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나는 눈망울 호수 되어 출렁일 때 헤아릴 수 없는 그리움으로 사연 담은 종이배 띄워 세월 뒤편에 버리고 싶을 때
멈출 수 없는 이별의 그림자마저 먼 하늘 구름에 띄워 높은 산 너머 던지고픈 것이여.
이루지 못해 애 썼던 나날들은 가는 현실도 잡지 못하면서. ☆★☆★☆★☆★☆★☆★☆★☆★☆★☆★☆★☆★ 《2》 가신다면
이병주
가시기 힘들어 서성거리는 님
떨어지지 않는 발걸음 뜬구름 태워 말없이 보내 드릴게요.
잊기 어려워 속 태우는 님
먼 산 바라보다 눈물이 흘러 앞을 가려도 속절없이 잊어 드릴게요. ☆★☆★☆★☆★☆★☆★☆★☆★☆★☆★☆★☆★ 《3》 겨울 의 끝에서
이병주
그렇게 하얗고 하얗던 눈송이는 나의 시린 발등을 아량하지 않고
하얗다 못한 꺼어먼 눈사람 나의 차디찬 마음을 쳐다보지도 않고
눈싸움하면서 뛰놀던 아이 들 황혼의 종종 걸음 걷거나 말거나
시린 발등 차디찬 마음 종종 걸음은 녹다 지쳐버린 울퉁불퉁한 눈 모듬 위에서
그래도 꺼지지 않는 모닥불의 불씨는 지펴주는 불 지킴이를 찾아가련다 ☆★☆★☆★☆★☆★☆★☆★☆★☆★☆★☆★☆★ 《4》 겨울바람처럼
이병주
너에게 주는 작은 사랑이지만 포근한 마음으로 끌어 안아주고 보잘 것 없는 것이지만 고운 눈빛으로 지켜 주더니
고운 마음 한 조각 남기지 않고 가슴에 안겨줄 그날도 예약도 없이 얼어붙은 너의 마음은 까만 눈마저 외면하고
아물지 않은 마음의 상처였기에 잊어야할 마음 준비도 못 했는데 휘몰아치는 겨울바람처럼 차가운 정만 남기고 훌쩍 가려 하는구나. ☆★☆★☆★☆★☆★☆★☆★☆★☆★☆★☆★☆★ 《5》 그냥 여기에
이병주
너 돌아서 가다가 그래도 한번쯤 뒤돌아 볼 때 나 없으면 네 마음 서운할까봐 가는 네 모습 보면서 그냥 여기에
꾹 참고 있다가 그래도 마음이 울컥해져 몰래 흐르는 눈물 감추려고 저 하늘 구름 세면서…….
가는 너, 서있는 나 미워하다가도 아쉬워 남아 너 다시 되돌아올까 봐 접지 않는 그 자리에 말없이 기다리면서 ☆★☆★☆★☆★☆★☆★☆★☆★☆★☆★☆★☆★ 《6》 그리고 진실
이병주
기다리는 사랑은 나의 허구였습니다 침묵의 긴 그림자 뒤에서도 찾을 수가 없었으니까요
기다리지 않은 척은 나의 연극 이였습니다 수많은 영상들이 주마등처럼 지나가도 찾으려는 것은 오직 하나였으니까요
우연 이라도 하는 것은 나의 거짓이었습니다 한 서린 눈으로 보려고 하는 것은 스쳐서 라도 지나가는 당신의 모습 이였으니까요
인생이라는 것은 모두 그랬습니다 허구 연극 거짓 과 함께 나의 숨은 진실도 함께 뒹굴고 있었으니까요 ☆★☆★☆★☆★☆★☆★☆★☆★☆★☆★☆★☆★ 《7》 그리운 관심
이병주
따스한 봄날에도 내 마음 싸늘하기에 겨울 점퍼 어깨에 곁들이고 따스한 손길이 그리워봅니다 손길 닿지 않는 내 마음을 무엇으로 헤아려 질까 하면서
내 몸 싸늘한 것은 당신의 마음으로 헤아려 질 수 있지만 헤아려 주는 마음 없어서 겨울점퍼 등에 걸치고 따스한 손길 기다려봅니다
이내 몸 추운 것은 당신 마음으로 추수려 지듯이 내 마음 추운 것은 오직 당신의 관심만이 녹여집니다 ☆★☆★☆★☆★☆★☆★☆★☆★☆★☆★☆★☆★ 《8》 그리움 다리 건너
이병주
각자의 길 떠나는 날 사랑인 줄만 알았던 것들은 푸른 하늘 한 조각구름처럼 흩어지고 우리 기억도 추억의 구름으로 아픔 마음 남겨 놓고 떠나갔지만
