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의 명물이자 랜드마크인 마창대교가 ‘자살다리’로 불리고 있다.
경남 마산과 창원을 잇는 마창대교에서 바다로 뛰어내려 목숨을 끊는 자살사고가 끊이지 않아 대책 마련이 시급히 요구되고 있다.
지난 2008년 7월부터 개통된 마창대교. 웅장하고 화려한 다리는 경남의 명물이자 시민들의 교통체증을 절감하는 교통수단으로 이용되고 있지만 남해안을 연결하는 마창대교에는 불명예스러운 수식어가 꼬리처럼 따라붙고 있는데, 바로 ‘자살대교’다. 해마다 마창대교에서 자살 혹은 자살소동이 벌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관계당국은 뚜렷한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이에 자살 원인은 무엇인지, 예방대책은 없는지 짚어본다. /편집자 주
한동안 자살사건이 뜸하던 마창대교에서 올들어 또다시 바다에 투신해 자살하는 사건이 잇따라 발생해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
창원해양경찰서에 따르면 10일 밤 11시께 창원시 마산합포구 가포동 마창대교 가포IC 앞에서 최모(44·회사원)씨가 해상으로 투신, 해경이 수색에 나섰다. 마창대교관리사무소는 40대 남성이 무쏘 차량을 마창대교 갓길에 세워두고 투신한 것을 창원해경에 신고했다.
창원해경은 무쏘 차량의 소유주인 최씨가 투신한 것으로 보고 밤새 경비함정 5척을 투입해 수색작업을 벌였으나 날이 어두워 수색작업에 어려움을 겪었다. 창원해경은 11일에도 수색작업을 계속 벌였다. CCTV 확인결과 최씨는 무쏘 차량에서 내린 뒤 2분 후에 바다로 뛰어내린 뒤 장시간 발견되지 않아 숨진 것으로 추정된다.
앞서 지난달 19일 0시 48분께 창원시 마산합포구 가포동 진해방향의 마창대교 중간지점에서 윤모(69)씨가 1t 트럭을 갓길에 세워두고 바다로 투신해 숨졌다. 창원해경은 이 일대를 수색해 두 시간 뒤인 새벽 1시30·분께 윤씨의 시신을 인양했다.
지난 2010년 9월 12일에는 마창대교에서 생활고를 비관한 40대 아버지가 10대 아들을 먼저 보내고 자신도 몸을 던져 자살한 사고가 일어났다.
(주)마창대교 운영사업자와 해경에 따르면 마산만을 가로질러 창원시 성산구와 마산합포구를 잇는 마창대교는 2008년 7월 개통 이후 교량에서 23건의 투신사고가 발생해 22명이 목숨을 잃었다. 연도별로는 2013년 5명, 2014년 3명이 숨졌으며 올 들어서도 현재까지 2명이 뛰어내려 1명이 숨지고 1명이 크게 다쳤다. 이처럼 투신 행위가 끊이지 않고 있는 데도 이를 막을 대책이 없어 당국은 속수무책이다.
투신자들은 주로 다리 중간에서 갑자기 차량을 세운 후 뛰어내리고 있다. 난간 높이 1m 정도인 이 대교에는 설치 당시부터 사람 통행을 막기 위해 인도가 없으며 자동차전용도로로 지정 돼 보행자들이 진입할 수 없도록 돼 있다. 특히 이 대교는 마산항을 입출항하는 대형선박의 항로에 있어 수면에서 다리 상판까지 높이가 64m에 이른다. 이로 인해 투신자가 발견되도 거리와 범위가 넓어 수색작업이 쉽지 않은 실정이다.
이곳을 관리하는 ㈜마창대교 관제센터는 대교 해상 1.7㎞ 구간에 폐쇄회로(CC)TV 12대를 달아 교량 전체를 24시간 감시하고 있다. 또 교량을 달리던 차량이 갑자기 속도를 늦추는 등 멈출 기미가 보이면 CCTV가 자동으로 추적하는 시스템도 운영 중이다. 그러나 투신 시도를 원천적으로 막지 못하고 있어 보다 근본적인 대책 마련이 필요한 실정이다.
세계일보 창원=안원준 기자
경남신문 이상목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