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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레지꽃이 피었습니다. / 김 명
포스터를 보았다. 나는 2020년의 봄이 익어가는 5월 5일 화요일 부산시 동구 범일동 소방서 앞을 지나 인도로 걷다가 우연히 현대백화점 대형유리창에 붙은 포스터가 눈에 들어와 발걸음 멈추었다. 그 순간 지명이 산악회 회원이 때마침 나와 시선이 맞닥뜨렸다. 산악회 회원은 허리를 구십 도로 굽혀 인사하더니 환한 웃음으로 일전에 함께 했던 일행을 만나서 반갑다며 서로 오른손바닥 마주 잡고 아래위로 흔들었다. 연화산에 관한 대화를 오래도록 나누면서 요번 등산에도 시간이 허락하면 함께 가자고 친절하게 권했다. 연화산은 산림청에서 백 대명산 중에 68번째 선정한 아름다운 산이라고 설하면서 이번 기회에 반드시 가보자고 했다. 그곳에 이번 산행 때 함께 한다면 좀 특별한 꽃이 시선을 사로잡는다고 이야기했다. 나는 그 이야기에 귀가 솔깃하여 함께 하기로 결심했다.
나는 좋은 추억을 만들겠다며 동행자를 여자로 구하여 함께하려고 등산용품 판매점 언저리에 앉았다. 가게 주인이 뭐라고 해도 기어이 여자를 만나야 하겠다며 인내심을 발휘하면서 기다려도 제 눈에 안경이라는 말처럼 내 눈에 꽉 차는 여인은 나타나지 않았다. 기다림이 지루하여 의자에 앉았다가 집으로 가려고 일어났다. 그때 아가씨 두 명이 포스터를 보고 속삭이면서 가게 안으로 들어왔다. 등산복을 고르면서 어떤 색깔로 할까 망설일 때 내가 가게 주인처럼 다가가 자상하게 설했다. 산에서 만약의 경우에 조난했을 때를 대비하여 산의 색깔과 반대가 되는 옷을 입어야 한다고 구체적으로 알렸다. 한 아가씨가 아저씨 그럼 내 체격에 어떤 색깔의 옷이 잘 어울리는지 선택해달라고 부탁했다. 나는 청바지는 약간 할랑하게 입고 윗도리는 희색과 붉은 색깔로 만들어진 양면 잠바를 입는 것이 좋겠다고 했다. 아가씨는 왜 그래야 하는지 구체적인 내용을 알려달라고 부탁했다.
나는 조난되었을 때 멀리서 옷을 보고 구조한다고 초보자들이 충분히 알아듣도록 상세하게 알려주었다. 아가씨가 미소 지은 얼굴로 고개를 끄덕이더니 그럼 요즘 계절에 어떤 옷이 좋은지 골라달라고 부탁했다. 나는 등산복을 준비해야 하겠다는 아가씨에게 색과 몸에 맞는 옷의 모양은 이것이 좋겠다고 오른손에 옷을 들고 보여주면서 권했다. 청바지에 윗도리는 속이 희고 겉은 붉은 색깔의 양면 잠바를 추천해 주었다. 옷은 조난에 대비하여 계절에 따라 달라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월은 푸른 산이라 눈에 잘 띄는 흰색의 옷 입으면 좋겠다고 내 의견을 전했다. 내가 이 옷이 어떠한지 하면서 붉은 색깔과 흰 색깔로 된 양면 잠바를 들고 색깔이 서로 다르니 계절에 맞게 뒤집어서 입으면 된다고 했다. 아가씨는 골라준 옷을 보더니, 고개를 끄덕이며 이 옷을 구매하겠다고 가게 주인에게 가격을 물었다. 가게 주인은 그 옷이 잘 어울린다고 하면서 생글생글 웃으며 포장해서 아가씨에게 전하면서 삼만 원이라고 했다.
등산복을 구매한 아가씨가 산행할 때 함께하면서 산에 대한 상식을 가르쳐줄 수 있는지 물었다. 나는 언제든지 불러만 준다면 그렇게 하겠다고 고개를 끄덕이며 빙그레 웃었다. 아가씨는 등산복이 든 봉투를 받아 들고 친구와 함께 가게 밖으로 나가면서 나를 힐끔 바라보았다. 가다가 돌아서서 시간 되면 차라도 한잔하자고 한쪽 눈으로 윙크하며 팔을 잡고 잡았다가 놓으면서 밖으로 나가자는 신호를 보냈다. 나는 아가씨의 마음을 충분히 읽고 못 이긴 듯이 가게 밖으로 나와서 그녀들과 함께 걸으면서 나를 아는지 물었다. 아가씨는 생긋이 미소 보이며 초면이라고 하고는 깔깔거리고 혼자서 웃었다. 나는 얼굴을 붉혀가면서 등산복을 구매한 아가씨들에게 어느 산으로 가는지 물었다. 아가씨들은 포스터를 보고 연화산에 가고 싶어서 등산복을 구매했다고 한다. 나는 아가씨에게 기회가 주어진다면 언제라도 함께 등산하자고 연락처를 전하면서 좋은 산으로 안내하겠다고 했다. 휴일에 연화산 가는데 아가씨도 함께 갈 수 있는지 물었다. 아가씨는 고개를 끄덕이면서 연화산으로 가려고 했는데 잘 되었다며 웃음으로 화답했다. 나는 그 어느 산보다 연화산이 좋다며 그곳에 가면 놀랄만한 볼거리 있다고 구미가 당기게 말하고는 아가씨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아가씨는 볼거리가 무엇인지 아주 궁금하다며 더 구체적으로 알고 싶다고 했다.
