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마산 & 오남리 Tracking 7개월째입니다. 비가 오나 뜨악 볕이 내리쬐어도
걸으면서 생각했고, 걷고 공부한 만큼 발전했다고 봅니다. ‘산 중독증’은
등반하는 사람에게 찾아온다고 해요. 산 정상에 올랐을 때 희열을 더 이상
맛볼 수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에게 찾아오는 질병 말입니다. 산 중독증에
대한 글을 읽으면서 곰곰이 생각해보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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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연 산 정상에 올라갈 때만 희열이 있을까. 산 중턱에 올라간 사람은 아무런
희열을 경험할 수 없단 말인가. 산 아래에서 옹기종기 놀다가 돌아가는 발걸음
에는 전혀 기쁨이 없을까. 성장기와 성숙기만큼 중요한 게 ‘쇠퇴기’라고 합니다.
고은 시인은 ‘그 꽃’이라는 시에서 올라갈 때 보이지 않던 꽃이, 내려올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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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인다고 말하더이다. 성장기와 성숙기를 지나 내려올 때 보이는 꽃(세계)이
있어요. 모든 인생의 시기마다 꽃은 피고 집니다. 꽃이 아름다운 이유는 시간이
지나면 꽃이 시들고 떨어지기 때문입니다. 모세는 인생의 날을 계수하라고 말
했어요(시90:12). 모세는 죽을 때 눈이 흐리지 않았고, 기력도 쇠하지 않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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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세는 인생의 사계절을 온전히 살았습니다. 과거를 후회하거나 미래를 염려
하지 않았지요. 항상 오늘에 충만했기에 '산 중독'이 그를 괴롭힐 틈이 없었다고.
공자가 서장훈이만큼 키가 큰 장신이었다고 해요. 그의 가르침은 ‘논어’에 다
녹아있는데 제가 논어를 이제 공부하는 중이라서 다는 모르고 깨달은 만큼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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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하려고 합니다. 공자의 가르침을 한마디로 정의하면 ‘仁’인데 그 ‘인‘ 중
극히 작은 하나를 배웠어요. ’인’을 설명하다 ‘愛’라는 것을 먼저 서술했는데
‘애’란 ‘아끼는 것(동사가 아닌 감정)이라고 했어요. 공자의 가르침이 위대한
것은 ’내가 싫어하는 걸 남에게 강요하지 않는 다‘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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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자발적 권위’와 같은 맥락으로 이해했어요. 기독교의 아가페적 사랑 안에는
좋으니까 나를 따르라는 ’독단과 제국주의‘ 발상이 있다는 것입니다. 40년 성경
학도로서 인정할 수밖에 없는 부분(십자군, 마녀사냥 등등)입니다. 공자의 ’인‘
의 사상을 가장 깊이 이해한 이는 그의 아내였다고 합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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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원하지 않는 것을 남에게 베풀지 말라"는 말씀이 번쩍 뇌리를 때렸어요.
에스더는 제가 사는 이유이고 제 목숨이지만, 어떤 경우라도 나의 이익을 위해
자식을 강요해서는 안 되는데, 이 정도는 아비의 사랑이니 당연히 받아들여야
한다고 생각한 것 같아요. 에스더가 아비의 제안을 정중하게 거절했고 나는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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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다 큰 상처를 입었어요. 에스더가 원하는 바도 아니고, 내가 원했던 바도 아닌
전혀 엉뚱한 결과가 도출된 것입니다. "에스더! 미안해 아빠가 잘못 했어"
파르메니데스-피타고라스-플라톤주의의 핵심은 '존재론'이고 모든 존재론은 '仁'
안에 있는데 그 '인'의 요약이 "네가 원하지 않는 걸 남에게 베풀지 마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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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에게 좋은 것을 남도 좋을 거라고 생각하는 건 폭력입니다. 제가 에스더에게
수준 낮은 카페를 만들어 주는 건 에스더에게 폭력일 수 있다는 뜻입니다. 쪽바리
키시다와 코쟁이 바이든이 핵 오염수를 방출하려고 동패를 쐈고, 윤 대통령을
끌어 들여 제2의 태평양 전쟁을 시도하려는 상황같기도 합니다. 이 폭력 앞에서
그러면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
2023.8.26.sat.악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