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미주불교 편집장인 이종권 거사님에게서 전화가 왔다.
동국역경원 발행인 <잡아함경>을 포함한 한글대장경 아함 4부 책이 있는데.. 주면 기뻐하겠냐는 것이다.
'아함경'이란 말과 (선물?)이란 말에 귀가 먼저 동한다. 이어서 입이 함지박만 해지며
무조건 오 케이^^ 지.
어제 시간을 내어 이 거사님을 만났다.
사람이 간사하다는 것은 날 보면 알겠다. 이제까지 이 거사님을 만나면 평소 아는 분을 만나듯 그 정도 즐거움이었는데..
오늘 아함경 선물을 준다 하니 왜 이리 멋있게 보이는지.^^.
얼굴만 멋있는 게 아니라 말도 멋있어 보인다. ㅎㅎㅎ
아주 친한 편이 아니어서 속속들이 알리 없지만..
뉴욕에 올라와 불교 잡지를 만들겠다 하여 시작된 만남의 인연.. 이십 년은 넘은 것 같은데..
불교 잡지 만드는 일은 쉽지 않다는 걸 알고 있고.. 이미 뉴욕에는 <미주현대불교>라는 잡지가 있음에도 새로운 잡지를 만들겠다는 용기는?^^ 서양의 돈키호테 같은 행동이었지만 난 그게 싫지 않았지.^^
하지만 옆에서 보는 그의 삶은.. 하루하루가 험하고도 먼 길이었다.
흔히 그런 경우를 당하면 사람들은 약삭빠르게 변해 머니를 전부로 아는 인간이 되거나 아니면 자포자기 인생이 되기도 한다.
그런데 그는 세 번째 길을 걸었다.
유학생으로 미국에 들어왔으니 신분이 불확실한 상태로 시작한
이 거사님의 뉴욕 생활은.. 잡지 이름도 잊어버렸네.. 그 잡지만큼 쉽지 않은 하루하루 삶으로 보였다.
그만한 스펙이니 한국에 나가 살면 훨 편한 삶이 될 것이련만.. 왜 여기서 굳이?.
서울에 있다는 짝님이나 애들도 바라지 않을 터인데..
얼마 전 한국에서 삐까번쩍하는 회사를 다니다.. 교통사고를 당해 문득 하나님의 부름을 받고..
선교사가 되어 남 아시아에서 선교 생활을 한참 하다 이제 은퇴할 때에 이른 동창인 친구가 뉴저지에 와서..
몇몇이 함께 만났던 기억이 떠올랐다.
그가 선교하던 곳은 온전한 그 나라 글자가 없는 곳이었는데.. 그가 글자를 만들어 기독교를, 성경을 전하고 있다고 했다.
그래서인지 그에게서 풍기는 향기는 다른 친구와 색이 조금 다르다.. 아니 향이 다르다고 해야 하나?^^.
종교는 다르지만 난 그의 성심을 실천하는 바름에 그를 만나서 기쁨을 느끼고 있었다.
검소하지만 초라하지 않고.. 부드럽지만 흔들리거나 쓰러지지 않고.. 누구와 대화할 때도 차별을 보이지 않는다.
물론 그의 말은 많은 기독교적 언사를 포함하고 있고.. 자기에게 친절을 베푼 동창에게 더 가까이 말하기는 했지만. ㅎ
그 동창과 전혀 다른 길을 걸어왔고 가고 있는 이 종권 거사님이지만..
난 이 거사를 보면서 그 동창이 생각났다.
내 생각이지만 불자인 이 거사님의 삶은 기독교 선교사인 동창보다 더 험한 길로 보이기까지 한다.
왜 그리 사십니까? 하고 물으니..
그렇게 갈 뿐이죠. 누가 뭐라 하든.. 누구에게 뭐라 하지 않고.. 이대로 갑니다. ㅎㅎㅎ
이 거사님은 부드럽지만 분명하게 '지금은 보림 시대입니다'라고 했다.
보림? 보림이 뭔데?.
보림은 석가세존께서 보리수 아래에서 부처님이 되시니..
사마타에 다시 들었다 위빠사나에 들어 깨침[정각] 내용을 세심히 점검하시어 틀림없음을 확인하시고..
스스로 기뻐하시다..
출가의 원인인 세상 사람들의 고통을 치료해 주시려 당신의 깨침을 4성제로 정리하신 후..
다섯 사문을 향한 발걸음을 시작하기 전 까지를 말한다.
그런데 지금은 보림 시대?.. 이 종권 거사님은 깨쳤다는 건가?.
이 거사는 말한다.
보림은 석가모니 부처님처럼 정각을 깨친 후에만 하는 게 아닙니다.
부처님이 무엇인지 이해를 바르게 했다면.. 보림을 할 수 있고, 보림을 해야만 합니다.
그러니까 이 거사님이 말하는 보림은 불자라면 누구나 할 수 있는 것이요, 해야 하는 게 된다.
구체적으로 그가 걷고 있는 보림은 무엇인가?.
깨침이 있기 전에 할 수 있다는 보림은.. 우리가 알고 있는 보림 뜻과는 차이가 있어 보이지만..
이 거사님의 말 뜻이 무엇인지는 분명히 알 수 있다.
쉽게 말해..
불교에 대해 하나를 알면 하나를 바르게 실천하는 게 보림이요, 둘을 알면 둘을 바르게 실천하는 게 보림이라는 것.
그런데 현실을 보면.. 대부분 절에서는 기도를 강조할 뿐, 생활에서 실천은 입으로만 강조하고 있다는 것이다.
솔직히 이 종권 거사님이 하고자 하는 것에는 100% 동의하는데..
그것을 <보림 운동>이라고 이름하기엔 거시기해 보이기는 한다.
하지만 무엇이 문제인가.. 보림은 이런 것이고, 보림 하자고 하는데.^^().
이 거사님.. 지금은 보림 시대 맞습니다. ㅎㅎㅎ()^^
열씨미 하세요. 열씨미 돕겠습니다.().
나도 기쁘다. 왜?
선물을 받았으니까! ㅎㅎㅎ^^
생큐, 이 거사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