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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북청소년수련관 난다소극장에서 열린다. 중학 2학년때 우연한 기회에 합창단 반주를 맡게 되면서 음악에 빠졌다. 음대 진학을 꿈꿨지만 주위의 반대는 만만치 않았고 결국 상대 쪽으로 진로를 돌렸다. 하지만 음악을 향한 열정은 꺼지지 않았다. 전공수업인 경제학 외엔 대부분 음대 수업을 들으며 작곡 이론을 배웠다. 전공과목은 B학점이어도 음대 수업만은 모두 A를 받았다. 그리고 실력을 테스트할 기회가 왔다. 1981년 서울대 경제학과 3학년 김효근은 자신이 직접 작사·작곡한 '눈'이라는 노래로 '제1회 MBC대학가곡제’에 도전한다. 노래는 당시 서울대 성악과 1학년이던 조미경(현재 국민대 성악과 교수)이 불렀다. 대상을 차지하며 음악계에 센세이션을 일으켰다. 기적을 이룬 것이다. 전문가들은 "음대생도 아닌 경제학과 학생이 어떻게 이런 곡을 만들었냐”며 감탄했다. 그 후 '눈'은 성악가들이 애창하는 히트곡이 됐고 중·고교 음악 교과서에도 실리는 등 한국가곡을 대표하는 명곡이 됐다. "조그만 산길에 흰눈이 곱게 쌓이면~ 내 작은 발자욱을 영원히 남기고 싶소~ 내 작은 마음이 하얗게 물들때까지 새하얀 산길을 헤매이고 싶소~" 이렇게 서정적인 노랫말이 돋보이는 '눈'은 올해 만들어진지 35주년이 됐다. 이를 기념하는 '김효근의 감성 콘서트-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가 오는 15일 오후 4시 강북청소년수련관 난나소극장에서 열린다. 현재 이화여대 경영학부 교수인 김효근 작곡가는 예술성과 대중성을 동시에 추구하는 '아트팝'을 추구한다. 가곡을 듣지 않는 젊은 세대들에게 어필하기 위해 '새로운 가곡'을 시도하고 있는 것이다. 이날 음악회에서도 이런 노력이 고스란히 담긴 그의 대표작이 모두 연주된다. 먼저 소프라노 김민지가 '첫사랑'으로 무대를 활짝 연다. "그대를 처음 본 순간이여~설레는 내 마음에 빛을 담았네~ 말못해 애타는 시간이여~나홀로 저민다~" 첫 소절을 듣자마자 감성적인 가사와 서정적인 멜로디에 마음을 빼앗기는 곡이다. 왜 이 노래가 대한민국 청춘남녀들을 두근두근하게 만들었는지 금세 알수 있으리라.
김민지는 아름다운 노랫말이 떠올라 저절로 콧노래를 부르게 만드는 '가을의 노래'도 선보인다. 테너 조태진은 '천년의 약속'을, 바리톤 안희도는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를 부른다. 러시아 작가 푸시킨의 시에 곡을 붙인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는 팍 팍하고 고단한 오늘을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위로를 건넨다. 김효근 작곡가가 이번 공연의 타이틀을 이 노래 제목으로 한 것에서 세상을 바라보는 그의 따뜻한 시선이 느껴진다. 김민지, 조태진, 안희도 세 사람이 파트너를 바꿔가며 부르는 이색 듀엣 공연도 마련했다. 김민지와 조태진은 '우리가 서로 사랑한다는 말은' '사랑의 꿈'을 부른다. 김민지는 또 안희도와 짝을 이뤄 '영원히 사랑해' '내 영혼 바람 되어'를 들려준다. 특히 '내 영혼 바람 되어'는 아메리칸 인디언의 구전시에 곡을 붙인 노래로 세월호 참사 추모 행사 등에서 널리 불려져 더 유명해졌다. 그리고 이날 피날레는 역시 '눈'. 김민지, 조태진, 안희도 세 사람이 함께 멋진 화음을 들려준다. 반주는 배은아(피아노)와 양지욱(첼로)이 맡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