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예헌이와 철암 아이들, 임미라 선생님 강돈호 선생님, 김동찬 선생님, 광활 선생님들과 함께 생일파티 했습니다. 문화의 집에서 아이들과 크리스마스 리스 만들고, 눈보라가 치는 밤길을 소헌이와 손잡고 걸어왔습니다. 콧물 흘리며 몇 여분을 걸어와 철암도서관에 도착하고, 쿡쿡방에 들어서니 우와! 할 정도로 음식들이 차려있었습니다.
“우와! 나 오늘 예헌이 하고 싶어!”
자연스럽게 말이 나왔습니다. 김밥, 떡볶이, 치킨, 여러 과일, 손수 만들어주신 초코케이크, 식혜까지. 가까이서 구경하다가 나도 모르게 먹어버릴까 봐 한 발자국 떨어져서 음식들을 바라봤습니다. 멍하니 김지윤 선생님과 음식들을 행복하게 바라봤습니다.
“나 정말 행복해..”
아직은 철암에 온 지 얼마 안 돼서 그런 걸까요. 3일 동안 식사로 밥과 김치를 먹어서 그랬는지, 저도 모르게 음식에만 눈이 향했습니다. 어느 정도 눈으로 음식들을 모두 담은 후, 쿡쿡방을 둘러봤습니다. 보아, 지원, 소헌, 광활 선생님들과 어제 함께 꾸민 생일파티 가랜더, 흐뭇하게 저희를 쳐다보고 계신 임미라 선생님과 강돈호 선생님, 김동찬 선생님, 아주 먹음직스러운 음식들, 생일파티 분위기를 물씬 나게 하는 환한 분홍색 식탁보까지. 어렸을 적 친구들과 함께했던 생일파티가 잠깐 기억났습니다. 친구들과 함께한 생일파티 엄청 행복했었는데. 가장 사랑하는 나의 엄마 아빠, 내가 좋아하는 친구들과 선생님들, 내가 맛있게 먹는 음식들까지. 예헌이는 얼마나 행복했을까요.
처음에는 음식들에만 눈길이 갔지만, 예헌이에게 진심을 담아 생일축하 노래 불러주고, 생일 축하한다는 말을 전하고, 우리 부모님이 준비해주신 생일파티를 모두가 즐겁게 누려주는 걸 보는 예헌이의 마음을 잠깐 생각하며 제가 더 행복하고 뿌듯했습니다.
음식 먹으면서도 예헌이가 행복해하며 이리저리 둘러 다니며 이야기 나누던 모습이 눈에 선합니다. 열심히 떡볶이 먹던 저에게도 광대가 잔뜩 올라간 얼굴로 툭툭 장난쳤지요. 식탁에서는 광활 선생님들과 소헌이와 함께 음식 먹으며 수수께끼 놀이하고, 식탁 옆에서는 친구들과 양서호 선생님이 시시덕거리며 웃고 있었습니다. 아이들 편히 먹으라고 박미애 관장님, 김동찬 선생님, 강돈호 선생님, 임미라 선생님은 문 쪽에서 드셨습니다.
좋아하는 음식들 먹어서 행복했던 마음이 환히 웃으며 정답게 서로 장난치고 이야기 나누는 모습들 보며 더 행복한 마음으로 커졌습니다. 광활 오니까 정말 행복하다, 기쁘다, 정겹다, 사람들 사이에 내가 함께하는 게 감사하다는 생각이 가득했습니다.
철암으로 와서 생활한 지 5일째입니다. 날마다 하루 동안에 행복하다는 생각을 얼마나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실은 행복한 감정도 있지만, 사람들과 어울리고 계속 함께하고 있는 이 삶이 약간은 어색하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아마 어렸을 적부터 혼자 지내온 시간이 많아서인 것 같기도 합니다. 그래서 광활하는 동안에 더불어 사는 철암사람들을 보고, 배우고, 함께 어울려 보려고 합니다. 해보려고 한다는 말이 어색할 수도 있지만, 누군가와 함께 지낸다는 게 아직은 어색한 저로서는 찬찬히 해보려고 노력해보겠습니다.
고맙습니다. 예헌이 생일파티 덕분에 저의 어린 시절 추억도 돌아보고, 사람들이 한마음으로 함께하는 순간도 누리고, 자녀를 위해 애써주는 따듯한 부모님의 사랑도 느끼고, 맛있는 음식도 먹고, 또 새로운 추억도 만들었습니다. 그냥 아이들과 편히 놀라고 정리해주신 박미애 관장님 덕분에 창희와 귀 빨개지며 달리기 시합도 했습니다.
하루를 마무리하며 김동찬 선생님께서 꿀차 타주셨습니다. 살짝은 찬 공기가 도는 쿡쿡방에서 차 마시며 도란도란 이야기 나누는 시간이 소중합니다. 오늘 하루도 꿈꾸듯 흘러갔던 모든 시간이 감사합니다.
첫댓글 도서관에서 예헌이 생일파티 했습니다.
예헌이가 친구 가족 광활 선생님 초대했습니다.
모두 함께 손잡고 문화의 집에서 도서관까지 걸어갔습니다.
기다란 고드름을 따기도 하고 끝말잇기도 하면서 걸으니 더욱 즐거웠습니다.
예헌이 부모님이신 강돈호 임미라 선생님께서 생일상 준비해주셨습니다.
김밥, 치킨, 떡볶이, 과일 꼬치, 식혜, 그리고 직접 만드신 초코케이크까지 한 상 가득 준비해주셨습니다.
아이들, 가족, 광활팀 다 같이 나눠 먹어도 남을 만큼 푸짐했습니다.
다같이 둘러 서서 예헌이 생일잔치 노래 부르고 선물 전달했습니다.
편지랑 선물 잔뜩 든 예헌이, 얼마나 행복했을까요?
예헌이 얼굴에 함박웃음이 피었습니다.
아이들과 함께 저녁식사 했습니다.
학교 이야기, 도서관 이야기, 그리고 이번 광활 이야기.
아이들과 도란도란 이야기 나누며 음식 나눠먹으니 행복했습니다.
음식에서 정이 나온다는 말이 이해되는 순간입니다.
식사 다 마치고 아이들은 밖에서 신나게 뛰어놀았습니다.
직접 만든 썰매 타고 뛰어노는 모습이 참 아이다웠습니다.
아이들과 함께 했던 오늘 하루 잘 기억하겠습니다.
정예린 선생님 기록 남겨주셔서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