그래도 가끔 미소를 잃지 않고 견디는 것은 아름다운 추억이 조금이라도 기억으로 남아 있어 준비해놓은 그리움 다리 건너 그래도 만날 수 있다는 작은 희망 때문입니다. ☆★☆★☆★☆★☆★☆★☆★☆★☆★☆★☆★☆★ 《9》 그리움만
이병주
눈감고 저 먼곳을 쳐다보며 이유 없이 한숨을 내쉬고 그냥 지나간 옛날을 생각했지만 떠오르는 것은 낡아빠진 필름 처렴 뿌연 안개 이었습니다
지우고 또 지워도 지워지지 않아 독한 술로 씻어도 지워지지 않는 것은 그것은 그때의 미련이었습니다
내 마음 한구석 비워 놓으니 차곡차곡 쌓인 것은 그때의 그리움만 쌓여 있습니다 ☆★☆★☆★☆★☆★☆★☆★☆★☆★☆★☆★☆★ 《10》 기다려 보렵니다
이병주
흘러가는 세월 속에 아물지 않는 상처 남겨 놓고 우연이라 하며 돌아선 당신이기에 미워 한만큼 그리워지는 것은 당신이 채워버린 마음 이였기 때문입니다.
반짝이는 저 별들은 구름 뒤에 잠시 숨겨 놓을 수 있어도 영원 하자던 우리 약속은 이미 열어버린 마음으로는 감추지도 못해 이렇게 애태우며 언젠가 다시 만나는 그 날만 조용히 기다려 보렵니다.
기다리는 시간이 여태 걸어온 것보다 험난한 길이라 해도……. ☆★☆★☆★☆★☆★☆★☆★☆★☆★☆★☆★☆★ 《11》 기다리겠습니다
이병주
먼 훗날이라도 고독과 외로움을 나눌 수 있는 사람이 있다면 아무리 힘들어도 기다리겠습니다
추운 겨울이라도 당신의 체온을 나에게 나누워 주신다면 두꺼운 나의 옷갈피 벗어 던지고 당신을 맞이하겠습니다
먼훗날 개나리 피고 노랑나비 너울너울 춤출 때도 내 곁을 지켜 주신다면 마음속에 묻혀 놨던 진주를 당신께 드리겠습니다 ☆★☆★☆★☆★☆★☆★☆★☆★☆★☆★☆★☆★ 《12》 기다리는 봄
이병주
버들강아지 기지개 켜고 졸졸졸 흐르는 개울물 소리 들려오는 봄에 온다 하고 겨울에 떠난 임 아직 풀지 못한 그리움 그대로입니다
겨울 잔바람 피하려 먼 곳에 있는 노란 흰나비 빨리 오라 하는 것은 진달래 빨리 피워 임 오는 날 앞당기려 합니다. ☆★☆★☆★☆★☆★☆★☆★☆★☆★☆★☆★☆★ 《13》 깨져버린 침묵은
이병주
침묵도 멈추어 버린 어둠 속에서 희미한 신음 소리는 지난날을 그리워 토해내는 소리인가
빈자리 메우지 못하고 그리움이란 단어 속에서, 몸부림쳤던 야속한 시간 흘러가면
깨져버린 침묵은 당신이 버리고 간 정 주우려 오늘도 뒤척이다가 비 오는 창 밖만 쳐다본다. ☆★☆★☆★☆★☆★☆★☆★☆★☆★☆★☆★☆★ 《14》 나의 그리움은
이병주
너무 멀어 안 오시나요 봄날 들녘에 아지랑이처럼 모락모락 피어나는 그리움의 염원 내 마음 쥐어짜는 눈물로 꺼져 버리는 순간까지 기다려야 하나요
쌓이고 쌓인 그리움 위에 남몰래 실바람 타고 찾아와서 한겹 두겹 먼지 쌓여 감춘다 해도 내 마음속 깊은 곳에 쌓여 있는 그리움은 어떻게 감추어야 하나요
갈매기 울고 뱃고동 소리 들려 오는 바닷가 수없이 들락거리는 바닷물 수많은 모래알은 씻을 수 있어도 나의 그리움은 어떻게 씻어 줄건 가요 ☆★☆★☆★☆★☆★☆★☆★☆★☆★☆★☆★☆★ 《15》 나의 하루
이병주
동녘의 밝아오는 여명 멈추고 싶은 한순간이던가. 밀려오는 태양의 빛을 안고 미처 감추지 못한 어제의 허물을 벗기려는 아침이 지나면
수많은 일과 중에 기쁨과 서글픔 이 뒹구는 뜨거운 커피 잔에다. 다 녹여서 마시고픈 정녕 오늘의 나인 것을
흔들거리는 저녁 축 늘어진 어깨는 비틀거리는 나그네 더러 부축하게 하고 아우성치는 나그네는 나의 혼란한 영혼까지 떠맡으려 한다.
