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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9 자주포를 통해 바라본 한국 자주포의 역사와 차세대 개발방안
작성일: 2018-05-21 11:03:27
K9 자주포를 통해 바라본 한국 자주포의 역사와 차세대 개발방안
박천출 군수교 자주포정비교관, 육군 소령
우리나라가 독자 개발한 국산 K9 자주포가 얼마 전 노르웨이에 수출되는 것으로 계약이 체결되었다. K9 자주포는 한화지상방산이 국방과학연구소와 1998년 국내 기술로 독자 개발한 사거리 40km급 자주포로 2000년부터 우리 군에 실전배치된 명품무기다. K9 자주포는 북한과 비교하여 열세에 있는 포병전력을 강화하기 위한 목적으로 개발되었는데 한국군이 1985년부터 생산하여 운용하던 K55 자주포는 21세기 전장환경에서 운용하기에는 화력, 기동력, 방어력의 부족이 문제점으로 지적되어 왔기 때문이다. 이와 같이 개발된 K9 자주포를 통해 한국자주포의 역사와 앞으로 우리 군이 성능개량이나 차세대 자주포를 개발할 때 고려사항에 대해 알아보자.
• 세계 자주포의 역사
◆ 자주포의 등장
제2차 세계대전에서 포병의 적 살상률은 60%에 이른다는 통계가 있다. 노련한 병사에게 전장에서 가장 두려운 것이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그 대답은 십중팔구 포격이라고 답한다.
이런 간단한 수치나 질의만 보아도 21세기의 스마트 전쟁에서도 왜 대포가 중요한지 드러난다.
미군도 아프간과 이라크 전에서 포병의 미비한 배치를 아파치 공격헬기와 같은 항공지원으로 보충하려고 노력했지만 그 결과는 암울했다.
자주포란Self-propelled Artillery 차량에 탑재되어 스스로 움직일 수 있는 대포를 말한다. 대체로 전차에 비해 장갑이 얇으며, 더 큰 구경의 대포를 탑재한다. 주로 곡사무기를 사용한다는 특징이 있다. 장비한 대포의 종류에 따라 자주곡사유탄·박격·대전차·대공포 등으로 불리기도 하지만 목적에 의한 명칭으로는 포병에 운용하는 자주 곡사화기를 지칭한다.
포병이 포를 쏘기 위해서는 방열을 해야 하는데, 방열에 시간이 많이 걸린다는 문제가 있었고 이후 차가 나오고 나서는 “그냥 차에 얹어 보자!”는 발상을 한 것이 자주포의 시초이다. 이렇게 차에 포를 얹음으로서 기동성이 증가한데다, 차의 무게 자체가 포를 고정시키는데 도움이 돼 방열에 필요한 시간까지 줄어들었다.
최초의 자주포는 제1차 세계대전에 등장했던 MK1 야포차량이다. 세계 최초의 전차인 MK1의 차대를 활용한 MK1 야포차량은 포를 이동시키는데 말을 사용하지 않고 스스로 이동가능하다는 점에서 커다란 혁신이었다.
[그림 1] 최초의 자주포인 영국의 MK1
초기 자주포의 경우 문자 그대로 궤도차량+야포의 조합이었고 형태는 포가 차체 위에 장착된 것에 지나지 않아서 포의 방열시간이 일부 줄어드는 것이 전부였다. 게다가 현대의 일부 자주포와 다르게 전용 자주포 차체를 생산하는 것이 아니라 차체 자체가 대체로 전차용을 전용한 것이라 정밀한 포사격에는 적당하지 않았다.
[그림 2] 초기 자주포 형태 (궤도차량 +야포조합)
제2차 세계대전시에는 본격적으로 자주포가 생산되는데 주로 오픈포탑에 차체에 고정되어 고각만 조절 가능한 형태로 발전되어 승무원이 노출되어 보호에 취약한 문제점을 노출시켰다.
현대에 들어와서 자주포는 포병전력의 주축으로 자리하고 있는데, 특히 대포병 능력이 강조되면서 자주포의 중요성은 증가하였다.
