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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골때리는축구부 원문보기 글쓴이: 골때리는축구부
지도자 고용불안 속에 무너지는 한국축구 | |||
18년을 근무해도 급여는 월 250만 원 수준 유소년 축구 운영 방식부터 바꿔 나가야 해 [현장 1] 축구인 지도자
‘한국 축구의 희망’으로 불리는 이승우 선수를 중심으로 한국 팀이 16세 이하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십에서 준우승이라는 좋은 결과를 가져오면서 한국 유소년 축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정작 이들을 가르친 지도자들은 여전히 열악한 수준에서 고용 불안에 시달리고 있다고 말한다. 한국 축구 유망주로 떠오르고 있는 이승우 선수와 백승호 선수의 모교인 대동초등학교를 통해 유소년 축구 지도자의 현실을 들여다본다. 100% 회비로 운영되는 학원 축구 대동초등학교의 강경수 감독은 올해로 18년째 감독 생활을 하고 있다. 학교 앞에 걸린 우승 피켓들과 사무실에 쌓여있는 트로피들만 봐도 그의 경력을 알 수 있다. 하지만 그는 지난 8월에 출범한 한국축구인노동조합 설립을 추진하며 축구인 지도자의 어려움을 밝히고자 했던 사람 중 한 명이기도 하다. 그는 점차 성장하는 한국 축구의 수준과는 달리, 지도자로서의 삶은 여전히 삭막하다고 밝혔다. 18년간 일한 그가 받는 월급은 250만 원 수준이고, 코치들은 이보다 낮은 100만 원 초반 대의 월급을 받으며 지도자 생활을 이어가고 있다. 학교의 축구부 운영비는 전액 선수 학부모의 회비로 운영되고, 이는 초·중·고등학교 축구부 모두 동일한 조건이다. 회비는 초등학교가 약 30만 원, 중학교는 60만 원, 고등학교는 100만 원 정도가 평균이다. 따라서 초등학교보다는 중학교가, 중학교보다는 고등학교가 높은 임금을 받는 것인데, 초등학교 이하는 C급, 중·고등학교는 B급 라이센스가 필요하고, C에서 B급으로 승급하기 위해선 C급 지도자 자격증을 소지해야 하기 때문에 초등학교를 거쳐 중·고등학교로 올라가거나, 초등학교에서 경력을 이어가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처럼 월급 전액이 학부모 회비를 통해 운영되기는 하지만 학교에서 일괄적으로 발전기금으로 취합한 뒤 세액을 제하고 다시 지도자들에게 급여를 제공하는 방식이기 때문에 지도자는 학교와 직접적인 고용 관계에 놓여있다. 지도자는 재계약 여부와 상관없이 1년에 한 번씩 정기적으로 퇴직금을 받는다. 한계가 존재하는 임금 인상 강경수 감독은 앞서 밝혔듯 이승우, 백승호 선수와 같이 뛰어난 선수를 배출하기도 했고, 꾸준히 좋은 성적을 유지해 왔다. 하지만 오랜 경력에도 불구하고 비교적 낮은 월급을 받는 이유는 앞서 말했듯 학부모의 회비로만 운영되는 구조 때문이다. 우선 학교 발전기금 명목으로 학교로 납부되는 회비는 지도자의 임금을 포함해 축구부 생활관 운영비용, 각종 공과금, 식사비 등에 쓰인다. 지도자의 임금이 선수 인원에 비례한 구조이다 보니 많은 선수를 받아야만 임금이 올라간다고 볼 수도 있지만, 임금이 선수 인원과 정비례한다고는 볼 수는 없다. 