맡길 수 없는 나의 존재를 내 마음 한 곳에 남겨둔 채 뚜벅뚜벅 걷는 무거운 발길은 사랑의 보금자리 찾아간다. 하루를 마감하며……. ☆★☆★☆★☆★☆★☆★☆★☆★☆★☆★☆★☆★ 《16》 낙엽 그리고 인생무상
이병주
떨어진 나뭇잎 주워 바람에 날려 보내지 않고 내 마음 한편에 두고 싶어서
오늘도 바람 부는 거리를 거닐고 있노라면 스치는 가을바람 살 속까지 파고들어 지난 여름날의 추억을 도려 내려한다.
잊을 수 없는 것들 푸름 다해 떨어진 낙엽에 새겨 책 속에 고이 간직하려고
헝클어진 책장에서 꺼낸 책 책갈피 뒤적이다 우연히 보이는 것은 인생 무상 이란 밑줄 친 글씨 세월 따라 왔다 가는 허무한 것처럼……. ☆★☆★☆★☆★☆★☆★☆★☆★☆★☆★☆★☆★ 《17》 네가 그리운 것은
이병주
네가 그리운 것은 보고 싶어서가 아니다.
그 옛날 너의 향기가 나의 육신을 흠뻑 적시었던 그 날이 그리운 것이다.
너의 향기가 그리운 것은 아름다운 내음이 그리워서가 아니다.
향기의 마법으로 나의 두 눈을 뜨고도 못 보게 만든 그때가 그리운 것이다.
지나간 세월을 돌이킬 수 없지만 지금도 지워지지 않는 너의 흔적이 나의 가슴 한구석에 남아 있기에 그리운 것이다 ☆★☆★☆★☆★☆★☆★☆★☆★☆★☆★☆★☆★ 《18》 놓친 세월
이병주
세월을 놓쳤나요. 스쳐가기에 잡지 못했나요. 놓친 세월 잡으려 열차는 달려갑니다. 고향 가는 길목으로
추석 전에 못 가본 고향에 아버님 산소 여름내 기다렸던 풀 나무 지친 것은 누렇게 변색되어 드려 눕고 서있는 것은 흔들리며 하늘보고 있는데
어젯밤에 갈아 놓은 낫날 에 힘없이 자빠지며 엉킬 때 놀란 풀벌레는 다칠까봐 줄행랑치며 숨어 버린다. 놓친 세월 꼭 움켜쥐고서……. ☆★☆★☆★☆★☆★☆★☆★☆★☆★☆★☆★☆★ 《19》 마침표 위에
이병주
찍을 수 없는 마침 표 이 길래 세월만 보내었나 봅니다 보낸 세월은 말없이 흘러 만 가고 비록 채워지지 않는 여백이 있어도 이제는 잊어야할 때인가 하여 그래서 하나 찍어 봅니다.