견인포의 경우 포병이 한 번 이동하고 진지를 구축하기 위해서는 상당한 시간이 걸린다. 병력이 포를 차량과 결합하고 다시 진지를 구축하고 포를 배치하는데만 해도 몇 십분이 걸리는데 그 사이 적은 아군의 포병에 대한 대포병 작전을 실시하여 포대를 초토화 시킬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자주포가 등장하고 나서 실전에서 운용은 매우 간단해졌다. 자주포 자체가 이동하는 포대진지이기에 부대 전개와 이동에 필요한 부수적인 시간이 절감되었다. 그리하여 포격 이후에 약 1~2분만에 장소를 이동하여 공격하는 사격 후 신속한 진지변환이 가능해졌다.
• 한국군 포병의 역사
◆ 포병과 곡사포
한국 육군이 운용했거나 운용하고 있는 105mm 곡사포는 M3을 시작으로 M2·M2A1·M101·M101A1 국내 생산형, KH178 등 다양한 모델이 있다.
[그림 3] 미군 M2 105밀리 견인포
우리 포병의 역사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언뜻 매우 복잡하게 보이는 이들 105mm 곡사포의 상호관계를 살펴 볼 필요가 있다.
1948년 건군 당시 우리 군은 미군으로부터 병력·무기·장비 등을 인수해 각 병과를 창설하였는데 포병 병과는 1948년 10월 25일 ‘육군 야전포병단’을 만들어 병과 창설을 준비했고 1948년 12월 15일을 육군의 병과로 창설됐는데 이를 기념해 10월 25일을 포병의 날로 제정했다.
6·25전쟁 당시 한국군 포병은 북한보다 절대적인 열세였다. 당시 우리 포병의 주력 무기는 미군으로부터 인수한 M3 105밀리 곡사포로 M2곡사포를 공수부대가 사용하기에 적합하도록 경량화한 장비로 최대사거리가 6.5km에 불과했다.
M2곡사포는 1940년 포가의 형태를 개조하면서 포미환의 형태도 바뀌었다. 이 모델을 M2A1이라고 부른다.
특히 M2A1 곡사포는 ’50년 7월부터 한국군이 인수하여 같은 해 9월부터 6·25전쟁 당시 수적으로 우리 육군의 주력 곡사포가 됐다.
반면 전쟁준비를 마치고 기습 남침한 북한군 포병은 122밀리 곡사포, 76.2밀리 곡사포 등 800여 문을 갖추고 있어 전력상으로 비교가 되지 않았다.
[그림 4] 북한 76.2밀리 곡사포
미국은 6·25전쟁 종료 후 곡사포를 포함한 각종 무기 체계의 제식 명칭을 일제히 변경했다. 유사한 제식 명칭이 많아 혼돈스러웠기 때문이다.
이 때 105mm 곡사포 M2A1도 M101로 명칭이 바뀌었고 M101은 포가의 형태에 따라 M101 원형과 M101A1로 다시 나뉘게 된다.
이처럼 M2곡사포부터 M101A1까지의 105mm 곡사포들은 사실상 거의 동일한 종류의 화포라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국산 M101곡사포는 어떻게 만들어진 것일까? ’70년 초반 박정희 대통령의 자주국방 정책에 따라 주요 무기 체계의 국산화 시도가 활발히 이뤄졌다.
이 때 105mm 곡사포도 역설계를 통한 국내 생산이 시도됐다. 보유하고 있던 M2A1 곡사포가 노후됨에 따라서 신품이 필요했으나 미국으로부터 M101 곡사포 도입이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국방과학연구소(ADD) 연구원들은 도면도 없는 상태에서 한국군이 보유한 곡사포의 규격을 측정, 설계 개념을 파악했다. 포신의 강선을 가공할 수 있는 기계도 없는 상태에서 강선 가공기계를 자체 제작하는 등 애로 사항이 한두 가지가 아니었지만 ’73년 3월 마침내 시제품이 완성됐다.
정밀 가공기술 기반이 거의 전무한 상태에서 이뤄 낸 기적이었다. 미국은 한국의 곡사포 개발에 냉담한 태도를 취했으나 105mm 곡사포 개발이 성공하자 태도를 바꿨다.
