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2리그 챔피언 결정전, 결국 ‘그들만의 잔치’ 되나?
[2004 K2리그] 연맹 행정력 부족·언론의 무관심으로 그들만의 잔치 ‘우려’
지난 4월부터 8개월간 팀당 18경기(전후기 리그 각 9경기씩)의 열전을 치른 K2리그(한국 실업축구 리그)가 지난 11월 14일 후기리그 마지막 경기에서 강릉시청의 극적인 역전우승으로 마무리 됐다.
특히 지난 6월에 종료된 전기리그는 마지막 경기까지 우승팀을 예측할 수 없을 만큼 치열한 열전을 펼쳤고, 전기리그부터 22경기 연속 무패 행진을 이어가며 후기리그 우승을 목전에 뒀던 울산미포조선이 최종전에서 강릉시청에게 극적인 역전우승을 내주는 등 K2리그는 전·후기 리그 내내 극적인 승부와 치열한 리그 순위, 우승 경쟁으로 많은 볼거리를 제공했다.
이제 K2리그는 전기리그 우승팀 고양KB와 후기리그 극적인 역전우승팀 강릉시청간의 통합 챔피언을 가리는 챔피언 결정전만을 남겨두게 됐다.
그러나 올 시즌을 마무리하고, K2리그의 진정한 최강팀을 가리기 위한 중요한 경기가 리그를 주관하는 실업축구연맹(이하 연맹)의 행정력 부족과 언론의 철저한 무관심 속에 그들만의 잔치로 전락하고 있다.
갈팡질팡 연맹의 행정, K2리그 알리기의 가장 큰 ‘걸림돌’
K2 후기리그가 종반으로 치닫던 무렵인 지난 11월 5일 이미 전기리그 우승을 자치해 K2리그 챔피언 결정전에 진출해 있던 고양KB의 서포터스 카페에는 K2리그 챔피언 결정전이 TV중계를 위해 평일에 치러지는 것에 대한 문제점과 이에 대해 연맹 담당자와의 통화내용을 담은 글이 게재되었다. 이 글은 대표적인 축구관련 사이트 ‘사커월드’ 등을 통해 축구팬들에게 알려졌고, 이에 대해 상당수 축구팬들이 연맹의 근시안적인 행정에 대한 비판을 퍼부었다.
이런 축구팬들의 반응을 감지했는지 연맹은 K2후기리그 9라운드가 종료된 직후 다행스럽게도 이런 축구팬들의 비판적인 의견을 발 빠르게 수렴해 오는 11월 20일과 27일 각각 강릉
과 고양에서 챔피언 결정전을 치르기로 일정을 조정했다.
그러나 애써 조정한 경기 일자가 K리그 최종전과 겹치면서 K2리그 챔피언결정전 1차전은 방송중계 편성은 물론이고 대다수 축구팬들에게 철저히 외면당하게 될 처지가 됐다.
즉, 1차전이 열리는 11월 20일 토요일 오후 2시는 K리그 최종 라운드 경기가 오후 3시에 전국 6곳의 경기장에서 일제히 벌어지고 이중 4경기가 공중파와 케이블 채널을 통해 중계방송 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축구팬과 일반 시청자들에게 인지도가 떨어지는 K2리그 경기에 대한 관심은 자연스레 멀어질 수밖에 없게 되었다.
이는 K2리그를 알리기 위해서는 TV중계가 꼭 필요하다며 평일 경기도 강행하려 했던 연맹의 강변을 무색케 할 만큼 생각 없는 일정 조정이라는 것이 여실히 드러나는 것이다.
또, K2리그를 홍보하기 위해서 최우선시 되어야할 언론을 통한 지속적인 노출 역시 연맹의 실정과 각종 언론들의 절대적인(?) 무관심으로 인해 그 기회조차 얻지 못하고 있다.
즉, K리그 최종전이 남아있는 한 장의 플레이오프 티켓이 결정되는 중요한 경기가 벌어지고, 이어지는 플레이오프에 대한 기사가 쏟아져 나오는 상황에서 K2리그 챔피언 결정전에 관한 언론의 보도는 그 어느 언론에서도 찾아볼 수 없을 것이라는 것은 불 보듯이 뻔한 일이고, 설사 연맹이 그토록 원하는 공중파를 통한 방송중계가 성사된다고 할지라도 K리그에 비해 상대적으로 인지도가 떨어지는 K2리그 경기를 과연 얼마나 많은 시청자들이 시청할 것인지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 되어 버렸다.
이처럼 이번 연맹의 일정조정은 전후 사정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근시안적인 행정으로 1년 중 가장 중요하고 흥미로운 이벤트인 챔피언 결정전을 힘들여 마련하고도 정작 이를 효과적으로 알리지 못하고 있는 모습이고, 이는 K2리그를 가장 일선에서 홍보해야하는 연맹이 바로 한치 앞도 내다보지 못하는 어리석은 행정을 남발하면서 오히려 K2리그의 발목을 잡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더욱 비판 받아야 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