이제 혹 있을지 모른 너와 나의 재회의 그림은 마침표 위에 덧칠로 그리려고 남은 여백 그대로 둔 채 마음 쌓여 놓은 서랍에다 고이 간직하여 놓으렵니다 ☆★☆★☆★☆★☆★☆★☆★☆★☆★☆★☆★☆★ 《20》 만나러 가는 길
이병주
따뜻한 햇볕으로 마음풍선 부풀러 두둥실 두둥실 뜬구름 만들고 터질 듯한 마음으로 집은 나선다
마음에 부는 바람은 일렁이는 파도 만들어 놓고는 나의 전부를 앗아 갈듯이 조각배 띄워 삼켰다 뱉었다 생존 게임 즐기려 하지말고
설래 이는 고통을 파도야 네가 잘게 가루 내어 저 넓은 바다에 띄워 보내고 눈부신 햇살은 뜬구름 바늘로 터트려 하늘 높이 저 멀리 날려보내
설레며 처음 만나는 님에게 수줍어 고개 숙이지 않고 나의 티 없이 순수함을 보여 주게 하여라 ☆★☆★☆★☆★☆★☆★☆★☆★☆★☆★☆★☆★ 《21》 먼 훗날이라도
이병주
그리움이 꿈틀거리는 나의 마음 한구석에 고운 천사처럼 고운 미소 함빡 머금고 저만큼에서
진실 아닌 현실의 멍에 때문에 느껴오는 보고픔도 흐르는 연민의 강 건너 저편에 묻어 두고서
먼 훗날 희색 미소 머금고 살포시 나의곁을 오려무나 ☆★☆★☆★☆★☆★☆★☆★☆★☆★☆★☆★☆★ 《22》 메아리 줄 때까지
이병주
누가 들으면 부끄러워 오다 되돌아 갈까봐 아무도 없는 깊은 산에서 큰소리로 불려 보면 풀벌레 무서워 달아나고 사랑놀이하다 놀란 꿩 소리치고 날아갑니다.
작은 소리라 못 들으시나 듣기 싫어 안 들으시나 그래도 목 길게 빼고 큰소리로 외칩니다. 머나먼 님 듣고서 메아리 줄 때까지……. ☆★☆★☆★☆★☆★☆★☆★☆★☆★☆★☆★☆★ 《23》 못 챙긴 추억
이병주
미처 챙기지 못한 추억 파란 하늘에 그려 놓고 멈추고 싶었다. 둘이는 아니었지만
그리움처럼 피어있는 꽃잎에 세월 건너 달려와 거친 숨으로 입맞춤하며 달콤한 추억을 생각해봤지
꽃잎 지기 전에 만나야 하는데 멈추어 버릴 것 같은 추억 속에서 놓치지 않고 다 챙겨야 할 사랑이기에 ☆★☆★☆★☆★☆★☆★☆★☆★☆★☆★☆★☆★ 《24》 미소
이병주
티 없이 고운 얼굴 나의 시선 붙들어 놓고 수정처럼 빛나는 까만 눈동자 내 마음마저 사로잡아 우뚝 솟은 콧날에 나에 사랑 얹히려 하고 핑크빛 작은 입술은 나의 숨까지 멈추게 한다 그보다 나의 영혼까지 뺏어 간 것은 웃을 때 미소가 아름답기 때문이다 ☆★☆★☆★☆★☆★☆★☆★☆★☆★☆★☆★☆★ 《25》 미움 될지라도
이병주
세월이 오늘도 밟고 지나간 뒤 적막마저 외로움을 휘감아 잠 못 이루는 저녁이 오면
가냘픈 숨 한 가닥 붙잡은 어설픈 나의 노래는 애처로이 애걸하는 연가 됩니다.