M101 곡사포 설계도 제공을 제안하면서 대신 해외 수출은 미국과의 협의를 거칠 것을 요구해 온 것이다. 결국 당시 유재흥 국방부장관과 리처드 G스틸웰 주한미군사령관이 ’73년 6월 9일 만나 군 병기·장비 물자에 관한 기술 자료 교환 문제를 협의하고 같은 해 9월 12, 13일에 열린 한·미 연례안보회의에서 이 문제에 관한 최종 합의를 하게 됐다.
이로써 한국은 미국으로부터 M101 105mm 곡사포를 포함한 각종 병기의 도면 등 기술 자료를 ’74년부터 입수하게 됐다. 이에 따라 ’76년까지 M101 국내 생산에 필요한 기반을 모두 갖추고 ’77년부터 생산이 시작됐다.
[그림 5] M101 105밀리 곡사포
국방과학연구소는 ’78년부터 M101의 국내 생산에 만족하지 않고 사거리가 더 길고 포신 등 주요 부품이 다른 독자적인 신형 105mm 곡사포 개발도 시도했다. 그 결과물이 1983년에 전력화 된 KH178 곡사포다.
[그림 6] KH178 105밀리 곡사포
이 곡사포는 사거리가 14.6km로 M2·M101 계열의 11.2km보다 더 길다. 한국방위산업진흥회가 발행하는 팜플릿에서는 KH178 곡사포를 한때 LDK1K1로 표기한 적도 있지만 이름만 다를 뿐 동일한 곡사포다.
이처럼 각 105mm 곡사포에는 한국군이 시대별로 걸어온 애환의 역사가 상징적으로 얽혀 있다.
창군 당시 최초로 도입했으나 성능이 낙후한 M3 곡사포, 미군으로부터 공여받아 6·25전쟁의 위기를 극복하는 데 공헌한 M2A1 곡사포, 기적을 창출한 M2A1·M101 역설계 성공, 독자적인 곡사포 설계 능력을 입증한 KH178에 이르기까지 사연이 없는 무기는 하나도 없는 것이다.
광복과 창군 이후 국군이 사용하던 화포들은 전부 미국으로부터 공여 또는 대여 받은 것들이었다. 국방과학연구소(국과연)가 만들어진 후 1971년부터 추진된 ‘번개사업’에 의해 최초로 국내 기술로 60mm, 81mm 박격포를 제작하였다.
하지만 이 때 제작된 것은 독자 기술로 만든 것이 아니라 미군 것을 역설계하거나 미국으로부터 도면과 기술력을 제공받아 모방 생산되었다.
70년대 중반부터 최대 사거리가 30km에 이르는 화포 도입 및 미국산 155mm 곡사포의 성능 개선 요구가 군으로부터 제기됨에 따라 70년대 말 미국과 공동 개발을 전제로 한 개발 계획이 수립되었다. 하지만 이 계획은 미국의 무리한 요구로 인해 백지화되었고 그에 따라 완전 독자 개발로 사업의 계획이 변경되었다.
이렇게 해서 1979년부터 미국의 M198 155mm 견인 곡사포에 준하는 성능을 목표로 연구 개발에 착수하여 1982년 개발을 완료하여 ’83년부터 실전 배치되었다.
[그림 7] KH179 155밀리 곡사포
제식명칭인 KH179곡사포는 한국형 곡사포란 뜻으로 K(orea)H(owitzer), 1은 최초의 국산 곡사포라는 의미가 있으며, 79는 1979년에 독자적 개발에 착수했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 자주포 도입과 운용
우리나라에서 최초로 운용된 자주포로는 1970년대에는 미국으로부터 도입된 M110 8인치 자주포가 있다. 항공수송이 가능하도록 동일차대에 여러 종류의 화포를 탑재하도록 계획된 자주포 시리즈로 현재 이 자주포를 운용하는 타 국가들은 장포신의 M110A2를 운용하고 있으나 한국군의 M110자주포는 기본형으로 단포신으로 사용에 제약이 많고 오픈탑의 자주포로서 방호력면에서는 견인포와 다름없었다.
