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부가 돕고 굴렁쇠배움터가 여는 <엄마도 생태환경교육 선생님 하기 교실> 1강이 시작되었습니다. 곰솔조경 박정기 대표를 모시고 공원에서 하는 생태환경교육, 진주성 나무 살펴보기를 하였습니다. 진주성은 임진왜란 전문 박물관이 있는 역사공원으로 그 가치가 높습니다. 단순히 시민들의 휴식공간을 넘어 일본군에 맞서 싸운 역사흔적이 뚜렷이 남아있는 곳입니다. 그런 곳에 이렇게 해서는 안되는 역사공원 사례에 대해 자세히 공부 할 수 있었습니다. 진주성하면 왜적에 맞서 싸운 역사에 걸맞는 이야기 보다는, 역사공원을 이렇게 해서는 안되는 교육의 장으로 활용이 더 많이 되는 것 같습니다. 어른으로 아이들에게 참 부끄러운 일입니다. 예를 몇가지 들면 이렇습니다. 우리나라 정원방식과 일본나무, 외국 나무들이 뒤 섞여 있다보니 우리 것이 일본 것에 짓눌려 있는 느낌입니다. 박물관을 정면으로 바라 봤을때 왼쪽에는 일본나무의 대표 선수라라고 할수 있는 졸가시나무가 눈에 확 들어옵니다. 크기도 크고 졸가시 나무를 일본정원 다듬기로 해서 우리 나무인 주목, 소나무가 왜소하게 보입니다. 주인은 객의 자리에 안밀려나고 객은 주인 자리에 앉은 꼴입니다. 그외 왜래수종인 양버즘나무, 미국풍나무, 중국굴피나무도 그 자태를 뽐내고 있습니다.
박정기 대표가 강조한 <종물은 주물을 따른다.>가 되레 주물이 종물을 호위하는 느낌입니다.
이 나무가 잘자라고 보기 좋다고 해서 심은 건지, 우리나라 층계모양을 한 <화계>에 중국단풍이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자리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일본 나무 대표격인 편백도 마찬가지입니다.
일본군의 맞서 싸우다가 죽음을 맞이한 사람들의 정신을 기리는 계사순의단 앞 화계, 일본 적장을 안고 남강에 뛰어든 논개 사당 앞에도 왜철쭉이 봄이면 붉은 꽃을 피우고 있습니다.
남강변 성벽에서 박물관에 가는 길에 줄지어 서 있는 꽝꽝나무, 박물관와 영남포정사를 오르고 내리는 곳에 회양목이 서양식 테두리 잡기인 <파테르> 모양을 하고 있습니다.
공북문을 바라보고 왼쪽에는 서양 대저택에서 볼 수 있는 능소화가 파고라 모양을 하고 있습니다. 어디 가니 참 그것이 보기 좋더라 해서 이거저것 갖다 붙이다 보니, 우리 것은 죄다 외국에 들여온 것에 가려지고 역사공원이라고 이름 붙이기 부끄럽게 되었습니다. 그렇다보나 많은 사람들이 진주성을 역사공원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적습니다.
오랫동안 모셔온 논개영정이 친일 화가 김은호 작가가 그려진 것이 걸려진 적이 있었습니다. 2005년 진주에 뜻있는 시민단체 회원들이 철거운동을 벌인적이 있습니다. 지금은 새롭게 제작한 논개 영정이 걸려져 있습니다. 진주성이 역사공원으로 거듭나서 진주성에 가면 임진왜란의 아픈 역사와 함께, 역사공원에 있는 나무들도 배울 것이 많다는 소문이 났으면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진주성은 <역사공원! 이래서 안된다> 라는 교육장으로 활용될 뿐입니다. 생태환경교육! 나무의 생태와 정신적 가치를 함께 알아가는 것이 오늘 공부의 목표입니다.
▶진주성 나무 살펴보기 입문. 낙뢰를 맞은 느티나무앞에서 시작했습니다. 나무의 기본 상식, 은행나무는 칩엽수일까요? 활엽수 일까요? 낙뢰를 잘 맞는 나무는? 은행나무 그럼 대추나무는? 도장파는 사람이 지어 낸 말 일까요?
