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루자 여행2 - 오르비에토에서 트라시메노 호수 지나 중세도시 페루자에 가다!

5월 19일 아침에 피렌체 산타 마리아 노빌레 S.M.N. 역에서 기차를 타고 2시간만에
오르비에토 역에 내려 푸니쿨라를 타고 언덕을 올라 견고한 성벽 도시 오르비에토를 본다.

대성당을 보고는 다시 카엔 광장 Piazza Cahen 으로 되돌아와 푸니쿨라를 타고 내려와서는
오르비에토 기차역 으로 돌아오니 화장실이 역 외부에 강철문을 달고 서있는게 무섭네?

동전을 넣고 저 안에 들어갔다가 강철문이 열리지 않아 못나오면 어떡하나 하는
걱정은 이른바 폐쇄공포증 일러나?
그래도 용기를 내어 들어갔더니 강철 구조물 안에 비상벨 이 있긴 하네!

옛날 스페인에서 밤에 침대기차를 탔는데
희한하게도 남녀별로 차량을 분리 해 태우는지라 밤중에 마눌과 만나 내려야 하는데,
침대실 문고리가 고장나 열리지 않아 발을 동동 굴렸지!

오르비에토역 구내의 황색종이 출발 시간표를 보니 내가 인터넷에서 조사해온 것과 같으므로
시간이 있어 역 구내 매점에서 도너스와 피자 2조각을 사서는 점심을 떼운다.

모니터를 확인하고는 페루자 가는 13시 44분 기차에 오르는데 다음 기차는
테론톨라에서 한번 갈아타지만 이번 기차는 키우시와 테론톨라 등 2번을 환승해야 한다.

IC 기차는 20여분을 달려 14시 06분에 Chiusi-Chianciano 역에 내려서는 10여분을 기다려
14시 20분에 로컬열차에 오르는데 14시 37분에 Terontola-Cortona 역에 내려
14시 50분 로컬기차를 갈아 타야하는지라.... 환승 시간이 짧은 탓에 마음이 급하다!

테론톨라 역에 내려 사람들에게 페루자 가는 기차를 물으니 아마도 1 ~ 2번 Vinary (플랫폼)
일거라고 대답하는데 미덥지 않아 차장에게 물으니 “모니토” 라고 말하네?

그게 무슨 뜻일까 생각해보니 “모니터”를 보라는 모양인 데.....
마음이 급해 지하통로로 1번에 가니 아니라 마침 지하 통로에 있는 모니터를 보니 7번이네?

조바심이 나서 배낭을 멘채 지하도를 급히 달려갔더니 울 마눌 급히 뒤따라 온다.
마눌은 계단을 뛰어 오르면서 숨이 찬지 얼굴이 그만 하얗게 변해 호흡을 제대로 못하네?

진정을 시키며 살펴보니 기차는 선로에서 기다리고 있는데 예정 시간보다
9분이나 늦게 출발하는 것이 우리가 타고온 열차에서 환승하는 손님을 기다린 때문인가 보네?

기차는 너른 들판을 달리는 데 주변은 구릉과 풀밭으로 목가적 풍경이라....
10여분만에 느닷없이 호수 가 나타나는데 무려 20 여분을
호수를 따라 기차가 달리는 것이니 그럼 저게 바로 "트라시메노 호수" 인 모양이네?

기원전 218년 한니발 은 스페인을 개척하여 얻은 재원으로 4만 6천명의 병력을 인솔해
스페인에서 피레네 산맥을 넘어 프랑스를 횡단하고 악전고투 끝에 알프스를 넘는다.

겨울 알프스가 얼마나 모질었던지 토리노에 도착한 군대는 보병 2만에 기병 6천,
그럼 "40% 는 겨울 알프스에 희생" 되었으니...
이 병력으로 티치노(파비아) 에서 로마 집정관 코르넬리우스의 기병을 격파 한다.

다른 집정관 셈프로니우스가 도착해 보강된
로마군 4만명은 갈리아인의 참여로 3만 6천 으로 늘어난 카르타고군 기병의
유인전술에 말려 추격했다가 트레비아에서 대패 한다.

해가 바뀌어 BC 217년 포강 유역의 켈트족인 갈리아인들을 더 충원하여 보강된
한니발군 은 로마를 향해 남진하는데
보통은 아펜니노 산맥에 막혀 동남쪽 리미니로 내려가야 한다.

하지만 겨울철에 알프스를 넘어 허를 찔렀던 한니발은
BC 217년 4월 동쪽 평야지대의 편한 가도를 버리고 남쪽으로 험한
아펜니노 산맥을 넘어 토스카나 피렌체로 내려온다.

