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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행일/집결장소 : 2016. 02.14(일) / 도봉산역 7호선대합실, (10시30분)
◈ 참석자 : 16명 (정남, 종화, 창수, 형채, 재홍, 윤환, 경식, 윤상, 재웅, 삼환, 용복, 전작, 정한, 해황, 문형, 양기)
◈ 산행코스 : 도봉산역-탐방지원센터-도봉서원-금강암-도봉대피소-제사명당-금강암-탐방지원센터
◈ 동반시 : "귀촉도(歸蜀道)(1940)" / 미당 서정주
◈ 뒤풀이 : 생굴 및 굴찜에 소주, 막걸리와 굴국수, 굴밥 / "굴사냥집"(999-9433) - 박형채 산우 협찬
이번 시산제는 지난 송년납회 산행 때 "시산제를 매년 1월에 치르다 보니 날씨가 너무 추워서 준비한
음식을 제대로 먹을 수 없으니 날씨가 좀 풀려서 따뜻할 때 하면 어떠냐"고 내가 안건을 제기하여 여러 산우들의 의견을
물어본 결과,
다수의 회원들이 동의하여
시산제 날짜를 변경하기로 했다.
이번 시산제는 예년과
다르게 2월 첫 번째 산행일로 하기로 하였다고
총장님에게서 연락을 받았다.
날씨가 춥지 않을까? 걱정 아닌 걱정을 하고
있었는데, 어제와 그제의 날씨가 봄날같이 포근하여 다행으로 생각을 하였는데 일기예보에서는 산행당일 아침부터는 또다시 추위가 찿아 온다는 방송을 들으니
불안한 맘으로 일기예보가 틀리기를 바랬었는데 아침 일찍 일어나서 밖에 나가보니 일기예보가 맞는 것 같았다.
하지만, 이미 계획된
스케줄인데 할 수 없이 배낭을 메고 집에서 출발해서 마을버스와 전철을 이용하여 도봉산역에 10시 26분에 도착하니 벌써 부지런한 몇몇 산우들께서
도착하여 정한 산우가 준비해 온 커피를 마시고 있는 반가운 산우들과 조우하고,
염 총장님과 정남
산우께서는 도봉산 탐방로 입구에서 기다리고 있다기에 인원 점검 후 출발하려는데 종화 산우가 조금 늦는다고 연락이 왔다.
종화에게 먼저 출발하니까
뒤따라서 오라고 전하고 탐방로 입구로 출발 입구에서 염 총장께서 준비해 온 시산제 음식을 여러 산우들과 나누어 배낭에 넣고, 매년 시산제를 지내던
곳으로 출발이다. 가는 길은 벌써 몇 년째 다녔던 길이기에 눈에 익숙해져 있었다.
다른 제수용품은 배낭에
집어 넣었지만 떡은 부피가 커서 번갈아 가며 들고 갔다.
염 총장이 제사에 쓸
떡만 가져가고 나머지의 시루떡은 뒤풀이 식당에 갖다 놓기로 했다고 한다.
매우 현명한
총장님이다.
다만 예전과 다른 건 겨울답지 않게 이틀간 비가
많이 와서 계곡물 소리가 봄에 산행을 하는 것처럼 반갑게 들린다. 우리나라도 지구 온난화로 인해 겨울이 덜 춥고 짧아지는 생각을
하면서
목적지를 향해 삼삼오오
산우들끼리 담화를 나누며 걸었다.
어느덧 선인봉 아래
시산제를 지낼 목적지에 도착하였다.
주봉인 자운봉에서 뻗은
능선이 '좌청룡우백호'의 기세로 굳건하게 뻗고 시제를 지낼 곳은 편편하게 자리잡은 명당의 자리임에는 틀림없다.
염 총장께서 정성스럽게
준비해 온 제물들을 잘 차려놓고 위윤환 회장님의 집도하에 이경식 산우를 제주로 결정했다.
엄숙한 마음으로 절차에
따라 진행하고,
시산제 축문 낭독
후,
도봉산 신령님과
천지신명께 정성을 다해
올해도 안전한 산행을
바란다는 의미로 일동 재배를 했다.
염 총장님과 마나님께서
잘 차린 음식으로 음복을 하고 시산제 행사를 끝마쳤다.
마나님이 손수 준비를 하셨다고 하니 감사하다는 말을 꼭 전하시게나...
"2016年
재경 광주고
詩山會
도봉산 시산제
축문"
檀紀
4349年
西紀 2016年
丙申年 2月14日
바야흐로
'재경 광주고 詩山會
'의 희망을 밝히는 찬란한 새해를 맞으며 재경
광주고 詩山會
會員 一同은
丙申년 도봉산 始山祭를 행함에 앞서 天地神明과 도봉산 山神께 엎드려 고하나이다.
전지전능하신 천지신명이시여.
금일 우리는 선현의
발자취가 은은히 느껴지는 이곳에서 지난 한해를 감사하고 반성하며 내일의 번영과 도약을 다짐하기 위한 일념으로 전체 회원의 정성을 모아 성스러운
祭를 올리나이다.
