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나무 바라보기
김광규
나뭇잎 모두 떨어지고
열매만 빨갛게 익어
아름답구나
맛있겠구나
그런 생각 다 버리고
멍청하니
오랫동안
감나무를 바라보면 어떨까
바쁘게 달려가다가
힐끗 한 번 쳐다보고
재빨리 사진 한 장 찍은 다음
앞길 서두르지 말고
그 자리에 서서 또는 앉아서
홀린 듯
하염없이
감나무를 바라보면 어떨까
우리도 잠깐
가을 식구가 되어
물음표를 갖고 다녀요
최 정 숙
엘리베이터에
막 뛰어든 사내아이.
몇 학년이야?
3학년이에요.
그렇구나. 어느 학교 다녀?
서원초등학교요.
뭘 물어요? 챙피하게.
옆의 손자가 핀잔을 준다.
그러면서 중얼중얼.
할머니들은 아주 물음표를
갖고 다녀요.
나한테도 미주알고주알
죄다 물어봐요.
아유, 귀여워, 귀여워!
아유, 예뻐라! 아유, 예뻐!
느낌표 쌓이면
물음표 되는거야.
근데, 어쩌냐, 성가시다니.
그냥 느끼기만 해야 되나.
2024. 8. 20.
첫댓글 할머니도 손자도 같이 귀여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