이때 로마 집정관 세르빌리우스는 동쪽 리미니에 대기하다가 허겁지겁 플라미니아 가도를
따라 내려오고 있었는 데, 장차 폴리뇨에서 페루자로 북진 할 예정이었다.

또 한사람의 집정관 플라미니우스는 한니발이 혹시나
아펜니노 산맥을 넘을지 모른다고 생각해서는...
아레초에 방어진지를 구축하고 있었는데, 한니발은 길을 비켜 남쪽 페루자로 내려간다.

당황한 플라미니우스의 로마군 25,000 은 급히 뒤를 추격해 오자 한니발은
주변 지역을 약탈하며 로마군의 신경을 돋운후 여기 트라시메노 호수 에 다다른다.

이대로 가면 한니발은 대략 페루자 남쪽의 티베레 강 유역 폴리뇨 에서
로마의 두 집정관 의 군대 사이에 끼여서
포위 를 당하는 곤란한 형국에 빠질 가능성이 매우 높았던 것이다.

로마군이 한니발을 함정에 빠뜨렸다고 생각했을 수도 있는 상황에서
한니발은 트라시메노 호반의 북쪽에 병력을 매복 시키고
플라미니우스군이 호반의 좁은 길을 지나고 있을때 "기습해 전멸" 시킨다.

훗날 맥아더도 말한바 있지만 플라미니우스는 전방 정찰을 게을리했으니
그 결과 자신은 죽고 로마군은 파멸 했으니
도망친 자는 2만 5천 중에서 불과 2천명 남짓했다고 한다.

그리스군과 알렉산더의 마케도니아군 그리고 로마군은
중무장 보병 을 주력으로 하는 군대로
평원에서 전법에 따라 진형을 갖추어 정정당당히 전면전 을 하는것 밖에 몰랐었나?

여기 트라시메노 호수 는 해발 268m 로 페루자 지방에 자리 잡고 있는 데,
갈릴리 호수처럼 넓다보니 오히려 "바다" 라는 느낌이 든다.

호수 안에는 섬이 있는데 12세기에 지어진 성 미카엘 천사 성당에는
오래된 종탑이 볼만 하다고 하며 일찌기 바오르 2세 교황도 들렀다고 한다.

3시 35분 로컬 기차는 페루자 Perugia 역에 서는데 화장실이며 코인라카는 보이지 않는다.
그러니까 우리는 피사에서 피렌체로 들어와 2박하며 피에솔로, 시에나에
산지미냐노를 보고 다시 피렌체에서 오르비에토 를 거쳐 중세 고도 페루자 에 도착한 것이다!

역 광장에서 2유로 하는 R 버스 ( G 버스 도 간다 ) 를 타고 언덕을
열두구비나 돌아가며 올라가는 데..... 주민들은 도중에서 얼추 다 내려버린다.

저멀리 초록색 들판을 바라다 보는 언덕에 자리잡은 붉은 기와지붕 집들이며
미색 성당이 참 잘 어울리네?
그때 옆 승객에게 “피아자 이탈리아?”라고 물으니 못알아 듣는다!

그러고는 갑자기 버스는 서고 험상궂은 아저씨가 올라타더니 버스표 검사를 하는데
우린 버스를 탈 때 티켓을 펀칭 했기로 보여주었지만
표가 없는 청소년들을 마치 사냥감인양 버스 뒤쪽으로 몰아 넣는다?

그러는 중에 버스는 페루자 성내 구시가지 이탈리아 광장에 멈추기로 내리니
"탁트인 전망" 이 너무나도 멋진 데!!!!
10명 남짓한 청소년들은 버스 검표원 아저씨에게 고양이 앞에 쥐 처럼 잡혀있네?


버스에서 내려 움브리아 평원을 내려다 보며 우리 부부는
드디어 중세의 고도이자 움브리아주의 수도 로 인구 20만인 움브리아의 부엌
페루자 Perugia 에 도착했다는 감동을 맛본다.

이 도시에서 움브리아파 미술의 거장 "페루지노" 와
그의 제자로 르네상스 3대 화가인 "라파엘로"
그리고 세리에-A 소속 AC 페루자 팀 "안정환" 선수의 자취를 찾을수 있을라나?

이탈리아 광장 Piazza Italia 에 내리니 건물들이 고풍스러운데
먼저 성벽으로 달려가 아래를 내려다 보니
움브리아 지방 의 구릉과 초록색 들판이 그림처럼 펼쳐진다.

