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시장 2006년과 비교하니 가격·거래 꺾였지만 분양은 후끈 부동산 시장에 태풍이 몰아치기 직전과 같은 팽팽한 긴장감이 몰아치고 있다.
3일로 예정된 주택시장 대책 발표를 앞두고서다. 주택 공급속도 조절을 담은 8·25 대책 등 앞선 대책이 기대한 효과를 내지 못하자 정부는 선별적·단계적 추가대책을 강구하고 있다. 정부 대책 발표에 앞서 현 주택시장이 과열됐는지 현황을 점검했다.
올 들어 수도권에서 1순위 평균 100대 1 이상의 경쟁률을 기록한 서울 잠원동 아크로리버뷰와 서울 개포동 디에이치아너힐즈는 둘 다 재건축 단지다.
지난 4월 분양된 재개발 단지인 부산시 연산동 연산더샵의 분양권 중 43%가 분양 한 달 이내에 전매됐고 5개월이 지난 현재 10가구 가운데 7가구꼴로 주인이 바뀌었다.
재건축·재개발 단지가 올해 분양시장 과열의 진앙지로 꼽히고 있다. 기록적인 청약경쟁률이 잇따르고 웃돈(프리미엄)을 노린 분양권 전매가 극심하다.
재건축·재개발 단지의 비싼 분양가가 주변 집값을 들썩이게도 한다.
2000년대 들어 가격이 가장 많이 올랐던 2006년, 거래·분양이 최대였던 지난해와 비교해 올해는 전체적으로 집값 상승률이 뚝 떨어지고 거래도 주춤하다.
유독 분양시장만 끓는다. 부동산114·리얼투데이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달까지 전국 1순위 평균 경쟁률이 15.1대 1로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최고다. 부산이 가장 높은 111.9대 1이었다.
주택유형별로 재건축·재건축 단지의 경쟁률이 압도적으로 높았다. 본지가 8~10월 분양된 수도권과 지방 5개 광역시, 세종시의 88개 단지를 분석한 결과 재건축·재개발 단지의 경쟁률은 평균 70대 1이 넘었다.
올 들어 수도권과 지방의 청약경쟁률 상위 20개 아파트 중 재건축·재개발 단지가 절반이 넘는 11개였다.
올해 분양권 전매가 크게 늘면서 ‘단타 거래’가 기승을 부렸다. 본지가 경쟁률이 높은 전국 10개 단지의 분양권 거래내용을 조사해보니 전매가 가능한 첫 한 달 동안의 전매비율이 평균 26.1%였다.
대구시 범어동 효성해링턴플레이스(재건축) 54%, 서울 잠원동 신반포자이(재건축) 46%나 됐다. 올해 집값 상승세가 지난해의 3분의 1 수준으로 꺾였지만 일부 가격이 꽤 오른 곳은 재건축·재개발 분양이 활발한 곳이다. 비싼 분양가를 따라 주변 집값이 덩달아 올랐다.
3일 정부의 주택시장 대책 발표를 앞두고 전문가들은 중도금 대출 규제 등에도 식지 않는 분양시장 과열에 대한 대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국민은행 박원갑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청약자격과 전매제한을 강화하면 청약가수요가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명지대 권대중 부동산학과 교수는 “지나친 개발이익을 제한하기 위해 재건축·재개발 분양 단지에 대한 선별적인 규제가 나와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시장을 급랭시키는 규제는 피해야 한다는 주문도 있다. 한국주택협회 김동수 실장은 “규제의 강도가 너무 세고 범위가 광범위하면 시장이 갑자기 얼어붙어 건설경기가 크게 위축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