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 우암산, 수암골(2017.12.21)

[파르라니]

죄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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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blog.naver.com/ktusjye/221170378495

청주를 다녀온지
일주일만에 정해진 출장지가 또 청주다.

금년에만 네 번째 걸음이다보니
버스로 이동할만한 산이 인근에 없다.

아쉬운대로 숙소 인근
우암산으로 방향을 잡는다.

멀리서 우암산을 바라보니
전 날 내린 눈은 자취도 없이 갈빛이다.

눈 내린 뒤 기온은 영상을 가르키고
몇 일 추위에 적응된 몸은 포근하다는 느낌이다.

'충청북도교육과학연구원' 뒷편 산으로 들어
삼일공원 방향 좌측 우암산둘레길을 걷는다.

둘레길 이정표가
바닥에 떨어져서도 제 역할을 하고있다.

부근이 공사중이라 이정표를 따르기보다는
왼쪽 산자락으로 접어들면 된다.

건물사이로 둘레길이 나있다.

앞 계단으로 오르면 능선을 타겠지만
왼편 소로로 둘레길을 따라간다.

능선이 드리운 음지에
지난 밤 눈의 흔적이 잔설로 남았다.

잠시 샛길로 빠져 '대한불교기도원'으로 접어든다.

옛 사찰의 흔적이 있던 자리에
'용화사'라는 이름으로 창건된 절이었다.

청주시 사직동에 동명 사찰이 있어 '신 용화사'로 부르다
창건주에 의해 '대한불교수도원'으로 개명하였다.

3층 법당 뒤 포대화상이
포근하고 넉넉한 웃음으로 동자승들을 품고있다.

입구쪽으로 내려와 일주문을 보는데
'우암산'이 아닌 '와우산수도원'이라 적혀있다.

3층 건물 '설법전' 전경이다.

장독대 뒤로 미륵불상이 보인다.

둘레길을 따라가니 '삼일공원'이 나온다.

삼일운동 민족대표 33인 중 충북 출신 6인,
손병희, 권동진, 권병덕, 신홍식, 신석구, 정춘수선생의 동상을 세워
숭고한 넋을 기리고, 교육장으로 활용하기 위해
조성한 공원이다.

충북출신 여섯 위인의 동상이다.

산으로 오르기 위해 되돌아가면서
잠깐 수도원 본당 대웅전을 사진에 담는다.

요사채 앞 수돗가에 분주한 손놀림이 눈에 띈다.

인사를 건네니
'내일왔으면 좋았을텐데' 하신다.

동지 팥죽 쑬 준비를 하신단다.

아쉽지만 내일 올 여유는 없다.

방금 수도원으로 접어들던 갈림길이다.

이번에는 능선을 따라 올라간다.

저 앞으로 능선이 보인다.

능선마루 운동시설이
겨울해를 받아 나무와 함께 긴 그림자를 드리운다.

능선길이 계속 이어진다.

능선에 약수가 있다.

갈증은 나지만 '음용불가'판정에
발길을 돌린다.

등산로 옆 바위위에 돌탑이 서있다.

스마트폰 지도 현위치 왼쪽으로
'관음사'가 보이고 등산로가 표시되어있다.

정상까지만 다녀오기에 시간이 조금 이르다.

갈림길을 찾기에 지도가 믿음직하진 않지만
계단 아래 왼쪽 소로를 따라간다.

서북향 그늘진 산비탈은
바람도 날리지 못한 잔설들을 고스란히 품고있다.

비탈 내려가는 곳,
꼭 의자를 가져다 놓은것처럼 반반한 바위 세 개가
눈을 얹은채 저 아래 도시를 굽어보고있다.

그 앞 좁은 언덕에서
파노라마로 도심을 담아보았다.

사찰로 내려가는 길이 좁고
어떤 곳은 가파르다.

의외로 잔설이 발걸음을 더디게한다.

그렇게 길지 않은 거리를 조심스럽게 내려가는 중턱,
가람이 마침내 눈에 들어온다.

신라 말이나 고려 초에 창건된 것으로 추정된다.

