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
軆用相殊質與文
신체 달라도 문예는 자질이어야 1)
有文無質未曾聞
문예 있고 재질 없을 순 없다네.
盈虛已見樓臺月
차고 기움 나타남 누대의 달이고
開卷常看陣地雲
펴고 말림 늘 보니 진지구름이라. 2)
歲熟㝡難儲擔石
추수 때인데 소량 저축도 어렵고 3)
秋來又不易寒裙
가을 오니 또 겨울옷 쉽지 않네.
邦民總力傾防國
백성들 총력으로 나라 지키느라
且作沙場戰死羣
모래밭은 전사자들 터전 되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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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체용(軆用): 신체의 용도(는 서로 다르지만 자질이 있어야 문예가 따라간다). 대귀는 문예가 있고 자질이 없다는 말은 일찍이 들어본 적이 없다고 했으니 문학적 능력과 자질은 함께 라는 말이다.
2) 개권(開卷): 펼쳐지고 말려짐(rolling/ wrapping)으로 항상 보이는 것은 군부대 위의 구름이란 뜻이고, 앞의 ‘가득해지고 기울어짐이 이미 나타난 것은 누대 위의 달’이라는 표현의 대구(對句)이다.
3) 저담석(儲擔石): 담석지저(儋石之儲)를 달리 표현한 말로 한 두 섬의 저축 곧 변변하지 못한 저축이란 말이다. 여기 담(擔)과 담(儋)은 같이 쓰인다. 또 한 해의 결실의 계절이건만 두어 섬의 곡식조차 갈무리하기가 어렵다니 풍요해야할 가을의 구차함을 표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