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19] 다음 글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
철학자 키에르케고르는 인간이 실존적으로 성숙해지는 단계를 심미적 단계, 윤리적 단계, 종교적 단계로 나누어 설명했다. 이것을 보통 ‘실존의 3단계설’이라고 부른다.
실존의 3단계에서 첫 번째는 ‘심미적 단계’이다. 이 단계의 인간은 육체적이든 정신적이든 원초적이고도 감각적인 쾌락과 욕망에 종속된다. 이러한 삶의 방식을 키에르케고르는 ‘윤작’이라고 이름 지었다. 심미적 단계의 사람들이 보이는 행태가 마치 ㉠농부가 풍성한 수확을 위해 작물의 종류를 번갈아서 경작하는 것과 같다는 것이다. 이처럼 이들은 우정이나 사랑, 특정한 일을 지속하지 못한다. 향락적인 것이면 그것이 무엇이든 ‘이것도 좋고 저것도 좋다.’라는 식의 태도를 견지하기 때문이다. 키에르케고르는 쾌락과 불안은 마치 동전의 양면처럼 붙어 있기 때문에 쾌락을 즐기는 사람들은 사실 불안에 시달리고 있는 것이라고 보았다. 이들은 겉보기에 자유로워 보이지만 실상 자유롭지 않다는 것이다. 그는 이런 사람의 예로 로마의 황제 네로를 들었다.
키에르케고르는 심미적 단계에 머물며 자신에게 주어진 삶을 모조리 소모하는 사람은 극히 드물다고 하였다. 쾌락을 지속할 수 있게 하는 외적 조건이 충족되는 사람이 많지 않기 때문이다. 또한 인간에게는 감성만이 아니라 영성도 있기 때문에 대부분의 사람은 이러한 삶에 절망하고 다음 단계인 ‘윤리적 단계’에 이르게 된다. ‘이것도 좋고 저것도 좋다’의 상태에서 벗어나 ‘이것이냐 저것이냐’라는 선택의 순간을 맞이하게 되는 것이다. 윤리적 단계에 들어선 인간은 보편적 이성(로고스)의 소리, 즉 윤리적 규범과 의무에 귀를 기울이게 된다. ‘이성의 소리’에 따라 사람들은 가정과 사회를 돌보면서 살고, 때로는 그 이성을 지키기 위해 죽음을 선택하는 높은 윤리적 삶을 이루기도 한다. 그는 그러한 예로 로마의 집정관 브루투스를 들었다.
그런데 이때의 ‘이성의 소리’란 인간이 매번 자신의 실존적 나약함을 극복해야만 따를 수 있는 엄숙한 윤리적 요구이다. 윤리적 단계에 들어섰다고 하더라도 보통의 인간들은 이 나약함을 극복하지 못하고 자신을 탓하는 죄의식에 빠지게 된다. 이때 겪는 절망은 심미적 단계에서 겪는 절망보다 더 크고 처절할 수밖에 없다. 종전의 절망은 순간적이고 쾌락적인 것을 지속할 수 없는 데 대한 절망이지만, 이제부터의 절망은 영원한 것, 이성적인 것을 지속하기 어려운 데에서 오는 절망이기 때문이다.
키에르케고르는 이러한 뉘우침과 절망이 나약한 보통의 인간을 세 번째 단계인 ‘종교적 단계’로 이끈다고 보았다. 인간은 뉘우침과 죄의식이라는 처절한 절망감 속에서만 비로소 신을 발견하게 된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신에게 자신의 모든 것을 의지하고 헌신하는 가장 성숙한 실존의 단계인 종교적 단계로 들어가게 된다는 것이다. 이 같은 이유에서 키에르케고르는 ‘이성과 윤리에 의한 인간 구원’은 한갓 허상에 불과하다고 보았다.
17. 윗글을 통해 이끌어 낼 수 없는 것은?
① ‘심미적 단계’의 인간이 ‘윤리적 단계’로 발전하지 못할 수도 있다.
② ‘윤리적 단계’에서 겪는 절망이 ‘심미적 단계’에서 겪는 절망보다 크다.
