題 : 鄂渚南樓書事 (악저남루서사/ 악저의 남루에서)
四 顧 山 光 接 水 光 (사고산광접수광) 남루에서 사방을 보니 산과 물 맞닿았고
凭 闌 十 里 芰 荷 香 (빙란십리기하향) 난간에 기대니 마름과 연꽃 향기 풍긴다
淸 風 明 月 無 人 管 (청풍명월무인관) 청풍과 명월은 임자 없어서 실컷 누리니
倂 作 南 樓 一 夜 凉 (병작남루일야량) 남루에서의 하룻 밤 서늘하고 운치 있네
<어 휘>
* 鄂 渚 : 호남성 무창
* 南 樓 : 시인 황정견의 정자
* 凭 闌 : 난간에 기댐
* 芰 荷 : 마름꽃과 연꽃
* 管 : 지배하다. 관할하다.
<감 상>
황정견(黃庭堅, 1045 ~1105), 字는 '노직魯直'이고 號는 '부옹涪翁' 또는 '산곡도인山谷道人'이다.
소동파의 문하에서 배웠고, 그림과 글씨로도 유명하다. 소동파와 함께 정치적으로 불우했으나,
두 사람의 화풍畵風은 서로 비슷하다. 학구적인 성격에 내향적인 기질을 지녀서 창작 기법측면
에서 신비감을 보여 준다. 당나라의 승려인 '회소懷素'의 맥을 이은 자유분방한 초서체로도 널리
이름을 전한다. 아래와 같은 재미있는 4언 시도 전한다.
萬 里 靑 天 (만리청천) 가없는 푸른 하늘에
雲 起 雨 來 (운기우래) 구름이니 비 내리네
空 山 無 人 (공산무인) 빈산에 사람 없어도
水 流 花 開 (수류화개) 물흐르고 꽃은 피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