강경수 감독은 약 10명 당 1명의 지도자가 필요한 정도라고 말하는데, 선수가 많아지는 만큼 배정되는 지도자의 수도 늘어나야 하고, 특히 초등학교의 경우엔 중·고등학교 선수들에 비해 집중력이 낮은 만큼 더 많은 지도자를 채용하기 때문에 임금이 크게 오르지는 않는다. 또한 인원이 많아질수록 시설이나 식비와 같은 비용이 많아진다는 점도 있다. 그렇기 때문에 사실상 회비가 오르지 않는 이상 임금 인상률은 어느 정도 한계가 정해져 있고, 지속적으로 임금이 오른다는 보장도 없다. 이 외 수당으로는 이전에는 각 리그마다 주어지는 상금이 있어서 임금을 충당하는 역할을 하기도 했지만, 최근엔 지역리그 우승팀에게 주어지던 300만 원의 상금을 축구공 30개로 대체해 제공하거나, 주말리그에 출전하는 팀의 감독에게 50만 원의 수당이 나오던 것이 폐지되는 등 포상 제도의 폭이 좁아지고 있다. 학부모의 회비로 운영되는 축구부가 지도자에게 미치는 영향은 이뿐만이 아니다. 1년마다 계약서를 갱신하는 지도자들에게 무엇보다 가장 필요한 건 우승 경력. 하지만 신생팀 혹은 수상 경력이 없는 학교의 경우 1년이란 시간 동안 우수한 성과를 거두기란 하늘의 별따기 같은 일이다. 흔히 말하는 ‘명문’ 학교로 입학을 하기위해 학부모들은 이사를 해서라도 선수를 입학시키기 위해 노력한다. 초등학교의 경우는 중·고등학교보다는 덜 하지만, 초등학교 축구부 사이에서도 이런 식의 쏠림 현상은 존재한다. 게다가 학교가 아닌 유소년 클럽 팀의 경우 지역의 영향을 받지 않고 우수한 선수들을 채용해 좀 더 적극적으로 운영할 수 있다는 점에서 학교 내 축구부는 상대적으로 열악한 환경이다. 따라서 한 번이라도 좋은 성적을 거두지 못한 학교의 지도자는 더욱 고용 불안에 시달리지만, 사실상 그들이 좋은 결과를 내기란 쉽지 않다. 선수 쏠림 현상 때문에 좋은 성적을 내는 학교는 계속 좋은 성적을 거둘 조건을 획득하고, 그렇지 못한 학교는 계속 낮은 성적을 내게 되는 악순환에 처하는 것이다. 지도자들은 이러한 압박감을 견디지 못하고 자진 사퇴하거나, 학교의 압박을 받아 실직을 하게 되는 경우가 대다수이다. 반면 지도자의 역할은 점차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우선 초·중·고등학교에는 학교 수업을 보장하기 위해 주말리그를 운영하고 있는 만큼 주말에도 출근할 수밖에 없다. 또한 초등학교의 경우 개별 어린 선수들의 관리도 도맡아 하고 있다. 대동 초등학교의 경우 혹여 운동부 학생들이 반 아이들과 어울리지 못할 수도 있고, 운동부라는 이유로 학업에 충실하지 않아도 된다는 편견을 깨기 위해 직접 준비물을 챙겨주고 숙제를 검토한다. 그리고 선수들에게 체계적인 식단 관리를 통한 몸 관리가 필요한 만큼 아침, 점심, 저녁을 직접 제공하고 있다. 운동부 특성상 가족과 함께 하는 시간보다 훈련을 통해 선수와 지도자가 함께 하는 시간이 많은 만큼 더욱 세심한 주의를 기울일 뿐만 아니라 지도자들 사이에서도 잘못된 관행으로 인해 운동부 지도자를 바라보는 시선이 긍정적이지만은 않다는 점을 인지하고, 이를 위해 개선하기 노력하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지도자의 역할은 늘어가는 상황에서 임금 수준은 제한된 폭에서 오랜 시간 큰 변화를 보이지 못하는 상황이다.
