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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척 성황골 이끼폭포 계곡산행
언제? ; 2010년 7월 21일
누구랑? ; 오동섭(다올) 김호숙(오렌지) 이은주(레몬) 백남석(짱구) 홍정숙(청아) 그리고 나 (6명)
날씨는? : 쥑여줬제....
코스는? ; 산기리마을회관~성황골~땡비알~용소폭포(이끼폭포)~큰말~무건리~시멘트 광업소~산기리 (9시간 쉬엄쉬엄)
프롤로그 : 이번 산행은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이시기에 꼭 한번 가보고 싶은 곳이었다
작년에 갔을땐 전날에 내렸던 폭우로 인해 물수량은 풍부했지만 오지계곡 특유의 자연맛 그대로를 느끼기엔 무언가 2프로 부족함을 느꼈었다
그래서 일주일의 일기예보를 체크해보고 비가 내린뒤 2~3일후로 일부러 날짜를 잡았다
또한 작년에 가서 우회 하면서 로프가 짧아서 애를 먹으며 고생했던 기억이 있어 이번에는 모든 준비를 완벽하게 해놓고 출발시간인 03시만 기다리는데 저녁 8시쯤 황금송 고문님에게서 전화가 왔다
불길한 예상은 적중했다 며칠전 허리를 다치셨는데 나을줄 알았더니 아직 아파서 도저히 함께 할수가 없을거 같다고...
전화를 끊고 또다시 열심히 일을 할려고 하는데 그까이꺼 하규님한테서 또 전화가 왔다
사정이 생겨 못간다고.....허탈했지만 차라리 잘됬다고 긍정적으로 생각하기로 했다
다올 오동섭님이 뒤늦게 합루 하기로 해서 6명이면 내차로 널널하게 편히 다녀올수가 있어서....
동해시에서 해장국집을 찾다가 그냥 지나치는 바람에 목적지인 삼척시 도계읍 산기리를 지나서 도계쪽으로 가다가 아침 식당을 찾아서 순두부를 시켰는데 휴게소나 보통의 식당에서 먹는 순두부찌게하고는 차원이 달랐다 무쇠솥에서 두부를 하다가 금방 퍼온거 같아너무 맛있어서 짱구님은 가자미구이를 특히 많이 먹었고 나는 구수한 순두부를 두그릇이나 비웠다
아침식사를 든든하고 맛있게 해결하고 다시 오던길로 되돌아와 산기리 이장님 집앞에 차를 세우고 08시20분 출발 하기전 기념사진 한장...
차는 도로가에 세워놓고 바로 윗쪽의 산기리 마을회관으로 올라가서 왼쪽 정자쪽으로 올라가면 바로 계곡이 나온다
계곡의 수량이 얼마나 될까?...고민을 많이 했었다 이곳까지 오면서 주위의 흔적으로 보아 큰비는 오지않은거 같아 수량이 너무 적을까봐서 많은 생각을 했다
그러나 이정도의 계곡 수량이면 우리가 진행 하는데는 딱일거라는 생각......너무 물이 많아도 여자 대원들이 진행하는데 고생이니까.....더구나 물은 얼마나 맑은가?...모두가 발이 시리다고 아우성...
이곳 산의 특징은 산 전체가 석회암으로 이루어져 있어 지하의 곳곳에 구멍들이 숭숭 뚫려있어 어느곳은 물이 바짝 말라있고...그러다가도 어느 한순간에 물이 이런 구멍 속에서 콸콸 솟구친다
천지산악회의 시그널이 반갑다....작년에 우리가 왔을때 달아놨던건데 다른 시그널이 없는걸 보면 이곳을 찾는이가 그만큼 없다는거...그옆의 노란 시그널은 국제신문에서 오지계곡 현장 체험 프로그램이 있는데 그때 달아놨던게 그대로 있다..
이렇게 갑자기 지하에서 물이 솟구친다....그러니 발이 시려울 정도로 물이 차가울수밖에....이번 산행을 준비 하면서 내심 레몬님을 제일 걱정 했었다.
그러나 오늘 시작부터 레몬님 하는말....대장님 짱이예요....이렇데 곳곳에서 물이 솟구치니 얼마나 차갑겠는가?...
땅속에서 물이 콸콸 솟구치던 지점을 지나니 계곡물이 점점 없어진다....오렌지님의 짧은다리...어떻게 건너오지?...그 뒤에서 롱다리 청아님이 터지는 웃음을 참느라 배에 힘이 잔뜩 들어가 있고....
