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뇌, 악을 털어내는 지물 ‘불자(拂子)’
‘불자(拂子)’는 고승이 수행할 때 마음의 티끌이나 번뇌를 털어내는 데에 사용하는 상징적인 법구의 하나이다. 다른 말로 불(拂), 불진(拂塵)이라고도 한다. 고승이 법상에서 강연할 때 지니는 의식용 불구로도 많이 사용된다. 불교 신자 또는 부처님의 제자를 칭하는 '불자(佛子)'와는 한자가 다르다.
‘불자(拂子)’는 원래 먼지나 모기, 파리 등 벌레를 쫓아내는데 사용했던 생활용구였으나, 불교에서는 악한 것과 상념을 털어 버리는 수행의 상징적 의미로 사용한다. 주로 선종(禪宗)에서 고승이 법상에서 설법할 때 위엄의 상징으로 많이 사용되었고, 전법(傳法)의 증표로도 사용되었다.
‘불자(拂子)’는 마(麻)나 짐승의 털 같은 것을 묶고 거기에 손잡이를 붙여서 만드는데, 특히 흰 말의 꼬리털로 만든 백불(白拂)를 귀중하게 여겼다. 우리 나라에서는 총채라고 하여 조사(祖師)의 초상화인 영정(影幀)에 한결같이 나타나고 있는 도구로 그리는 경우가 많다.
불교 조각에서는 제석천(帝釋天)이나 천수관음보살상(千手觀音菩薩像)의 지물로 나타난다. 관세음보살이 40수(手) 중 하나로 여겨 불자를 지물로 삼는 것은 신상의 장애나 환난을 없애기 위해서라고 한다.
《다라니집경 多羅尼集經》에 의하면, 관세음보살은 왼손에, 보현보살은 오른손에 백불(白拂)을 잡고 있는 모습으로 그리는 것이 원칙이라고 하였다. 불가에서 지켜야 할 계율인 《마하승기율》에서는 비구가 화려한 불자를 사용하는 것은 금지되어 있다.
‘불자(拂子)’의 자루에는 용의 문양을 새기거나 그리고 끝은 단정하게 묶어서 사용한다. 불자는 선승의 설법이나 문답시 즐겨 사용됐는데, 중국에서는 고승이 불자를 잡고 법좌에 올라 대중에게 설법을 하는 것을 ‘병불(秉拂)’이라고 했다.
<참고: 법보신문>
<좌> 성철 스님 불자 <우> 용성 스님의 불자
[출처] 번뇌, 악을 털어내는 지물 ‘불자(拂子)’|작성자 일주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