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미읍성을 나서
가야산을 향해 길머리를 잡았다.
어디로 오를까?
네발로 임도따라 가서
가야산 바로 밑자락에서 정상을 오를까?
아님
여기서부터 곧장 두발로
갈 수 있는 곳까지 올라볼까
한참을 망설였다.
뭘 망설이는가
이 야만인
멍청이
그냥 주어진 대로
놓여진 대로
병신처럼 오르면 될 걸
그렇게 시작한 산행길
가야산 01번 기둥을 보면서 갈 때까지 가 보는게야...
이 산무리(일락산, 삼봉, 석문봉, 가야산)
73년도에 왔었다.
그것도 두차례나
한번은 해미쪽 운산면에서
또 한번은 가야산 바로 아래
지금은 모 대학이 위치한 쪽에서
그 당시 서산에서 출발했으니
다 거기가 거기지만
오늘은
일락산으로 오르기 시작한 셈이다.
아무래도 시간상
일락산, 석문봉, 가야산 정상
어렵겠다.
그 당시
이렇게 숲이 울창하지 않았다.
그냥 잡목처럼
그런 산을 올랐던 기억인데
오르고 오르며
이상한 산
좀 분위기가 다른
숲이다.
울 집
베란다를 바라보면
나무들이
메타세콰이어나 삼나무처럼
그렇게
앞의 아파트 건물 사이에서
하늘 높이 치솟아 올랐다.
마치 강원도의 산
오대산의 나무처럼
나 살자고
햇볕 좀 더 쏘이자고
높이 높이
그런데
여기는 아니다.
소나무도 그렇고
참나무류도 그렇다.
몸통 하나에
여러개의 줄기로
많이 낯서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