③ ‘윤리적 단계’에 이른 인간의 대부분은 자신의 실존적 나약함을 극복한다.
④ ‘심미적 단계’의 인간은 겉보기에는 자유로워 보이지만 실상은 자유롭지 않다.
⑤ 절대자에게 자신의 모든 것을 의지하는 ‘종교적 단계’가 가장 성숙한 인간 실존의 단계이다.
18. 윗글을 통해 (보기)를 이해한 것으로 적절하지 않은 것은?
(보기)
a. 네로는 쾌락에 매달렸다. 그는 쾌락의 순간에만 안정을 찾았기 때문에 온 세계가 그를 위해 쾌락을 창안해야만 했다. 그는 로마의 반을 불태워 버리지만 만족하지 못했다.
b. 브루투스는 왕의 아들이 법을 어겼을 때 목숨을 걸고 이를 비판했다. 이로써 로마의 왕정이 끝나고 공화정의 시대가 열린다. 그러나 공화정을 반대하는 반역에 그의 아들이 가담하여 법을 어기자 브루투스는 아들의 사형을 직접 집행한다.
① a에서 지속적으로 쾌락을 추구한 네로는 불안에 시달렸다고도 볼 수 있군.
② a에서 황제라는 지위가 네로가 심미적 단계의 인간을 지속할 수 있었던 외적 조건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군.
③ b에서 브루투스가 왕의 아들을 비판한 것은 윤리적 단계의 인간으로서 행한 일종의 ‘선택’이라 할 수 있겠군.
④ b에서 브루투스가 취한 행동은 로마를 위한 윤리적 규범과 의무에 귀를 기울인 결과라고 할 수 있겠군.
⑤ b에서 브루투스가 자신과 아들의 죽음을 불사한 것은 실존적인 나약함을 극복하지 못했기 때문이겠군.
19. ㉠의 의미로 가장 적절한 것은?
① 원초적이고 감각적인 욕망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것
② 자신의 불안한 감정을 겉으로 드러내지 않으려 하는 것
③ 쾌락에서 벗어나기 위한 외적 조건을 마련하려 하는 것
④ 쾌락의 욕구를 충족하려고 향락의 대상을 계속 바꾸는 것
⑤ 만족할 만한 깨달음을 줄 수 있는 한 가지 대상에만 집착하는 것
2014 7030 Final 실전 모의고사 B형
[실전 모의고사 2회]
17~19. 키에르케고르의 실존의 3단계
(해제) 철학자 키에르케고르는 인간이 실존적으로 성숙해지는 단계를 심미적 단계, 윤리적 단계, 종교적 단계로 나누어 설명했다. 실존의 3단계에서 첫 번째는 ‘심미적 단계’이다. 이 단계의 인간은 육체적이든 정신적이든 원초적이고도 감각적인 쾌락과 욕망에 종속된다. 키에르케고르는 심미적 단계에 머물며 자신에게 주어진 삶을 모조리 소모하는 사람은 극히 드물다고 하였다. 쾌락을 지속할 수 있게 하는 외적 조건이 충족되는 사람이 많지 않기 때문이다. 따라서 대부분의 사람은 이러한 삶에서 절망을 느끼고 다음 단계인 ‘윤리적 단계’에 이르게 된다. 윤리적 단계에 들어선 인간은 실존적 나약함을 극복해야 지킬 수 있는 윤리적 규범과 의무에 귀를 기울이게 된다. 그런데 윤리적 단계에 들어섰다고 하더라도 보통의 인간들은 이 나약함을 극복하지 못하고 자신을 탓하는 죄의식에 빠지게 된다. 키에르케고르는 이러한 뉘우침과 절망이 나약한 보통의 인간을 세 번째 단계인 ‘종교적 단계’로 이끈다고 보았다. 인간은 뉘우침과 죄의식이라는 처절한 절망감 속에서만 비로소 신을 발견하게 되므로, 종교적 단계가 인간이 가장 성숙함에 이른 단계라고 하였다.