목이 잠기어 부르지 못하는 노래는 돌아서지 않는 님의 귓전에서 모질게 팽개쳐지는 야박한 미움 될지라도
물 한 모금으로 마른 목축이며 귀뚜라미 애처로운 소리 반주 삼아 창가에 흐르는 달빛 보면서 부르고 또 불러서 나의 사랑 다할 때까지 띄우고 또 띄워 보내리 ☆★☆★☆★☆★☆★☆★☆★☆★☆★☆★☆★☆★ 《26》 미지의 사랑
이병주
저 푸른 하늘 덕지 붙은 하얀 구름 위에 피어나는 사랑 무등 태우고 고운 햇살 잠시 한쪽 눈감게 하고 좋아하는 님 찾아간다
산들바람 하늘거리는 나뭇잎 사이로 불타는 정열 같이 손잡고 세찬 바람 잠시 숨 멎게 해놓고 보고픈 님찾아 간다
너저분한 마음 한구석에 그리움 조용히 숨겨 놓고서 요동치는 맥박 거칠어진 날들 숨 잠시 숨 고르며 아련히 또 올려 본다 미지의 사랑을 ☆★☆★☆★☆★☆★☆★☆★☆★☆★☆★☆★☆★ 《27》 바람이고 싶어라
이병주
허공 쳐다보며 보이지 않는 허상 속에 너를 그려 놓고 풀밭 나비처럼 맴을 돌아본다. 행여 돌아올까 봐
사이사이 부는 바람으로 그리움 담근 질 해놓고 풀밭에 앉아 너를 만난다면 못 다한 사랑 엮어내는 산들바람이고 싶어서
긴 시간 날갯짓으로 멈춰 버릴 것 같지만 세상 끝까지 쫓아가야 하는 그대 바람 타고 날아서 가련다. ☆★☆★☆★☆★☆★☆★☆★☆★☆★☆★☆★☆★ 《28》 빨간 낙엽 파란 하늘
이병주
빨갛게 물들어 가는 저 아름다운 낙엽은 여름 내내 애태우며 몰래 간직하려다 세월에 들키어 내어놓은 어쩔 수 없는 허물인가요.
파랗고 높은 가을 하늘은 여름 동안 검은 소나기구름이 쌈질하며 헝클고 놀던 곳 가을바람으로 쫓아내고 가을비로 씻어내니 저리 파랗게 보이는 것인가요.
세월 주어 담아 놓은 저 산 낙엽에 너와나 여름날 물들어 있고 높고 푸른 저 하늘에는 돌아올 세월이 웅크리고 있습니다. ☆★☆★☆★☆★☆★☆★☆★☆★☆★☆★☆★☆★ 《29》 사랑 인 것을
이병주
고요한 들판으로 아스라이 들려오는 진군의 나팔소리는 님의 힘찬 고동 소리
비 들갠 하늘처럼 회색빛 나의 마음을 파랗게 물들여주는 그 손길은 님의 손길
님이시여 그냥 관심으로만 쳐다보는 줄 알았는데 내 마음 진군의 나팔 소리 파랗게 물들이는 손길은 정녕 님의 영혼인 것을
말없이 쳐다보다 미소 짖고 그러다가 살며시 내미는 손이 님의 사랑 인 것을 ☆★☆★☆★☆★☆★☆★☆★☆★☆★☆★☆★☆★ 《30》 사랑했으면
이병주
흩날리는 꽃잎 주어 그리움 뭉쳐 저 하늘에 띄우면 보이는 파란 하늘은 당신의 마음 그 속에서 노니는 흰 구름은 한 조각 내 모습이었으면
풀벌레 소리 풍선에 담아 머리 위에 띄우면 들리는 고운 님의 소리에 나의 소리 어울러 사랑의 하모니 만들어 들었으면
같이 뛰놀고 싶고 같이 노래 부르고 싶어서 만난 것처럼 우리 서로 사랑했으면 ☆★☆★☆★☆★☆★☆★☆★☆★☆★☆★☆★☆★ 《31》 석양 나그네
이병주
하얗고 하얗던 눈사람 하얗다 못해 까맣게 변해버려 눈싸움하면서 뛰놀던 아이들 표적 되어 쓰러져 갈 때
석양 나그네 종종 걸음으로 울퉁불퉁한 눈 무덤 위에서 시린 발등 차디찬 마음마저 녹일 수 없어
꺼지지 않는 모닥불로 사랑 지펴주는 불 지킴이를 찾아 걸어간다. ☆★☆★☆★☆★☆★☆★☆★☆★☆★☆★☆★☆★ 《32》 세월 뒤쪽으로
이병주
겨우내 버티어 홀로 남은 낙엽이 어제 밤 봄비에 견디어 내지 못해 떨어져 뒹구는 너의 모습 가엾구나.