▶공북문 옆에는 진주성 전통 수종인 버드나무가 있습니다. 우리나라 옛 시나 그림에서 가장 많이 등장하는 나무가 버드나무입니다. 버드나무 유 자가 중국 사람들이 좋아하는 글자이이고 하고, 옛날 평양을 유경이라고 한 적도 있답니다. 물가에 잘 자라는 나무로 양류관음이 들고 있는 나무이기도합니다. 이야기거리가 아주 많은 나무입니다. 버드나무에 나오는 꽃씨 때문에 좋아하지 않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나무마다 가지고 있는 특징이 있습니다. 사람의 입장에서 나무들은 정도의 차이일뿐 유해성은 다가지고 있습니다. 한 시기 꽃가루, 꽃씨가 해롭다 해서 모조리 베어 내면 남아 있을 나무가 한 그루도 없겠지요. 사람도 모든 것이 만족하는 사람은 없습니다. 우리는 너무 자기의 입장, 사람의 입장만 생각하지 않는지...,
▶공북문을 바라보고 왼쪽에 서양식 파고라가 자리하고 있습니다. 그늘을 만들어 주는데 이것까지 그렇냐고 할 수 있습니다. 진주성이 역사공원 이름답게 우리것 중심으로 해놓으면 더 좋겠습니다.
▶진주성 상징이라고 할 수 있는 촉석루입니다. 뽀쪽한 돌 위에 세운 누입니다. 누와 정자의 차이점과 촉석루를 복원했을때 원형에 떨어져 복원을 했습니다. 우리나라 3개 누를 들자면 밀양 영남루, 진주 촉석루, 평양 부벽루를 이야기 하는 사람들도 있고, 평양 부벽루를 빼고 경복궁 경회루를 이야기 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남원에 있는 광한루도 함께 해야 한다는 사람도 있습니다. 부벽루는 가기 힘들고, 광한루는 사람이 들어 갈 수가 없습니다. 경회루는 멀고 들어 갈 수 있는 시간이 정해져 있습니다. 비오는 날 빼고는 언제나 올라가 강을 바라보고 쉴 수 있는 촉석루, 영남루가 우리들에게는 최고의 누입니다. 촉석루 아래 기둥이 처음에는 나무로 했는데, 경회루를 닮는다고 돌기둥을 해 놓았습니다. 지붕선도 치켜올린 지붕으로 되어 있습니다. 좋은 것은 따라야 하겠지만, 그 지방 특색에 맞게끔 짓는 것도 좋겠습니다.
▶돌기둥 옆에 있는 솥모양의 쓰레기통입니다. 조선 왕의 상징물이 쓰레기통으로 화려하게 변신했습니다.
▶누 가까이에는 담장을 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관리(?) 때문인지 담장을 했습니다.
▶담장 모서리에 배롱나무를 심어 각 진 부분을 보완을 했습니다.
▶강남콩 보다 붉은 논개 정신은 어디가고 논개 사당 의기사 앞에는 왜철쭉 아까도(赤堂)가 붉게 물들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왜철쭉은 일본 대표적인 꽃입니다. 일본 주요 상징 공간에 왜철쭉이 있습니다.
▶ 친일 화가 김은호가 그린 논개 영정만큼 맞지 않는 구도입니다. 붉은 꽃이 왜철쭉만 있겠습니까? 배롱나무, 박태기나무도 붉습니다.
▶의기사입니다. 오죽은 절개의 상징으로 많이 심습니다. 대나무는 집 뒷쪽에 심는 것이 기본입니다. 가끔 가림용으로 집 앞에 심는 경우도 있는데 썩 좋은 구도가 아니라고 합니다. 전직 두 대통령 사저 예를 들었습니다. 집을 호위하기 위해 뒤쪽에 심습니다.
▶의기사 뒷쪽에 있는 배롱나무입니다. 배롱나무는 집 앞에 심습니다. 꽃이 화려하게 피는 나무는 집 앞에 심거가 눈에 잘 띄는 공간에 심습니다. 그래서 계절감을 느끼기도 합니다. 붉은 꽃이 피는 배롱나무를 의기사 앞에 심어 놓으면 논개 정신과 어울릴 것 같습니다. 논개 사당을 호위하면서 있는 왜철쭉도 보다 휠씬 아름다울 것 같습니다. 순천 선암사, 양산 통도사 매화가 절집과 어울려 아름다움을 뽐내서 많은 사람들이 찾습니다. 의기사 앞에 붉게 핀 배롱나무가 논개의 정신과 함께 피어 많은 사람들이 찾는 명소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다시 복원해서 만든 영정입니다. 뜻있는 진주 시민들이 싸운 결과물입니다. 진주를 대표하는 논개가 더 많은 사람들에게 제대로 알려 지기 위해서는 오롯이 진주 시민들의 몫입니다. 해마다 10월이면 여는 연등축제 만큼 논개 정신도 제대로 알렸으면 합니다. 그것은 진주성이 역사공원으로 거듭나서 진주의 정신적 공간이 되어야 합니다.
▶층계모양으로한 담 <화계>입니다. 우리 전통의 방식입니다. 참 잘해놓았습니다. 경복궁 교태전 뒷편에 마련된 후 원의 모습입니다. 그런데 이곳에도 어김없이 왜철쭉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우리 옛 조상들은 나무를 상징성과 실용성을 동시에 중요하게 생각했습니다. 아울려 기화이목(奇花異木)이라고 해서 진기하고 특징이 있는 꽃과 나무도 심었습니다. 그러나 복잡하고 어둡게 만드는 나무를 좋아 하지않았습니다.