나는 역시 멋쟁이는 다르다고 명랑한 아가씨의 어깨를 툭 치면서 좋아 차라도 한잔 마시며 대화하자고 했다. 아가씨는 분위기 좋은 카페로 가서 편안히 앉아서 대화를 나누자며 고개를 문 쪽으로 돌렸다. 초면의 아가씨가 나와 함께 걸어갈 때 갑자기 곁으로 다가와 팔짱을 끼고 발을 맞추었다. 나는 깜짝 놀라면서도 용기가 대단한 아가씨로 보이지 않고 한순간 분홍녀처럼 느껴졌다. 즐거운 마음으로 걸어가는 아가씨가 고개를 오른쪽으로 슬그머니 돌려 나의 얼굴을 바라보면서 생긋이 미소를 보이며 한쪽 눈은 윙크로 내 마음을 흔들었다. 게다가 또 다른 준비물은 없는지 구체적인 질문도 빠뜨리지 않았다. 나는 배낭에 물과 사탕은 빠뜨리지 말라고 하고는 도시락과 맛난 찬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가씨가 도시락과 후식을 준비할 테니 아저씨는 그냥 등산복 차림으로 오라는 말을 덧붙였다.
나는 왼쪽으로 고개를 살짝 돌려 예쁜 아가씨를 바라보면서 저기 저 식당가면 맛있는 음식이 있다고 했다. 아가씨는 알았다는 뜻으로 끄덕이며 함께 음식점으로 걸었다. 나에게 무슨 음식을 좋아하는지 얼굴을 보면서 채식인지 육식인지 물었다. 나는 못 먹는 음식이 없다고 하면서 유머러스하게 처녀의 혼도 빼먹는다고 했다. 게다가 아가씨의 얼굴을 빤히 바라보면서 여자를 잡아먹기 전에 모유도 먹는다고 하면서 황소 웃음을 보였다. 여자는 유머가 풍부하여 재미나는 아저씨라고 하면서 반드시 연화산에 함께 가자고 덧붙였다. 나는 빙긋이 웃으면서 아가씨에게 고마움으로 카페에서 커피나 한잔하자고 했다. 아가씨가 흔쾌히 승낙할 때 나는 부산은행 건물 7층에 봉오리 카페로 가자고 하면서 함께 걸었다. 세 사람은 승강기에서 내려 카페 앞으로 갔다. 나는 카페 문을 획 열어놓고 두 아가씨가 안으로 들어갈 때까지 기다렸다. 카페에 들린 세 사람은 박달나무 원목으로 만들어진 테이블을 앞에 놓고 둘러앉았다. 서로가 취미가 같으니 산에 관한 이야기를 충분히 나누면서 요번 휴일에 연화산으로 함께 산행하자고 약속하고 카페 밖으로 나와 손을 흔들며 헤어졌다.
휴일의 새벽이 밝아오자 나는 아가씨와 등산하려고 약속한 장소에 가려고 이런 아침부터 서둘렀다. 목적지에 도착하여 한참을 기다려 함께 등산하자고 대화 나누던 그 아가씨들이 붉은 색깔의 배낭을 짊어지고 생긋이 웃으면서 약속 장소에 나타났다. 나는 아가씨를 다시 만나서 반갑다고 허리를 구십 도로 굽혀 인사할 때 아가씨가 고개 숙여 인사하더니 오른손을 내밀었다. 나는 오른손을 쭉 뻗어 아가씨의 오른손을 가볍게 잡고 상하로 흔들면서 환한 웃음을 보였다. 시내버스 정류장 의자에 앉아 아가씨들에게 연화산에 관한 이야기를 늘어놓고 등산하는 상식을 충분히 알렸다.
