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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8월 7일 수요일
성동구청 신우회 예배 설교
시리즈 주제: 하나님의 경륜 11
제목: 이매진(Imagine)
이리와 어린 양이 함께 먹을 것이며
사자가 소처럼 짚을 먹을 것이며
뱀은 흙을 양식으로 삼을 것이니
나의 성산에서는 해함도 없겠고 상함도 없으리라
여호와께서 말씀하시니라
이사야 65:25
설교 목적
예수님이 선포하시고 하나님이 약속하신 하나님의 나라는 어떤 곳일까? 나는 앞으로 다가올 세상에 대한 기대를 담은 종말론을 설교로 다루었다. 그 내용은 오해와 두려움, 그리고 왜곡과 편견이다. 그것을 돌아보고 지적하며 교정하는 작업은 수고롭고 유쾌하지 않다. 나는 그 작업을 신우회에서 다시 반복하지 않기를 원한다. 내가 선택한 방법은 존 레논의 노래, 이매진을 부르고 소개하고 묵상해 보는 것이다. 이것이 어떤 설교보다 더 하나님 나라를 명확하게 소개하는 것 같다.
이 설교에서 나는 파리 올림픽 개막식에서 소개된 노래 이매진을 소개하고 그 의미를 생각해 보면서 성경이 말하는 새로운 세상에 대하여 생각해 보고자 한다. 어떤 사람들은 이 노래의 가사를 민감하게 생각하여 반기독교적이라고 우려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이 노래는 바로 그런 생각을 뛰어넘어 보자는 염원을 담은 것이다.
설교 개요
1. 올림픽 개막식과 이매진
2. 이매진이 꿈꾸는 세상
3. 나가는 말
***
1. 올림픽 개막식과 이매진
(프랑스 파리올림픽 개막식에서 울린 존 레논의 노래 이매진 듣기)
무더운 여름 날씨 속에서도 구민들을 위하여 수고하시는 공직자 여러분께 인사드립니다. 여러분 모두 몸 성히 맘 편히 선한 뜻 펼치시기를 바랍니다.
지금 프랑스 파리에서는 제33회 올림픽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지난 7월 27일에 개회식이 있었고요 오는 8월 11일에 폐막합니다. 이번 파리올림픽에서 매우 특별했던 것은 개막식이었습니다. 다양한 평가가 있는데 제가 눈 여겨 본 장면은 파리의 지붕들입니다. 파리 관광을 간다고 할지라도 그런 곳을 구석구석 볼 수는 없을텐데 좋은 구경이었습니다.
이번 올림픽의 개회식을 준비하고 계획한 사람들은 프랑스가 왕정을 끝내고 공화정을 시작하게 된 역사를 소개하고 다양성과 포용의 정신을 나타내려고 노력했다고 합니다. 그런데 그 발표는 개막식 행사에 대한 해명과 사과를 하는 자리에서 나왔습니다. 개막식의 어떤 장면이 종교모독에 해당한다고 어떤 사람들이 비판했기 때문입니다.
오늘 저는 파리 올림픽에서 다시 울려 퍼진 존 레논의 노래 이매진을 생각해 보고자 합니다. 이 노래는 올림픽 개막식에 자주 등장합니다.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에서 한국 가수들이 부르기 시작했는데, 그 후 2022년 도쿄올림픽 개막식에도 나왔고, 2022년 베이징 동계올림픽 개막식에도 등장했습니다. 그리고 금년 파리올림픽 개막식에서 세계인들은 이 노래를 다시 들었습니다.
특별히 이번에 야간에 진행된 개막식에서 프랑스 가수 줄리엣 아마네(Juliette Armanet)가 노래를 부르는 동안에 옆에는 피아니스트가 연주를 했습니다. 그런데 그 피아노 곁에는 불길이 활활 타고 있었습니다. 저는 생각했습니다. 왜 비싼 피아노를 태워버리는가? 그런데 저만 그렇게 생각한 것은 아닌가 봅니다. 이해할 수 없는 장면이라는 댓글이 많았습니다.
그런데 어떤 사람의 설명을 읽고 고개가 끄덕여졌습니다. 존 레논의 노래 이매진은 인류가 형제애로 평화롭게 사는 세상을 노래합니다. 그 세상에서는 교리나 주장으로 다투지 않으며 애국이라는 이름으로 또는 신앙이라는 이름으로 사람들을 착취하지도 않습니다. 존 레논이 꿈꾸는 새로운 세상은 가진 사람이 덜 가진 사람을 비하하지 않습니다. 그런 세상을 향해 나아가야 할 우리의 꿈이 지금 불길에 휩싸이는 위기 가운데 있다는 의미라고 어떤 사람이 그 장면을 해설했습니다.