회비로 운영되는 구조로 인해 감독의 권한이 흔들리는 경우도 있다. 학부모의 회비를 통해 지도자의 임금이 지급되는 만큼 독자적인 감독의 권한이 학부모의 입김에 영향을 받는 것이다. 강경수 감독은 젊고, 경력이 짧은 지도자일수록 더욱 그럴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경력이 충분한 지도자의 경우 어느 정도 인정받고 있기도 하고, 학교와 학부모의 신뢰가 형성돼 있기 때문에 외부의 요구에 따라 움직이는 경우가 드물지만 비교적 젊고 경력이 없는 감독들은 학부모에게 휘둘릴 가능성이 높은 편이다. “돈은 똑같이 내는데, 왜 내 아들은 선발 기회가 별로 없느냐”는 식의 발언에 지도자는 결국 실력이 좀 부족한 선수라도 우선적으로 선발 출전을 시켜주게 되는 경우가 생기는 것이다. 이는 시합에서 좋은 결과를 내기 어려운 조건에 속하게 되니 자칫 시합 결과로 이어질 수 있고, 다시 고용 불안에 시달리는 악순환이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열악한 환경의 축구부에서 꾸준하게 지도자를 채용할 수 있는 건 소속이 없는 지도자들이 일정하게 정해진 학교 수에 따라 들어갈 수밖에 없는 만큼 소속 환경에 대해 고민할 여유 없이 일단 공석이 생기면 어떻게든 들어가고 보자는 분위기가 만연해있기 때문이다. 축구 선수생활을 마치면 일부는 대학 교수 생활을 하는 사람도 있지만 대다수는 지도자의 생활을 준비한다. 어려서부터 축구라는 특정 분야만을 준비하며 살다 보니 본인의 적성을 살릴 수 있는 길이 지도자 외엔 마땅치 않은 상황에서 비롯된 현상이다. 퇴직금을 통해 목돈 마련을 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니 독자적인 사업을 하기도 힘들고, 결국 공석이 생긴 학교에는 많은 지도자들이 몰려 서로 경쟁적으로 지원을 해야 한다. 그 사이 일부 지도자들은 같은 팀이라도 고의로 경력에 흠을 잡아 선·후배의 체면을 깎아내리기도 하며 ‘밥그릇 싸움’을 치열하게 하다 보니 지도자들의 관계가 틀어지기도 한다. 흔들리는 지도자 아래 무너지는 아이들 하지만 이러한 현실을 바꾸기 위해 목소리를 낼 수 있는 곳은 마땅치 않다. 우선 학교와 계약 관계를 맺고 있기는 하지만 사실상 운영 기금은 학부모로부터 나올 뿐만 아니라 초·중·고등학교는 해당 지역의 교육청 산하 기관이기 때문에 개별 학교가 독립적으로 권한을 행사할 수 있는 범위는 제한적이다. 게다가 학교 측에서는 사실상 운동부에 대해 미온적인 태도를 보인다. 운동부의 성적이 교장 혹은 교감의 인사에 큰 영향을 미치지도 않고, 선수가 시합이나 훈련 도중 다치기라도 한다면 그 책임은 학교에서 일정 부분 부담해야 하기 때문에 오히려 축소된 활동을 요구하거나, 운동부에 대한 적극적 지원은 고려하지 않는다. 그렇다고 교육청을 상대로 무언가를 요구할 수도 없다. 각 학교의 운동부에 대한 지침은 교육청에서 일괄적으로 내려오지만, 정작 지도자들은 학교와 고용관계를 맺고 있을 뿐 교육청과는 직접적인 관계가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지도자들이 교육청과 만나 각종 고용 형태 및 지원 방식에 대해 논의를 해보기도 했지만, 결국 돌아오는 답변은 예산 문제였다. 현재 리듬체조와 같은 비인기 종목에 대해서는 교육청에서 직접적인 지원을 해 주기도 하지만, 축구부의 경우 팀의 수가 많을 뿐만 아니라 선수도 많기 때문에 재정적인 지원이 어려운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축구 지도자들은 즉각적으로 고용 방식의 변화를 원하는 것은 아니며 우선 유소년 축구 전반적으로 시합 제도 전반적인 개정이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으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선 대한축구협회를 상대로 목소리를 높일 수밖에 없다고 강조하고 있다. 송영대 한국축구인노조 사무총장은 “단기적 결과를 중심으로 고용 문제가 휘둘리는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 대한축구협회는 현실에 적합한 제도를 마련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기존에 각 시·도 축구협회와 유소년 연맹이 운영하던 유소년 축구 사업은 현재 대한축구협회가 운영하고 있는데, 강경수 감독은 대한축구협회가 사업을 운영하는 방식이 기존 시·도 축구협회와 유소년 연맹이 운영하던 방식과 큰 차이를 보이지 못할 뿐만 아니라 무조건적인 해외 사례만을 무리하게 도입하면서 지도자와 유소년 선수 모두에게 부담을 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
이승우, 백승호를 길러낸 대동초등학교 ▲강경수 감독
“처음 주말리그가 도입됐을 때 취지는 선수들의 교육권을 보장하고, 선수 생활 이후에도 다양한 진로를 생각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지도자들의 처우가 개선되지 않은 채로 도입되다 보니 무리한 단기적 목표를 위해 훈련하도록 만들었고, 선수들 또한 주말엔 시합 때문에 고생하고, 평일엔 학업과 훈련 때문에 고생해야 하는 이중고에 시달리게 됐습니다. 결국 현장의 분위기는 고려하지 않은 채 무리하게 해외사례만 도입하다보니 생긴 문제입니다.”