(주제) 키에르케고르의 실존의 3단계
(내용 흐름)
1문단: 키에르케고르의 실존의 3단계설 소개
2문단: 심미적 단계의 특징
3문단: 심미적 단계에서 윤리적 단계에 이르는 과정
4문단: 윤리적 단계의 특징
5문단: 윤리적 단계에서 종교적 단계에 이르는 과정
17 내용의 추리
답: ③
정답이 정답인 이유
③ (확인) 내용의 이해
‘이성의 소리’란 인간이 매번 자신의 실존적 나약함을 극복해야만 따를 수 있는 엄숙한 윤리적 요구이기 때문에 윤리적 단계에 들어섰다고 하더라도 보통의 인간들은 이 나약함을 극복하지 못하고 자신을 탓하는 죄의식에 빠지게 된다고 하였다. 따라서 ‘윤리적 단계’에 이른 인간 중 대부분은 실존적 나약함을 극복하지 못한다고 보는 것이 적절하다.
오답이 오답인 이유
① (확인) 윤리적 단계로 발전
쾌락을 지속할 수 있는 외적 조건이 충족되는 사람이 많지 않기 때문에 심미적 단계에 머무는 사람이 드물다고 하였다. 여기에서 대부분의 사람들이 심미적 단계에서 윤리적 단계로 발전하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도 있다는 사실을 추론할 수 있다.
② (확인) 윤리적 단계의 특성
윤리적 단계에서 나약함을 극복하지 못할 때 느끼는 절망감은 심미적 단계에서 겪는 절망보다 더 크다고 하였다.
④ (확인) 심미적 단계의 인간들의 자유
심미적 단계의 인간들은 쾌락을 추구하는데, 쾌락과 불안은 마치 동전의 양면처럼 붙어 있기 때문에 쾌락을 즐기는 사람들은 사실은 불안에 시달리고 있는 것이라고 보았다.
⑤ (확인) 종교적 단계의 특징
이 글의 내용에 따르면 신에게 자신의 모든 것을 의지하고 헌신하는 종교적 단계가 가장 성숙한 인간 실존의 단계이다.
18. 구체적 상황에 적용하기
답: ⑤
정답이 정답인 이유
⑤ (확인) 실존적 나약함의 극복
윤리적 단계에 들어섰다고 하더라도 보통의 인간들은 이 나약함을 극복하지 못하고 자신을 탓하는 죄의식에 빠지게 된다고 하였다. 그러나 브루투스는 이성을 지키기 위해 목숨을 건 선택을 했으므로 이러한 나약함을 극복했다고 볼 수 있다.
오답이 오답인 이유
① (확인) 쾌락과 불안
이 글에서 쾌락을 즐기는 사람들은 사실 불안에 시달리고 있다고 하였으므로, 네로 또한 불안에 시달리고 있었다고 볼 수 있다.
② (확인) 쾌락 지속의 외적 조건
쾌락을 지속할 수 있는 외적 조건이 충족되는 사람이 많지 않기 때문에 심미적 인간에 머무는 사람이 많지 않았는데, 네로는 로마의 황제였기에 지속적으로 쾌락을 추구할 수 있는 외적 조건을 충족했다고 볼 수 있다.
③ (확인) 윤리적 인간의 선택
윤리적 인간은 ‘이것이냐 저것이냐’라는 선택의 순간을 맞이하게 되는데, 브루투스는 왕에 대한 충성과 국가의 규범 사이에서 규범을 선택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④ (확인) 윤리적 단계의 특징
윤리적 단계에 들어선 인간은 보편적 이성(로고스)의 소리, 즉 윤리적 규범과 의무에 귀를 기울이게 된다고 하였다.
19. 문맥적 의미의 파악
답: ④
정답이 정답인 이유
④ (확인) 쾌락의 욕구 충족
‘풍성한 수확을 위해 작물의 종류를 번갈아서 경작하는 것’은 향락적인 것이면 그것이 무엇이든 ‘이것도 좋고 저것도 좋다.’는 식의 태도로, 쾌락을 얻기 위해 쾌락의 대상을 계속 바꾸는 것을 의미한다고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