이렇게 계곡의 물들이 순식간에 사라져 버렸다....
메마른 사막을 걷듯 바짝 메마른 계곡 돌밭길을 타박타박....그래도 청아님은 벌써부터 들떠있는 표정이다
석회암들의 특징은 이렇게 크고작은 구멍(굴) 들이 많다는거....그래서 이 산에는 시멘트를 만드는 광산이 많다
어제 저녁에 일기예보를 체크하는 순간 가슴이 컥....일주일 전부터 매일매일 체크하던 일기예보가 오늘 너무 좋은 날씨였는데 느닷없이 오늘 강원도쪽에 비가온다는 예보에 으앙~~~~그러나 살짝 열려진 하늘을 보니 걱정끝....
다시 맗은물을 만났다....얼마나 맑은지 엎드려 벌컥벌컥 들이 마시고 싶다
수정처럼 맑고 투명한 계곡의 속살들이 부끄러운듯 우리를 맞이한다
시원한 발은 물론이려니와 우리들 모두의 영혼까지도 투명하게 맑아짐을 느낀다
이런곳에서는 좀더 천천히....마음껏 즐기며 넉넉한 여유로움으로....
일렁이는 물결속으로 우리 대원들의 그림자가 부서지듯 그동안의 근심걱정 들일랑 이렇게 맑은 정화수에 모두 털어내 버리자
또다시 물이 사라져 버렸다....물이 없으니 이런곳에서는 진행을 약간 서두르고....
물을 만났을때 또다시 즐기며....이렇게 걸으니 너무 시원해서 땀한방울 안난다....
가끔씩은 길이 없어 이렇게 산허리를 돌아서 우회도 하고....
우회 할곳도 없을땐 시원한 물폭포도 거슬러 올라가고...이렇게 서로가 잡아준 손길에서 진한 동료애를 느낀다
모두가 서로 도와가며 다 올라가고 나면 애틋해진 마음으로 기념포즈도 잡아보고....
레몬님의 노란옷은 나뭇꾼들이 특히 더좋아할텐데.....벗질 않으니 얼마나 애가 탔겠어?....
제일 걱정을 많이했던 레몬님이 최고로 신난 하루였다
당진에서 사시는 청아님이 지난번 용화산에서 천지와 첫 인연을 맺고난후 이번 오지의 계곡산행에서 제대로 천지와 한마음이 됬다
작년에 우리가 이곳을 찾았을때 많은 물로 부챗살 모양의 폭포가 피어나던곳이다....이끼가 너무도 아름다워 대원들을 세워서 포즈를 잡아봤다
작년에 이곳에서 더이상 진행을 못하고 오른쪽 깎아지른 절벽으로 우회를 시도 하다가 산토끼님이 비명횡사 할뻔 했던곳.....
이곳을 생각하고 20m의 로프를 준비해서 가지고 갔다.... 넉넉하게 줄을 매서 모두가 안전하게 통과...
주위가 온통 미끄러운 바위들이라 한번만 넘어져도 큰일이 날수가 있기 때문에 우리모두 조심하자고 수없이 외쳐댔다
걷어올린 오렌지님의 종아리를 보면 점심시간이 지났는데도 배가 고프질 않다....보는 풍족함에서 오는 포만감인가?...ㅎㅎㅎ
청아님도 쉬는날이면 주로 산을 찾는듯 했다...산을 좋아하는건 자연을 좋아하는것....자연을 좋아 하는건 마음이 순수하다는것....
계곡이 너무 위험해서 산허리를 타고 우회....오렌지님의 손과 허리와 발의 힘이 넘쳐요...이것이 천지의 힘....
때로는 고달픈 인생사가 있듯 이렇게 험한곳은 발발 기드래도 우회해서 돌아가는 지혜가....
그렇게 돌아서 발발 기다보면 어느새 이런 유토피아가 기다리고 있겠죠...너무 아름답습니다
이렇게 아름다운 유토피아에서 혼자만은 외로우니 모두가 한뜻이 되어.....
천지의 기를 받은건가요?...너무 쎈거 같지 않아요?...이런곳에선 그냥갈수야 없죠...기를 받고 가야지...
레몬....짱구....오렌지....처음엔 이렇게 삼총사가 즈덜끼리 싸웁니다
그러다가 어느순간에 청아님에게 떼거지로 달려듭니다...마치 벌떼들이 침입자를 응징하듯 말이죠...오늘 청아님 신고식 단단히 하고 있습니다....불쌍한 우리 청아님....
