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go 飛 上
제 6장. 소원의 돌
제 90화. 숲의 요정 공주님
이 곳은 나뭇잎과 나뭇가지가 천장을 이루고 수많은 나무들이 기둥을 이루는 숲의 궁전입니다. 그 거대한 궁전 한 가운데에는 정원과도 같은 드넓은 호수가 있답니다. 하늘의 내음을 한 치도 허락하지 않으려는 듯 높고 빼곡한 녹색 산맥의 숲이지만, 아르멜 호수만큼은 땅과 하늘을 하나로 엮는 아름다운 곳이지요. 태양의 별가루가 호수 위에서 반짝이고, 그보다 더 눈부신 존재가 그 호숫가에 앉아 있습니다. 그녀는 길고 윤기 나는 연초록의 머리카락을 쓸어 올리며 하늘을 올려다봅니다. 그녀의 커다란 눈망울이 초조하게 흔들리는군요.
길고 가는 울음소리와 함께 하늘에 커다란 독수리가 선회하며 내려오자, 그녀는 벌떡 일어납니다. 독수리는 여자의 바로 앞까지 날아와 앉습니다. 그녀는 독수리의 부리와 목깃털을 쓰다듬어주네요. 머리부터 꼬리까지의 길이가 그녀의 키보다 더 긴 거대한 독수리는 애교스럽게 날개를 파닥입니다. 그녀는 잠깐 뜸을 들이다가 떨리는 목소리로 묻습니다.
「찾았어?」
한껏 기뻐하던 독수리는 갑자기 날개짓을 멈추고 모가지를 아래로 숙입니다. 그리고 부리를 딱딱 부딪치며 낮은 울음소리를 내는군요. 그녀는 어깨를 늘어트리곤 한숨을 내쉽니다. 온몸에 기운이 빠져서 도로 바위 위에 주저앉네요.
「이걸 어쩐담…」
「여왕님께서 가만있지 않으시겠지요.」
나뭇가지 밟는 소리와 함께 차가운 남자의 목소리가 들립니다. 그녀는 깜짝 놀라며 뒤를 돌아봤고, 독수리도 눈빛을 빛내며 경계의 자세를 취하네요. 그곳에는 아름답다는 말이 어울릴 듯한 깍듯한 외모에 위로 뾰족하게 솟은 귀, 허리춤까지 늘어지는 탐스런 금발을 가진 요정이 서 있습니다. 그는 가죽을 얇게 벼려 만든 남청색 튜닉에 가죽 벨트를 차고 두툼한 가죽신발까지 신고 있었죠. 허리춤엔 기다란 검을 차고, 왼 팔엔 비단으로 보이는 흰 옷을 걸쳐들고 있습니다.
「엘켄트!」
「오랜만에 뵙습니다, 엘로린 공주님.」
실오라기 하나 걸치고 있지 않는 그녀, 엘로린은 얼굴을 잔뜩 찌푸리곤 도도함과 오만함이 넘치는 미소를 짓고 있는 엘켄트를 훑어봅니다.
「대체 그 꼴은 뭐야? 숲의 생명을 죽여 만든 옷을 입고! 네가 그러고도 숲의 요정이라고 할 수 있어?」
「공주님의 그 모습이 더 민망하군요. 듣자하니 잘도 그렇게 인간들의 도시를 활보하셨더군요. 숲의 요정의 권위를 인간들의 시시덕거리는 술안주로 만들어버리고 말입니다. 이 또한 여왕님이 아신다면 가만두지 않으실 겁니다.」
엘로린은 엘켄트를 노려봅니다. 무언가 말은 하고 싶은데 할 말이 없어 이를 악 물 뿐이네요. 그는 작게 코웃음을 치고는, 팔에 걸치고 있던 옷가지를 그녀에게 건넵니다.
「입으십시오. 다시는 인간들의 우스갯거리가 되지 않으려면 말입니다.」
「언제부터 우리 요정들이 인간들의 눈치를 보는 신세가 된 거지?」
엘로린은 그를 노려보면서도, 강요하는 듯한 그의 눈빛에 못 이겨 새하얀 실크 드레스를 입는군요. 엘켄트는 입가에 미소를 띠우며 그녀를 향해 큰 동작으로 허리를 굽힙니다.
