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낭길잡이★ 유럽 배낭여행(http://cafe.daum.net/bpguide)
유럽! 가슴 설레는 곳으로 함께 떠나보아요~^^
이번 이야기는 삽질이 아닙니다. 잘한 일이죠..ㅎㅎㅎ
머 삽질이라고 다 헛된것만은 아니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별을 많이 줬어요..ㅎㅎ
수많은 삽질 끝에 결국 우물하나를 팠네요..ㅎㅎㅎ 그냥.....제 생각입니다.^^
삽질 NO.33 그리스 크레타섬-생명의 은인되다 (삽질의 강도 : ★★★★☆)
그제 밤에 이곳 크레타에 도착해서 어제 살랑살랑 주변을 탐색해보았습니다.
숙소에 계신 분들과 이야기도 나눠보고,,,저녁땐 바다 야경을 구경하러 또 살랑살랑~ 나갑니다.
숙소계단을 막 내려가려는데...뒤에서 누군가가
“Are you japanese?" 라고 묻는다.
뒤돌아 보니 왠 일본인같이 생긴 남자였습니다. 그래서 “No, i'm korean" 이라고 대답하고
내갈길 가려는데 대뜸...그 남자는 “어~나도 한국사람인데”
아...정말 일본인처럼 생겨가지고,,,한국말 하니 좀 깜놀입니다.
유독 그 사람은 제가 한국사람 이라고 반가워하네요.
산책 간다니까 같이 좀 가자며 따라옵니다.
제가 처음 크레타에 도착해서 배위에서 찍은 사진입니다. 반가워 크레타야~
암튼 그렇게 우연히 만난 그 남자는 저보다 나이가 2살 많은 오빠입니다.
시장에서 산 빵과 과일, 음료수를 들고 이라클리온 항구 옆에 있는 요새로 갔습니다.
이곳이 베네치아 지배시절 지은 요새 라죠? 우리는 주변을 어슬렁 어슬렁 돌아다닙니다.
사실 야경을 딱히 찍으려고 온건 아니라 삼발이나..머 이런건 별준비를 안해오고
먹을것만 바리바리 싸들고 왔네요.ㅎㅎㅎ 그래도 상수오빠는 좋은 카메라를 가지고 있어서 다행입니다.
저 카메라로 찍은 사진을 언제쯤 받을 수 있을까요?
그렇게 조금 놀다 우리는 숙소로 돌아가는 길에 공원 벤치에 자리를 잡습니다.
내가 배고프다고 빵좀 먹고가자고 했거든요.
그런데 이 오빠의 빵을 바라보는 눈이 너무도 애절합니다.
빵과 음료를 건네니 눈물을 흘릴 것처럼 고마워해요...핫.....좀 당황했습니다.
제가 그리스에 있을동안 즐겨 마시던 초코우유입니다. 맛나요~ㅎㅎ 잘 기억은 안나지만...아마도 이 우유를 그에게 전하지 않았나,,,,싶네요.
상수오빠는 아주 적은 돈으로 여행을 왔답니다. (지금 기억으로는 한...80만원 가량이었던 것 같네요..)
거기에 교수님과 친구들의 도움도 받아서요. 그래서 돈을 함부로 못쓰고
너무너무 투철한 절약정신으로 배를 골았다네요.
에고~ 이런저런 사연들로 빵 한조각 먹는것도 그에겐 고민거리 였나봅니다.
그래도 그렇지 빈혈이 생길 정도로 굶고 다니면 여행보낸 친구들이 참 좋아하겠어요~ 라고 말합니다.
안타깝기도 하고 어찌생각하면 참 미련하다 싶기도 하지만 그래도 본인 마음은 어떨지 생각하면,
딱히 머라고도 못하겠네요. 아무튼 그에겐 그 빵한조각이 큰 위로가 되었던 모양이에요.
그렇게 하루를 보내고 저는 잠이 들었습니다.
제 침대는 방 가장 끝에 있어서 전 시원한 벽에 다리를 쩍~하니 붙이고 잠을 자고 있었어요.
그런데...........뭔가 인기척에 슬며시 눈이 떠졌는데 왠 시커먼 그림자가 제 침대 쪽으로 비틀비틀 다가오지 뭐에요~
뜨허~~저..저건 뭐지?
그러가 순식간에 제 다리를 붙들고...“나....”외마디 비명(비명이라기엔 모기만한 소리였죠...)을 남기고 쓰러집니다.
너무 놀라서 약 3초간은 일어나지도 못하고 눈동자만 굴렸습니다.
그러다 문득 아...상수오빠? 라는 생각이 머리를 스쳐 벌떡일어나 확인해보니 역시 그 사람입니다.
