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0. 녹이 많은 고관의 귀한 자녀들
祿厚位高白玉妙
녹이 많은 고관의 귀한 자녀들 1)
轔轔繡轂弄春曜
고급 수레 번쩍이며 봄 즐기네. 2)
六宮廟外飛疎雨
육궁사당 밖에 성긴 비 날리고 3)
八判門前生落照
팔판동 집들에 석양이 비쳐오네. 4)
紫陌塵崩行客語
자맥도 먼지였다 행인은 말하고 5)
朱樓沈醉街童笑
주루의 취객들에 가동도 웃었네. 6)
懷人佇立腸空斷
그리운 사람 생각 애를 가르고 7)
國末悲歌咽竹調
조선말 노랫가락에 목이 메었네.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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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백옥묘(白玉妙): 백옥 같이 아름다운 묘령(妙齡) 꽃다운 20대 전후 정도의 젊은 여자나 자녀.
2) 인린수곡(轔轔繡轂): 인린은 수레바퀴가 덜그럭거리는 소리를 내며 달리는 형용이고 수곡은 아름답게 장식한 수레라는 뜻이다.
3) 육궁묘(六宮廟): 지금의 궁정동 청와대 서북쪽 구석에 있는 육상궁(毓祥宮)인 것 같으니, 영조(英祖)의 생모 숙빈최씨(淑嬪崔氏)의 사당이었는데 고종 때에 불이 나서 다른 사당과 합사(合祀)하여 육궁(六宮)이 되어 육궁묘라 불렀다. 1929년에는 순빈엄씨까지 합사해서 7궁이라 일컫기도 한다.
4) 팔판문전(八判門前): 팔판은 옛날 여덟 정승이 살았다 하여 붙여진 이름의 팔판동으로 종로구 삼청동 인근이고 문전은 동네 집집의 문 즉 동네를 달리 한 표현이다.
5) 자맥진붕(紫陌塵崩): 자맥은 서울 교외의 복잡한 길을 말하고, 진붕은 그런 번화함도 흙이 되도록 무너졌다는 표현이니 옛 일도 없어졌다고 행인들이 말한다는 것이다.
6) 주루침취(朱樓沈醉): 주루는 여기서 홍루(紅樓)이고 침취는 심하게 술에 취함이란 말, 사치와 향락에 빠진 취한 모습에는 거리의 아이들도 웃었다는 표현이다.
7) 회인저립(懷人佇立): 마음에 품은 사랑하는 사람 그리워서 우두커니 서니 (애/창자를 끊듯이 하염없이 아프네).
8) 인죽조(咽竹調): 죽조가 슬퍼서 목이매임. 죽조는 조선말에 민요처럼 유행했다는 노랫말 죽지사(竹枝詞)를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