「아름다움이 더욱 빛을 발하십니다, 엘로린 공주님.」
「그런 마음에도 없는 장난은 그만둬.」
엘로린은 단단히 독기 어린 목소리로 쏘아붙이고는 부리를 딱딱대는 독수리의 곁으로 가서 그를 쓰다듬습니다. 태어나서 처음 걸쳐보는 옷가지에 신경이 쓰이는 듯 몇 번이나 어깨를 들썩이네요. 엘켄트는 고개를 살짝 들어 피식 웃고는 다시 허리를 세웁니다. 그는 흐트러진 금발을 추스르고는 엘로린에게 몇 발자국 다가섭니다. 독수리는 더욱 부리를 세게 딱딱거리고, 엘로린은 그를 꼭 껴안고 엘켄트를 노려보네요.
「이제 본론으로 들어가야 하지 않겠습니까.」
엘로린은 까맣게 잊고 있었던 모양입니다. 그녀의 눈이 커지더니 또다시 글썽거리기 시작합니다. 그녀는 독수리의 깃털 위에 얼굴을 폭 박아버리네요. 엘켄트가 혀를 끌끌 차는군요.
「여왕님께서 공주님이 여왕님의 보물을 훔쳐서 달아난 것을 알고 계십니다. 그리고 단단히 노하셨지요. 그것이 여왕님께, 그리고 우리들 숲의 요정들에게 얼마나 중요한 보물인지는 잘 알고 계시겠지요?」
「엘켄트, 그게… 어, 어디 있는지는 알아!」
엘로린은 몸을 바들바들 떨며 말합니다. 엘켄트는 처음으로 당황하는 기색을 보이며 고개를 갸웃거립니다.
「무슨 소립니까, 어디 있는지 알고 있다니. 가지고 계시지 않은 겁니까?」
「그, 그게…」
엘로린은 허튼 소리를 했다고 후회하며 고개를 떨굽니다. 결국 그녀는 엘켄트에게 모든 일을 설명하였죠. 돌을 잃어버린 일, 그것을 한 인간 여자가 가지고 간 일, 그리고 인간들의 도시로 그녀를 찾아간 일 등등. 그는 한숨을 내쉬며 고개를 가로젓습니다.
「그래서 인간들의 도시로 나가신 겁니까.」
「으, 응. 오늘 다시 가기로 했으니까! 차, 찾을 수 있을 거야….」
엘로린은 끝말을 흐립니다. 커다란 독수리는 피리 소리를 내며 모가지를 숙이는군요. 엘로린이 깃털 속에 손을 넣어 그를 쓰다듬으며 작게 속삭입니다. 돌을 못 찾은 네 탓이 아니라 돌을 잃어버린 자기가 잘못한 거라고 말이죠. 엘켄트는 그녀의 눈물겨운 배려를 지켜보며 혀를 찹니다.
「잘못한 것은 알고 계신 겁니까.」
「그, 그게… 나, 나도 잃어버리고 싶어서 잃어버린 게 아냐! 갑자기 회색빛 자칼이 나한테 덤벼들어서… 그 아이를 혼내주느라…」
「그런 시시콜콜한 얘기는 어찌되었든 상관없지요. 정말 돌이 어디 있는지 알고 계신 겁니까? 만약 빈손으로 돌아가신다면 여왕님의 노여움은 더욱 커질 것입니다. 지금도 단단히 노여워하시고 계신데 말입니다. 이번 일은 제가 공주님을 위해서 입을 다물고 있겠습니다. 인간들이 돌의 힘을 사용하지 않았다면, 여왕님께서도 이 사실을 알지 못하시겠죠.」
「고, 고마워, 엘켄트.」
엘로린은 고개를 푹 숙이고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말합니다. 그는 그녀의 말을 대수롭지 않게 넘겨듣고는 그녀 옆을 지키고 서 있는 독수리에게 다가갑니다. 그리곤 독수리와 엘로린의 사이에 자리하네요. 그는 한 팔로 엘로린의 등을 감싸 안듯 떠밉니다.