[그림 8] M110 203밀리(8인치) 자주포
당시 우리 군이 보유한 최대구경의 자주포로 99량이 미국으로부터 도입되었는데 주포의 사정거리는 16.8km이며 RAP탄을 사용시 30km이고 지속사격의 경우 2분에 1발이지만 급속사격시는 1분에 2발도 사격 가능하였다.
M107 자주포는 사단포병이 운용하는 155밀리보다 긴사정거리를 보유하는 군단포병이 운영할 목적으로 개발되었으며 역시 처음부터 항공수송에 용이할 목적으로 극단적으로 가볍게 설계되었다.
[그림 9] M107 175밀리 자주포
이 자주포의 최대 특징은 차체의 두배에 가까운 포신으로 안정성을 고려해 좌우 30도씩만 회전이 가능하다. 사정거리 또한 개량탄 사용시 32km로 K55 자주포의 24km보다 길어 대포병 사격용으로 운용했다.
현재까지 우리나라 자주포 세력의 주력을 차지하고 있는 K55 자주포는 삼성항공에서 미국의 M109A2 자주포를 라이센스 제작하여 공급한 것으로 이 자주포는 1984년 한국 삼성중공업에서 개발 생산하여 야전에 배치된 화포로 현대전에 적합한 기동성과 생존성, 자동 사격지휘 능력을 갖춘 우수한 자주포이다.
차체는 특수 알루미늄으로 제작된 경장갑차이고 완전 궤도식으로 산악 및 늪지에서의 기동성이 우수하여 한국적 작전 환경에 적합한 자주포이다.
특성으로는 자동화 사격 지휘체계와 정밀 사격 통제장치로 신속하고 정확한 사격 제원 산출이 가능하여 명중률이 우수하고 신속한 사격과 양호한 방호력과 궤도에 의한 야지의 기동성은 포병의 생존력을 향상시킨다. K55 자주포는 장갑의 보호로 현대전에서 살아 남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적의 사격과 기상 악조건으로부터도 승무원과 탄약을 보호하며, 이러한 우수성은 32개 국가에서 직도입 또는 면허 생산 등으로 사용중이다.
[그림 10] K55 155밀리 자주포
K55는 이미 전력화되어 운용중인 K9에 화력, 기동력, 방어력 모두 뒤떨어져 있지만 성능개량을 통해서 주력 자주포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 한국이 독자개발한 K9 자주포
◆ 개발의 역사
K9 자주포는 1990년대 국방과학연구소를 비롯한100여 산·학·연이 참여해 혼신을 다해 개발한 대표적 국산 무기체계이다.
세계적으로 K9 자주포와 유사한 성능을 가진 155밀리 자주포 몇 종이 나와 있고 부분적으로 우월한 성능을 지닌 것도 있어 ‘세계 최고’라고 말하기는 어렵지만, 운용성까지 포함한 종합적인 면에서 K9 자주포보다 확실히 뛰어나다고 할 수 있는 자주포는 아직까지 없다.
한국군은 1970년대 들어와서야 ‘자주국방’을 목표로 무기체계 연구개발의 산실이 될 국방과학연구소를 설립하고 각종 무기체계의 국산화에 돌입했고 소총 등 기본화기를 긴급히 획득하려는 ‘번개사업’이 그 시초가 된다.
[그림 11] K9 155밀리 자주포
앞에서도 언급한 것처럼 화포의 경우는 미군의 M102A2 105밀리 곡사 등을 모방 개발하여 개발 역량을 쌓은 후 KH179와 미군의 M109A2 155밀리 자주포를 국내면허 생산한 K55 자주포를 작전 배치하는 등 화력 증강에 박차를 가했다.
[그림 12] M109A2 155밀리 자주포
이 시기에 세계 주요 선진국들은 사거리 40km급 증대, 명중률 향상, 높은 발사속도, 기동성과 생존성 향상, 포탄 효력증대, 사격통제의 자동화 등 6개 요소에 중점을 두고 화포 성능의 혁신적 향상을 꾀하고 있었다.
