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피해가 없기를 바라며
장원주말농장에 다녀왔습니다.
제 밭은 끝에 있는데
가는 고랑길은 첨벙거리고
고랑까지 덮은 잡초들 때문에 가기가 힘듭니다.
밭에 도착
호박지주대가 많이 기울었습니다.
태풍 영향인지 전날 바람이 거세었는데
상추밭 가로 활대도 한 쪽으로 많이 기울었습니다.
상추들이 아작났습니다.
상추밭에서 개구리 보는 건 드문 입니다.
멀쩡한 잎 찾기가 힘듭니다.
그래도 긴 터널은 낫습니다.
여기 짧은 터널은 사방에서 비를 맞으니
가운데 속까지 모두 전멸입니다.
뿌리도 시커멓게 녹아 내렸습니다.
이곳은 다 걷어내고
새로 파종하렵니다.
배수로는 이 정도면 양호합니다.
군데 군데 물 고이는 곳이 일부 있지만
다른 밭 보다는 양호합니다.
제 밭 중에선 이곳이 가장 심한데
평소 물 주느라 가장 오래 서있는 곳이어서
고랑이 가라앉은 듯 합니다.
그래도 이 정도면 만족합니다.
고추밭은 강한 바람에 한 주가 기울었고
부러진 가지들이 곳곳에 있습니다.
아까운 고추들이 많이 죽었습니다.
방토밭도 마찬가지
버려야할 열매들 선별해 작물쓰레기장으로.
방치하면 나중에 악취가 납니다.
곰팡이? 흰가루병?
가지도 첫 열매들이 녹아내렸습니다.
오이, 깻잎, 열매마만 멀쩡합니다.
당분간 깻잎으로 연명해야 합니다.
기울은 호박 지주대를 바로 세우기가 어렵습니다.
또 피사의 사탑이 되겠습니다.
가장 피해가 큰 곳은 수박밭입니다.
수박 1기생은 전멸입니다.
1기생 뿌리들이 모두 죽었습니다.
죽은 가지에 달린 수박들
제대로 된 수확은 한 번도 못했습니다.
혹시나 집에 가져가
먹을 수 없으면 껍질로 수박김치라도 담그겠습니다.
이놈은 해부해서 피의 복수를 해야 합니다.
벌레가 저 안에서 살 수 없다는 말도 있는데
끝까지 찾아 보겠습니다.
껍질에 뿌연게 당도가 올라온 거면 좋겠습니다.
흰가루병이면 할 수 없고
땅에서 키울 열매도 하나만 남았습니다.
그럼 2기생은?
어린 열매들 다 검게 죽었고
3개 정도만 달려있습니다.
여기는 물이 고인 곳도 아닌데
뿌리가 죽은 원인을 모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