「앞장서시지요. 오늘은 제가 공주님을 보좌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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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뒷걸음질을 치며 주위를 둘러봅니다. 접선 장소는 이멘제르의 한 공원. 그는 주위에 자신을 아는 사람이 없음을 계속 확인해가며 걸음을 옮깁니다. 가로등 옆에 있는 벤치 앞에서, 왜소한 체구가 등에 닿습니다. 그는 눈빛을 번뜩이며 살짝 어깨 너머로 고개를 돌립니다.
「아무도 없지?」
그와 마찬가지로 여태 뒷걸음질로 이곳까지 온 그녀는 고개를 살짝 끄덕입니다. 묘한 침묵이 흐르고 그들은 마지막으로 주위를 훑어봅니다. 정말, 정말로 그와 그녀를 아는 사람은 이곳에 없습니다. 그들은 번개 같은 속도로 서로를 향해 몸을 돌립니다. 그리고 두 눈을 글썽이며 두 손을 맞잡는군요.
「아크!」 「미리스!」
오오, 눈물겨운 상봉이여. 아크와 미리스는 그렇게 이멘제르의 한 공원에서 만났습니다. 미리스가 맨땅을 발로 차며 툴툴거리는군요.
「정말, 꼭 이렇게까지 해야 되나?」
아크가 어색하게 웃네요.
「그게, 말이지. 애들이 알면 쪽팔리잖아, 하하…핫.」
「나랑 사귀기로 한 게 쪽팔려?」
미리스가 얼굴을 찡그리며 입술을 한줌만큼 내밉니다. 아크는 무심코 ‘그럼!’이라고 말을 하려다가 꼴깍 삼킵니다. 미리스는 금방 표정을 바꿔서 두 눈을 말똥말똥 뜨고 아크를 쳐다보네요.
「난 대마법사 아크가 내 마음을 알아줘서 얼마나 좋은지 모르는데.」
「물론 나도 좋고말고!」
아크도 금방 헤죽거립니다. 하지만 미리스가 그럼 학교에서 편히 만나자고 칭얼대자 다시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네요. 그는 머리를 긁적이며 입을 엽니다.
「세릭이…」
「그만! 이해할 것 같아.」
미리스는 손을 휘휘 젓네요. 그녀는 까치발을 하고 다시 한 번 주위를 둘러보고는 아크를 향해 베시시 웃습니다. 그녀에게는 베시시인데, 다른 사람에겐 씨익 혹은 히죽, 아니면 헤헤헷 정도의 미소였지요. 아크는 조금 무서웠데요.
「우리 어디 갈까? 첫 데이트잖아! 미리스는 기대 만빵!」
아크는 순간 헛기침을 토해냈는데, 다행히 미리스는 눈치 채지 못한 듯 했죠. 미리스는 딴에 더욱 애교를 부리며 말합니다.
「대마법사 아크는?」
「대마법사 아크도 기대 만빵!」
아크는 두 주먹을 가슴 앞에 모으고 어깨를 앞뒤로 살랑살랑 흔들며 말합니다. 그와 그녀는 기대 만빵을 후렴구로 읊조리며 똑같은 행동을 반복하는 만행을 저지르고 있습니다. 이멘제르의 마법 경찰은 오늘 모두 휴가 갔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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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거 아크랑 미리스 아냐?」
론과 반, 하필이면 오늘 하도 할 일이 없어서 공원에 산책 나왔답니다. 말도 안 돼…. 마침 그들이 아크와 미리스를 발견했을 때, 미리스는 잔뜩 애교를 부리며 ‘미리스는 기대 만빵’을 얘기하고 있었고, 잠시 후 아크도 똑같은 몸짓을 하며 그녀의 말에 답했죠. 둘은 마시고 있던 음료수를 그대로 뿜어냅니다.
「봐, 봤어?」
반이 놀란 가슴을 쓸어내리며 고개를 돌렸지만 론이 보이질 않네요. 그는 조금 더 심한 충격을 받아 바닥에 주저앉아 있습니다. 음료수 컵이 엎어져 바지를 적셨지만 느끼질 못하는 것 같네요. 그는 반의 지시에 따라 심호흡을 몇 번 한 뒤 고개를 털며 일어섭니다. 아크와 미리스는 그 새 다른 곳으로 옮겨갔군요.