경내에서 발굴된 기와에 적힌
'계향지사'라는 글자에서 한때는 '계향사'였음을 알 수 있다.

조선 중기 이후 폐사되었다
법당과 산신각 등을 지으며 '관음사'로 개칭하였다.

다른 사찰에서는 보지못한 지줏대가 보인다.

종무소에서 확인하니
현대화된 철제당간지주로 불화를 거는 곳이다.

3층 건물 '천불보전'이다.

눈 쌓인 사찰 흙담 기와 너머로
도심이 눈에 들어온다.

계단 끝 석탑 뒤로
본당인 '극락보전'이 보인다.

요사채 뒤 지붕그늘 아래 시래기가
속세에서 품었던 욕심을 버리듯 바람에 말라가고있다.

요사채 옆에 철확(솥)이 보존되어있다.

1945년 요사채 공사 중 발견된 유물로
본산인 법주사 철확과 형태가 비슷하다.

상당부분 파손된 것을 부분적으로 복원하여
옛 형태로 전시해놓았다.

불교를 상징하는 깃발이 바람에 나부낀다.

청, 황, 적, 백, 주황색,
5색을 가로와 세로로 배치했다.

가로 세로 비율은 3:2다.

의미는 부처님의 모발과 몸, 피, 치아, 가사의 색과
그 가르침을 상징한다.

청색은 부처님의 모발로
마음을 흐트러뜨리지 않고 불법을 구하는 정근을 상징한다.

황색은 부처님의 몸으로
변하지 않는 굳건한 마음을 상징한다.

적색은 부처님의 피로
쉬지 않는 정진을 상징한다.

백색은 부처님의 치아로
온갖 번뇌를 맑게 하는 청정을 상징한다.

주황색은 부처님의 성체를 두른 가사로
유혹과 굴욕을 참고 견디며 성내지 않는 인내를 상징한다.

가로로 그은 선은 부처님의 가르침을 의미하며,
세로선은 그 가르침이 영원히 변함없는 것을 뜻한다.

사찰 구경을 마치고 다시 산을 오른다.

같은 조건이라면 오히려 오르기 편하다.

중턱을 지나는 마루 나무아래
그늘 쉼터를 만들어 놓은듯 평평한 바위가 놓였다.

관음사로 내려서던 소로 갈림길 못미쳐
능선을 가로지르는 오르막이 보인다.

가파르지만 그만큼 샛길이다.

산마루가 보인다.

청주시내에서 보던 방송사 송신탑이
바로 눈 앞에 모습을 나타낸다.

송신탑 시설에 막힌 봉우리를
둘러가는 목책계단이다.

송신탑 시설물인 방송사 건물이 자리잡고있다.

능선을 벗어나 잠시 '우암골자연생태학습공원'으로 내려서니
꼭대기에 간신히 얹힌 돌이 위태로운
돌탑 하나가 눈에 들어온다.

이제 정상부에 닿는 마지막 오름이다.

그 아래 환영하는 장정처럼
바위가 기립해있다.

전망대가 보인다.

전망대에 올라 시내를 조망하는데
나무에 가려 시야가 나오질 않는다.

우암산 정상에 팔각정자 '와우정'이 있다.

팔각정자와 전망대 포토존은
충청북도교육청과 충북농고의 협조로 설치하였다는
푯말이 눈에 띈다

우암산은 소가 누워있는 형상이라하여
'와우산'이라고도 부른다.

하지만 이곳은 정상이 아니다.

아니 정상 표지석이 없다.

건너편 다른 봉우리에 표지석이 있는데
이 산을 오르는 분들에게 여쭤보면
확실하게 어디가 정상이라 대답하지 못한다.

* 우암산 장군의 혈에 대하여 *

선조 때 토정 이지함이 청주 서쪽의 부모산에 올라
우암산의 지세를 살피다가 황소기질 같은
강인한 기운이 솟는 명당혈을 발견했다.

우암산이 전체적으로 소가 앉은 형상이라면
그 혈은 배부분에 해당된다.

토정은 제자 박춘무와 함께 그 곳을 확인한 뒤
'이 곳은 장군에게 적합한 곳이니 범하지 말라'는
푯말을 세우고 떠났다.