연화산은 경남 고성군 개천면 좌연리에 있는 산으로 경관이 아름답기로 유명하여 도립공원으로 지정한 산이라고 하면서 해발 528m라고 덧붙였다. 그곳엔 반드시 놀랄 만한 꽃의 군락지가 눈길을 사로잡을 거라고 아가씨에게 호기심을 불러일으켰다. 아가씨는 그게 무슨 꽃인데 그렇게 마음을 흔들리게 하는지 아주 궁금하다고 했다. 나는 백문이 불여일견이라는 말처럼 그곳에서 실제로 보면서 이야기하자고 말을 잘랐다. 계절적으로 이번 기회에 가지 않으면 독특한 꽃을 볼 수 없어 후회했을 것인데 오늘 함께 간다니 참으로 잘한 행동이라고 칭찬하듯 웃으며 말했다.
나는 빠른 걸음으로 카페 안으로 들어서려고 문을 열 때 문에서 삑 하는 소리와 함께 열렸다. 문이 열리는 소리에 카페 마담은 우리에게 다가와 생긋이 웃으며 반가운 손님이라고 안으로 안내했다. 나는 그녀들이 앉은 자리 앞에 마주 앉았다. 여자들은 나를 보면서 생긋이 미소를 보이고 산행에 관하여 대화하자며 다시 말을 시켰다. 나는 아가씨들에게 언제든지 함께하자고 친한 친구처럼 편하게 대했다. 아가씨가 방긋이 웃으면서 고개를 끄덕이며 나의 얼굴을 오래오래 바라보았다. 친구 좋지, 하면서 기분이 좋아 한결 편안해진 느낌을 보였다. 나는 이런 기회 절대로 놓치지 않으려고 아가씨의 말에 순순히 응하면서 호흡을 함께했다.
나는 아가씨와 헤어지기 전에 서로의 연락처를 알아야 하겠다며 다음에 만나려면 공유할 수 있는 숫자가 필요하다고 했다. 아가씨는 내게 주머니 전화기의 이름을 알려달라고 했다. 나는 주머니 전화기의 액정에 숫자만 보이게 하고 전화기를 아가씨에게 전했다. 아가씨는 주머니 전화기를 받아들고 가방 전화기의 이름을 숫자로 눌러놓고 주인을 확인했다. 나는 반가움에 전화기를 얼른 받아들고 통화하면서 음성을 들려주시어 고맙다고 인사했다. 아가씨는 깔깔 웃으며 대담하고 여유로움을 보이면서 태연하게 산행에 관하여 늘어놓았다. 나는 쑥스러움을 멀리하고 늠름한 모습으로 엷은 미소를 보이고 그녀에게 말했다. 아가씨! 등산은 자주 가시나요? 하면서 질문을 던졌다. 아가씨는 자주 가고 싶어도 산도 모르고 어디로 가는지 그 어떻게 방법도 모른다고 했다. 나는 승용차가 있으니 어느 산으로 간다고 알려만 주면 함께 하겠다고 큰소리치며 자신감을 보였다. 산이야 전국 방방곡곡으로 다 돌아다녔으니 국내 백 대명산을 낱낱이 안내하고 싶다고 은근히 함께하길 바라는 뜻으로 말했다. 아가씨들은 구세주를 만나서 반갑다며 요번에 연화산에 가면서 안내할 자격이 있는지 확인하고 마음에 들면 확정하겠다고 했다.
나는 좋아서 싱글벙글 웃는 얼굴로 고개를 좌우로 돌려가면서 두 아가씨의 모습을 낱낱이 바라보았다. 아가씨가 그렇다면 동행인으로 승낙하겠다는 말이라고 믿고 지금부터 그날 산행이 끝날 때까지 함께 하겠다고 했다. 내가 눈길을 돌리다가 그중 한 아가씨 앞에서 멈추었다. 재치가 아주 빠른 아가씨가 호감정을 느낀 총각에게 미소를 보이며 한쪽 눈으로 윙크하며 사내의 기분을 돋웠다. 내가 느낌이 좋다며 스스로 이루어지면 무엇이든 성산이 있지만, 억지로 만들려면 결과는 반드시 깨어질 거라고 삶의 체험담을 털어놓으면서 아가씨의 의견에 따르겠다고 했다. 호감정을 느낀 아가씨에게 엷은 미소 보이며 화끈한 아저씨가 마음에 든다고 허심탄회하게 진심을 털어놓았다.
아가씨는 오늘의 안내자로서 면접시험이라고 생각하라는 말을 명심해야 한다고 주장하고는 깔깔거리며 웃었다. 나는 아가씨들에게 이 고마움을 전하려고 자리에서 일어나 허리를 구십 도로 굽혔다. 아가씨들은 좋은 이미지를 보여준다고 마음의 일치라며 방긋이 웃음으로 화답했다. 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대신 배낭은 제가 메고 가겠다고 양심 고백하듯 이야기 전하면서 황소 웃음보였다. 나는 아가씨들과 한 무리가 되었다고 좋아서 구름 위에 앉은 기분이라 입의 가장자리가 양 귀에 걸릴 듯 치올랐다. 아가씨들은 이런저런 이야기를 끝내고 자리에서 일어나 내일 차 안에서 보자고 하고는 손을 흔들고 헤어졌다.