「어, 언제부터 둘이 저렇게 친했다고?」
론은 아직 식지도 않은 대사를 또다시 중얼거립니다. 반은 피식피식 웃네요.
「둘이 정말 사귀나보네. 미치겠다, 정말. 엘른데스 마법학교 제일의 덤앤더머 커플의 탄생이라! 여러 번 말하지만, 저런 커플보단 차라리 혼자인 편이 백배는 나아. 안 그래, 론?」
「부럽다….」
「뭐?」
반은 론을 보고 흠칫 놀랍니다. 그는 땅바닥에 쪼그려 앉아서, 두 주먹을 가슴 앞에 모으고 어깨를 작게 앞뒤로 살랑거리며 헤죽헤죽 웃고 있었으니까요. 론은 지금, 어깨를 살랑살랑 흔들며 애교를 부리는 제나스의 모습을 떠올리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의 옆엔, 보조개 미소를 띠며 어깨를 흔드는 소녀 대신 정신 나간 소년의 몸을 사정없이 흔들어대는 지겨운 친구가 서 있습니다.
「아, 이 매정한 현실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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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로린은 정확히 일주일만에 다시 이멘제르에 발을 들여놓습니다. 그녀로서는 태어나서 2번째로 인간들의 도시에 오는 셈이지요. 그녀는 엘켄트가 건네준 실크 원피스가 어지간히 거치적거리는지 걸으면서도 몇 번이나 몸을 바르르 떱니다. 그녀의 바로 뒤에는 엘켄트가 롱소드를 만지작거리며 주위의 시선에 신경을 집중합니다. 엘로린이 알몸으로 거리를 활보할 때보다 사람들의 관심은 덜했지만, 그럼에도 눈에 띄는 그녀의 외모와 특히 뾰족한 귀 때문에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그녀에게 넋을 놓고 있었죠.
엘켄트는 고개를 숙이고 작은 보폭으로 걷는 엘로린에게 바싹 붙어섭니다.
「그래도 혼자서 인간들의 도시에 나오실 생각을 했다니. 많이 자라셨습니다, 공주님.」
「노, 놀리지마.」
딱딱한 돌길을 한참을 걸어서 그들은 엘른데스 마법학교에 도착합니다. 엘켄트는 인간들의 조잡한 마법의 전당에 코웃음을 쳤고, 엘로린은 그 앞에 멈춰 서서 크게 심호흡을 합니다. 그리고 최대한 당당하고 거만한 모습으로 표정을 바꾸네요. 엘켄트의 빈정대는 소리를 애써 무시하고 학교 안으로 발을 들여놓습니다.
처음에 아이들은 그녀를 멍하니 쳐다보다가 속닥거리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한 소년이 소리치네요. 「요정이다! 그 때 그 요정이야!」 그러자 별 관심을 두고 있지 않던 아이들이 구름처럼 몰려드는군요. 엘로린은 순간 멈칫하네요. 모여든 남자 아이들은 일제히 그녀를 빤히 쳐다봅니다. 엘켄트가 롱소드 손잡이에 손가락을 딱딱 부딪치는 소리만 계속되네요.
「뭐야, 옷 입었잖아.」
한 소년이 실망하듯 얘기하며 뒤돌아갑니다. 그러자 다들 고개를 끄덕이며 돌아서네요. 언제 사람이 몰려들었냐는 듯, 빠르게 아이들은 자신들의 일상으로 돌아갑니다. 엘로린과 엘켄트는 이제 무관심 속에 엘른데스 마법학교 한 가운데에 멀뚱멀뚱 서있습니다. 엘켄트가 혀를 차네요.
「대체 얼마나 그들의 눈요기 거리가 되신 겁니까. 여왕님이 알면 그냥 넘어가진 않으실 겁니다.」
엘로린은 고개를 푹 숙입니다. 그래요, 할 말이 없겠지요. 그녀는 그의 시선을 피해 주위를 둘러보다가 낯익은 소녀를 발견합니다. 엘로린은 자기도 모르게 외마디 탄성을 지르며 그녀를 가리켰고, 제자리를 뱅뱅 돌던 그녀와 눈이 딱 마주칩니다.