주말이 없는 아이들
주말초등축구리그
결국 한국 축구의 육성을 위해 노력할 책임이 있는 만큼 지도자의 처우 개선에도 힘써야 하는 대한축구협회가 바뀌어야 한다는 말이다. 앞서 말했듯 1년마다 계약이 갱신되고, 재계약의 조건이 성적에 따라 좌우되는 만큼 감독들은 단기적 목표에 집착하게 된다. 이는 주말 리그에서 확인할 수 있는데, 유소년은 기본기와 체계적인 체력 훈련이 필요한 만큼 시간적으로도 충분한 여유를 갖고 훈련을 진행해야 한다. 하지만 주말 리그에서 단기적으로 좋은 성적을 내기 위해 감독들은 무리하게 선수들을 훈련시키거나, 체계적인 훈련보다는 상대팀의 전술에 맞춰 단기적인 훈련을 준비하기 급급한 상황이다. 이는 상급학교로 진학할수록 더욱 심해지는데, 지도자들은 이런 훈련 방식에 대한 문제점을 알고 있으면서도 실직에 대한 우려 때문에 악순환의 고리를 쉽게 끊어내지 못하고 있다.
개인 과외 유행하며 아이들 성장 위협해
이러한 분위기 속에서 점차 많아지는 것 중 하나가 개인 레슨이다. 한정된 일자리 속에서 제 자리를 찾지 못한 지도자들이 이른바 ‘과외’형식으로 학생들을 가르치는 것이다. 강경수 감독은 최근 이러한 레슨 방식이 많아졌다고 설명하며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학부모들은 자식 교육을 위해 재정적으로 무리를 해서라도 개인 레슨을 받게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 사이 정작 어린 선수들은 학교에서 훈련을 마치고 들어가서도 시간을 쪼개 레슨을 받으며 무리한 훈련을 하게 됩니다. 이런 방법은 장기적으로 선수 생명을 단축시키는 일인데, 지도자들은 일자리가 없다보니 수요만 있으면 언제든 레슨을 하니 답답한 상황입니다.”
지도자들이 고용 불안에 시달리고 있는 사이 유소년 선수들이 성장이 위협받고 있다. 한국 축구뿐만 아니라 아이들의 미래를 위해서라도 지도자들의 노동 환경에 대한 많은 관심이 필요할 때이다.
첫댓글 대한축구협회의 분발을 촉구합니다!
좋은글 감사합니다
대한 민국 축구계의 현실 이지요..
유소년 지도자들에 대한 적정하고 정당한 대우를 해 주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봄.
좋은글 감사합니다
잘 읽어보았습니다.
좋은글 잘읽었습니다
축구계의 빈부격차가 크네요. 많은 생각이 드네요.
빈부격차...;;;
생각해볼 내용이네요 감사합니다ㅡ
정말로 대한축구협회는 유소년축구 발전에 관심도 없어요 축구를 하는 내 아들이 정말로 이길을 갈수는 있는지 참담합니다~~
힘내세요 감독님
슬픈현실 같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