등산하는 날 아침이 밝았다. 새벽부터 등산할 준비 완전히 갖추고 출발을 서두르지 않을 수 없어 집에서 일찍 나왔다. 시내버스를 타고 가다가 경성대 앞에서 내려 전철 2호선에서 내려 1호선으로 바꾸어 타려고 서면역에서 내렸다. 한 층을 올라와 걸어서 승강대 앞으로 자리를 옮겨 노포동행 전철이 멈추는 홈에서 기다렸다. 1호선 전철이 도착하자 바로 전철에 올라 빈자리에 앉았다. 등산복을 차려입고 배낭을 짊어진 아가씨가 막무가내 따라오더니 내 곁에 앉아 말을 붙였다.
“아저씨 어느 산악회와 함께 갑니까?”
“저는 지명이 산악회 따라가요.”
“같이 가면 안 되나요.”
“예약이 만료되어 좌석이 없어요.”
“여유분 자리가 있을 텐데요?”
“정해진 좌석이라 예약할 때도 경쟁이 심했어요.”
“인기 좋아서 그런가요?”
“워낙 안내를 잘하고 가격이 싸니까요.”
“다음에는 반드시 불러주세요?”
“미리 선납으로 신청하세요.”
“네 잘 알겠어요?”
아가씨는 고개를 끄덕이며 돌아서서 가더니 다시 돌아와서 다음에 약속하려면 연락할 전화번호를 알아야 한다며 주머니 전화기의 이름을 물었다. 나는 아무런 생각 없이 010-5399-1717이라고 알려주었다. 아가씨는 돌아서 가면서 주머니 전화기의 이름을 가방 전화기에 저장해놓고 통화버튼을 살며시 눌렀다. 나는 누구의 전화인지 확인도 하지 않고 액정을 보지도 않았다. 등산객이 모인 곳에서 빨리 오라는 전화라고만 생각하고 무조건 통화버튼 눌러서 여보세요 하고 대화를 시작했다. 아가씨가 깔깔 웃으면서 귀한 정보를 주시어 고맙다며 이젠 고리가 연결되었으니 다음에 반드시 함께 가자고 했다. 다음엔 누구의 차로 가는지 아가씨에게 물었다. 아가씨는 조금도 의아해하지 않고 저희가 승용차를 가지고 가겠다며 연락할 때까지 기다리라고 하고는 통화를 끊으려고 했다. 곁에 있던 아가씨가 전화를 바꾸어달라고 하다가 강제로 뺏어 스피커폰을 눌러놓고 말을 이었다. 걱정하지 마세요, 등산뿐만 아니라 평일에도 시간이 허락하면 차라도 마시면서 함께 대화도 나누고 극장도 가자는 이야기가 수다로 이어졌다. 나는 그렇게만 된다면 앞으로 아가씨의 경호인 될 테니 친구처럼 늘 함께하자고 부탁했다.
아가씨들은 싱글벙글 웃음소리와 함께 박수로 화답하면서 친절을 베풀었다. 나는 통화를 끝내고 전철 1호선 탑승구로 달려가서 서면역에 도착하는 3412호 객차에 올라타고 자리에 앉았다. 시청역을 통과하고 연산로터리도 지나면서 많은 사람이 있어도 아는 이가 없어 입을 다문 채 교대역에 도착했다. 전철이 멈추자 나는 객실 밖으로 나와 조금 걷다가 계단이 싫어 승강기를 타고 지상으로 올랐다. 주변을 두리번거리고 찾았으나 관광버스는 보이지 않고 지명이 산악회 일행으로 보이는 시민들이 모였다.
그때 관광버스가 약속한 장소에 도착했다. 관광버스의 이마에는 지명이 산악회라는 현수막을 두르고 나타났기에 쉽게 알아볼 수 있었다. 출입문이 열리자 줄지어 한 사람씩 천천히 차에 올라갈 때 나도 그들과 함께 탑승했다. 차에 오른 대다수 산악인은 자기들이 원하는 장소에 자리를 차지하고 앉았다. 내가 올라갈 때 관광버스 앞쪽에 빈자리가 있어 엉덩이를 돌려 의자에 먼저 내리면서 몸을 앞으로 보며 앉았다. 옆자리에 아가씨가 왔으면 하고 생각했지만, 낫은 사내가 털썩 앉아버렸다. 어저께 약속한 아가씨들은 늦게 달려와 마지막으로 차에 올랐다. 그녀가 조금만 일찍 왔더라면 옆자리에 나란히 앉았을 것인데 좀 아쉬웠다. 등산객이 탄 관광버스는 약속 시각에 맞춰 서서히 출발했다. 남해고속도로로 달려가는 관광버스 차창밖에 자연의 풍경에 눈길이 끌렸다.
