거나 감각적으로 변해가는 추세이다. 그래서인지 방한 양말을 빕타이즈 바깥으로 꺼내 신는 경우가 종종 눈에 띈다.
1번 사진은 빕타이즈를 입고 그 위로 방한 양말을 꺼내서 신은 경우다. 양말 디자인을 겉으로 드러내고 싶은 것이 아니라면 보온적인 측면에서는 절대로 좋은 착용법이 아니다.
2번 사진은 일반적이고 올바른 착용법이다. 빕타이즈 밑단 아래쪽에 양말을 신고 있다. 일반적으로 방한양말은 울이나 기모 소재로 되어있는데, 이러한 소재들은 피부에 밀착시켜서 착용했을 때 피부에서 기화되는 온도를 면의 조직 틈새에 붙잡고 있는 기능이 있어 피부 위에 따뜻한 공기층을 형성시킨다. 동계용 바지는 외부에 특수 원단을 사용해 기모재질이나 방풍 방한 재질로 만들어졌기 때문에 외피에 방풍 기능이 있는 겉감을 바깥쪽으로 입고, 내피로는 따뜻한 공기층을 형성해주는 양말을 배치시키는 것이 좋다.
추운 겨울에도 실내 트레이닝으로 만족할 수 없는 뜨거운 '자덕력'을 갖춘 라이더에게 이번 팁이 조금이라도 더 따뜻함을 선사할 수 있기를 바라며, 앞으로 2개월 밖에 남지 않은 겨울시즌만의 매력을 만끽해보자.
첫댓글 왕회장님보다~더 멎진정보
늘 새롭게 깨워주는 알찬정보공유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