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텍 대표 · 이성희
뉴 스페이스 시대의 도래
1957년 인류 최초의 인공위성인 스푸트니크가 발사된 이후, 우주는 줄곧 강대국의 힘을 과시하는 각축장이 되면서 인류를 이롭게 하기보다는 냉전 시대 상대국을 위협하거나 경쟁 도구로 여겨지면서 우주산업은 국가에서 주도하는 비효율적이고 경제적이지 못한 산업이었다. 21세기에 들면서 기술의 발달로 합리적인 비용으로도 우주산업을 수행하면서 수익 창출할 수 있는 비즈니스 모델들이 만들어지면서 우주산업이 민간 중심으로 전환되고 “뉴 스페이스 시대의 도래”라는 전환기를 맞이하고 있다.
일론 머스크의 스페이스엑스나 제프 베이조스의 블루오리진과 같은 글로벌 우주기업의 등장과 더불어, 업스트림(Upstream)과 다운스트림 (Downstream) 구분 없이 혁신 기술과 도전정신으로 무장한 많은 스타트업이 등장하면서 우주산업의 패러다임이 급격하게 변하고 있다. 최근 들어서는 우리나라도 발사체, 위성(본체, 탑재체), 지상체, 위성영상 활용 등을 망라한 모든 분야에서 다양한 사업모델을 수행하는 스타트업이 시장에 나오고 있다.
민간 우주산업의 태동
국내 우주산업에 대한 기대감이 한층 높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2022년 누리호 2차 발사의 성공에 이어 최근 누리호 3차 발사를 통해 실용위성 발사까지 성공한 대한민국의 우주기술은 이제 본격적인 ‘뉴스페이스 시대’를 맞이할 것으로 보인다. 우주개발 선진국들의 독점적인 상업 시장에서 우리나라 우주산업의 생태계도 위성체 및 발사체 제작업체, 지상국 설계 및 서비스업체, 위성영상을 이용한 활용/분석 업체 등을 통해 세계 우주 시장에 도전장을 낼 기회를 맞이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되며, 정부의 강력한 지원 속에서 더욱 빛을 발할 것으로 생각된다.
사실, 이번 누리호 3차 발사는 단순한 발사체 기술의 헤리티지를 확보하는 것을 넘어서, 우리나라 민간 우주산업의 선순환 구조와 연관산업과의 승수효과도 커질 것으로 전망한다. 누리호 3차 발사와 연관해서 발사체나 위성체 제작과 같은 우주 분야 업스트림 플레이어(기업)는 물론이거니와 , 지상체나 위성 정보를 활용하는 다운스트림에서도 괄목한 성과 창출과 성장을 이어갈 것으로 기대한다.
기존 국내 다운스트림의 전형적인 비즈니스모델은 지상체, 위성영상 활용, 위성통신 등 분야별 칸막이 내에서 기업활동을
수행하면서 항우연과 같은 공공분야에서 발주하는 사업을 수주하는 형태의 사업이 주류를 이뤘다면, 최근 국내외 우주산업의 동향에서 우주로 발사되는 발사체나 위성이 급증하면서 이로부터 수집되어 송신하는 우주 데이터(위성영상, TT&C 등)를 수신하는 서비스와 더불어 수신된 데이터를 처리 및 분석하는 서비스를 플랫폼화하여 제공하는 사업자들이 시장에서 주목받고 있다. 그뿐만 아니라 이들은 기존 사업자와의 차별화를 위하여 제공할 수 있는 서비스 플랫폼을 수직계열화한 All-in-one 서비스까지도 시장에 출시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국내외 우주 스타트업보다 좀 더 안정적으로 사업 성과를 가시화하고 있는 기업들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또한 다운스트림 분야 중에서도 가장 눈에 띄는 비즈니스 분야가 우주 지상국 서비스 분야이다. 우주 지상국 서비스는 위성이 발사되어 정해진 임무를 수행하면서 지구와 교신하기 위해서 반드시 필요한 시설이고, 여기에는 위성과 교신에 필요한 대형 접시형 안테나와 다수의 RF 장비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뉴 스페이스 이전에는 이러한 우주 지상국들은 위성을 운영하는 기관(정부)에서 직접 구축하여 운영하거나 극궤도위성의 궤도 특성상 고위도 지역에 있는 국가에서 설립한 민간 기업들이 독점하고 있던 비즈니스 분야였다. 뉴 스페이스 시대의 도래에 따라 여지없이 우주 지상국 분야에서도 첨단기술과 고객 편의성을 내세우며 공격적으로 우주 시장을 공략하면서 점진적으로 시장점유를 확대되고 있다. 국내에서도 컨텍과 같은 다운스트림 플레이어들이 등장하면서 기존 KSAT(노르웨이)나 SSC(스웨덴)가 양분하고 있던 우주 지상국 시장에서 도전적인 시도와 의미 있는 성장을 이어가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우주, 새로운 도전과 기회
상기에서 언급한 글로벌 우주 시장의 긍정적인 분위기이지만 확장에도 불구하고, 국내 우주 시장의 경우에는 우주 시장 규모나 기술적인 제한을 고려했을 때, 해외 기업들과의 기술격차를 따라잡기 위한 지속적인 기술혁신과 더불어 국내 독자적인 우주산업 생태계를 조성하는 노력이 무엇보다도 절실한 상황이다.
뉴 스페이스 시대가 도래되었다고는 하지만, 우리나라 우주산업의 건강한 생태계를 조성함에 있어서는 민간 기업들의 기술개발에 대한 노력이나 투자와 더불어 정부 차원의 정책적 지원이나 기존 프레임이나 규제들의 개혁 등이 함께 이뤄진다면, 머지않아 국내 우주산업은 글로벌 우주 분야를 선도하고 국가의 중심 산업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이라 확신하고 있다.
필자소개
아주대 우주전자정보공학 박사(2018)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연구원(2002~2018)
Carleton University, Visiting Researcher(2010~2011)
컨텍 대표이사(2015.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