세찬 눈보라 잘 견디고 세상 역경은 혼자 안은 채 그렇게 모진 바람 잘 피하든 기개는 봄비에 녹아 버렸는지
촉촉한 봄비 내릴 때 버티는 의지마저 상실된 갈기갈기 찢어진 낙엽 바람에 휩쓸려 아스팔트에서 뒹굴더라도 내리는 봄비 미워하지 말고 세월 뒤쪽으로 너 갈 길 찾아가거라. ☆★☆★☆★☆★☆★☆★☆★☆★☆★☆★☆★☆★ 《33》 스치는 세월은
이병주
세월이 스쳐 마음속에 이미 각색되어버린 날들을 얼마나 더 많이 채워야 하는지
지난날과 돌아올 날의 연속에서 닳아버린 세월의 더께 한 움큼 허리춤에 메달아 놓고 뒤뚱뒤뚱 중심 잡지 못하면
푸른 하늘 하얀 구름에 누워보고 싶은 마음으로 오늘도 한적한 산모퉁이에서 허망한 꿈만 키운다. ☆★☆★☆★☆★☆★☆★☆★☆★☆★☆★☆★☆★ 《34》 슬픈 이별
이병주
이별이 아쉬워 촉촉이 젖은 눈 보이지 않으려고 살그머니 감아도 까만 눈썹에 방울 방울 맺혀 있는 눈물방울 조용히 흘러내리는 자국은 고운 얼굴에 눈물고랑 만들고 어차피 흘리는 눈물이라면 눈뜨지 말고 그대로 흘려주세요 서글픈 눈망울 쳐다 볼 수 없도록
슬픈 이별이 두려워 창백해진 얼굴 애써 보이지 않으려고 얼굴 돌려도 애달픈 이야기는 송알송알 까만 머리카락에 총총히 매달려 있고 우리 이제 헤어져야 한다면 그냥 그대로 떠나 주세요 더 이상 아무 것도 바라 볼 수 없도록 ☆★☆★☆★☆★☆★☆★☆★☆★☆★☆★☆★☆★ 《35》 씁쓸한 그림자
이병주
스산한 가을비 터벅터벅 걷는 길에 아쉬운 남았는지 맴 돌다 떨어지는 노란 단풍잎
떨어진 잎사귀 발길에 짓눌린 아픔은 여름날의 추억인가 하여 두 눈 지그시 감으며
우산 속 흘러내리는 씁쓸한 그림자 따라 나도 몰래 발길 띄웁니다. ☆★☆★☆★☆★☆★☆★☆★☆★☆★☆★☆★☆★ 《36》 앙상한 가지
이병주
차가운 바람에 메마른 가지는 통곡의 소리 질러낸다.
산 등허리에 걸친 앙상한 너의 몰골만큼 응어리 된 세월의 긴 그림자 되어 큰 바위 뒤에서 웅크린 채 엮어버린 세월 속에 수수께끼 같은 이야기를 늘어놓으면서…… ☆★☆★☆★☆★☆★☆★☆★☆★☆★☆★☆★☆★ 《37》 어느새 지난 세월에
이병주
여태 피워 놓은 푸른 하늘은 여름날의 환희이었다. 꽃과 나비들 정열이었다.
푸름의 향기 붙잡아서 지난 세월은 그릴 수는 없지만
높은 하늘 하얀 뭉게구름을 그릴 수 있는 희망이 되고 누런 결실을 만들 수 있는 길
돌아올 높은 하늘 그리다 보면 어느새 지난 세월에 까맣게 익어 가는 나의 얼굴 ☆★☆★☆★☆★☆★☆★☆★☆★☆★☆★☆★☆★ 《38》 우연으로 가는 세월
이병주
지난날 너무나 많은 너의 꿈을 꾸었나 보구나. 세월의 무지함을 잠시 잊고서 계절이 바뀌어 또다시 되돌아 왔는데 그냥 너의 허울만 그려보고 있으니.