이탈리아에서는 밀라노가 있는 북부지방을 게르만 침략 부족인
랑고바르족의 이름을 따서 롬바르디아 라 부르고
그 아래 아펜니노 산맥 남쪽인 피렌체와 시에나 지방을 토스카나 라고 한다.

피렌체가 속한 토스카나와 라찌오 라고 부르는 로마 사이에
완만한 구릉과 어둑어둑한 산지가 펼쳐지고
구불구불한 길들이 모여 평화로운 풍경이 이어지는 이곳을 움브리아 라고 부른다.

움브리아 지방의 도시로는 주도인 페루자 와 성자 프란체스코가 태어났던 아시시 에
언덕 위의 성채 도시로 교황의 피난처 오르비에토 가 있다.

그 외에 옛 로마군 병사들의 은퇴후 도시로 건설된 꽃의 축제로 이름난 스펠로 외에도
토디, 스펠레토, 시타 디 카스텔로등 마음을 편하게 해주는 소도시들이 있다.

그 초록색 들판 한 복판에 우뚝 솟은 언덕위에 자리한 고도 페루자는 붉은색 기와집과
오래되었지만 고풍스러운 건축물로 대비가 된다.

경치 구경도 좋지만 먼저 급한 것은 우리가 인터넷으로 예약한 호텔을 찾는 것인데
방값 이 싼 곳을 고르다 보니 길을 찾는게 걱정이 되네!

인터넷과 구글어스에서 보고 손으로 그린 지도를 들고 거리로 나서는데
길에는 오토바이 인지 자동차 인지 구분이 모호한 경차가 눈길을 사로잡는다.

그러고 보니 그 옆 천막에는 토이 모터 Toy Moter 라고 해서
장난감 자동차를 알리는 글귀가 보이고
몇발자국 옆에는 거리의 음악가를 기타를 치는 모습을 본다.

여기 이탈리아 광장 Piazza Italia 에는 자그만 정원이 있는데
1,877년에 죠수에 카푸치 라는 이탈리아 국민 시인이 이 도시를 방문하고는 조성 했다던가?

그리고 그 옆에는 이탈리아 국왕의 동상이 서 있는데 보나마나.....
1,877년에 가리발디 장군의 도움을 받아 이탈리아를 통일한 에마누엘레 2세 인 모양이다!

그리고 거리를 조금 걸어 저 국기가 걸린 건물은 Palazzo della Provincia 라는
글귀가 보이니 아마도 옛 건물로 페루자 시청사 인 모양이네?
그러고는 길은 언덕인 관계로 둘글게 원을 그리는 막다른 축대 아래에 보이니 어쩐다?

무슨 계단 이라도 있는가 둘러 보았으나 찾을수 없으니 멀리 둘러 내려가야할 모양이다.
축대 위를 따라 한참 돌아가니 거기에 “S 자”모양으로
내려가는 도로가 있어 따라 내려가다가 길을 벗어나 자그만 공원으로 내려가니 지름길이다!

행인에게 호텔 이름 Iris Hotel : Via Marconi 37, 주소가 적힌
종이 쪽지를 보이고 물어 왼쪽으로 접어드니
오래된 건물로 무슨 보수공사중인 붉은 집으로 들어간다.

미로와 같은 통로로 구불구불 들어가니 거기에 직원 한명이 근무하는 자그만 리셉션이 있어
체크아웃을 하고 2층으로 오르니 방에 오래된 그림이 우릴 반긴다.

첫댓글 잘 보았습니다. 감사합니다.
드디어... 언덕위의 고도 페루자 입니다!
하나 하나 자세히 설명해 주셔서 넘 좋으네요... 다시 가보고픈 곳 페루자...... ㅎㅎ
언덕위에 호로 솟아있으니....
참... 전망 하나는 좋은 도시였지요?
덕분에 이탈리아 전역을 돌며 즐거운 세계사를 섭렵하고 있습니다. 고맙습니다. ^^
영국, 프랑스나 이탈리아 어느 나라든
지방의 자그만 도시들은.....
3~4번째 가야 비로소 가게되네요?
처음 두번째 까지는 로마, 피렌체, 베네치아, 나폴리, 베로나
그리고 밀라노 정도만 보게 되더라구요!
지난 겨울에 오르비에또를 방문했었는데 그 추억이 떠오르네요
아... 한국 사람이 귀한 곳인데.... 다녀 오셨군요!
굉장해요
2007년도에 다녀온 올리비에또!!!
석양이질때 두오모 바로 옆 식당에 앉아 와인과 근사한 안주를 주문하여 마시던 기억과
웃지못할 화장실 사건의 추억이 새롭습니다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