관광버스 운전기사는 등산객을 태우고 안전하게 달려가다가 경남 고성군 영현면 연화리 느재고개 언저리에 버스가 멈추었다. 산행 대장은 목적지에 왔으니 모두 차에서 내리라고 명했다. 지명이 산악회 일행들은 가벼운 몸과 마음으로 산행 대장의 뒤를 따라 연화산 숲속으로 오솔길로 걸었다. 나는 함께 하자는 아가씨들에게 등산하면서 혼자서 고립되어 혼이 났다는 이야기도 늘어놓고 미소 지었다. 아가씨들은 우리가 함께했더라면 그런 일은 없었을 것인데 그러고 만약에 그런 일이 있었더라면 더욱 좋았을 텐데 하고 방긋이 웃으면서 아쉬움을 남겼다. 나는 어저께 만난 아가씨들과 오솔길 앞뒤에서 걸으며 재미나는 이야기를 오래도록 늘어놓았다.
나는 연화산에서 오솔길 걸어갈 때 앞서가는 아가씨에게 입술은 활짝 핀 꽃잎 같아서 애무하고 싶다고 유머러스하게 말하면서 웃었다. 아가씨는 꽃잎 같은 입술을 가졌지만, 내 것이 아니므로 기회를 보아 얼마든지 사용하라며 웃음으로 화답했다. 나는 꽃잎 같은 입술을 놀이기구로 생각하여도 보관은 아가씨가 한다면서 유머러스한 말로 주고받았다. 아가씨가 고개를 오른쪽으로 슬그머니 돌려서 나의 얼굴을 바라보면서 웃었다. 나는 오른쪽 눈으로 윙크하면서 아가씨의 눈동자를 빤히 바라보았다. 아가씨는 나와 인연이겠다는 생각에서 나의 얼굴을 다시 한참을 바라보았다. 두 사람은 앞뒤에서 걸으며 많은 대화에서 마음과 마음으로 맺어졌다고 느꼈다.
나는 자연의 풍경을 바라보면서 연화산 양지바른 남쪽 기슭에 참꽃나무에서 피는 꽃잎은 다 떨어지고 파릇파릇한 이파리가 봄바람에 나풀거리는 모습이 보기가 좋다고 했다. 연두색에서 녹색으로 변해가는 모습에서 봄이 익어간다고 하면서 산에는 산새들이 사랑 노래 부르며 재재거려야 하는데 이 산에는 산새가 보이지 않았다. 아카시아 가지에서 하얀 꽃을 피워 온 산과 들에 진한 향기 풍길 때 봄은 하루가 다르게 익어갔다.
나는 푸른 산에 오니 피톤치드와 산소가 많아 등산하면서 피로를 느끼지 못하고 몸이 가벼워졌다고 좋아하면서 동행자에게 전했다. 도심지의 공기와 산속의 공기는 비교가 되지 않아 숲속으로 걸으면 발걸음이 가벼워진 느낌이라고 앞서가는 아가씨에게 소감을 털어놓았다. 보통 산의 등산로는 계곡 따라가다가 능선으로 오르는데 연화산 봉우리로 가는 길은 그렇지 않다. 바로 깔딱 고개로 시작하여 등에 땀을 흐르게 하는 난코스로 이어져 아무나 쉽게 올라가지 못하는 등산코스다. 동행자들은 인내심을 발휘하여 숨찬 순간도 참으며 호흡에 발걸음 맞추면서 선두그룹에서 쳐지지 않고 따라붙었다. 거친 숨을 몰아쉬자 목구멍에서는 물을 달라고 드르릉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나는 물이 아닌 귀한 인삼차를 배낭 깊숙이 넣어놓았으나 꺼내어 마실 시간이 없다. 쳐지지 않으려고 계속 앞사람의 엉덩이를 보면서 거리가 멀어지면 하체에 힘을 가하여 따라붙었다. 나는 옛날에 등산하면서 혼이 났던 날을 추억했다. 선두그룹과 후미 그룹이 앞뒤의 팀으로 나누어질 때 중간에서 혼자 가다가 길 잃은 철새처럼 혼을 잃고 헤맸던 기억이 살아나서 절대로 쳐지지 않고 따라붙으려고 고난의 순간을 참고 묵묵히 따라 걸었다. 연화산 봉우리로 오르는 길목은 아주 독특한 꽃이 시선을 사로잡는다. 연화산 마루로 오르는 산길은 다른 산의 오솔길과 비교할 수 없는 특별한 꽃이 피었다. 산비탈에 독특한 꽃이 피어 군락을 이루는 모습에 매료하여 발걸음의 속도가 아주 느려졌다.