희미해진 것이 얼마나 지나갔을까? 다시 그려낼 수 없는 것이지만 그래도 붙들고 통곡이라도 하고픈 것
구차한 변명들은 귀신 탈 빌러 쓰고 잠시 넋 놓고 있는 지난 진실 송두리째 가두어 놓고 고깔모자 쓴 중처럼 들릴락 말락 하는 소리 우연으로 가는 길 도 서럽기는 마찬가지라고 ☆★☆★☆★☆★☆★☆★☆★☆★☆★☆★☆★☆★ 《39》 움츠리고 있을
이병주
뒷산 진달래 꽃봉오리처럼 수줍어 감추어진 처녀 가슴처럼 아직도 말못하고 내 마음 깊은 곳에 남아 있는 것은
수줍은 진달래 피고 봄눈 되어 흩어지는 벚꽃처럼 세월 가도 저절로 피지 못하고 가슴에만 묻혀있는 사랑의 꽃봉오리인가요
흘려 가는 세월 속 흩날려버릴 벚꽃 나무 아래서 움츠리고 있을 것 같은 말못하고 보낸 지난 세월인가요. ☆★☆★☆★☆★☆★☆★☆★☆★☆★☆★☆★☆★ 《40》 이 순간이라도
이병주
잊으란다고 마음에 새겨 놓은 사랑 지워가며 그냥 잊혀질 사랑인가요.
떠나가란다고 홀연히 돌아서서 아무 일없는 듯이 떠나갈 사랑인가요.
잊으려면 아무 말 없이 혼자 잊어 보세요.
가시려면 못 본체하고 그냥 훌쩍 떠나 보세요.
이 순간이라도 마음에 없는 이야기는 정말 하지 말아주세요. ☆★☆★☆★☆★☆★☆★☆★☆★☆★☆★☆★☆★ 《41》 이름만 불러봅니다
이병주
만남의 즐거움은 아쉬운 이별되어 아름다운 모습 그리워하는 미련만 주고
헤어지는 아쉬움은 오늘도 생각나서 눈감으면 떠오르는 마음에 허상만 남기였습니다.
만남과 해어짐의 두 갈래 길이건만 끝내는 똑같은 종착역에서 찾지 못하는 이름만 불러 봅니다. ☆★☆★☆★☆★☆★☆★☆★☆★☆★☆★☆★☆★ 《42》 저 산 너머
이병주
많은 세월 저 산 너머 구름 따라 가면
묻힌 세월 저 산 너머 찾아가면 있을까?
지난 것이 아름다워 저 산 너머를 지난 것이 서러워도 저 산 너머를
가끔 생각합니다. 가끔 가고 싶어합니다. ☆★☆★☆★☆★☆★☆★☆★☆★☆★☆★☆★☆★ 《43》 진달래 나에게 하는 말
이병주
내 마음 창가에 별빛 비치는 곳 마음 한편에 사랑방 지어 놓고 소꿉놀이하던 어릴 때 스칠 때마다 몰래 몰래 키워놓은 여린 사랑을
지금은 어디에서 찾을 수 있을까? 머리에 질끈 동여매어진 세월 띠 풀어 떠나가는 겨울 속에 내던지고 그 시절로 가려 해도 가지 못하고 헤맬 때
겨우내 눈 속에서 봄을 기다렸던 진달래 나에게 하는 말 자기들 사랑은 그냥 기다리고 있다가 흐르는 세월에 의지하여 못 다한 사랑 피울 수 있다고 ☆★☆★☆★☆★☆★☆★☆★☆★☆★☆★☆★☆★ 《44》 추억 여행
이병주
터벅이며 지나온 삶의 그림자 석양 따라 길게 드리우고 지친 세월 무거워지면 뿌연 하게 희미해진 지난날의 추억 남기고 온 것 같은 허전한 내 마음 손잡고 추억 여행갑니다
울타리 없는 초라한 시골 간이역 차표 받는 사람마저 없는 곳
한쪽 구석 내버려진 꽃밭에다 우리 가 심어놓은 사랑의 코스모스 올해도 혼자 잘 자라 가을이면 꽃 피겠네
풀 포기 같은 탱자나무 이제는 내 허리 넘어 어깨 넘실넘실
빨간 고추잠자리 그 날처럼 친구들과 하늘 돌며 맴맴 푸른 나뭇가지에 매미는 쓰르륵 쓰르륵 소리내며
지나간 추억의 순간들 빛 바랜 내 가슴에 비추어 주고서 나처럼 먼 산 쳐다봅니다 ☆★☆★☆★☆★☆★☆★☆★☆★☆★☆★☆★☆★ 《45》 추억과 현실
이병주
세월 따라 여기만큼 와서 석양 하늘 가슴에 안고 지나온 추억 더듬어 봅니다.
