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새해 아침 쓰레기수거차를 타다/ 탄의 귀농일지36

[금수산 오태동]

-새해 아침 쓰레기수거차를 타다/ 탄의 귀농일지36

2016년 1월5일, 단양읍의 쓰레기수거 차에 탔다.
환경 사랑을 맨날 말로만 할 것이 아니라

주변부터 살펴보고, 반성하고, 개선하자는 마음으로 나섰다.

작년말 단양읍에 한 며칠 일하겠다고 부탁했는데 어럽게 하루를 잡아주었다. 

생활 쓰레기, 재활용쓰레기를 수거하고 소각장과 매립장을 돌며 많은 공부를 했다.

환경 실천은 바로 나부터 시작해야된다는 것을.

수거차량에 함께 매달렸던 젊은 미화원들에게 고맙다는 인사를 드린다.

기회를 준 단양읍의 관계자에게도 감사를 전한다.

이들은 쏟아지는 쓰레기 속에서 깨끗한 단양을 지키는 파수꾼들이다.

새벽 6시에 모여, 운동을 하고 하루 일과를 협의한 뒤 바로 출동을 한다.

조금만 늦어지면 출근 차량으로 길이 막히기에 일찍 서둘러야 한다.

작업은 폐기물봉투의 수거.

시장통에서 시작하여 대로와 골목을 돌며 내어놓은 쓰레기를 수거한다.

쓰레기 자루엔 소각할 수 있는 것만 담아야 하는데 음식물, 빈병, 깡통이 섞여있다. 

지정봉투에 담지 않은 것도 있었다.

차 한 대에 기사1명, 미화원 2명이 붙는데 우리차엔 1명(나) 더 붙었다.

적재함을 다 채우고 소각장으로 가기 전에 커피 한 잔씩을 나누며 언 몸을 녹혔다.

내어놓은 쓰레기량을 계산하며 하루 일정을 잡는 시간이기도 하다.

차량 뒤에 매어달렸다가 쓰레기만 나타나면 내리고 올라타기를 반복하는데 몸이 바쁘고 위험하다.

오른쪽 왼쪽으로 머리를 돌려가며 거리를 살피는데 전신주나 간판 모서리에 머리가 부딪힐까 두렵다.

길 가운데 세워둔 차, 코너에 개념없이 주차해둔 차들로 시간이 지체된다.

심지어 차량 주인이 나타나 차를 빼줄 때까지 기다려야 했다.

한 차가 가득차면 매포읍에 있는 소각장으로 가져간다.

돌아와서 연탄재를 수거하는데 그 사이에 내다놓은 폐기물봉투들이 또 있다.

시간을 지켜 미리 내놓으면 좋으련만 기껏 치우고간 뒤에 바로 내어놓는 쓰레기로

거리는 종일 지저분하고 미화원들은 제대로 치우지 않았다는 오해를 받게 된다. 

연탄재는 버리기 전에 다 탔는지를 확인해야 하는데 때로 속에 아직 불이 있는 것을

내놓는 경우도 있다. 얼마 전엔 미화원이 모르고 들었다가 손에 화상을 입었다고 한다. 

3장씩 두 줄, 한 번에 여섯장씩 두 손으로 안아 들어올리는 작업이 끝없이 반복된다.

고무장갑을 끼고 작업을 하지만 특수기구나 단열장갑이 있었으면 좋겠다. 

무엇보다 쓰레기 배출량을 줄여야한다.

매립장도 한계가 있고 소각하면서 발생하는 연기며 악취, 소각후 남은 재가 또 환경을 오염시킨다.

끝없이 쏟아지는 쓰레기, 어떻게 하면 좋을까?  

연탄재는 수거 때도 그렇지만 매립장에 버릴 때도 많은 분진을 일으킨다.

매일 조금씩 내어놓으면 좋을텐데 어느 집 앞은 한 달만에 내어 놓았는지 백장도 넘는다.

하루에 그런 집이 몇 집 나오면 일정에 차질이 생긴다.

매립을 기다리는 쓰레기 더미가 산처럼 쌓여있다.

좀 낮은 곳으로 군데군데 빗물이 고여있고 검은 새들이 열심히 뭔가를 쪼아먹는다.

쓰레기더미를 통과한 물들이 땅에 스며들면 그 다음 어디로 흘러갈까?

오후엔 재활용쓰레기를 수거했다.

20키로 이상 나가는 자루를 차 높이 까지 던져올려야 하는 작업이라 쉽지 않다.

때로는 두사람이 들어서 옮기기도 한다. 재활용은 내용물과 상태가 가지각색.

폐기물로 분류되어야 할 것들이 많이 섞여있다.

움직이는 차에서 뛰어 내려 몇 자루를 집어 던지고는 또 매달리는데 발을 헛디딜까 조심스럽다.

노면의 요철이 심한 곳을 통과할 때는 다리를 살짝 구부려야 충격이 적다는 요령을 배웠다. 

담장밖으로 나온 나무가지에 얼굴을 할퀴는 경우가 많다며 특별히 주의를 준다.

종이상자는 해체한 후 접어서 내어놓고, 패트병은 마개를 빼고 밟아서 압착한 상태로 버리면

부피가 적어 좋으련만 상태 그대로 내어놓으니 몇 개만 실으면 적재 공간을 다 차지한다.

차 위에서 한 사람이 전문으로 상자를 해체하고 패트병을 밟아 공간을 만들다보니 작업도 비효율적이고 깨어진 유리조각이나 철편을 밟게되어 다치는 위험도 있다.

버리는 사람들이 조금만 더 관심을 가져주면 좋으련만....

재활용은 내용물 별로 분리하여 담아야 하는데 깡통, 유리병, 팻트병이 같이 들어있다. 

재활용으로 바로 가질 못하고 다시 인력을 동원하여 재분류해야 한다. 

버릴 때 조금만 신경을 써주면 불필요한 비용, 국민의 세금을 줄일 수 있다.

오늘 하루 많은 것을 배우고 느낀 값진 시간이었다.  

그동안 쓰레기를 개념없이 배출해온 자신이 부끄럽기도 했다.

매일 새벽부터 나와 쓰레기와 싸우는 미화요원들의 노고를 잊을 수 없다. 

(2016. 1월)

[금수산 오태동]

지난 1월에 한 번 올렸던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