한국군 포병에서도 이와 같은 첨단 성능의 화포가 필요하다는 논의가 있었지만 K55 자주포의 배치가 막 시작된 시점에서 그와 같은 전혀 새로운 자주포를 요구하기는 어려웠다.
다만, 국방과학연구소가 견인곡사포를 성공적으로 개발한 성과를 바탕으로 이보다 성능이 한층 뛰어난 화포 개발을 위해 1980년대 초 발사속도 향상과 화포 자동화에 관한 연구를 진행한 후 1989년에 신형 155밀리 자주포 개념 형성 연구라는 새로운 자주포 연구를 시작했다.
이것이 세계적인 신형 자주포 개발추세에 부응하는 K9 자주포 연구개발의 출발점이 된다.
K9 자주포 개발사업은 1989년부터 3년간 개념연구를 거처 1992년 탐색개발을 시작해 연구개발의 본궤도에 올랐으나 그해 M109A6 자주포를 생산하는 BMY사(현재 UDLP)가 공동 개발 제안을 해오면서 진행이 잠시 주춤했다. 또 체계개발 단계에 들어가기 직전에 합참의 체계개발동의서 작성 지시가 지연되는 등 사업 진행상 난항을 겪기도 했다. 그리고 자동포탄이송 시스템과 탄약의 항력감소장치 등을 개발하는 과정에서 외국 협력사의 기술료 인상 요구로 인해 어려움이 적지 않았다.
기술적 면에서 K9 자주포연구진은 유기압 현수장치HSUHydropneumatic Suspension Unit의 설계를 다섯 번이나 변경하는 등 많은 부분에서 부딪힌 기술적 한계를 극복해야 했다. 게다가 시험평가 중 시제 제작사인 삼성테크윈(현 한화지상방산)의 테스트 기사가 시험사격을 하다가 화재로 순직하는 아픔을 겪기도 했다.
1998년 10월 12일 합참은 K9 자주포 시제를 대상으로 한 시험평가 결과를 토대로 ‘전투사용가’ 판정을 내렸다. 이는 연구개발이 성공적으로 이루어졌음을 뜻했다.
이듬해인 1999년은 연평해전에서 패배한 북한이 천배, 만배의 보복을 공언하며 남북 간의 위기를 고조시키던 시기였다.
군은 이 때 육군이 획득 배치하려던 K9 자주포를 해군으로 전환 배치했다. 그 결과 2010년 11월 23일 북한의 연평도 포격도발 때 K9 자주포는 아군을 향해 도발해 온 북한의 포진지를 타격해 대적 대응전력으로서 그 위력과 위상을 확인시켜 주었다.
◆ 장비의 우수성
K9 자주포는 2000년대 전장이 요구되는 조건인 화력과 기동력, 생존성을 두루 갖추고 있다.
전투중량 47톤에 포신을 포함한 길이가 12m에 달한다. 최대 1,000마력의 힘은 우수한 주행 가속성, 용이한 방향 전환을 가능하게 해 준다.
일반적으로 사격절차를 수동으로 진행하는 화포는 초탄 발사에 2~11분의 시간이 소요되고 최대발사속도도 분당 4발 이상은 곤란하다.
화포 자동화를 이룬 K9 자주포는 초탄 발사가 30초 이내에 이루어지고 나아가 15초 동안 3발을 쏠 수 있는 급속사격Burst Fire이 가능하여 최대 분당 6발을 발사하는 등 대량으로 화력을 투발할 수 있다.
이후 신속히 진지를 이동해 다음 사격을 준비하는 ‘사격 후 신속한 진지변환’ 작전도 가능한데 이는 기동성과 함께 자동화된 사격통제장비, 자동화된 포탄이송 장전장비를 갖추고 있는 덕분이다.
또 국내에서 개발한 고강도강으로 차체를 장갑화하여 적의 화기와 포탄 파편으로부터 전투요원을 보호 할 수 있다.
K9의 가장 큰 특징은 최대사거리가 40km라는 점이다. 구경 155밀리, 52구경장으로 길이 8m에 달하는 포신에서 쏘아대는 포탄이 무려 40km나 날아가는 것이다.
