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선명 평전
13장 성화 : 최후의 기도 '다 이루었다!'
인간으로서 가늠하기조차 힘든 무수히 많은 일들을 마친 후 문선명은 2012년 9월3일, 92세를 일기로 성화(聖和 별세)했다. 그의 마지막 길에서 남은 사람들에게 당부한 것은 무엇이고, 과연 그의 일생을 어떻게 요약할 수 있는지 '최후의 기도'와 함께 살펴본다.
문선명은 청운의 꿈에 부풀었던 16세 나이에 모든 세상의 꿈을 접은 채 하늘의 부름을 받고 공적인 삶을 시작했다. 그 길은 결코 순탄한 길이 아니었다. 오직 앞만을 바라보며 걸어온 93평생이었다. 온갖 희생을 감내하면서 형언할 수 없는 수난의 길을 걸어왔으며, 사랑하는 부모형제의 애절하게 붙드는 손길마저도 뿌리치지 않고는 걸을 수 없었던 숙명적 생애였다.
그의 말처럼, 이 땅에 70억 인류가 살고 있지만 그 어느 누구 하나도 이해하지 못하는 광야노정이었다. 이 모든 것은 수천수만 년을 기다리며 찾아오신 하나님의 한에 맺힌 비절참절의 심정을 너무나도 잘 알기 때문이었다.
참부모의 사명을 완수해야 하는 문선명의 생애는 실로 형언할 수 없는 고난과 핍박으로 점철된 한의 생애였다. 그 노정을 걸어오면서 어느 누구 한 사람과도 의논할 수 없는 고독한 노정이었다. 하나님까지도 돌아보시지 않아 철저하게 혼자서 찾아야 하는 가시밭길이었다. 수없이 반복되는 생사의 기로에서 피를 토하면서도 하늘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다시 일어서야만 했던 불사조의 삶을 살았다.
일찍이 일본 유학시절, 지하에서 독립운동을 하다가, 또 해방 직후 공산 치하인 평양에서 하늘의 뜻을 전파하다가, 그리고 자유국가로 탄생한 이승만 정권 하에서도, 더 나아가 세계적으로 민주주의 대표국임을 자랑하는 미국에서조차 옥고를 치르는 등 6번이나 무고한 옥중투쟁을 거쳐야 했던 파란만장한 삶을 어느 누가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겠는가? 자신이 밝힌 것처럼 "사망권에서 허덕이는 타락 인류를 구해주기 위해 혀를 깨물며 참고 살아온 생애"였다.
그럼에도 문선명은 한시도 쉬지 않고 지구를 10차례 이상 순회하면서 하나님의 뜻을 전파하고, 평화의 씨앗을 뿌리고, 인류 화합을 위해 헌신했다. 그리하여 문선명은 통일교에서 밝히는 것처럼 다음과 같이 '챔피언'이 되었다(이는 종교적인 측면에서의 챔피언을 의미한다).
첫째, 하나님을 가장 잘 아는 챔피언이 되었다. 그동안 하나님은 전지전능하신 분으로 피조만물 세계와는 절대적인 주종관계로서 존귀와 영광의 보좌 가운데 계시는 분으로 알려져 왔다. 그러나 사실은 그렇지 않다. 문선명은 생애를 통해 그 하나님의 한을 풀어드리고 하나님의 심정을 해방・석방해 드리고자 전력을 다해 왔다.
둘째, 문선명은 사탄을 가장 잘 아는 챔피언이 되었다. 우리는 인간을 타락시키고 모든 악행을 주도한 사탄악마의 정체가 무엇인지를 몰랐다. 문선명은 악의 근원인 사탄의 정체가 무엇이며, 사탄의 전술과 전략이 무엇인가를 알게 되었고, 본연의 하늘 편으로 혈통을 되찾아 세우고자 전력을 다해 왔다.
셋째, 문선명은 인간을 가장 잘 아는 챔피언이 되었다. 인간은 어디에서 와서 어떻게 살다가 갈 것인지, 삶과 죽음의 의미는 무엇인지 등을 파헤쳐 소상하게 밝혔다.
넷째, 문선명은 영계를 가장 잘 아는 챔피언이 되었다. 사후세계인 영계는 모든 인간이 지상생활의 연장으로 자연스럽게 가는 실재의 세계다. 문선명은 죽음이 아닌 성화라는 거룩한 의식을 통해 영생의 하늘나라로 가는 길을 인도했다.
다섯째, 문선명은 예수님을 가장 잘 아는 챔피언이 되었다. 하나님의 아들이요 구세주 메시아로 오셨던 예수님은 십자가에 못 박혀 처형 당하셨고 이는 인류 역사에서 가장 비극적인 사건이다. 문선명은 예수님의 사명과 십자가로 오신 구원의 한계, 그리고 다시 오셔야 하는 이유를 명백하게 밝혔다.
여섯째, 문선명은 성경을 비롯해 각 종교 경전의 핵심 내용을 가장 잘 아는 챔피언이 되었다. 성서를 중심한 주요 경서는 인간조상의 타락으로 말미암아 무지에 떨어진 인간을 다시 하나님 앞으로 되돌아오게 하는 길이 암시되어 있는 비밀 계시서이다. 문선명이 밝힌 원리에는 각 경서에서 의문시되고 있는 모든 것들에 대한 답이 명쾌하게 드러나 있다.