어느 산이라도 봄을 알리는 꽃은 피기 마련이지만, 이곳엔 좀 색다른 꽃이 피어 등산객의 발걸음을 멈추게 했다. 연화산 봉우리로 오르다 보면 얼레지꽃이 온 비탈에 흩어져 꽃송이가 활짝 핀 모습에서 찬탄이 절로 나왔다. 얼레지꽃은 화원에서도 귀한 꽃이므로 어떤 산악인은 무슨 꽃인지 의아하다고 했다. 이런 꽃이 온 산에 흐드러지게 펼쳐져 있으니 어찌 감동하지 않을 수가 있겠는가? 여러 가지 꽃 중에서 독특하게 생긴 얼레지꽃의 군락지를 볼 때 친구와 다시 오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이토록 아름다운 꽃을 가져가는 방법을 생각하다 아무리 가져도 무겁지 않은 디지털카메라에 담았다. 또한 주머니 전화기 속의 카메라에도 만개한 얼레지꽃을 동영상 촬영하여 배가 볼록할 정도로 많이 저장했다. 얼레지꽃을 카메라에 담는 동안 함께 온 일행들은 엄청스럽게 멀어져갔다.
거북이처럼 속도는 느려도 쉬지 않고 걸어서 먼저 간 팀과 시간을 두고 따라붙었다. 깔딱 고개를 오르는 길목에서 선두그룹에서 쳐지지 않으려고 하체에 힘을 가해 앞사람의 그림자를 밟으며 산마루로 향해 멈추지 않고 발걸음 옮겼다. 얼레지꽃의 군락지가 한순간 끝나는 것이 아니다. 지대가 높아져도 계속 비탈에 흩어져서 아름다운 자태를 들어내고 있었다. 연자주색으로 꽃송이는 아래를 보고 여섯 개의 길쭉한 꽃잎 끝은 뒤짐을 쥐고 있다. 연화산에 흩어진 아주 특이한 식물 얼레지꽃이 흐드러지게 피었다. 연화산을 처음 찾아오는 등산객들의 마음을 흥분시킨 희귀한 꽃은 얼레지꽃에 매료당했다. 이 꽃을 친구들과 함께 보고 싶어 다시 찾아오겠다고 생각했다. 군락지의 꽃은 온 산비탈에 흩어져 보는 이로 하여금 감탄을 자아내게 한다. 이 꽃을 보니 고 은의 시집에서 아주 짧은‘그 꽃’이라는 시가 생각났다. "내려갈 때 보았네, 올라갈 때 보지 못한 그 꽃" 간단한 시를 생각하면서 꽃을 원도 한도 없이 살펴보았다.
나는 여기서 그 시의 정반대의 현상이라고 생각했다. 곁에서 함께 걷던 아주머니도 고개를 끄덕이더니 산에서 보았네, 희귀한 얼레지꽃을 하면서 중얼거렸다. 나는 올라갈 때 보았다. 내려갈 때 보지 못할 얼레지꽃을 이렇게 중얼거리며 꽃의 군락지를 벗어나 연화 제2봉으로 잠시도 쉬지 않고 걸었다. 덩치 좋은 젊은 새댁이 오백 고지도 아랑곳하지 않고 쉽게 오르는 모습을 보면서 놀라지 않을 수 없다. 아마도 젊음이 건강이고 심폐기능이 좋아서 그럴 것으로 보였다. 연화산 제2 봉우리에서 내려와 다시 연화산 제1봉인 산마루를 향해 걸었다.
나는 등산하면서 오솔길로 걸어갈 때 많은 종류의 산새가 보였는데, 오늘은 원지 눈앞에 한 마리도 보이지 않았다. 오르막 올라가도 내리막으로 내려와도 눈에는 폴폴 거리며 날아다니는 산새의 모습은 보이지도 않고 재재거리는 소리마저 들리지 않았다. 귀에는 재재거리는 소리가 곧 들려올 것 같아서 귀를 쫑긋 세워서 걸었지만, 끝내 보지도 듣지도 못했다. 옥천사 법당에 들러 불상 앞에 양손 모아 큰절을 세 번 하면서 무사한 산행을 바란다는 불자로서 불법에 예를 갖추었다. 옥천사 경내를 둘러보고 절 밖으로 나와 백련암 쪽으로 가지 않고 청련암 쪽으로 능선을 따라 올랐다. 지명이 산악회 대원들의 틈에 끼어 경남 고성군 개천면 좌연리 해발 524m의 연화산 봉우리를 향해 거뜬히 올랐다. 가다 보니 선유봉이라고 작은 이정표가 오솔길 언저리에 세로로 세워진 모양을 보고 따라 걸었다.