이 때까지 사거리연장탄이라고 하면 대체로 로켓 노즐을 갖추고 사거리를 늘리는 로켓보조 추진탄RAPRocket Assistance Propelled를 일컬어 왔다.
[그림 13] K9자주포 탄종별 사거리
하지만 K9 자주포는 항력감소장치BBBase Bleed를 부착한 탄, 즉 탄이 비행할 때 탄체 밑부분에 생기는 공기저항을 항력감소추진제 연소를 통해 감소시켜 비행거리를 증가시키는 항력감소 고폭탄(HEBB)탄을 개발한 덕분에 ‘최대사거리 40km’를 실현할 수 있었다.
‘동시탄착’으로 번역되는 TOTTime on Target는 본래 서로 다른 위치에 있는 여러 대의 화포가 하나의 표적 지역에 포탄이 동시에 떨어지도록 사격하는 방법이다. K9 자주포는 1대가 단독으로 3발의 포탄을 연속 발사해 하나의 표적에 동시탄착을 시킬 수 있다. 이는 포의 고각을 변화시키며 순차적으로 포탄을 발사해 표적지역에 포탄이 동시에 떨어지도록 하는 개념이다.
[그림 14] K9 자주포와 K10 탄약운반장갑차 기동모습
예를 들어 사거리 25km 지점에 사격을 할 경우 1차 초탄을 사격한 후 6초 후에 2차 사격을 하고 그 다음 9초 후에 사격을 실시하면 3발이 표적지역에서 동시에 떨어져 폭발하게 된다.
K9 자주포는 일반화포처럼 사격을 위해 사전에 측지한 위치로 이동하지 않아도 되고 방향과 고각을 잡기 위해 방향틀, 겨냥틀, 겨눔대 등의 부수장비를 사용할 필요가 없다. 위치를 확인시켜 주는 ‘링 레이저 자이로’를 채택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위치확인 장치는 주행하는 자주포의 위치, 화포의 진북에 대한 방위각 및 지구 수평면에 대한 고각·경사각을 자체적으로 계산해 준다.
계산된 항법정보와 자세정보는 10m 이내의 위치 정확도와 0.7밀mil 이내의 방위각 정확도, 0.35밀 이내의 고각·경사각 정확도를 갖는다.
빠르고 정확한 사격을 위해서는 사격목표 방향과 높이로 포와 포탑을 정밀하게 구동·정렬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여기서 정밀이란 1밀 이내의 정확도를 말한다. 1밀은 360도를 6,400으로 나눈 값으로 0.05625도를 말하는데 기준점에서 1km 떨어진 곳의 수직 1m 높이에 이르는 각도를 말한다.
포병들은 화포를 포진지로 이동시킨 후 사격충격을 지탱하기 위해 땅을 파고 커다란 스페이드를 땅에 고정시키는 일을 가장 먼저 한다.
자주포의 사격 충격량은 전차의 약 2배에 달하기 때문에 그 충격을 지탱하며 정확히 사격하기 위해서는 스페이드를 땅에 고정해야만 한다. 한겨울에 얼어붙은 땅을 곡괭이로 파내는 일은 결코 쉽지 않을뿐더러 고통스럽기까지 하다. 그러나 K9 자주포는 진동과 충격을 흡수하는 유기압현수장치를 장착했기 때문에 그럴 필요가 전혀 없다.
성능을 종합해 보면 K9 자주포는 미군의 주력 자주포인 155밀리 M109A6 팔라딘보다 사거리와 발사속도, 생존성, 탄약적재량, 기동성 등 모든 면에서 우위를 보이며, 영국의 AS90보다는 사거리와 반응성, 기동성 면에서 앞선다.
[그림 15] 영국 AS90
독일의 PZH2000에는 탄약적재량(60발)과 발사속도(1분에 8발)에서 조금 못 미칠 뿐 사거리와 반응성면에서 대등하며 기동성과 유기압현수장치 덕분에 승차감이 좋아 지속적인 전투수행이 가능하다.