그 뒤 진천의 조풍수란 사람이 이곳에 이르러
푯말을 뽑아 버리고 조상의 묘를 이전하려하자
요란한 천둥소리와 함께 황소 우는 소리가 나고
짙은 안개가 시야를 가리더니
가묘는 검은 바위로 변했고, 조풍수의 눈도 멀어 버렸다.

맞은편으로 넘어가는 방향이다.

지난 4월 왔을때는
진달래가 진한 분홍색 꽃을 피우고 있었는데...

이번에는 하얀 눈발이 산길을 덮고있다.

맞은편 봉우리 정상 표지석 뒤에 돌탑이 서있다.

그 꼭대기에 접착제로 붙여놓은듯
오밀조밀 안정적으로 휜 것이 신기하다

정상표지석 앞에서 셀카를 찍는다.

저 건너산이 상당산이다

정상부 허리에 상당산성이
흰 머리띠처럼 산머리를 둘러있다.

삼국시대 것으로 추정되는 우암산성이 있던 곳이다.

지금은 산성터가 훼손되어
그 흔적 찾기가 힘들다.

마침 마주친 분에게 물으니
등산로 끝 경사진 비탈과 만나는 곳,
흩어진 돌 무리들이 흔적일꺼라는 답변이다.

되돌아 가는 길,
서산으로 해는 거의 졌다.

하산길은 보현사 방향으로 잡는다.

다음 목적지인 수암골전망대로 가는 길목이다.

나무사이로 보현사가 보인다.

누구에게나 개방된 사찰은
편히 들러 둘러볼수 있는 곳이다.

산행 지나는 길에
시간 여유가 있으면 일부러라도 들린다.

오늘은 시간이 없다.

다른 중요한 목적이 있다.

갈림길 오른쪽이 보현사,
왼쪽은 지도에 없는 길이다.

방향을 가늠하면 수암골로 가는 지름길이다.

또 다른 목적이란
수암골전망대에서 서산으로 넘는 붉은해를 담고 싶었다.

아직 산길을 벗어나지도 않았는데
야속한 해는 이미 서산을 넘고있다.

눈에 보이는대로 해를 붉게 담으려
노출속도를 많이 올렸더니 배경이 어둡다.

역시 길은 헤치듯 찾아나가야한다.

산자락 밭을 두른 가림막 옆으로 난 밭둑길을 따라 걸으니
도로에 닿는다.

도로에 내려 산행을 마무리하며
내려온 길을 본다.

힘들여 내려왔던 관음사 오르는 길이
도로를 따라가니 곧 나타난다

갈 길이 도로로 이어진다.

수암골전망대에 닿는다.

이미 해는 서산을 넘었고
황금빛 황혼은 볼때마다 황홀하다.

지난 우암산 자락 '수암골벽화마을' 기행을 정리하며
벽화 사진 한 장을 놓친것이 아쉬웠는데
이번 걸음에 사진에 담는다.

벽 앞에 전봇대가 서있다.

벽화작업은 주위 환경을 훼손하지 않는 범위에서한다.

그 상황에서 그린 벽화가
동네 전봇대에 개구쟁이 소녀가 올라
동네구경을 하는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벽화를 그린 작가 의도는
달동네 골목 고바위 언덕을 씩씩하게 걸어가는 소녀를
표현했다한다.

전봇대를 옮길수도 없고
착시효과를 활용해서 완성한 작품이다.

청주시내 화려한 야경을 기대하며
다시 전망대로 올라가 전망을 파노라마로 담는다.

아직 온누리에 황혼이 가득 퍼져
불빛이 만들어낸 야경은 볼품없다.

아쉽지만 이제는 돌아가야한다.

삼일공원을 다시 지난다.

낮과는 달리 6인의 위인 동상 뒤 부조에
조명이 불을 밝혔다.

사진처럼 주위가 어둡진 않았고
셔터스피드 속도를 높여 찍었다.

기념탑에도 조명이 설치되어
낮과는 또 다른 멋진 장관을 연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