연화산은 산의 형상이 연꽃을 닮았다 하여 붙여진 지명으로 전설처럼 유래한 산의 이름이다. 주변의 암자로는 연대암, 청연암, 백련암 등 세 개의 암자가 있다는 이정표가 보였다. 지명이 산악회 회원들은 사십 대를 전후한 젊은 세대들이라 걸음이 빨라 산행하는 시간이 많이 단축되는 느낌이다. 다시 깔딱 고개를 올라갈 때 숨차서 먼 곳의 경관은 완전히 포기하고 발걸음에 호흡을 맞추며 앞 사람의 뒤꿈치만 바라보면서 꾸준히 걸었다. 주변의 응달에는 앙상한 나무들이 삐죽삐죽 새싹이 넓은 잎으로 변하지만, 양지바른 남쪽에는 봄바람이 불어와 홀랑 벗은 가지에 새아씨 같은 옷을 입고 꽃을 피웠다. 잎은 점점 넓어지고 색깔은 하루가 다르게 변해가는 모습으로 봄이 익어가는 모습을 보였다.
나는 처음 만난 아주머니와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면서 당겨주고 밀어주면서 선두그룹에서 처지지 않고 끝자락에서 함께 걸었다. 나는 젊은 등산객의 틈에 끼어 더워도 옷을 벗지 않고 앞뒤의 거리도 멀어지지 않으려고 인내심을 발휘하여 씩씩거리면서도 아가씨와 함께 앞사람 따라 걸었다. 잠시라도 앞사람이 멈춰 서서 기다리는 시간에 고개를 오른쪽으로 슬며시 돌려 먼 곳을 바라보면서 남해 섬들의 멋진 풍경에 취하기도 했다. 연화산 높은 곳에서 내려다보면 통영 앞바다와 사천 앞바다가 한눈에 들었다. 나는 아가씨와 순탄하지 않은 산길도 즐거운 마음으로 산행하니 행복하다고 했다.
산마루를 찾아 오르던 등산객들은 점심시간이 다가오자 산등선 넓은 곳에 둘러앉았다. 동행한 친구는 약주를 좋아하여 아직도 깔딱 고개가 남은 줄도 모른다. 막걸리를 한두 잔 주고받으며 홀짝홀짝 마시더니 얼굴색이 가을 산의 단풍잎처럼 붉게 변했다. 마지막 깔딱 고개에서 따라가지 못하고 결국은 선두그룹에서 밀려 후미에서 비실거리는 친구가 안쓰럽기 그지없다. 연화산 제1봉에 올라 양손을 입에 대고 토끼가 놀라지 않게 ‘야호’하면서 허공에 소리쳤다. 2봉을 돌아 연화사로 내려가는 양지바른 길목에는 다양한 꽃이 방긋이 웃으면서 봉오리 터뜨렸다.
오솔길 언저리에 민들레는 꽃대가 아주 짧아도 32개의 꽃잎을 펼쳐 노란 색깔로 벌 나비를 부른다. 민들레는 두 번 꽃 피우더라도 같은 높이에서 피우지 않는다. 노란 꽃지고 다시 하얀 꽃을 피우기 위해 꽃대는 노란 꽃을 피울 때보다 열 배 가까이 자란다. 꽃대가 높이 솟아 하얀 꽃을 피우고 꽃씨는 하나하나 펼쳐져 꼭지에는 낙하산처럼 벌어져 더 높은 곳에서 더 멀리 날아가기 위해 바람을 기다리는 모습이 예사롭지 않게 보였다. 민들레는 바람에 의해 자녀를 출가하고 꽃대는 남아 안테나 역할 하면서 전국에 흩어진 자녀에게 소식을 주고받는 송신소 역할 하는 모습이라고 앞서가는 아가씨에게 말했다. 앞서가던 아가씨가 고개를 끄덕이며 그 시 한 수가 멋지다고 하면서 웃었다. 민들레의 모진 모습은 어디서든 흔하게 볼 수 있다. 척박한 땅이나 도심지의 아스팔트 틈에 끼어 바람이 가져다준 먼지에 뿌리내리고 꽃을 피운 모습도 보았다.
연화사 언저리에는 은행나무와 벚나무가 많이 보였다. 같은 나무라도 은행나무는 천 년을 살아도 벚나무는 삼천궁녀를 거느렸든 임금처럼 오래 살지 못한다. 벚나무는 꽃을 동시에 지나치게 피우면서 에너지를 너무나 소비하였으므로 한 세기를 넘기지 못하고 채식하는 소처럼 육십 연을 산다고 한다. 나도 건강하고 오래 살아보려고 산에서 맑은 공기 마시며 숲속으로 걷는다. 오솔길 따라 연화산의 정상을 돌아 내리막길에서 운암 고개에서 이정표를 바라보았다. 좀 더 내려오면서 청련암 옥천사라고 가리키는 이정표가 다시 보여 위인들이 남긴 문화재를 둘러보기도 했다. 옥천사의 구석구석을 돌아보고 사천왕 앞에서 두 손 모아 고개 숙여 하직 인사하고는 대문 밖으로 나왔다.
