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우 잡은 소금장수 : 놀부 심보를 버려야 한다.
옛날에 무척 가난한 사람이 소금 장수를 해서 먹고 살았습니다. 그는 벚나무로 만든 지팡이를 들고 다녔는데 하도 오래 사용하다 보니 지팡이가 반들반들 했습니다. 하루는 무거운 고개 마루 언덕에 소금 짐을 내려놓고 점심을 먹고 있는데 아래에서 이상한 소리가 들렸습니다. 아래로 내려가 보니 여우가 무덤에서 해골바가지를 뒤집어쓰고 할머니로 변신한 후 나가는 것 이였습니다.
소금 장수는 지팡이를 들고 여우 뒤를 밟기 시작했습니다. 여우는 마을 큰 혼인 잔치로 들어갔습니다. 잠시 후 새색시가 가마를 타고 안방으로 들어갔는데 갑자기 방에서 사람 죽어가는 소리가 났습니다. 소금 장수가 안을 들여다보니 여우 할머니가 신부 배를 쓰다듬고 있었습니다.
소금 장수를 안방으로 쏜살같이 들어가 가지고 있던 지팡이로 있는 힘을 다해 여우 할머니를 내래쳤습니다.
‘이 요망한 것, 어서 물러가라.’
할머니는 죽어가면서 꼬리가 희끗희끗한 여우로 변했습니다.
여우가 죽고 신부가 살아나자 사람들은 소금장수의 행동에 놀라고 모두 칭찬했습니다.
“여보시오. 어떻게 저 할머니가 여우 인 것을 알았소.‘
“몇 대째 내려오는 이 지팡이 덕분입니다.“
그러자 마을에서 가장 부자가 그 지팡이를 팔 것을 끈질기게 요구해서 할 수 없이 많은 돈을 주고 그 지팡이를 팔았습니다.
지팡이를 산 마을 부자는 신비한 지팡이를 써 먹을 곳을 찾다가 옆 마을에서 혼인 잔치가 있다는 소문을 듣고 그 집으로 갔습니다. 혼인 잔치를 구경하고 있는데 갑자기 방에서 신부가 배가 아프다고 소리를 질렀다.
소금 장수에게 산 벗 나무 지팡이를 든 그 부자 남자는 이때다 싶어 잽싸게 방안으로 들어가 보니 할머니가 신부 옆에 있었다.
“이놈의 여우 죽어봐라.‘하고 지팡이로 할머니를 내려쳐 죽였습니다.
그런데 그 할머니는 여우가 아닌 사람이었다.
생사람을 죽인 부자 농부는 하루아침에 쪽박을 차고 말았습니다.
▶ 소금 장수의 지팡이는 소금 장수의 인생이 담긴 결정체(結晶體)이만 부자 농부가 산 지팡이는 알맹이 없는 껍데기였습니다. 다른 사람의 성공 결과만 보고 무조건 따라하면 망하기 십상인 것이 세상이치 입니다. 타인이 힘들게 얻은 성과를 손쉽게 얻으려는 공짜 심보는 바로 놀부 심보이다.
출처 : 한국구비문학대계(한국정신문화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