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상식 708] 지하 동굴에 달 기지를 짓는다?
여러분은 여행을 좋아하나요? 낯선 풍경, 낯선 사람들로 가득한 곳은 두렵지만, 설렘도 가득합니다. 교통수단의 발달로 우리는 전 세계 곳곳으로 여행을 떠날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아직 아무나 갈 수 없는 곳이 있는데요. 바로 지구 밖 ‘우주’입니다. 아직까진 달로 떠나는 것도 쉽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인류는 달 여행을 넘어서 우주비행사들이 머물 수 있는 달 기지를 세우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어요.
하지만 달에는 여러 가지 위험이 도사리고 있어 기지를 세우기 쉽지 않습니다. 그래서 과학자들은 사람들이 안전하게 살 수 있는 ‘동굴’을 찾아 나서고 있다고 해요. 그런데 왜 하필 동굴일까요?
사진 1. 과학자들은 우주비행사들이 달에서 안전하게 지낼 수 있도록, 동굴을 찾아 나서고 있다. ⓒNASA
왜 선사시대 사람들처럼 동굴에서 살아야 할까?
지구는 질소, 산소 등으로 이뤄진 대기로 둘러싸여 있습니다. 그래서 일정한 기온을 유지할 수 있어 다양한 생명체가 살아갈 수 있답니다. 그리고 오존층이 백내장과 암처럼 심각한 질병을 일으키는 우주방사선을 막아줍니다. 심지어 우주에서 날아오는 운석도 대기에 부딪혀 사라지거나, 크기가 줄어들기 때문에 우리에게 큰 피해를 미치지 않습니다.
반대로 달 표면에는 대기가 거의 없습니다. 그로 인해 낮에는 달 표면의 온도가 무려 127℃까지 올라가지만, 밤에는 영하 173℃까지 낮아집니다. 또한 달 표면의 우주방사선 수치는 지구보다 150배나 높습니다. 달 표면에 운석이 충돌해 만들어지는 크레이터가 많은 것 역시 대기가 없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이유로 달 표면에는 사람이 살기 힘들며, 안전한 우주기지를 만들기 위해선 많은 재료가 필요하답니다. 또 기지를 만든다 해도 운석 충돌로 인해 피해를 볼 가능성이 높아요.
이에 과학자들은 선사시대 사람들처럼 달의 ‘동굴’에 기지를 세우자고 주장하고 있어요. 두꺼운 암석 벽으로 이뤄진 동굴은 외부와 차단돼 있어 일정한 온도를 유지할 수 있어요. 심지어 우주방사선과 운석 충돌도 막아주기에, 우주비행사들이 안전하게 지낼 수 있답니다.
50년 만에 지하 동굴 발견! 달 기지의 꿈이 가까워진다!
그렇다면 달에는 우주기지로 사용할 수 있을 만큼 큰 동굴이 있을까요? 과학자들은 지난 50년간 동굴과 연결됐을 가능성이 큰 구덩이를 약 200개 정도 발견했습니다. 하지만 이 구덩이들이 동굴과 연결돼 있는지까지는 밝혀내지 못했습니다.
그런데 최근 이탈리아의 트렌토대학교 연구팀이 달 표면의 관측 데이터를 분석하던 중, 지하 동굴로 통하는 입구를 찾아냈습니다. 동굴의 입구는 인류 최초로 달 착륙에 성공한 유인 우주선, 아폴로 11호가 착륙한 ‘고요의 바다’에 있는데요, 지하 130m 아래의 대형 동굴과 연결돼 있어요. 이 동굴의 크기는 대략 테니스장 14개로 무척 거대하답니다.
사진 2. 이탈리아 트렌토대학교 연구팀이 발견한 달 지하 동굴의 입구. ⓒNASA JPL
한 가지 아쉬운 점은 이번에 발견된 동굴이 달의 적도, 사람으로 치면 허리띠 부분에 있다는 점입니다. 적도 지역은 태양 빛과 열을 많이 받기 때문에 얼음이 만들어지기 어려워요. 즉 우리에게 필요한 물을 얻기 힘듭니다. 그렇지만 적도에 달의 동굴이 있다면, 물을 얻기 쉬운 달의 극지방에도 동굴이 있지 않을까요? 이번 연구 결과 덕분에 과학자들은 다른 동굴을 찾을 수 있다는 기대를 하게 됐답니다.
앞으로도 과학자들은 우주비행사들이 안전하게 지낼 수 있는 동굴을 찾아 나설 계획이라고 합니다. 이를 위해 동굴 탐사용 로봇을 개발하고, 우주비행사들이 동굴에서 잘 지낼 수 있도록 훈련할 예정이에요. 과학자들의 탐사와 기술 개발이 계속된다면, 달 기지도 먼 이야기가 아닌 가까운 미래가 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