정말 그렇습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을 보십시오.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을 보십시오. 난민들의 문제, 기후위기의 문제, 그리고 경제 위기의 문제도 평화와 번영의 세상을 나아가는 길을 위태롭게 합니다. 평화와 번영을 향해 나아가는 우리의 길이 지금 위태로운 불길 가운데 있다는 경고와 자성의 메시지를 행위예술로 보여주고자 한 것 아닌가 생각해 봅니다.
이 노래는 정말 세계인들로부터 사랑을 받아왔습니다. 미국의 대통령 지미 카터(Jimmy Carter, 재임기간1977~1981)는 이 노래에 대하여 이런 말을 했습니다:
“In many countries around the world—my wife and I have visited about 125 countries—you hear John Lennon’s song ‘Imagine’ used almost equally with national anthems.”
제 아내와 저는 전 세계 약 125개 나라를 방문했습니다. 그런데 우리가 들어보니 존 레논의 노래 ‘이매진’은 많은 나라에서 국가의 노래와 거의 동등한 대접을 받고 있습니다.
존 레논의 노래 이매진이 어떤 노래길래 이렇게 세계인들로부터 많은 사랑을 받을까요? 저는 오늘 설교를 준비하면서 제가 계획했던 설교보다 더 멋지고 훌륭한 내용을 이 노래가 담고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여러분과 그 가사를 함께 생각해 보고자 합니다.
2. 이매진이 꿈꾸는 세상
Imagine
by John Lenon
[Verse 1]
Imagine there's no heaven
It's easy if you try
No hell below us
Above us, only sky
Imagine all the people living for today
Ah
천당 같은 건 없다고 상상해보세요
그렇게 상상하면 할 수 있을 거에요
우리가 빠질 지옥 같은 것도 없고요
우리 위에는 오직 하늘만이 있을 뿐
모든 사람이 사후세계가 아니라 바로 오늘을 위해
최선을 다하며 사는 세상을 상상해 보세요
Imagine there's no countries
It isn't hard to do
Nothing to kill or die for
And no religion too
Imagine all the people living life in peace
You~
국가가 없다고 상상해보세요
그렇게 어려운 일은 아니에요
국가를 위한답시고
누구를 죽이거나
자신을 바치는 일은 없겠죠?
종교가 없는 세상도 상상해 보세요
세계만민이 평화롭게 사는 세상을 상상해 보세요
[Chorus]
You may say I'm a dreamer
But I'm not the only one
I hope some day you'll join us
And the world will be as one
제가 몽상가라구요?
하지만 저만 그런 생각을 하는 건 아녜요
언젠가는 당신도 저와 같은 생각을 할 날이 올 거에요
그리고 세상이 하나 되는 날이 올 거라구요
[Verse 2]
Imagine no possessions
I wonder if you can
No need for greed or hunger
A brotherhood of man
Imagine all the people sharing all the world
You~
아무도 더 많이 가지려고 하지 않는
그런 세상을 상상할 수 있겠어요?
결핍이나 탐욕 같은 것이 없는 그런 세상 말이에요
그곳은 인류가 한 형제자매인 세상이죠
만민이 다 한 지붕 아래서 사는 세상을 한번 상상해보세요
[Chorus]
You may say I'm a dreamer
But I'm not the only one
I hope some day you'll join us
And the world will live as one
제가 몽상가라구요?
하지만 저만 그런 생각을 하는 건 아녜요
언젠가는 당신도 저와 같은 생각을 할 날이 올 거에요
그리고 세상이 하나 되는 날이 올 거라구요
***
어떤 사람들에게 이 노랫말은 첫 줄부터 충격일 수 있습니다. 이렇게 불경할 수가 있나! 천국도 지옥도 없는 세상을 생각해 보라니! 사실 저는 이번 주일에 교회에서 1992년에 우리나라에 일어났던 휴거 파동에 대하여 설교했습니다. 그해 10월 28일 자정에 하늘로 들려 올라가기 위해서 어떤 사람들이 얼마나 야단이었습니까? 시한부종말론에 빠진 사람들은 지옥을 면하고 천국에 들어갈 생각으로 오늘을 잃어버렸습니다. 이 노래는 바로 그런 것에서 벗어나자는 부드러운 권면입니다.
국가가 없는 세상을 상상해 보자는 구절은 어떻습니까? 사실 전쟁은 국가 간에 일어나는 갈등입니다. 그때는 국가를 위한다는 명목으로 살인이 합법화됩니다. 적국의 군인을 더 많이 죽인 사람은 훈장을 받습니다.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반공이나 국가안보의 이름으로 끌려가서 고문을 당했습니까? 지금도 그렇습니다.
