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에 나쁜 음식을 먹으면 빨리 늙는다. 반대로, 건강한 식습관으로 당뇨병 등 대사질환만 예방해도 젊은 몸이 오래간다. 서울아산병원 노년내과 정희원 교수는 영양가 있는 식단이 수명을 최대 10년까지 연장할 수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어떤 음식을 어떻게 먹어야 노화를 최대한 늦출 수 있을까?
◇흰 쌀밥 대신 잡곡 여럿 섞은 ‘저속노화밥’
단순당류와 정제 탄수화물 섭취를 줄이는 대신, 잡곡과 양질의 단백질을 골고루 섭취하는게 좋다. 흰 쌀밥 대신 ‘저속노화밥’을 만들어 먹는 게 한 방법이다.
저속노화밥은 귀리, 현미, 백미, 렌틸콩을 2대2대2대4 비율로 지은 밥을 말한다. 저속노화밥 속 곡물들은 혈당 조절 등 여러 건강 효과가 있다. 귀리는 미국 타임지에서 선정한 슈퍼 곡물 중 하나로, 필수아미노산과 비타민B가 풍부하다. 식물성 단백질 함량이 백미보다 2.8배 많은 고단백·저열량 식품이다. 귀리엔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춰줘 심혈관 질환 예방에 좋은 베타글루칸이 들었다. 현미는 비타민, 철분, 마그네슘 등 필수 영양소가 가득하고 혈당 조절에 이롭다. 렌틸콩 역시 단백질과 미네랄 등 영양소가 풍부하다. 세포 재생에 효과적인 항산화 성분도 들었다.
◇신체 구성하는 단백질 충분히 섭취
단백질을 부족하지 않게 먹는 것도 노화를 늦추는 방법이다. 단백질은 여러 개의 아미노산으로 이뤄진 3대 영양소 중 하나다. 신체 구성 성분이기도 해서 몸에서 물 다음으로 많은 양을 차지한다. 면역이 제대로 기능하고 근육이 생성되는데도 필수적이라 하루에 성인 체중 1kg당 0.8g을 섭취하는 게 바람직하다.
단백질은 닭고기, 흰살생선, 두부, 병아리 콩 등에 풍부하다. 소고기나 돼지고기 등 적색육은 단백질이 풍부하지만, 다른 단백질 급원과 비교했을 때 콜레스테롤 함량이 비교적 높다. 될 수 있으면 닭고기나 흰살생선, 두부, 콩을 통해 단백질을 섭취하는 게 권장된다.
◇식이섬유 먼저 먹고 탄수화물은 나중에
음식을 먹는 과정도 노화에 영향을 미친다. 정희원 교수는 ‘거꾸로 식사법’을 추천했다. 채소 다음에 고기·생선을, 마지막으로 밥·면 등 탄수화물을 섭취하는 방식이다. 식사하며 혈당이 급격히 치솟으면, 이를 조절하려 인슐린이 대량 분비돼 혈액 속 당을 지방으로 저장한다. 살이 찌기 쉬워지는 것이다. 혈당이 치솟는 일이 반복되며 당뇨병 등 대사질환이 생길 위험도 커진다. 식이섬유를 먼저 먹으면 이를 방지할 수 있다. 탄수화물부터 먹을 때보다 혈당 수치가 느리게 오르기 때문이다.
포만감이 오래가는 덕에 과식도 예방할 수 있다. 식이섬유는 다른 영양분에 비해 소화가 더디다. 이에 식이섬유가 뱃속에 먼저 들어가 있으면 나중에 먹은 단백질과 탄수화물도 덩달아 천천히 소화된다. 소화가 오랫동안 진행되면 배고픔도 늦게 찾아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