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람쥐 할머니>
1. 식당얼개
상호: 다람쥐할머니
주소: 경기 화성시 비봉면 비봉로 165
전화 : 031-356-7636
주요음식 : 묵요리, 두부요리
2. 먹은날
2021.12.7.점심
먹은음식 : 도토리묵정식 25,000원(2인)
3. 맛보기
오랜만에 만나는 좋은 음식이다. 그것도 경기도에서 만나 더 반갑다. 전라도 음식 색깔이 별로 없이 경기도 인근 특유의 제 색깔을 내고 있는 것도 눈길이 간다.
두부와 묵무침, 묵은지볶음. 모양새는 집밥이다. 도토리를 집에서 차려내기 어려워 집밥은 어렵겠지만. 두부는 고소한 손두부다. 모양새는 거칠어도 그게 매력인 손두부, 두부 특유의 향과 식감을 간직한 손두부, 지금은 공장두부에 밀려 이렇게 두부식당에나 와야 먹을 수 있는 귀한 음식, 고향의 음식으로 밀려났다. 하지만 그래서 더 전문화되고 식감도 풍미도 제대로인 두부를 만날 수 있는 것은 장점이다. 그 장점을 잘 담은 두부이다.
도토리묵무침은 김치를 거섶으로, 김을 고명으로 많이 사용하여 토속적인 느낌이 강하게 느껴진다. 비벼먹으니 잘 어울린다. 묵은 진짜 도토리여서 늘어붙지 않고 식감이 좋다. 들기름 향과 맛이 향긋하다. 묵도 두부와 비슷하니, 콩두부와 도토리두부를 함께 먹는 느낌이다.
명태포무침. 맛집인지 나름대로 검토해보는 체크리스크 중의 하나가 곁반찬의 솜씨이다. 주요음식맛은 괜찮아도 곁반찬이 형편없는 집이 있다. 거꾸로 주요음식이 조금 서운해도 곁반찬이 제맛을 내는 집이 있다. 후자에 점수를 주는 편이다. 음식을 할 줄 알면서 상차림에 정성이 들어갔다고 보기 때문이다. 이 반찬은 곁반찬에 점수를 주지 않을 수 없는 음식이다.
명태포를 찢어 맛이 골고루 배여 있으면서 너무 맵지도 짜지도 않게 명태 본연의 맛과 식감이 잘 살아 있다. 고춧가루의 풍미도 좋고 먹으면 풍성한 맛과 개운한 느낌이 함께 난다. 채식 위주의 식탁 균형도 잡았다.
비망초무침. 오늘 곁반찬 중에서 단연 눈에 띄는 음식이다. 무청무침인가 했다. 모양은 비슷한데 맛이 아니어서 이게 뭔가. 따로 재배하지 않아도 인근에 지천으로 피어난단다. 묵나물로 먹으니 그 풍성한 맛을 표현할 길이 없다. 절기에 따라 나물류는 다른 음식으로 대체된다.
김치도 먹을 만하다. 개운하고 시원한 맛이 좋다. 젓갈맛이 강하지 않아 담백한 김치를 원하는 경우 만족할 만하다.
청양고추, 묵밥에 조금 넣으니 개운하고 칼칼해서 좋다.
도토리묵밥, 충청도에서 많이 먹는 음식이다. 올갱이국의 충청도는 청국장과 함께 묵밥이 지역 풍미를 많이 담고 있다. 여름에는 차게 겨울에는 뜨겁게 먹는 전천후 음식이다. 오늘은 겨울이라 따뜻한 묵밥으로 몸을 다습게 한다.
재료는 묵무침과 비슷하다. 참깻가루가 많이 들어가 풍미를 높이지만, 국물에 비결이 있다. 멸치육수에 도토리 풍미가 강하게 배인 깔끔한 국물이 묵밥의 비결이다. 묵을 길게 썰어 국수 느낌도 난다. 묵이 부드럽고 살짝 쫀득한 느낌이 있어 식감도 그만이다.
이제는 구황식품을 넘어 별식이 되고, 고향의 향취까지 더해 마음의 참살이음식이 된 도토리묵을 마음껏 시리즈로 먹는다. 좋은 세상이다.
1인용 좌석을 구비하여 혼자 와서 불편하지 않게 식사할 수 있게 해 놓았다. 경기도 일대는 농촌이 아니라 공촌인 지역이 많다. 이 지역도 공단을 끼고 있어 수요가 많은 곳이다. 급하게 점심 먹으러 오는 근로자들, 왔다갔다 물류업무를 하는 기사님들이 짝없이도 와서 마뜩하게 먹을 수 있는 곳이다. 지역의 특성 반영이자, 인간에 대한 배려가 드러난 것이라는 생각이다.
3. 먹은 후
1) 도토리묵 음식문화
도토리묵은 다람쥐 먹이로 만든 음식이다. 도토리로 만든 두부가 도토리묵이다. 캐나다에서는 도토리를 주워가면 처벌을 받는다고 한다. 도토리의 먹이를 가로채는 도둑, 공공의 자산을 가로채는 도둑으로 간주하기 때문이다. 도토리먹이가 우선인지, 인간 식재료가 우선인지, 헷갈리지만 도토리음식이 없는 서양에서는 이해하는 못하는 문화충돌 현상이 아닌가 한다.
도토리묵은 한국에서는 오래전부터 식품으로 활용되었다. 구황식품이기도 하지만, 워낙 일반화된 일상식품이다 보니 조선조에는 조정에서 도토리 수확철을 배려해서 인력 동원을 할 정도로 도토리 채취가 보편화되었었다. 산에서는 누구나 도토리를 채취해서 식품을 만들 수 있었다. 산간 고장에서는 도토리가마 저장이 쌀가마 저장과 비슷한 효력을 가진 것이었고, 국가에 진상도 했으니 재물과 식품으로서의 기능을 함께 하기도 했다.
도토리는 구황식품이면서 일상식이었고, 위와 장을 튼튼하게 해주는 식약동원의 약재이기도 했다. 궁중에서도 백성의 고통에 동참하기 위해 도토리음식을 먹었다. 조선왕조가 세계에서 가장 목숨이 길었던 것은 위에서 군림하려 하지 않고 몸을 낮추어 백성과 같은 눈높이를 갖추려한 대등정신 때문이 아닌가 하는 것이 식생활에서도 확인된다.
이제는 도토리로 먹는 한끼 식사가 별식이자 식약동원의 웰빙식으로 삶의 질을 높이는 것이 된다. 멀리 강원도 충청도까지 가지 않아도 50년전부터의 해묵은 솜씨를 저렴하게 즐길 수 있는 것은 고마운 일이다. '다람쥐 할머니는 '할머니'의 뒤를 이어 아들 내외가 운영하는 전통의 맛집으로 번영 일로에 있는 집이다. 한국음식의 발달을 확인하는 현장이다.
2) 화투패 식탁
특이하게 화투패 그림을 식탁 얼굴로 삼았다. 그림이 매우 선명하여 밥 먹는 데 어지럽다는 느낌도 있다. 그러나 화투놀이처럼 밥을 즐기는 것이 어떨까도 싶다. 인간은 후지징가의 말처럼 놀이인간, 호모 루덴스이기도 하니 말이다.
3) 비봉습지공원
가까이에 습지공원이 있다. 안산습지공원과 연결된 공원이다. 제대로 보려면 안산으로 가야 하지만, 이쪽도 나름대로 운치가 있고, 공간이 넓어 충분히 습지의 맛을 즐길 수 있다.
*아래는 비봉습지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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