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次靑松韻五行七首>
靑松은 시인 윤동재이다.
보리수
보리수는
없다가 있구나.
부처님을 찾으면 대신 나타난다.
있다가 없구나.
마음마저 비우라니 어디 있겠는가?
뭉게구름
뭉실뭉실 뭉게구름
자리가 넉넉한 초대형 버스.
타는 사람 보이지 않아도 언제나 만원.
운전을 하지 않는데,
어디든지 간다.
춤
깨어서 추는 춤
자면서도 추고,
꿈에서 추는 춤
저승에서도 추니,
춤이 바로 윤회런가?
대추나무 할아버지
흙이 대추가 되고
할아버지 대추로 살다가,
흙으로 바로 돌아가도 되는가?
대추를 거치지 않는다고,
서운해 하면 어쩔거나?
靑龍
龍이 龍만이고 다른 무엇 아니며,
靑色은 靑色이기만 하고 딴 색은 없으면,
차등론에 사로잡혀 운신이 제한된다.
잡동산이 대등론이라야
자유를 누린다.
물
물은 귀가 없어 잘 알아듣고,
입이 막혀 좋은 말을 하는가?
사람은 흘러내리지 않는 귀와 입
공연히 무겁게 달고 다니면서,
잘못 듣고 엉뚱한 말이나 한다.
부추
부추는 이 고장 저 고장에서
부추라고, 정구지라고, 솔이라고 불러,
이름이 많은 만큼 힘차게 뻗어 자란다.
공자의 正名, 노자의 無名, 석가의 假名,
이런 옹색한 이름은 생기 잃고 시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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次靑松韻五行七首 : 보리수, 뭉게구름, 춤, 대추나무 할아버지, 靑龍, 물, 부추
조동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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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3.18 0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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