일곱째, 문선명은 인류역사를 가장 잘 아는 챔피언이 되었다. 역사는 막연하게 반복되는 단순한 순환사관이 아니다. 분명한 목적과 방향을 가지고 흘러간다. 인류 역사는 본연의 창조이상을 회복해가는 탕감복귀 섭리 역사이며, 구원섭리 역사임을 밝혔다.
여덟째, 문선명은 참가정 가치를 가장 잘 아는 챔피언이 되었다. 하나님의 창조이상은 하나님을 중심한 참된 가정을 이루는 것이다. 참된 가정은 참사랑・ 참생명・참혈통의 근원이다. 문선명은 참가정을 통해 참된 나라, 참된 세계, 참된 천국이 건설되도록 했다. 예수님은 십자가에 돌아가시면서 영적 구원을 다 이루었다고 했지만 문선명은 하늘땅 통일세계에 있어서 다 이루었다고 할 수 있다.
문선명은 신도들에게 "이제 여러분의 정성이 하늘에는 영광이요, 땅에는 기쁨이 되기를 바랍니다. 70억 인류가 영원한 천일국 시대에 사링받고 인정받는 하나님의 백성이 모두 되기를 기원합니다. 그래야만 저 나라에 갔을 때도 자유로워집니다. 지상에 있을 때 책임을 다 하십시오. 영원한 세계에서 자유롭게 하나님 앞에 나설 수 있고, 참된 '나' 자신이 되기 위해 전력투구, 사생결단, 실천궁행하기 바랍니다"라는 당부의 말을 남겼다(그러나 한 가지 우려되는 것은 문선명의 성화 이후 통일교 신도들에게 그 불굴의 정신과 도전의식이 사라져가고 있다는 점이다).
문선명은 92년의 생애 동안 자신의 말처럼 실천궁행의 삶을 보여주었다. 종교인으로서, 기업가로서, 교육자로서, 세계 화합의 선구자로서, 공산주의 멸망의 선도자로서, 남북화합의 디딤돌로서, 세계 평화의 일꾼으로서, 사랑의 실천자로서, 미래의 개척자로서 주어진 소명을 다했다. 또한 성화하기 전까지 한시도 쉬지 않고 일했다. 성화하기 두 달 전인 2012년 7월 16일 아벨여성유엔 창설대회에서 기조연설을 했으며, 7월17일에는 원리본체론 수련 참석자들에게 설교를 했고, 7월 22일에는 피스컵 폐회식에 참석했다.
그가 마지막으로 간 곳은 오산학교(용산구 오산 중고등학교)였다. 그날은 8월 2일이었다. 오산학교는 1907년 평북 정주군에 남강 이승훈이 설립한 학교로 문선명의 모교이다. 그가 오산학교를 간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어쩌면 하늘나라로 돌아가기 전에 자신의 모교였던 곳을 찾아 고향으로 돌아간다는 발걸음을 보여주기 위한 것 아니었을까. 이후 8월 3일, 강남 성모병원에 입원했다가 12일에 퇴원했으며 천정궁에서 마지막 기도를 올렸다.
"오늘 최종적인 완성의 완결을 아버지 앞에 돌려드렸사오니 지금까지 한 생을 아버지 앞에 바친 줄 알고 있사오니 그 뜻대로 이제는 모든 생을 종료하는 시간을 정성들여 종료하는 시간을 갖추어 종족 메시아가 국가를 대표할 수 있는 이름을 이루어 가지고, 그 일을 다 이루었다, 다 이루었다."
최후의 기도인 '다 이루었다'는 말을 남기고 청심국제병원에서 2012년 9월3일, 92세를 일기로 성화(聖和 별세)했다. 그렇게 한국 현대사에 커다란 족적을 남긴 문선명은 이 세상을 떠났다.
장례식은 2012년 9월 15일 오전 경기도 가평군 청심평화월드센터에서 진행됐다. 13일의 장례 기간 동안 전국에 마련된 조문소에서 25만명의 조문객이 문선명을 추모했다. 또한 미국, 일본, 유럽, 남미의 각 나라에서도 조문소가 마련돼 전 세계의 많은 사람들이 애도의 뜻을 표했다.
장례식은 '문선명 천지인참부모 천주성화식'으로 열렸으며 알프레드 모이지우 알바니아 전 대통령과 각계각층 인사 3만5천여 명이 참석했다. 오전 9시30분 문선명의 시신이 청심평화월드센터로 옮겨진 뒤 통일교 세계회장의 점화, 천일국가 제창, 통일그룹 회장의 헌화 등이 이어졌다. 헌화에는 국화 대신 고인이 좋아했던 장미와 백합이 사용됐다. 장례위원장은 조사에서 "하나님께서 타락한 인간을 구원하기 위해 이 땅에 보내신 구세주 메시아요, 재림주 참부모요, 만왕의 왕이신 문선명 총재께서 한평생 하나님의 구원섭리를 진두지휘하시다 지상생활을 마감하고 영계로 가시게 됐다"며 "참아버님이 보여준 참사랑의 모델적 삶과 비전을 중심으로 천일국(天一国) 창건을 위해 전력투구하겠다"고 말했다. 시신은 통일교박물관인 천정궁이 위치한 천성산에 안장됐다.
문선명의 지상에서의 삶은 이렇게 마무리 되었지만 그의 뜻을 이어 받은 부인 한학자 총재와 통일교 지도자들, 식구(교인)들은 전 세계 여러 곳에서 문선명의 뜻을 이루어 나가기 위해 쉬지 않고 기도하며 땀을 흘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