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지난 17일 몰디브와의 2006 독일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최종전에서 전반 14개, 후반 16개 등 30개의 슛을 소나기처럼 퍼붓고도 겨우 2골밖에 넣지 못했다. 30개의 슈팅 중에는 공격수 뿐 아니라 미드필더, 수비수의 슛도 포함돼 있는 게 사실이다.
하지만 몰디브 골키퍼와 1대1로 맞선 상황에서 가장 많은 노마크 기회를 잡은 선수는 역시 이동국(25. 광주 상무)이었다.
그런데 과연 이동국은 어느 정도 기회를 살렸나. 최소한 3골은 넣을 수 있는 찬스에서 겨우 1골만 성공시켰다. 나머지는 골키퍼 정면 혹은 골대에서 훨씬 벗어난 지점으로 볼이 날아갔다. 한마디로 수준 이하였다.
본프레레 감독은 몰디브전 후 인터뷰에서 "이동국은 현 대표팀에서 가장 많은 골을 넣은 선수"라고 얘기했다. 그러나 그것을 뒤집어 보면 "골 수보다도 훨씬 많은 노마크 찬스를 날려버린 선수"라는 얘기와 마찬가지다.
현 대표팀이 그동안 졸전을 거듭하면서 많은 원인 분석이 나왔다. 조직력 미비, 수비 불안, 체력 저하 등등.... 그러나 간단히 생각해보자. 베트남 몰디브 레바논을 상대로 한국이 볼 점유율에서 뒤졌던 적이 있었나. 만약 볼 점유율에서 뒤졌다면 미드필더진의 압박 수비나 패스 연결이 원활히 안된 데서 원인을 찾아야 한다.
하지만 경기 내용은 완전히 압도하면서도 결국은 골이 터지지 않아 막다른 골목으로 몰린 것이다. 30년 전부터 너무도 지긋지긋하게 들어온 '완벽한 기회에서의 골 결정력 부족' 때문이었다.
한국이 역대 월드컵 아시아 예선서 최종예선도 아니고 2차예선을 이번처럼 어렵게 통과한 적은 없었다. 더구나 같은 조의 상대들이 현재 FIFA(국제축구연맹) 랭킹 기준으로 한국(24위)과 비교가 안되는 레바논 베트남(이상 109위) 몰디브(136위)였음에도 6게임에서 겨우 9골밖에 넣지 못했다.
이는 최종예선에 오른 8개국 중 최저치로 FIFA 랭킹 20위 이란(22골), 17위 일본과 51위 우즈베키스탄(이상 16골), 48위 바레인과 60위 쿠웨이트(이상 15골), 30위 사우디아라비아(14골)와 많은 차이를 보였고 심지어 96위로 하위권인 북한(11골)보다도 적었다.
한국이 몰디브를 반드시 이겨야 하는 상황에서 2골을 뽑은 반면 마찬가지로 최종전에 티켓이 걸려 있던 이란은 라오스(166위)전서 7골을 몰아 터뜨렸고 쿠웨이트는 말레이시아(120위)전서 6골을 넣었다. 비록 탈락하고 말았지만 중국(49위)도 홍콩(139위)에 7골을 빼앗았다.
과연 한국이 쿠웨이트나 중국처럼 말레이시아나 홍콩에 이처럼 많은 골을 넣으며 이긴 적이 있었을까. 불행히도 역대 A매치서 한국은 말레이시아에 5골, 홍콩에 6골을 넣은 게 최다 기록이다. 그것도
말레이시아전은 71년, 홍콩전은 50년 기록으로 모두 30~50여 년전 얘기다.
현재 한국 대표팀에는 18일 새벽 라오스전에서 전반에만 혼자 4골을 터뜨려 이란이 일찌감치 승기를 잡으며 목표대로 다득점에도 성공하게 해 준 알리 다에이(35) 같은 골잡이가 없다..
따라서 이제는 새 스트라이커를 시험해 봐야 한다. 다에이를 보면 나이는 문제 되지 않는다.
이미 이동국은 본프레레 감독, 허정무 코치로부터 정말 많은 기회를 얻었다. 그러나 그 결과는 너무나 좋지 않았다.
몰디브전을 앞두고 본프레레 감독은 "급한 불은 일단 끄고 보자"고 했다. 이제 '급한 불'은 꺼졌으니 새로운 플랜을 짜야 한다.
그렇다고 해서 이동국을 완전히 제외하자는 말은 절대 아니다. 조재진 박주영 정조국 등에게도 이동국과 똑같은 기회를 주고 객관적으로 공격 능력(정확히 말하면 골 결정력)을 평가해보자는 얘기다.
본프레레 감독은 1994년 미국월드컵 때 클레멘스 베스터호프 감독 밑에서 수석코치를 하며 나이지리아를 16강으로 이끌었다. 또 96년 애틀랜타 올림픽 때는 감독으로서 나이지리아에 금메달을 안겼다. 94년 월드컵 때의 라시드 예키니, 96년 올림픽 때의 다니엘 아모카시나 느완코 카누가 최전방에서 어떻게 활약했나. 그들은 주어진 찬스에서는 예외 없이 골을 터트렸다.
이동국과 나이지리아 공격수들을 단순 비교하자는 얘기는 절대 아니다. 단지 스트라이커라면 노마크 찬스 5번 중에서 최소 2번 이상은 골을 넣어야하는 게 아닌지 되묻고 싶은 것이다.
첫댓글 박주영이라는 이름이 ㄸ ㅓ오르는건 왜 일까요..?
골가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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