[그림 16] 독일 PZH2000
• 미래 차세대 자주포 개발방안
앞으로의 전장은 2003년 이라크전에서 보았듯이 적을 미리 볼 수 있어야 하고 종합적인 전투 지역의 상황판단을 통한 결심 후 전투에 임해야 승리할 수 있다.
장차전의 전장상황은 위성 등 감시장비와 첨단 통신장비를 활용한 지휘통제 등을 활용하여 수행함에 따라 전장확대, 실시간 즉각 대응, 제대별 임무의 동시수행능력을 충족시킬 수 있는 화력지원 수단이 필요하다.
현재 운용중인 우리나라 자주포 기술은 미국, 독일, 러시아 등 기술선도국들의 발전에 뒤처지고 있으며 이미 러시아의 칼리챠Koalitsiya-SV 자주포 등 K9보다 발전된 무인 자동화기술이 적용된 자주포가 개발단계를 넘어 서서히 실전 배치되고 있다.
[표 1] 선진 각국의 자주포 발전추세
미국의 제네랄 다이나믹스와 영국의 BAE시스템이 합작하여 만들어 낸 차세대 M1203 자주포도 그 중에 한 가지라고 할 수 있다.
이는 FCSFuture Combat System에 속한 MGV Manned Ground Vehicle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제작되고 있는 자주포다. 자주포라고는 하지만 이전의 것들과는 차원이 다른 혁신적인 작품으로 미군에서도 자부심을 가지고 있는 무기라고 할 수 있다.
[그림 17] M1203자주포(Non line of Sight Cannon)
M1203 자주포의 가장 장점은 스스로 장전과 탄피배출이 가능하여 포수가 따로 필요하지 않다는 것이다. 피탄시 살상되는 인원을 줄일 수 있으며 극대화된 장전시간으로 시간차 없이 포격이 가능하고 155밀리 38구경장으로 45kg탄을 10초마다 발사할 수 있으며 25km반경의 목표를 정확하게 타격할 수 있다.
[그림 18] M1203자주포 무인포탑 장전장치
기존의 자주포가 21분 걸리던 포격이 4분으로 줄었고 포격능력이 확대되었다. 탄약 적재량은 24발이며 2명의 승무원이 탑승할 수 있고, 장탄, 측지, 사격제원 산출 등 기존의 포병임무를 모두 자동화하여 운용병력을 최소화하였다.
또한 목표를 정해주면 스스로 탄도를 결정하고 목표에 타격이 안되었을 때는 스스로 탄도를 수정하고 다시 포격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으며 보통의 최신 자주포가 40톤의 무게를 지니고 있는 반면에 M1203은 불과 20톤이 되지 않는 무게를 가지고 있다.
엔진은 하이브리드 디젤엔진을 탑재하였으며 최고속도는 90km/h이고, 자체방어를 위한 능동 및 수동방어체계가 모두 적용되어 있다. 특히 장갑은 세라믹 장갑으로 RPG로부터 승무원과 차량을 보호할 수 있는 수준이며 차량 전체에 화생방 방호체계가 적용되어 있다.
러시아는 2S35 칼리챠Koalitsiya-SV는 152mm 2A88포와 아르마타 범용 전투 플랫폼Armata Universal Combat Platform를 사용하는 러시아의 차세대 자주포로 분당 최대 16발이라는 놀라운 발사 속도와 정밀 유도 포탄을 사용할 경우 최대 70km의 사거리를 가졌다.
[그림 19] 152mm self-propelled gun 2S35 Koalitsiya-SV
자동화 수준이 높아 특정 과업별로 탄종과 요구되는 장약의 양을 자동선택 할 수 있고 여러 발의 포탄 발사시 각 포탄이 상이한 탄도를 따라 비행할 수 있기 때문에 다양한 표적을 타격 가능하다.
이러한 특징으로 칼리챠-SV 자주포는 전술미사일체계와 유사하여 적포병 사정거리 밖에서 지휘소, 미사일방어시설, 통신선, 적 후방종심 포대를 파괴 가능하다.
