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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명 : 이한희_VOICE WITHIN전 |
전시일자 : 2009. 5. 6 - 5. 12 인사아트센터, 5. 15 - 5. 21 고양 호수갤러리 |
전시작가 : 이한희 |
이한희_VOICE WITHIN전
글:김종근(미술평론가 숙명여대겸임교수)
이한희가 최근 보여주는 그림의 원형은 기본적으로는 기하학적 분할과 사물의 형태를 생략한 형식을 창출하고 있다. 초기의 불규칙적인 화면의 변화에 비교하면 최근 그의 작품은 지극히 규칙적이고 추상적으로 변모 한 것이다.
116.8 x 72.7 cm Acrylic & Mixed Media 2009
이한희의 작품들을 보면 마치 들로네의 둥근 형태와 색상의 그림이 떠오른다. 아마도 색채와 형태의 구성에서 동일한 유형의 양식을 추구하는 것처럼 보이기 때문일 것이다. 피카소나 브라크 같은 입체파 화가들이 대상을 분석해서 화면을 다시 구성하는 것이 목표였다면, 들로네에게서는 색채보다는 오히려 형태의 추구가 더욱 중요하기 때문이다. 입체파 화가들은 색채를 자유롭게 다루고 재조합 하더라도 형태는 완전히 버리지 않았다.
이한희가 최근 보여주는 그림의 원형은 기본적으로는 기하학적 분할과 사물의 형태를 생략한 형식을 창출하고 있다. 초기의 불규칙적인 화면의 변화에 비교하면 최근 그의 작품은 지극히 규칙적이고 추상적으로 변모 한 것이다. 이 작품들은 때로는 강렬하고 명료한 색채와 빛의 파장에 의해 확산된 것으로 더욱 분명한 형태를 지니면서 마치 빅뱅의 이미지로 다양한 빛의 형상을 잡아내고 있기 때문이다.
130[1].3 x 130.3 cm Acrylic & Mixed Media 2009
사실 이러한 형식은 들로네가 기하학적 분할과 색채에 사로잡히면서 취했던 형태와 흐름과 그 맥을 같이한다. 그는 어떠한 이유에서 이러한 형상을 구하게 되었는가를 일부 작가노트에서 밝히고 있다. 그가 주목하는 것은 존재하는 것들에 대한 변화이다. 작가는 한 점으로 부터 시작 된 다양성을 생성과 소멸의 과정으로 보고, 대칭성이 깨지고 비대칭성에 의해서 시간과 공간이 연출 된다고 믿고 있다. 그러한 철학과 신념이 사실 그림으로 표출되는 것이다.그의 화면이 기하학적 형태를 가지면서 비대칭의 형식을 가지는 가장 직접적인 이유이다. 화면 속에 배치된 원형의 구성들은 대부분이 대칭적인 느낌만 줄 뿐 철저하게 비대칭의 형식을 가지고 있는 것도 여기에 기인한다.
130.3 x 130.3 cm Acrylic & Mixed Media 2009
그의 작품들은 대부분 일정한 방향성과 운동성을 가진다. 동시에 그 모습은 빛이 퍼져 나오는 듯 한 확산의 동적인 형태를 균일하게 유지하고 있다. 그럼으로써 들로네가 주었던 음악적 리듬감은 자동적으로 가지게 되고 독자성을 소유하게 된다. 철저하게 색으로 연주한 빛의 음악이라고 불러도 좋을 만한 이한희의 그림들은 기존의 입체주의가 경시한 색채를 단계적으로 표현하고 있다는 점에서 흥미롭다. 비록 채도가 높은 색환에 의해 구성 되었지만 그의 화풍은 단정하고 시원하며 빅뱅처럼 경쾌하다. 이것은 작가가 단순한 구성과 색채의 조합으로 얼마나 회화가 아름답게 빛나는 존재가 될 수 있는 가를 확인해주는 단서가 되기도 한다.
130.3 x 130.3 cm Acrylic & Mixed Media 2009
그의 대칭과 비대칭성의 철학적 바탕이 바로 이곳에 뿌리 내리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그가 지속적으로 추구하는 이 순수한 프리즘과 스펙트럼 같은 율동적인 구성이 새로운 대상을 분석하고 화면의 재구성을 통하여 얻는 이상성의 추구에서 다소 불투명함도 존재한다. 다만 이러한 개념의 출발이 모든 생성과 소멸의 과정이고 그러한 과정에서 모든 것이 출발한다는 일원론적인 철학의 의미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는 충분히 해석된다. 그 점이 사실은 들로네의 형태나 색채의 추구와 명백하게 구별되며, 그의 회화가 다분히 서양적인 형식에 놓여 있지만 그의 내면에 동양성이 담겨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한희는 색채보다는 오히려 형태의 조합에 의한 빅뱅적인 구성을 반복해서 다루면서 스펙트럼에 나타난 모든 색채를 화면 속에서 동양적 신조형주의의 탄생으로 전환 시키려는 욕구를 감추고 있지 않다. 이러한 개념이나 철학이 화면 속에 나타날 때 그것들이 완벽하게 구체적인 색채와 이미지가 동일하게 나타날 수는 없을 것이다. 기하학적인 회화에 있어 본질적인 개념과 목적을 가지고 있어도 평면은 직선과 곡선, 색채의 분할로 규정 되는 한계를 가지고 있다. 작가는 여전히 빅뱅의 현상처럼 화폭을 밝고 선명한 스펙트럼의 중성적인 색환으로 존재의 본질을 이미지와 형태로 빗대어 형상화 한다.
130.3 x 130.3 cm Acrylic & Mixed Media 2009
특히 화면을 거스르지 않는 균형 있는 색채와 기하학적인 구성으로 화면에 동양적인 감성의 지평을 확보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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