그래서 너무도 불쌍해서 사진을 예쁘게 찍어주고 싶었습니다...ㅎㅎ 계곡 오지의 푸른 이끼와 어울린 청아님의 모습이 참 청아하지 않아요?...
이 사진은 오렌지님에게 부탁해서 찍은건데 이 사진까지는 잘찍어 준거같다...이때만 해도 오렌지님은 나에게 큰 억하심정은 없었던거 같은데...
이끼와 그 이끼의 자양분을 먹고 살아가는 식물들과 질서없이 널부러진 돌들 사이로 흐르는 계곡물....그래서 더욱 아름답지 않은가? 무질서속의 질서....
드디어 성황골 제2 이끼폭포에 도착 했습니다...물수량이 아름다운 폭포를 만날수 있을까를 걱정 했는데 장관입니다
떨어지는 물줄기 속으로 수십년을 자랐을 푸른 이끼들....부끄러워 좀체 사람들에게 보여주질 않다가 오늘 우리에게 그 속살을 살짝 보여줍니다
제2 이끼폭포를 뒤로하고 또다시 진행을 하는데....올라갈수록 오지중의 오지라는 말이 실감납니다
얼마나 깊은 계곡인지 가도가도 끝을 볼수가 없이 크고작은 폭포가 이어지는데...
이곳 성황골 계곡은 사람의 손을 안탄탓에 비교적 태고의 자연미를 잘 갖추고 있다...그러나 이끼는 한번 사람이 밟아서 훼손이 되면 복원이 되는데만 최소 3년이 걸린다니 우리 대원들도 조심스럽게 진행 한느데 ....
드디어 이끼폭포에 다달았다.....그런데 좀 이상하다....모양이 꼭 다른곳에 온 느낌....자세히 살펴보니 큰비로 크고작은 바위들의 위치가 모두 바뀌어 있었다...그러니 낮설수밖에...
이곳에 비가좀 내리면 사진의 윗쪽 동굴에서 물이 콸콸 쏟아져 이끼위로 흗어진다....그래도 오늘의 이끼는 최상의 상태다
이 모습을 보면서 청아님이 신기하다며 난생 처음보는 즐거움에 싱글벙글이다...아마도 우리 대원들 모두가 첨보는 자연미의 극치이리라
이곳의 지형도 자연의 힘으로 많이 변형이 되어있다....예전엔 폭포의 물길이 가운데로 떨어졌는데....
이끼들에게 미안했지만 조심조심 발걸음을 옮기며 오렌지에게 한장 박아달라 했다
오늘의 하이라이트...이끼폭포 최상단...사람들의 발길을 끊어서인지 이끼들이 많이 자라 있었고 수량도 적당해서 최고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었다
우리 대원들 신이났다...최고의 순간에 최고의 아름다움에 흠뻑 빠져서 늘 새로움에 목말라했던 갈증들이 해소되는 순간이다
너무도 벅찬 마음에 만세삼창도 해보고....
파란 이끼위로 산산히 부서지는 물방울들....보기만해도 가슴속까지 시원해진다
이곳에서 분위기에 들떠 청아님과 다정한 포즈를 잡고 오렌지님에게 내 카메라를 건네주며 한장 부탁한다 했더니 견제의 응징인가?....ㅎㅎㅎ 총 6장을 찍었는데 모두가 이렇게 흔들린 사진뿐이다...그래도 좀나은게 이사진뿐....오렌지님...지송함다...ㅎㅎㅎ
장장 계곡길을 7시간을 걷고난 후의 하이라이트...그감동은 아마도 여기 사진속 사람들만이 알수 있을듯....
환하게 웃으며 내려오는 오렌지님을 보니 갑자기 작은 푸들 생각은 왜나지?...
든든한 맏언니 같은 청아님...장장 9시간의 산길을 걸으며 천지산악회와 좀더 친해질수 있는 계기가 됬죠
하산을 할려니 이끼폭포가 눈에 밟혀 그냥 떠나올수가 없어 다시한번 가슴에 가득 담고 느끼며.....
이렇게 첩첩산중에 급경사의 밭을 어떻게 일구어 도라지를 심고 농사를 지으며 살아가는지....
하산하면서의 하늘은 너무도 맑고 푸르렀다....마치 우리들의 마음처럼.....