차세대 자주포의 세계적인 발전추세를 보면 포탑 부분은 자동장전 장치를 적용해 병력에 의존하지 않고 신관 결합과 장약을 장전하여 분당 발사속도와 지속 발사능력을 획기적으로 향상시키고 다량 사격간 포신이 과열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포신냉각 기술을 적용해 단시간 내 포신의 과열을 방지한다.
또한 내마모성을 향상시켜 포신교체 소요를 감소시켜 단위시간 당 화력 투사량을 증가하여 현재의 최대발사속도 6~8발을 12발 이상까지 끌어올려 화포의 양적 열세를 극복하고 효과적인 대화력전 임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개발하고 있다.
[그림 20] 레일건을 적용한 발사체계 적용
기존 현재 화약에 의한 투발수단을 현재 개발하고 있는 레일건 등을 적용한 발사체계로 전환시켜 사거리와 발사속도 향상, 장약 미사용에 따른 작전 지속지원 소요를 감소시키는 것으로 개발하고 있다.
차체부분은 저소음 및 고내구도 궤도기술을 적용해 기동력 및 항속거리를 향상시키고 사격통제장치 부분은 원격사격통제 및 발사장치를 적용해 자주포 조종석이나 원거리 이격된 사격지휘소 등에서 무선으로 사격통제하는 방법으로 발전하고 있으며, 이런 모든 무기체계의 개발은 최종적으로 완전 무인화된 자주포를 원격 주행장치 모니터를 조작하는 인원에 의해 원격으로 조종하는 것을 추구하고 있다.
• 맺 는 말
현재 국군이 운용중인 K9 자주포는 지금도 출중한 성능을 자랑하지만, 개발된 지 20년 가까이 지나 미국, 독일, 러시아 등 기술 선도국들의 발전속도에는 뒤쳐지고 있으며 이미 러시아의 칼리챠-SV 자주포 등 K9보다 발전된 무인 자동화기술이 적용된 자주포가 개발단계를 넘어 서서히 실전배치되고 있다.
이러한 세계적 추세에 뒤쳐지지 않고 국내적 필요성을 만족하기 위해 한국 역시 무인 포탑자동화 등 신기술의 확보가 필요하다.
아직은 핵심기술 연구개발 단계로 구체적인 소요검증 등 사업진행이 잘 이뤄지지 않았지만 향후 실현될 수 있는 개량을 미리 대비하기 위한 기술을 확보해야 한다.
현재 이러한 연구를 통해 개발되는 한국차세대 자주포는 위치확인, 제원계산, 방열, 송탄 및 장전, 신관장입과 사격까지 거의 모든 과정이 자동화된 무인포탑으로 구성되며 탄약장전장치의 구조를 바꾸고, 둔감탄약을 적용하고 장약장전을 자동화시켜 현재의 3분간 최대발사속도 6~8발을 10~12발까지 끌어올린다는 계획으로 그 구조나 목표성능이 미국에서 개발했던 차기 자주포 크루세이더와 유사하게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이 외에도 지속사격능력의 확보를 위한 강선 내마모 코팅-도금기술과 둔감탄약 기술, 주퇴력 최소화를 위한 연식주퇴 기술이 적용되며, 무인 포탑화되어 승무원도 3명으로 줄어들고, BTCS를 통해 포탑을 원격으로 제어하는 것도 검토중이다.
단순히 K9만 개량하는 것이 아니라 사격지휘체계를 자동화하여 사격신속성을 증대시키기 위한 연구도 진행중이며 이러한 개량들이 적용된 차세대 자주포 전투력은 시뮬레이션 결과 2~3배 향상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미래 지상전장 운영개념은 한층 발전된 정보화·과학화 기술에 의하여 전장에서의 시공간적인 제한사항이 극복되고 무기체계의 사정거리 정확성, 파괴력의 향상으로 효과중심의 작전수행이 더욱 현실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전장상황 인식을 바탕으로 적의 주요 작전체계를 구성하는 적 중심 및 핵심표적을 타격 할 수 있는 화력체계의 확보가 될 수 있도록 우리 군은 로봇기술, 인공지능, 신소재 등의 민간첨단기술을 적극 활용하여 장비개발에 활용될 수 있도록 관심가지고 연구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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