우리 재경 광주고 詩山會
일동은 산행을 통하여
대자연의 정취와 미의 극치 속에서 자연을 흠모하며,
자연과 동화됨으로써 많은
산행을 통하여 인내와 협동으로 화목과 단결을 배웠으며 소박하고 준엄한 교훈 속에서 심신을 단련하여 왔습니다.
거듭 비옵건대 丙申년 한해도 우리 회원 모두를 굽어 살피시어 화합
속에서 안전한 산행이 되도록 엎드려 고하나니,
천지신명이시여,
우리가 정성을 다해
올리는 이 술들을 흔쾌히 흠향하여 주옵소서.
- 檀紀
4349年
西紀 2016年
2月14日, 재경 광주고 詩山會
회원
일동 -
동반시 낭송은 빼놓을 수 없는 중요한
행사.
미당 서정주 시인의 '귀촉도(歸蜀道)'를 오늘의 기자인 내가
읽었다.
귀촉도는 소쩍새의
별칭인데,
자규(子規),
불여귀(不如歸),
접동새라는 별칭이 더
있으며 다람쥐 등을 잡아먹는 맹금류라는 설명이 있다.
역시 시산회 산우들은
왕년의 우등생답게 상식이 풍부하였다.
"귀촉도(歸蜀道)(1940)"
/ 미당 서정주
눈물 아롱아롱
피리 불고 가신 님의 밟으신 길은
진달래 꽃비 오는 서역 삼만
리.
흰 옷깃 여며 여며 가옵신 님의
다시 오진 못하는 파촉 삼만
리.
신이나 삼아 줄 걸 슬픈 사연의
울올이 아로새긴 육날
메투리.
은장도 푸른 날로 이냥 베어서
부질없는 이 머리털 엮어 드릴
걸.
초롱에 불빛 지친 밤하늘
굽이굽이 은핫물 목이 젖은
새.
차마 아니 솟는 가락 눈이 감겨서
제 피에 취한 새가 귀촉도
운다.
그대 하늘 끝 호올로 가신
님아.
동반시 낭송이 끝나자 전작 동창회장님이 "역시 미당의 시는 언제나
좋다"고 찬사의 말을 보탠다.
남도는 누구도 부인하지
못하는 예술의 고장이며 역대 바둑의 최고수로서 남도인 부안의 조남철 국수 부터 강진의 김인,
목포의
조훈현,
전주의 이창호와 현재
세계 최고수인 신안의 이세돌 국수까지 남도인으로 이어지는 것으로 봐서 풍류와 예술의 고장이라는 말은 틀림이 없다. 고교댕길때
서상학 선생님이 기막히게
감정을 잡아 읽었으니 고등학교 교과서에 있었던 유명한 시를 산에서 시산제 때에 읽으니 감회가 남다르다.
산신령님의 가피를 입어 바람은 불지 않으나 해발고도 500미터의 고지라 날씨가 너무 춥고 바람이 세차게 불어 제물들을 서로 나눠서 음복을 한 후 예년과
달리 마당바위로 돌아가는 길을 선택하지 않고, 일찍 하산하기로 결정하여 올라왔던 길로 되돌아 하산하였다.
뒤풀이 장소는 김정남 산우가 추천하고 염
총장께서 미리 확인해 놓았다는 굴찜집으로 정했다.
도봉산 버스종점에서
1128번 버스를 타고 가는데 큰 길로
들어서자,
김정남 산우가
1991년에 지었다는 금용아파트가 반갑게
서있다.
광산사거리 정류장 앞에
있는 굴찜집에 도착, 생굴과 굴찜,
굴떡국,
굴덮밥,
굴칼국수
등을
소주,
맥주 및 막걸리와 함께 푸짐하게
먹었다.
주인아줌마의 사투리가
귀에 익어 고향을 물었더니 역시 남도의 보성이란다.
염 총장은 반갑게 악수를
나눈다.
산우들의 식후 의견을
들으니 맛나게 먹었다고 한다.
밤에는 자리가 없어
기다려야 할 정도로 유명한 맛집이라 한다.
염 총장께서는 제사떡을
이곳으로 가져오게 하여 비닐팩을 준비하여 모두에게 나눠준다.
바로 장기 집권하게 밀자는
의견이 나왔으나 그러면 회장까지 장기 집권하게 되니 안된다는 농담도 나왔으니 내가 보기에는 최강의,
환상의 투 톱이니 누가
반대 하겠는가.
부디 마르고 닳도록
집권하기 바란다.
그것이 천국행 열차표에
다를 것이 없다는 생각을 해 본다.
박형채 산우께서 지난번 상가에 조문을 해 주신데
대한 답례로 뒤풀이 찬조를 해줬다는 총장님 말씀과 이번에 정식으로 시산회 회원으로 가입하신 이윤상 산우를 위해 박수로 맞이해
주었다.
윤상이!
자주
보세.
그날도 산우들이 있어
즐겁고 행복한 날이었다.
2016년
2월 16일 조문형 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