하늘은 노란 금빛인데 터벅터벅 따라온 세월 한 묶음
철새 앞세우고 뿌연 안개 드리우면 가슴에 남아있는 낡은 추억 속을 마냥 헤어나지 못하면서
그어지지 않는 지난날과 현실 속에서 날갯짓하는 잠자리처럼 빙빙 돌고 있는 지금입니다 ☆★☆★☆★☆★☆★☆★☆★☆★☆★☆★☆★☆★ 《46》 추억만이 찾아 와서
이병주
잊지 못하여 가슴에 남은 모습은 세월 가고 낙엽 떨어져도 추억으로 남아
그 날의 오솔길 다시 걸어 보면 옛날 그대로 인데 떠나간 너는 오지 않고 추억만이 찾아와서 그 날을 잊지 못하게 하는구나.
바람이 불어 낙엽이 져도 ☆★☆★☆★☆★☆★☆★☆★☆★☆★☆★☆★☆★ 《47》 텅 빈 내 가슴에
이병주
미완의 사랑을 갈망하고 살아온 날 가뭄에 갈라진 논밭처럼 통째로 갈라버린 내 마음 이제 더 이상 구걸하고 싶지 않아 먼 하늘 바라보며 던져진 지난날 속에서
아름다움 피어내려는 한줄기 햇볕으로 겨우내 숨어 있는 꽃봉오리 피워 내듯이 들이키다 허공으로 뱉어진 너의 숨결 아주 조금씩 이라도 텅 빈 내 가슴에 모아서 희미하게 꺼져 가는 사랑의 불꽃을 다시 피워 보련다. ☆★☆★☆★☆★☆★☆★☆★☆★☆★☆★☆★☆★ 《48》 하얀 눈 이 왔던 이유
이병주
땅거미는 아직 주리를 틀고 있을 때 먹다 버린 음료수 빈 프라스틱병 대여섯 개 찌들어진 가방에 넣어 약수터 올라간다
행여 춥지 않으려고 입 마개 귀마개 장갑 끼고 내의 곁들어 두툼하게 챙겨 입고 산으로 산으로 약수터 찾아간다
車들도 몇 대 안 다니고 인적도 드문드문 추울까봐 움츠리고 가는데 차가운 나의 체온 입김까지 하얗게
뽀드락뽀드락 눈 밟는 재미 솔솔 어느새 등줄기 땀 냄새 풍기고 들숨 낼숨 빨라질 때는 약수터 정상
해돋이는 아직도 멀었고 아기 오줌보다 가는 물줄기 이름하여 忍耐泉 이라 누가 지었는지 그러나 나에게 일깨워준 하얀 눈
비가 얼어 내리는 것 자연의 현상이고 더러워진 세속의 산야를 감추는 것보다는 물들지 않은 세상을 아름답게 그리라고 神이 우리 인간에게 주신 아름다운 선물 인 것을 ☆★☆★☆★☆★☆★☆★☆★☆★☆★☆★☆★☆★ 《49》 하얀 종이 위에
이병주
그리고 싶은 것은 아니 여도 더 멋진 것이 나도 모르게 그려지듯이
외로운 밤 행복을 꾸려다 설친 잠 아침에 깨어 어제 밤 꿈속에서 잠시 젖어본다.
내가 꾸고 싶은 꿈은 이루지 못할 너와 나를 인생의 한 페이지에 그려 넣고 싶었는데 너의 형상은 간곳없고 나의 잔상만 남아 있구나. ☆★☆★☆★☆★☆★☆★☆★☆★☆★☆★☆★☆★ 《50》 허전한 마음
이병주
허허, 공간으로 비워진 마음 아직 채우지 못했어도
말라 갈라 버린 논두렁 한줄기 단비가 적시고 시들어 버린 꽃봉오리 한 마리 나비가 다시 돌아오면
가냘픈 빗줄기 속에서라도 나비 쉼터 만들어 놓고 여태 채우지 못했던 허전한 마음을 채워 보렵니다. ☆★☆★☆★☆★☆★☆★☆★☆★☆★☆★☆★☆★
첫댓글 잊는다는 것
떠난다는 것
그리 쉽진 않지만
가셔야 한다면
보내드려야겠지요
가시기 힘들어
서성거리는 님
즈려밟고 가시옵소서
외로움이
서려있는 글
가슴이 애잔해 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