이끼폭포에서 약 두시간을 걸어 내려와 차가 있는곳에 도착할수 있었다
에필로그 : 이번 산행은 얼마나 귀하고 다행스러운 산행이었는지 광업소가 있는 무건리 이장댁에쯤 내려와서야 알았다
차를 들어가지 못하도록 막아놓은 차단막 바로 아래 무건리 이장님댁 앞에 산림청 직원이 나와서 지키며 하산하는 우리에게 물었다 어디서 내려 오느냐고...
그러면서 이끼폭포가 많이 훼손되어 2012년까지 입산금지령이 내려져 있어 이곳에서 지키고 있는데 어디로 올라갔었냐고 물으신다
계곡으로 올라가며 입산금지 팻말을 못보았다고 했더니 그쪽은 워낙 험한 오지라서 사람들이 안올라 가기때문에 지키지 않고 이곳에서만 지키고 있다며 과태료를 끊어야겠지만 모르고 온거니까 그냥 봐준단다
삼척 성황골 이끼폭포는 처음엔 사진작가들 입으로 전해지다가 차츰 산꾼들이 몰리기 시작하여 인터넷의 급속한 소문을 타고 전국에서 몰려드는 차량들로 심하게 훼손이 되어 이제는 입산금지로 묶였다
성황골 이끼폭포는 산악회에서는 추천할만한 코스는 못된다...
왜냐면 버스로 무건리까지 갔다가 시멘트 임도를 걸어서 이끼폭포만 보고 다시 오던길로 되돌아와도 5시간인데 그런 코스로는 너무 재미없는 지루하고 밋밋한 코스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끼폭포의 소문만으로 전국의 아마추어 산악회들이 아무런 생각없이 작년 한햇동안도 엄청 몰려들었었다
하여튼 사람의 손길이 타기 시작하면 망가지는건 시간문제...우리 모두가 소중한 자연 잘 지키고 가꾸어 나가야겠다
첫댓글 대장님이 쓰신 후기...너무너무 훌륭하십니다...마치 그날의 일을 파노라마처럼 생각나게 하시네요...자칫하면 넘어지고 위험한 산행에서 함께한 사람들만이 느끼는 애정을 다시한번 따뜻하게 느껴봅니다...우리를 위험하지않게 늘 순간순간 지켜보시랴 사진촬영하시랴.재미있게 글쓰시랴.무진무진 수고하셧읍니다..대장님 다시한번 감사드립니다...대장님 최고에요..따봉~~~~~~
청아님도 드뎌 천지의 명품 분위기에 풍덩 .....ㅎㅎㅎㅎ 함께한 시간들 두고두고 생각날겁니다...
산행후기를보면서 작년을 생각해보았습니다~~위험한적도있었지만 너무좋았던겄같습니다~사진을보니 물은 만치않은겄같으나 이끼는 더푸른겄같네요~~다녀오신분들께 다시한번 축하드리며 대장님 산행후기 잘보구갑니다~~
회장님이 잘 보셨습니다...금년의 일기가 도왔는진 모르겠지만 작년의 이끼들하고는 차원이 많이 달랐어요....그래서 느낌도 더욱 좋았구요...
산행기 보면서 후회하고 또 했습니다 1년을 기다렸는데 ...
함께하지는 못 했지만 산행기 보는 내내 즐거웠구요 세심한 설명 감사히 잘 보았습니다
29일쯤에 날씨가 괜찮아서 문지골 한앵비 더할려고 생각중입니다....함께하지 못해서 아쉬웠고요....
지난해에 갔을땐 수량이넘쳐 넘 위험할정도로 스릴있었는데 다행입니다 성황골 당분간은 입산금지 아쉽다 기회되면 함 더갔음했는데 ....기회는 또 오겠져 대장님 멋진사진 맛있는 산행기 감했읍나다 감사
작년엔 빗물이라 계곡물이 희뿌옇고 시원하질 않았었는데 이번 산행에서 계곡물이 넘 차거워서 발이 시려울 정도였어요...
산행 후기를 보니 위대한 자연과 울님들의 행복해하던 모습들이 생각나네요...대장님 넘 수고 많이 하셨습니다.
다올님과 함께했던 시간들이 오랜만에 오붓했어요...
다녀오신분들 넘넘 부러울뿐입니다 ~
짱님과는 언제나 함께 산행할수 있는 시간이 주어질라나....기다리겠습니다
좋은그림 질 보았습니다 , 천지의 대표선수들입니다
미키님과 함께였다면 얼마나 좋았을까요?....
대장님 정말정말이었어여 감사합니다.
9시간을 눈빛하나 흐트리지 않고 완주해준 레몬님에게 박수를....짝짝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