「숲의 요정 여왕!」
그녀는 세릭입니다. 그녀는 엘로린과 눈이 마주치자 화들짝 놀랐죠. 세릭은 엘로린보다 그 주위를 어수선한 모습으로 살핍니다. 그 때 그 무시무시한 곰과 거대한 독수리는 보이지 않네요. 다만 차가운 얼굴을 가진 요정이 그녀 뒤에 서 있을 뿐입니다. 세릭은 길게 안도의 한숨을 내쉽니다.
한편, 좀처럼 낯빛을 바꾸지 않던 엘켄트는 결국 흙빛 얼굴을 하곤 고개를 떨구네요.
「여왕님의 이름을 사칭까지 하신 겁니까.」
「아, 아니, 그게… 그러려고 그런 게 아니라, 그러니까, 자, 자기네들이 멋대로…」
엘로린은 완전히 할 말을 잃었습니다. 앞뒤가 잘 맞지도 않는 얘기로 열심히 변명을 하다, 결국 고개를 숙이고 입을 다무네요. 엘켄트는 엘로린의 등을 떠밉니다.
「스스로 벌인 일은 스스로 매듭지으십시오. 그것이 공주님의 저지른 수많은 죄에 대한 벌입니다.」
그녀는 고개를 끄덕이고는 세릭에게 다가갑니다. 턱을 살짝 위로 끌어당기고 어깨를 뒤로 끌어당깁니다. 걸음은 너무 느리거나 빠르지도 않게, 일정한 보폭을 유지하면서 내딛습니다. 비록 옷으로 가리고는 있지만 그녀의 새하얀 피부에서 그보다 더 맑고 투명한 빛이 다시 살아나는 듯 합니다. 팔이 가늘게 떨리고는 있지만요.
「오, 온다!」
세릭은 바짝 긴장합니다. 곰과 독수리가 없는 것은 일단 안심이지만, 요정이 어떤 술수를 부릴지는 모를 일이니까요. 하지만 세릭은 떨리는 가슴을 억누르고는, 두 손을 주머니에 꼽은 채 껄렁거리는 걸음으로 엘로린에게 다가갑니다. 엘로린이 입을 열려는 찰나, 세릭이 먼저 기선을 제압하네요.
「뭔데?」
그녀의 껄렁껄렁한 목소리가 주위의 시선을 다시 사로잡습니다. 인간과 요정의 두 여인네의 신경전에 사람들이 모여들기 시작하네요. 엘로린이 세릭의 당당한 모습에 당황하며 첫 대사를 생각하고 있는 사이, 어느덧 많은 사람들이 그들을 둘러쌉니다. 엘켄트는 살짝 걸음을 뒤로 옮겨 그들 무리에 섞인 채로 엘로린의 모습을 지켜보네요.
「왜, 무슨 일이야?」
산책을 마치고 돌아오던 론과 반도, 따로따로 사람들의 눈치를 봐가며 학교로 돌아온 아크와 미리스도, 아르바이트를 가려고 준비하던 제나스도 둥그렇게 모여든 군중들 틈에 끼어 까치발로 안을 들여다봅니다. 세릭의 머리끝과 엘로린의 초록빛 머리카락이 힐끗힐끗 보이네요.
「숲의 요정 여왕이잖아!」
론이 사람들 사이를 거세게 비집고 들어가며 맨 앞까지 나갑니다. 그러나 그 역시 그녀의 실크 드레스에 적잖은 실망을 하네요. 제나스가 뒤에서 그를 빤히 쳐다보고 있습니다. 그러더니 훽 돌아 어딘가로 가버리는군요. 뒤늦게 그를 따라 앞으로 나선 반이 론의 등을 토닥토닥 두드립니다.
90화입니다. 생각보다 분량이 늘어나서 6장은 91화에 끝나겠네요. 남은 건 겨우 1장, 기껏해야 15화쯤 될텐데, 수습할 일들이 너무 많군요. 벌여놓기만 해서.>_<;
그럼 다음 화에 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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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와아, 엘로린 귀여워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