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복' 이라는 용어를 가려서 사용하시지요
⊙ 목사님에게도 '축복 하여 달라, 하나님에게도 '축복' 하여 달라는 표현이 맞는가요?
⊙ 하나님이 내리신 것도 '축복' 이고 사람이 하나님을 향하여 기원한 것도 '축복' 이
될 수 있는지요?
⊙ 우리 교회가 '강복' 과 '축복' 을 구분하여 사용ㅇ할 수 있는 방법은 없는지요?
1984년 2월 11일자 '기독공보' 에는 실로 소중한 글 한 편이 실려 있었습니다. 이 글에서 한글학회 회원인 김계원 장로가 '축복' 이라는 용어에 대하여 섬세한 연구과 함께 잘못된 현실을 지적한 바 있습니다. 그분은 단 5분 동안의 메시지에서 어느 목사가 축복이라는 말을 14번, 행복이라는 말을 11번, 복이란 말을 8번이나 뒤섞어 쓰는 것을 보고 심한 충격을 받고서, '축복' 이라는 용어에 대해 섬세한 글을 쓴 바 있습니다. 필자는 그 글을 이 순간도 반복하여 읽으면서 그분의 완벽한 분석과 비평에 깊은 감사를 표합니다.
이 글은 하나님은 복의 근원이시기에 복을 빌(축복) 수 없음을 명백히 하고 있습니다.
오직 하나님은 복을 내리시고 베푸시고 주시고 허락하실 뿐임을 강조합니다. 그러면서 하나님을 망령되이 일컫는 말씨로 "저 사람은 축복받은 사람이다." "그 성공은 하나님 축복의 덕분이다." "하나님, 축복하여 주시옵소서," "주님, 축복으로 임하여 주시옵소서." "주님, 우리로 하여금 축복된 성도가 되게 하여 주시옵소서." 등을 나열하고 있습니다.
그렇습니다. 하나님은 결코 복을 비는 분이 아니라 복의 근원으로서 인간에게 복을 주시는 분입니다. 그런데 우리들은 그 많은 시간 하나님에게 '복을 빌어 달라' 축복(祝福)는 말을 생각 없이 남발하고 있습니다. 어느 새 이 용어는 하나의 관습적인 언어로 우리의 사회에 뿌리를 내려 가고 있습니다.
이 잘못된 용어에 대하여 '천주교 주교회의 용어위원회' 에서는공식적으로 이 용어를 바로잡은 바 있습니다. 그들은 축복이라는 용어를 비롯하여 많은 교회 용어를 검토하고 바로잡아 전교인들에게 인쇄물로 알려 준 바 있습니다. 그 가운데서도 하나님은 복을 내리(베푸)시는 분으로, 인간은 복을 비는 존재로 분명한 선을 그어서 용어를 확정하였습니다. 그래서 인간이 하나님에게 복을 구하는 행위는 축복(祝福)이라 하고, 하나님이 인간에게 복을 베푸시는 것은 강복(降福)이라 규정하여 교인들을 훈련시키고 있습니다. 그래서 더 이상 "하나님이여! 축복하옵소서." 또는 "하나님의 축복" 등을 금하고 "하나님이여! 복을 내리시옵소서. 또는 강복하시옵소서. 하나님이 주신 복." 등으로 사용하도록 하였습니다.
사실 위와 같은 주장은 어느 개인이나 단체의 판단이 아니라 우리 한글성경에 기록된 그대로입니다. 성경에서 최초로 나타난 '복' 이라는 단어는 창세기 2장 3절의 "일곱째 날을 복 주사" 로 번역하였습니다. 그리고 더욱 분명한 것은 창세기 12장 3절에 인간은 복을 비는 존재로, 하나님은 복을 내리는 분으로 아주 선명하게 선을 그었습니다. 창세기 14장 19절 "그(멜기세덱)가 아브람에게 축복하여 가로되 천지의 주재시요 지극히 높으신 하나님이여 아브람에게 복을 주옵소서" 라는 번역은 축복이라는 말이 곧 인간이 하나님께 비는 행위임을 분명하게 밝혀 놓은 사례입니다. 사실 우리 한글 성경에서 "하나님이여 축복하옵소서." "하나님의 축복"들의 표현은 찾을 길이 없습니다. 그런데도 하나님을 향하여 자신을 위하여 복을 빌어 달라는 어휘의 뜻을 남발하고 있는 현실입니다.이제 다음과 같이 바로잡은 언어를 이 땅에 정착시켜야 하겠습니다.
하나님의 축복→하나님이 주신 복
저 사람은 축복 받은 사랑이다→저 사람은 복 받은 사랑이다
하나님! 축복하여 주시옵소서→하나님! 복 주시옵소서, 또는 복 내려(베풀어) 주시옵소서.
주님! 우리로 하여금 축복된 성도가 되게 하여 주시옵소서→주님! 우리로 하여금 복 받을 성도가 되게 하여 주시옵소서
축복이라는 단어가 너무 많이 남발되고 우리 언어 깊이 뿌리를 내리고 있습니다. 축복이라는 단어가 나쁜 것은 아닙니다. 이 단어가 잘못 사용되는 것이 하나님을 망령되이 일컫는 행위가 된다는 사실입니다. 성경에는 어느 한 곳도 '하나님의 축복' 또는 '하나님이 축복하시다' 의 표현이 없는데도 우리의 잘못된 언어 습관은 어느 덧 하나님을 복을 비는 존재로 묘사하는 우를 범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언어 분석을 해 보지도 않은 부흥사가 회중들의 심성을 즐겁게 해 주고 흐뭇하게 해 주려는 의도를 가지고 '축복' 이라는 단어를 남발한다면 이것은 중대한 오류를 범하는 일입니다. 최근에 와서 많은 목회자와 그리스도인이 언어 사용에 주의를 기울이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말끝마다 축복으로 일관했던 언어 관습이 많이 순화되고 있는 실정입니다. 이러한 분들에 의하여 하나님을 향한 우리의 언어 사용에 새로운 서광이 비쳐 오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