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사기 19-21장에 나오는 레위인의 행동은 현대인의 관점에서 볼 때 극도로 몰인정하고 냉혈한 것으로 여겨질 수 있습니다. 그의 첩에게 가한 행위들을 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1. 첩을 내쫓았다가 다시 데려온 배경
레위인은 첩이 다른 남자와 음행을 저지르자 그녀를 내쫓습니다. 당시 사회에서 첩의 지위는 낮았지만, 한 가정을 꾸린 아내로서 보호받아야 할 존재였습니다. 레위인은 아내가 잘못했음을 빌미로 그녀를 친정으로 돌려보냈고, 이는 관계를 파기하는 행위에 가까웠습니다. 물론 첩의 잘못이 언급되기는 하지만, 이후 전개되는 레위인의 행동에 비하면 이별의 과정 자체가 이미 첩에게는 상처가 될 수 있는 부분이었습니다.
2. 기브아 불량배들에게 첩을 내어준 행위
이것이 레위인의 가장 끔찍하고 비인간적인 행동입니다. 기브아의 불량배들이 자신을 성폭행하려 하자, 레위인은 스스로를 지키기 위해 자신의 첩을 문 밖으로 내어줍니다. 이는 첩의 생명과 존엄성을 완전히 무시한 행위로, 첩을 자신의 안전을 위한 도구로 취급한 것입니다. 첩은 밤새도록 윤간을 당하고 죽음에 이르게 됩니다. 레위인은 그 밤 동안 안전하게 잠을 잤으며, 아침에 문을 열고 첩이 죽어있는 것을 발견하고서야 "일어나 가자"라고 말할 뿐, 그녀의 상태에 대한 어떤 연민이나 슬픔도 보이지 않습니다.
3. 죽은 첩의 시신을 12조각 낸 행위
죽은 첩의 시신을 집으로 데려온 레위인은 그녀를 12조각으로 토막 내어 이스라엘 각 지파에게 보냅니다. 이 행위는 베냐민 지파의 죄악을 고발하고 응징을 촉구하기 위한 강력한 메시지였지만, 동시에 죽은 첩의 몸을 도구로 사용한 극도로 잔인하고 혐오스러운 행동이었습니다. 그녀의 죽음의 고통과 비극성을 강조하기보다는, 자신의 목적 달성을 위해 첩의 시신을 전략적으로 활용한 것입니다. 이 과정에서 첩의 존엄성은 두 번 죽임을 당합니다.
4. 첩의 죽음에 대한 그의 반응
레위인은 첩이 죽었을 때나, 그녀의 시신을 토막 내었을 때 어떠한 애도나 슬픔, 죄책감도 표현하지 않습니다. 그는 철저히 자신의 관점에서 사건을 설명하고, 베냐민 지파의 죄악을 강조하며 이스라엘 백성의 공분을 삽니다. 그의 행동은 마치 자신의 물건이 파손되었을 때처럼 냉정하고 무감각하게 느껴집니다.
이러한 레위인의 행동들은 당시 이스라엘 사회의 도덕적 타락과 인간성의 상실을 극명하게 보여줍니다. 하나님의 말씀을 전하고 영적으로 백성을 이끌어야 할 레위인조차 자신의 목숨을 지키기 위해 아내를 희생시키고, 그 시신마저 잔인하게 도구화하는 비정상적인 모습을 보였습니다. 이는 사사기 전체를 관통하는 주제인 "그때에 이스라엘에 왕이 없으므로 사람이 각기 자기의 소견에 옳은 대로 행하였더라"는 말씀처럼, 하나님과의 관계가 단절되었을 때 인간이 얼마나 비참해질 수 있는지를 여실히 보여주는 예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