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현충일 이전의 주말에 가족과 함께 여행을 갔었다. 토론 준비를 위해 오연호 기자님의 '우리도 행복할 수 있을까' 라는 책을 가져가 독서를 했는데, 너무나도 부럽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았다. 말 그대로 살기 좋은 세상이 이 책 안, 덴마크에서 펼쳐지고 있었다. 넘어져도 다시 한 번, 아니 몇 번이고 일어설 기회를 주는 사회, 서로에게 부러움을 느끼지 않는 사회, 아무나에게 물어봐도 나는 행복하다고 답하는 사회. 이런 행복한 체계를 가진 나라가 전 세계에서 몇 곳이나 있을까? 그 중에 대한민국이 들어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지만 현실은 아니올시다.
'부럽다.' 그것이 바로 내가 강의를 들으면서 가장 절실히 느꼈던 감정이였다. 특히 내가 현재 고등학교를 다니고 있는 학생인지라, 교육 부분에서 참 부러운 부분이 많았다. 덴마크의 아이들은 7학년 때까지 시험이 없이, 누군가로부터 비교받지 않는 학교를 다닌다. 그들은 무언가가 뛰어나거나 모자라다고 해서 커다란 상을 받거나, 거친 비난을 받지 않는다. 그 대신에 모두가 그들의 능력치를 존중하고, 서로서로 도와주면서 낙오자가 없는 사회를 만든다. 덕분에 아이들은 잘 못하는 것이 있더라도 그 활동을 하는 데 있어서 주눅들어있지 않고, 활기차게 자신이 원하는 것들을 해 나갈 수 있다. 예를 들어서 오연호 기자님이 직접 덴마크에 들러 10대 축구부와 축구 경기를 했을 때에 보았던, 축구를 잘 못하지만 그 누구보다도 열정이 넘치던 소년처럼 말이다. 어른들과 주변 친구들의 부정적인 어조와 비교에 지쳐있는 우리나라의 학생들에게는 상당히 놀랍게 느껴질 수 있을 것 같다. 물론 나도 그랬고 말이다.
또 두 번째로 부러웠던 사실은 애프터스콜레와 이를 본따 만든 기자님의 꿈틀리 인생학교였다. 애프터스콜레는 덴마크의 학생들이 9학년을 마치고 10학년으로 올라가기 전, 1~2년의 시간 동안 자신의 진로나 흥미에 관련된 교육을 받을 수 있는 학교이다. 이 제도가 참 좋다고 생각되었던 부분이 무엇이나면, 우리나라의 중고등학생에게는 엄청난 손실일 수 있는 기간을 자신의 삶을 위해 스스럼없이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이였다. 그리고 더 나아가, 그 동안에 아무 것도 얻지 못하거나 찾지 못하더라도 괜찮다는 점이 새로웠다. 그렇게 할 수 있는 기간 자체로 충분하다는 것이다. 이런 제도를 본받아서 만든 꿈틀리 인생학교도 같았다. 1년이라는 기간 동안 중학생들이 농사도 지어 보고, 하루를 맡아 요리 담당도 해 보는 등 공부라는 목표에 치여 할 수 없었던, 어쩌면 자신의 진로나 흥미가 될 수 있는 활동을 해 볼 수 있다. 대신 덴마크와는 달리 그 1년 동안의 기간을 누군가가 책임져 줄 수는 없지만 말이다. 그래도 그런 생활이라도 한 번 해 볼 수 있다는 게 어딜까? 그 학교에서 현재 살아가고 있는 학생들 한 명 한 명이 참 행복할 것 같다.
이제 현재 우리가 겪고 있는 현실의 벽에 대해서 생각해보면, 우리는 왜 행복하지 않은 것일까? 나는 그 이유를 사회의 전반적인 분위기, 즉 잘못된 의미의 평등과 타인에 대한 지나친 관심, 편견, 비교하는 모습에서 오는 것이라고 본다. 우리나라에서 의미하는 평등은 하나의 높은 기준치를 잡아 두고, 각자에게 맞는 환경이 다 다름에도 불구하고 모두가 그 곳에 맞게 성취할 수 있도록 채찍질하는 것 같다고 느꼈다. 타인과의 비교는 친척들이나 지인들의 만남에서 번번히 일어나는 일이며, 이런 습성이 우리나라의 사람들에게 있어 박탈감과 불쾌감만을 일으킨다고 볼 수 있다. 이 책에서 나왔던 덴마크의 예에서는 반대로 자신과 자신의 자식이 어떤 일을 하던 간에 자랑스럽게 말할 수 있고, 이야기를 듣는 사람들도 그 모습을 이해하고 칭찬해 주되, 절대 열등감이나 우월감을 느끼지 않았다. 이를 본받아 우리도 스스럼없이 자신의 모습 그 자체를 말할 수 있고, 모두가 서로를 존중해 줄 수 있는 사회를 만들어 나가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우리나라가 행복해지기 위해서는 한참 남았고, 더 이상의 가능성이 없어 이미 체념하고 헬조선이라는 프레임에 갇힌 사람들이 많다. 아마 많은 사람들이 괴로운 현실에 지쳐 이런 상태로 남아 있을 것이다. 나의 미래도 그렇게 될 가능성이 높다. 지금의 사회는 청년들에게 너무나도 가혹한 모습이기 때문이다. 모든 것이 바뀌지는 못하더라도 자신과 자신 옆에 있는 사람들의 태도를 조금씩 바꿔나간다면 그 정도라도 우리에게 소소한 행복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여기에서 안도하고 끝내서는 안 된다. 사회의 상태를 바꾸기 위해서는 우리나라 국민 전체의 힘이 필요하다. 그 국민 중 한 사람으로서, 우리의 행복한 삶을 위해서 꿈틀거려 보는 것은 어떨까? 마지막으로 닐 암스트롱의 명언을 조금 바꿔서 얘기해보고 싶다.
"꿈틀거린다는 것은 한 국민에게는 작은 발걸음이지만, 국가에게는 위대한 도약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