개울 아래에는 넓은 호수가 연화사의 풍경에 운치를 일조한다. 호수 언저리에 벚나무도 뒤질세라 물가에 축 처진 가지에 하얀 꽃들이 풍경에 조화를 이룬다. 오천사는 대한불교조계종 제13교구 본사인 쌍계사의 말사라고 적인 간판도 보였다. 불기 670년에 의상대사가 연화사를 창건했다는 기록도 보였다. 불기 1208년에 보조국사가 수선사의 법석을 물려주려 하자 그 뜻을 뿌리치고 이곳으로 들어와서 자취를 감추었던 혜심이 다시 돌아와서 낡은 건물을 허물고 재건축하였다는 기록도 보았다. 연화산은 낮은 산이지만, 종교적으로 불교와 유교가 함께하는 유서 깊은 고찰이라도 국보급 보물을 가진 연화사다.
나와 함께 온 여인은 교인이라 불교에 관한 상식이 조금도 없어 사찰에 머물지 말고 바로 지나가자고 구시렁거렸다. 나는 아가씨를 멀리하고 옥천사의 구석구석을 서둘러 돌아보고 대문 밖으로 나오면서 사천왕 앞에 두 손 모아 고개 숙였다. 사찰을 멀리하고 대문 밖에 나왔다. 아가씨는 대문 밖에서 개울을 내려다보면서 망상에 젖어 내가 오기를 기다렸다. 개울 아래에는 넓은 호수가 연화사의 풍경에 운치를 일조한다. 호수 언저리에 벚나무도 뒤질세라 물가에 축 처진 가지에 어울리게 하얀 꽃이 풍경에 조화를 이룬다. 하산하면서 옥천사의 길목을 밟고 서서 안내 문고를 바라보았다. 대한불교 조계종 제13교구 본사인 쌍계사(雙磎寺)의 말사라고 적혔다. 그 아래로 문무왕 670년에 의상이 창건하였다는 문고도 보였다. 종교적으로 불교를 알리는 유서 깊은 사찰이라 이 절의 이름이 쉽게 잊히지 않겠다고 느꼈다. 경남 고성군 개천면 좌연리 해발 531m의 연화산에 왔는데 안개 때문인지는 몰라도 산속에서 산새가 지저귀는 소리가 들리지 않아 쓸쓸하고 고요함이 느껴졌다. 산마루를 향해 마지막 깔딱 고개를 올라갈 때 앞사람의 엉덩이만 바라보면서 발걸음에 호흡을 맞추며 쉬지 않고 걸었다.
봄바람이 불어오는 양지바른 곳에는 이파리만 핀 것이 아니고 꽃도 피워서 벌 나비를 부르며 봄을 알린다. 경사가 심한 산으로 오르다 더워서 외투를 벗어 배낭 속에 접어 넣고 동행들과 수다를 떨면서 함께 걸었다. 나는 젊은 등산객의 틈에 끼어 더워도 쳐지지 않으려고 인내심을 발휘하여 씩씩거리면서 따라 걸었다. 눈은 앞사람의 엉덩이를 바라보면서 놓치지 않으려고 바짝 따랐다. 연화산 마루에서 사방을 내려다볼 때 고성 앞바다와 사천 앞바다의 풍경이 한눈에 들었다. 모두가 산악인이라 먹을거리도 간단하면서도 영양이 풍부한 찬을 가져왔다. 나는 시쿰한 맛을 내는 해묵은 김치를 배낭 속에서 꺼냈다. 식후에 보여줄 솜씨는 먹기 좋게 껍질을 깐 오렌지가 담긴 통을 배낭에서 꺼내놓고 후식으로 맛나게 먹어주길 바랐다.
지금은 환갑을 넘기고도 십 년이 지났는데 남매 같은 아주머니와 함께 연화산을 등산하면서 귀한 꽃을 보았다. 다섯 개의 꽃잎이 아래로 쳐졌으나 끝은 뒷짐 지듯 위로 치솟아 오른 얼레지꽃을 보았다. 화원에서도 보기 어려운 얼레지꽃이 연화산의 구석구석에서 보았으니 이곳에 등산하면서 귀한 꽃을 추억에 남기려고 주머니 전화기의 카메라에도 아낌없이 담았다. 지명이 산악회 산행 대장에게 고맙다는 표현으로 고귀한 얼레지꽃을 보게 해주어 고맙다고 알리면서 연화산을 돌아보는 즐거운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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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잘보고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