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 4시 금국길을 걷고,오전 4시 새벽길을 걷다
부처님오신날 많은 분들의 봉축속에 법회가 원만히
회향됬다. 두달간의 걱정반,기대반속에 코로나 3년의
경제적 후유증을 걱정했다. 다행이 참석인원 평년의
100%,연등기도 100%의 기록이다. 증감이 없다함은
시대적 곤난속에 그래도 성공을 거둔 것이다.
부처님법은 작은 것도 무난이요,중간 것도 행복이요,
큰 것도 만족이다. 부처님이 주신 물질과 정신,경제와
상황은 존재와 펼침 그대로 완전한 축복이다.더 가감할
계산법이 요구되지 않으니 '부처님법은 실존 그대로
만족이자 해탈'이라는 뜻이다.
중생삶이란 걱정 반, 기대 반속에 펼쳐치고 전개된다
그제 피곤한 심신에, 일찍 잠에 들고 개운한 아침을 맞
았다.새벽부터 계속 비가 왔다.부처님 오신날 봉축법회
를 성스럽게 마치고 흐리다 잠깐 빗방울 떨어지다 다음날 새벽부터 가랑비가 오니,법회를 원만히 치루라는
불보살님의 뜻이라 생각했다.다행이 흐린 날씨속에
180여분의 봉축 법회 참석으로 나름 성대한 하루를
보낼수 있었다. 오후 4시 금국이 핀 산길을 걸으며 수십
년을 재워주고 입혀주고 공양을 베풀어 준 신도님들과
불보살님들께 무한 감사를 보내며, 이슬 맽힌 금국을
보았다.코로나의 위기와 국가적 시련속에 우리가 지금
삼시 세끼를 때우고,편안한 수면을 취할 수 있음은 지극한 행복의 여정을 걷고 있는 것이다. 지구촌 곳곳의
자연재난과 전쟁,기아와 질병은 가히 인간계의 피폐함
을 보여주나 우리는 부모조상님 가호와 불보살님의 축
복속에 지금,여기에서 무한 자유행복의 주인임을 자축
해야 한다.
금국이 봄비속에 쳐져 있다
보석이 맽힌듯,눈물인듯 아니면 설운 이들의 앞길을
축원하듯 맑은 옥구슬로 다가섰으니 세상사란 마음 먹기와 마음 다스리기에 따라 달리 보고,총체적으로 보는
가운데 자기 안목을 확충할 수 있으니,부처님법은
'무유정법'(금강경)이다. 부처님법 아님이 없고,부처님 뜻 아님이 없으니 지금,여기의 내 삶을 어찌 자축하지
않으랴. '비가 와도 내 님이요,눈이 와도 내 님'이듯
파도가 치든 고요가 넘치든 '세상은 내 세상'이요, '유아독존' 즉 자기 존엄속에 무한자유의 주체라 할 것이다.
부처님법을 향유해 생각과 물질에 있어 스스로 회통할 수 있는 불심을 다져 나아갈 뿐이다.
오전 2분이 오셔 깻잎을 심었다.
빗속에 싱싱하게 고추 세워진 깻잎은 며칠이 지나면
향그러운 깻잎반찬으로 우리입에 다가선다.
그윽하고 향긋한 자기 세계,곧 부처님 세계다.
숨쉬고 움직이는 모두가 불보살님의 공덕화현임을 알아채 자기 희망을 다져 나아갈지니,버릴 내 일상이란
없음이요,내칠 내 망상이란 없다. 미운 놈도 다독여
내 도반이자 우군으로 삼고,힘겹던 세월도 내 자양분으로 삼으니 내 일상과 삶 어느 것 하나 버릴 것이 없으니
'무유정법'이자 '그윽하고 향기로운 깻잎의 내 삶'이 된다. 자기사랑이야말로 자비의 근본이자 출발이라는 사실이다. 버리고 내칠 것 없는 내 일상과 나날 !
어찌 부처님 축복임을 모르랴.
봉축법회 이튿날부터 내리는 봄비는 이틀이 지난 오늘
새벽까지 계속 내리고 있었다.부처님께서 자주 새벽길을 걸으시며 일념속에서 중생안위와 행복을 다지셨으니, 우리는 지금 가로등이 환한 문명의 축복을 누리고
있다.연등기도는 절집에서 반년의 살림을 꾸려 나갈 수
있는 부처님 탄생의 소중한 공덕이다. 법회 지출을
제하면 반년은 안되도 4 개월의 경상비를 충족할 수
있으니 부처님 공덕과 신도님들의 정성에 깊은 감사를
드리는 바다. 부처님이 보호해 주시고 신도님들이 살펴
주시어 '뜨신 밥에 뜨신 방 반세기'을 누리니 이 어찌
천복(천상의 복)이 아니랴. 새벽길 반짝이는 가로등밑에서 부처님과 신도님들의 큰 은혜를 다시금 온 몸으로 새기며 내 눈에도 빗물인지 눈물인지 모를 방울을 옷깃으로 훔쳤다. 내 젊은 날의 방황을 잠재워 주신 분이 부처님이요,반세기 장구한 세월의 의식주를 해결해 주신 분들이 신도님들이었으니 어찌 이 천복과 불은을 토설
하지 않으랴.
오후의 길목에 금국을 보았고,새벽의 길목에 장미를
보았다. 눈물이면 어떻고 설움이면 어떻랴, 보석이면
어떻고 진주라면 어떠랴. 봄비를 맞은 금국은 허리를
휘청이며 산안개 서린 허공을 받쳐 우러르고,새벽비
맞은 장미는 더욱 검붉은 정열을 뿜어내니,처처가 안락
국이라, 내 보고 머무는 곳이 부처님 향적국토요,천상
인 바, 탓할 세상 없고 원망할 대상 없으니 부처님법은
누리는 자의 축복이요,향유하는 자의 은혜가 된다.
금국과 장미가 열흘을 찬란히 누리다 가듯,우리는 백년
을 누리다 갈 뿐이니, 온 세상이 내 세상이요,부처님 국토임을 깨닫는 일은 곧 성불이요 해탈이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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