영문도 모른체 일단 이 남자를 여자들 잠자는 방에서 빼내야겠다고 생각하고
쓰러진 그를 거의 끌다시피 부축해서 나왔습니다. 로비에 나와 쇼파에 그를 앉혀놓고 보니
아니...얼굴은 핏기가 없고 땀이 줄줄 흐르는게 영락없는 환자입니다.
“왜..왜그래여? 어디 아파여?”
“배....배가.....죽을꺼 같아....”
아니 이게 무슨일이지??? 어떻게..어떻게... 발만 동동 구를때가 아닙니다.
급한대로 위로 올라가 매니저를 부릅니다.
“병원...병원가야되~ 택시...택시 불러줘~”
매니저는 tv를 보던 중에 제가 횡설수설하니까 잠시 당황합니다.
일단 끌고 아래층으로 내려와서는 “저사람이 아프니까 병원가야되...근처 병원 어디야?”
아...남자는 당황한 기색이 역력합니다. “병원,,,근처엔 없는데....젤 가까운데가 좀 멀어...”
헉,,,뭐시라.....얼마나 먼데?? 뜨허~억 가장 가까운 병원이 차로 30분은 가야 한답니다.
아니 이게 무슨.....여기가 정말 깡촌인가 봅니다. 크레타섬 관광객도 많고 섬도 크고 해서
전 도시 같을줄 알았는데 완전 아니었네요. 잠시 고민하다 멀더라도 지금 사람이 죽게 생겼구만....
일단 가자~라는 생각으로 택시를 불러달라고 하고 기다립니다. 10여분을 기다리자 택시가 옵니다.
그 사이에 제가 정말 1분 간격으로 택시 언제 오냐고 물어봤던것 같네요.. ^^;;
택시를 타고 가면서도 빨리 가자고..아저씨를 얼마나 닦달했던지...
아저씨도 새벽부터 진땀 꽤나 흘리셨을거에요. 상수오빠는 땀을 뻘뻘 흘리면서
계속 죽을것같은 표정인데 제가 할 수 있는건 그것 뿐이더라구요. ㅜ.ㅜ
그래도 생각보다 빨리(20분정도 달려서....)병원에 도착했습니다.
병원응급실에 오빠를 눕히고 나서 혹시 몰라 콜택시 번호를 받아두고 택시비를 계산하고 돌려보냅니다.
의사선생님이 오빠에게 이것저것 물어보더니 간단한 진찰을 한 후, 어디론가 가버립니다.
그리고 한참이나 안나오네요. 아~머야 진짜..... 진통제라도 놔줘야 하는거 아니야??
사람이 저렇게 아파하는데 다들 태연하게 제 할 일들만 하네요.
제가 간호사에게 가서 왜 아무것도 안해주냐고 물으니까 검사를 더 해야 한답니다.
그럼 빨리 검사를 해주던지...왜 아무것도 안하냐고 또 물으니까 기다리랍니다.
참....유럽사람들은 느긋해요....이럴땐 그 느긋한게 너무 얄미워요...ㅜ.ㅜ
아무튼 또 한참 후 소변검사와 피검사, 엑스레이를 찍은 후에 또 기다림.......
여전히 상수오빠는 땀을 뻘뻘...정말 제가 해줄 수 있는게 아무것도 없어서 전 안전부절.......
오빠는 정말 많이 아픈가봅니다. 전화번호를 적어주면서 제게 집에 연락 좀 해달라고 하네요.
헉....아니 무슨 큰병이라고 연락까지....왠지 그러니까 정말 불안해 집니다. 그래도 일단 해달라고 하니 해야겠죠.
전화기를 붙들고 해야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합니다.
사실 별거 아닌 복통일 수 있는데 괜히 연락드리면 더 놀라고 걱정하실텐데..
그렇다고 안하면 혹시 모를 불상사에 내가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도 무섭고........
어쩌지 어쩌지...하면서도 이미 다이얼은 눌러지고 신호음이 갑니다.
“여보세요?”
..........2부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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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와 어찌나 글을 이렇게 재밋게 쓰시는지요.ㅠㅠ 정말 재밋게 읽고있어요~~ 자꾸 다음편이 기대되내요~~~^^ ~
여행가서 아프면 정말 놀랄거같아요 ㅠ
오 쪼코우유.. 끌려~ ... 역시 목숨을 소중히 여기는 당신.. 멋쪄!
너무 재미있어요~ 잘 보고있습니다
너무 재미있어요~ 잘 보고있습니다
생명의 은인... 상수오빠라는 분의 은인이 되어 드렸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