존 레논은 종교도 그렇다고 지적합니다. 종교전쟁이 있습니다. 지금도 종교의 이름으로 미국은 아랍국가들보다 이스라엘을 지원합니다. 수많은 아이들과 여성들, 그리고 노인들이 가자지구에서 굶주리고 폭격에 맞아 집단적으로 죽어가고 있는데 하나님은 이스라엘을 위하신다는 생각으로 불의와 불법에 눈을 감고 있습니다. 아니 자신들의 행위를 신의 이름으로 정당화합니다. 종교가 그렇게 변질되면 그것은 구원의 종교가 아니라 멸망으로 이끄는 사교입니다.
2절에서 존 레논은 자본주의의 병폐를 지적합니다. 탐욕과 갈망을 부추기는 소유욕은 자본주의라는 괴물이 인간을 부리는 채찍이며 쇠사슬입니다. 인류가 한 가족처럼 세상의 모든 것을 공유하는 세상을 꿈꾸자는 것이 이매진의 세상입니다. 어떤 사람들은 이 노래가 공산주의를 옹호한다고 합니다. 아마 유무상통의 세상을 꿈꾸기에 그런 것 같습니다. 그러나 공산주의는 존 레논의 이력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습니다.
이 노래는 이런 세상을 꿈꿉니다. 그리고 작가는 사람들의 시선을 이해합니다. 이런 노래를 들으면 사람들이 자기를 몽상가라고 생각할 것을 압니다. 이런 상상을 하기는 쉽지 않을 것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런 생각을 하는 사람이 자기 혼자만이 아니라고 계속 말합니다. 사실 이런 세상에 대하여 하나님이 예언자 이사야를 통하여 일찍이 말씀하셨습니다.
이사야 65장에서 하나님은 새로운 세상을 꿈꾸셨습니다. 그 세상은 하나님이 만드실 새 하늘과 새 땅입니다. 하나님이 작시하신 노래 ‘이매진’을 한번 보겠습니다:
보라 내가 새 하늘과 새 땅을 창조하나니
이전 것은 기억되거나 마음에 생각나지 아니할 것이라
이사야 65:17
이리와 어린 양이 함께 먹을 것이며
사자가 소처럼 짚을 먹을 것이며
뱀은 흙을 양식으로 삼을 것이니
나의 성산에서는 해함도 없겠고 상함도 없으리라
여호와께서 말씀하시니라
이사야 65:25
이것이 바로 하나님이 만드실 새로운 세상의 모습입니다. 그것은 매우 상징적입니다. 하지만 메시지는 분명합니다. 하나님은 우리에게 이런 세상을 상상해 보라고 말씀하시는 것 아닐까요?
3. 나가는 말
그리스도인 공직자 여러분, 우리는 저마다 고유한 업무를 맡았습니다. 그 일은 많은 재정을 집행하는 중요한 일이며 많은 손이 가는 노동입니다. 우리의 업무는 결국 누군가의 삶과 연결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그것은 동시에 우리가 사는 지역공동체와 연결되어 있습니다. 우리는 성실하고 양심적으로 우리의 업무에 임하고자 노력합니다. 그렇지 않다면 우리는 스스로 자부심을 갖기 어려울 것입니다. 우리는 하나님 앞에서도 우리의 양심을 지키려고 노력합니다.
그런데 우리가 오늘 하는 일은 내일 어떤 결과를 낳을 것입니다. 그리고 그 일이 쌓여서 우리의 미래가 열릴 것입니다. 그렇게 우리가 일을 할 때 우리의 미래는 어떤 모습이겠습니까? 우리는 알 수 없습니다. 우리는 씨앗을 심는 농부처럼 완성된 모습을 미리 보는 것은 아닙니다. 우리는 기대와 희망을 가지고 오늘 씨앗을 심고 물을 줄 뿐입니다. 그것을 자라게 하시는 분은 하나님이십니다.
그런데 오늘 우리는 우리가 하는 일이 장차 어떤 세상으로 인도할지 상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어차피 망가지고 파괴될 세상을 상상한다면 오늘 우리는 그런 세상으로 인도하는 일을 하게 될 것입니다. 그러나 존 레논이 상상하며 노래했듯이, 그리고 하나님이 예언자 이사야를 통하여 말씀하셨듯이 우리에게 열리는 새로운 세상을 상상합시다. 이매진이라는 노래를 부르며 상상해도 좋고, 이사야의 예언을 묵상하면서 상상해도 좋습니다. 그런 꿈이 우리 속에 있다면 우리는 분명 오늘 우리가 하는 일을 새롭게 이해하고 더 새롭게 할 수 있는 길을 찾을 것입니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