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간에 뉴스를 보다 글고 부회장님께서 한줄메모장에 언급하신 것도 있고 해서, 리영희 교수의 타계를 보면서 어린 시절 생각이 나서 몇자 적습니다. 천안함 사태에 보여주듯 우리 알피나는 공식 정치관이 진보이시니...
제가 어릴 때 82년에 부산에서 미국 문화원 방화 사건이 일어났습니다. 깜짝 놀랄 일이었지요. 초코렛 주고 6.25에 우리나라 도와준 미국 문화원에다 불을 지르다니... 80년대, 90년대 초반 학생운동과 함께 그 후 계속되는 반미 투쟁의 불길을 알리는 최초의 봉화불 였습니다. 전 그 때 아마도 중학생 3학년 무렵이었는데 부산의 미국 문화원 주변은 서울로 치면 명동 유네스코 부근 같은 곳에 위치한 젊은이들의 첨단적 소비 거리 입니다. 그런 장소에서 방화라는 대담하고 격렬한 반미 투쟁의 시작을 알리는 봉화불이 올랐습니다. 나이 몇살 좀 더 들어 알았았지만 광주항쟁의 진압 배후에 미국이 있다는 논리였는데, 학생들의 그런 세계인식 논리에 리영희교수의 책이 논거로 제시 되었고 리영희 교수는 이 사건의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 했었다고 합니다. 국민학교 6학년인가 중1인가 학교 안가고 집에 있으니 일본NHK방송에서 광주에 관한 현장 보도에서 보았던 광주의 그 날... 사람들 피 흘리고 탱크 보이고... 연기에 총소리 나고. 그 시절 부산은 AFKN보다 NHK를 즐겨 봤습니다.
암튼 그 사건 이후 몇년 이내로 반미 반정권 운동은 친북으로 학생 운동은 점점 격렬해지고 서울대생들의 분신이 이어지고 경찰 진압과 고문에 젊은이들 죽어나가고.., 군대 끌려가서 죽고. 82년 미국 문화원의 주동자 문부식과 김은숙을 의식화 시킨 운동권의 선배이시고 최고 배후자로 지목된 김현장씨는 세월 지나 2007년에 한나라당 박근혜를 지지 한다고... 문부식씨가 우리 알피나의 박종석부회장님과 같은 나이대의 연배 이실겁니다. 암튼 80년대는 반미가 세계트렌드 였던 것 같습니다. 미국이 베트남전 패배하고 세계 각국에서 민족의식이 이념보다 강화 되면서 민족의식에 편승한 공산이념과 자본주의 이념과의 냉전에서 군사적 대결 보다 관념적 사회투쟁적 대결로 강화 되었던 것 같습니다. 특히 우리나라 같은 군사독재국가에서는 반정부 사상과 결합이 되고. 이런 국내외 사상의 중심에 리영희 교수의 책이 있었고.. 대학가서 열심히 리영희 교수 책 보고 "말"지에 올랐던 리교수님의 글을 읽던 기억이 납니다. 방위 주제에 미군의 팀스피리트 핵투발 훈련에 눈뜨고 방위끼리 모여서 군시렁 대고..ㅋㅋ 그 후 이렇게 세월이 흘러서 리교수님께서 타계하시고 광주묘역으로 가셨습니다.
지금도 세월이 지나서 왜 공산이념이 자본주의에 역사의 패배자가 되었지를 명쾌하게 이해 할 수가 없습니다. 물론 사회주의나 진보적 사상이 자본주의에 녹아들어 뭔가 다른 세상이 되었다고 하지만 여전히 부족하고, 역사의 승리는 자본주의에게 돌아가 그 뼈대 위에 세계(중국이나 러시아 마저도..)는 돌아가고 있습니다.
모두가 허상을 쫓았던 건지 아님 공산 자체가 인간의 본성인 개인성 너머의 신 조차도 함부로 할 수 없었던, 기독의 죄악이나 불가의 욕심으로 표현 되는 깊은 인간 본성을 곡해함으로 이미 실패 예정된 정치사상이었는지. 단순 관념적 철학에서 끝나야지 실제적 정치사회시스템을 만들기에는 부족한 사상이었는지... 아님 그것을 쫓아서 정권을 잡았던 각국의 리더들이 모두 문제가 있었던지... 큐바나 베트남이나 중국이나 러시아나 모두 별 거 없는 것 같고. 아직도 달라진 건 별로 없는 듯 합니다. 이북의 뽀글씨는 언급불요 이구여..
우리 알피나에는 저 보다 몇살 연상이신 분들이 주축이시고 그 중에는 학생 운동을 하신 분들도 있고, 대체로 진보적 사상을 갖고 계신 것 같고해서... 물론 종구형님처럼 고위공직에 계신 분도 계시고 승일형처럼 진보적 정책의 최고급 브레인도 계시고..^^ 그냥 부회장님의 언급도 계시고 어릴 때 아주 관심있게 읽었던 리영희 교수의 책이 기억나기에 그 분의 타계 소식에 몇 자 두서 없이 적어 봤습니다. 결국 모든 것의 승리자는 시간 같습니다.
부회장님께서 옛 생각에 꿀꿀하시나봐여... 부회장님을 따라 시간여행 다녀 왔습니다. ㅋ
첫댓글 동우씨 눈 알 아프당 글은 11로 키워서 올려주시고 칸도 한칸씩 뛰우시면 눈 알 이 들 아플거 같은데
명종형, 그냥 동우 라고 불러 주세여.. 형 말씀대로 줄 띄우고 10pt로 글자 크기 키웠습니다. 11pt는 너무 커서...^^
동우, 난 자본주의가 승리했다고 생각하지 않아.정치 경제 사회 문화 사상이 무슨 스포츠경기도 아니고. 공개적으로 전향을 했던, 서서히 변절되어왔건 애초의 '정신'을 다시 기억한다면 혁명하지 않아도 세상은 진보할 거야.
글게요. 그 "애초의 정신'으로 좀더 나은 세상이 되어 가고 있다고 생각 합니다. 하지만 리영희교수의 장남이 삼성SDS부장이라는 것과 김현장씨가 박근혜씨를 지지하는 것은 여전히 아쉬움이 있습니다. 형도 동감 하죠? ㅋ
알피나의 공식 정치관이 <진보>라니요? 이 무슨 터무니 없는 말씀~~~ 알피나의 공식 이념(?)은 <알피니즘>이죠. 진취적이고 도전적인, 개척적인 그런 정신...이 알피나의 사상이죠. 바일의 브랜드는 몰라도 얼음기둥을 올라가고픈 마음, 합바지를 입고 지게를 지고도 25km 지리산 능선종주를,아니 태극종주까지 감행하는 무대포 정신...이런 정신 외 그 어떤 이즘도 알피나에선 지나가는 바람일 뿐....리영희 선생이 교주도 아니고...그분은 단지 남들이 무시하는 진실을 끝까지 파고 싶었는지도 몰라요. 진실을 알고 싶었고..또 알고 나서 알리고 싶어서 ...그런 언론인이 많이 나와야 하는데 그럴 것 같지 않은 분위기가 안타까울 뿐입니다.
아.. 형 말씀 들으니... 산에 가고 싶네여... 태극종주는 아니더라도 화대종주는 함 해야 하는데...^^;
종훈이 말대로 정치적인 야긴 가급적으로 다가 지양 하자. 속터질때 잠깐잠깐 쪼매만.....
ㅋ 부회장님, 지금 눈이 너무 많이 오는데여... 영등포 송년회 장소 너무 멀어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