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인들에게 보내는 위문 편지

[최신부]

+ 아기 예수님께서 주시는 평화를 빕니다.

   이게 웬 떡... 아니 소포냐? 혹시 여친에게서??? 하다가 주소를 보고 의아해 할 군대에 간 형제(? 이거 약간 어색한데...)들에게 알립니다. 전 얼마 전 왕곡성당에 새로 온 신부입니다. 저도 젊은 시절(아직도 젊지만..) 군대에 사병으로 다녀온지라, 군대 생활이 얼마나 힘들고 눈물겨운지....... 보다는 얼마나 재미없고 따분한지를 아는 사람입니다. 진짜 힘든 곳에 근무하는 사람들에게는 좀 미안하지만 말이죠.

   군대에 있을 때 누군가 기억하고 편지나 소포를 보내주면 기분 좋잖아요. 꼭 군대가 아니더라도 카드요금 청구서나 광고 전단지가 아닌 이상 편지나 소포를 받는 것을 기분 좋아하지 않을 사람은 없을 것 같아요. 여친이 있는 사람들은 뭐 자주 받겠지만, 예전의 저처럼 여친도 없이 군대에 가는 험악한 꼴을 당한 사람도 있을 거라 생각하면 이 편지가 그래도 꽤 큰 위로가 되지 않을까요?? ^^ㅎㅎ

   군대에 있는 사람들에게 편지를 쓰다 보니까, 예전 제 군대 생활이 많이 생각나네요. 특히 신학교를 다니다 온 저와는 다르게 일반학교에 다니다가 군대에 왔던 동기들 생각이 많이 나요. 농구선수였다고 뻥을 치던 덩치 큰 친구가 여자친구가 떠났다고 울고불고 하던 생각이 아직도 기억에 선하네요. 저를 잘 따르던 바로 밑의 동기가 보급계 일을 맡아 보았었는데, 창고에 몰래 절 데리고 들어가서 술을 마시던 일, 쫄병때 라면 먹고 싶어서 화장실 가서 쌩라면 까먹던 일, 화장실에서 잠자다 걸린 일, 그냥 조금 일찍 군대왔다는 이유만으로 나를 두들겨 패는 놈 앞에서 벌벌 기던 날 저녁, 나를 낳아주시고 길러주신 부모님께 너무 못해드린 것이 죄송해서 혼자 울던 일, 등등등... (이거 또 병이 도지네.)

   이제 제대를 며칠 남겨두지 않은 사람부터 시작해서 자대배치를 받은 지 얼마 되지 않은 사람까지 다양한 사람들이 이 편지를 받게 될 텐데, 어쨌든 군대 생활 티 안 나게(?) 잘 삐대면서 하시고 건강한 모습으로 제대해서 부모님과 상봉할 때까지 제가 기도해 드리겠습니다. 제가 뭐 아무리 많이 해봐야 부모님보다 더 할 수 있겠습니까만.

   참!! 한 가지 직업병 같은 것이 도져서 드리는 말씀인데, 혼자 보초를 서거나 불침번을 서거나 할 때, 그리고 잠이 들기 전에, 꼭 기도하는 습관을 들이시기 바랍니다. 군대에서는 혼자 있는 시간이 적지 않잖아요? 혼자 미래의 계획도 세우고 하겠지만, 기도하는 시간도 꼭 가지길 바랍니다. 부모님을 위해서 기도하거나, 아님 그냥 묵주기도를 하거나, 성경을 읽어보거나 말이죠. 신약성경만이라도.

[주국종(요셉)]

야들아~! 알근냐~? 울성당 신부님께서 위문품도 모자라 위문편지까정 쓰셨응게~ 혹여라도 이곳에 왔으면 추ㅇ성~!! 이라고 답글이라도 하구가야제~ㅎㅎㅎ 군생활을 통하여 자신의 변화된 모습을 보기를 바라며~전역하는날까지 잘삐대기를~ㅎㅎㅎ

[김복희(엘리사벳)]

신부님! 군바리 엄마가 눈물 콧물 꺽꺽 흐느끼며 감사드림다.ㅋㅋㅋ 사실 울 아들이 편지와 위문품 바든날 바로 전화했드래씀다. 걔는 감사하다는 말은 못하고 그냥 전화해서 잘 바다따고 하는것이 최대의 표현이지요, 그거슬 알기에 아들에게도 고마웠드래씀다. 신부님께도 감사해불고, 울 아들에게도 고마워불고 그러씀다...ㅎㅎㅎㅎㅎ

[김기숙 안나]

우리아들은 벌써제대해 신부님께 위문 편지도 못받고 부럽당~ 암쪼록 건강하고 씩씩한 모습으로 만나길*^^*

[루시아]

신부님!!! 지발 울아덜 군대갈때까정은 꼭왕곡성당에 계셔주세여^^ 태중에부터 선택의여지음씨 성당을다녔지만 군발이에게 위문품챙겨주시는 신부님은 츰이거덩여^&^ 거기에1+1 개념으로다가 편지까정 헉- 쓰 역시남자는 군대를 댕겨와야 이심전심인데 그전본당신부님들은 다방위였던겨 아님돈주고 안간겨 아~~~ 미스테리다 ..... 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