집과 나무 그리고 여백을 함께 생각했습니다.
▶ 촉석루를 나와 화계를 따라 박물관 쪽으로 길을 걷다보면, 화계 마지막에 만나는 것이 와~ 나무크구나 하면서 만나는 것이 중국단풍입니다.
▶중국단풍은 자라는 속도가 빨라 이 둘레는 압도하게 됩니다. 일본풍에도 중국풍까지 더해 지는 꼴이 됩니다. 땅 가까이에는 왜철쭉, 하늘 가까이에는 중국단풍이 자리를 잡게 되었습니다.
▶청계서원 앞에 있는 산수유. 진주 대평면에 있던 청계서원이 대원군 서원 철폐령으로 없어 졌던 것을, 복원하 면서 1961년 이곳으로 옮겼습니다. 청계서원 옆에는 공덕비를 모아둔 공덕비군이 있습니다. 백성을 위해 좋은 정치를 한 관리도 있었지만, 제 논에 물대기, 셀프 선정비를 세운 관리들도 있었을 겁니다. 진주시정 소식을 듣노라면 이 선정비가 떠 올라 쓴 웃음이 나옵니다.
이곳에서 소나무에 대해 이야기 했습니다. 소나무는 재선충으로 수난을 당하고 있습니다. 재선충이 감염된 소나무는 주로 건조하고 햇볕이 많이 드는 지역, 도로변에서 많이 발생한다고 합니다. 재선충이 생기면 그 나무를 베어 덮개를 덮어두게 되지요. 재선충을 옮기는 주 매개체가 솔수염하늘소인데. 재선충에 감염된 소나무를 베어내면 그늘이 사라져 땅이 더 건 조해지고 온도는 더 올라가게 됩니다. 그러면 솔수염하늘소가 더 살기 좋은 조건을 만들어 주는 셈인 되는 것입니다. 재선충에 감염된 소나무를 그대로 두고 완전히 사라지기 전까지 햇볕을 가려주는 역할을 하게 하도록 내버려 두면 된다는 것입니다. 대신 그옆에 있는 나무는 예방 주사를 놓으면 되고요. 여럿 방법이 있겠습니다만, 재선충 매개체인 솔수염하늘소가 잘 자랄 수 없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우선이라는 얘기를 했습니다.
▶박물관 뒷편 언덕입니다. 계수나무(중국 이야기에 나오는 그 계수나무가 아님. 그렇다고 오래전 대학가요제가 있었던 시절 금상을 받은 '계수나무가 뽑힌 자리 인공위성이 앉던 그 날 희비 어갈렸지~' 하는 그 계수나무도 아니겠지요.) 뒷편 구석진 곳에 수수꽃다리가 있습니다. 화려한 꽃은 사람들이 눈에 잘 띄는 곳에 심는 것이 좋습니다. 구석진 자리에 수수꽃다리가 있습니다.
▶진주박물관 지붕모습입니다. 성곽과 어울리고 튀지 않게 건물지붕이 여러 선으로 어울리게 해서 지었다고 하지만, 일본에 많이 있는 나무탑 모습입니다. 건축에 크게 관심이 없는 사람도 이 건물 지붕을 보면 많은 사람들이 일본 지붕을 닮았다고 합니다. 진주성 곳곳이 이런 느낌이면 참 부끄럽습니다. 하고 많은 박물관 중에 임진왜란 전문박물관에서 말입니다.
▶탑 너머에는 벚꽃이 언덕에 가지를 늘어 뜨리고 있습니다. 전형적인 일본 벚꽃 심기 방법입니다. 탑과 불상 좌대와 함께 있습니다.
▶박물관을 마주 보고 일본 나무대표 선수인 졸가시나무가 주인으로 자리하고 있고, 그 옆으로는 주목, 소나무가 왜소하게 서 있습니다. 종물이 주물을 따르고 있습니다.
▶박물관을 마주보고 왼쪽으로 돌아가면 일본풍인 공작단풍과 왜철쭉이 줄을 서 있다. 그야말로 일본입니다. 걸어나오는 사람마저 일본인 같아 일본 어느 곳을 옮겨 놓은 것 같습니다.
▶맛 난 점심을 먹고 오전 강의를 마쳤습니다.
진주성은 단순히 시민들이 쉼터 역할뿐만 아니라 역사공원 성격이 더 큰 의미를 두고 있는 공간입니다. 이미 만들어진 일본 정원문화가 많아, 쉽게 접할 수 있어 편리하게 했다고 하겠지요. 몰랐뿐이지 알고 보면 우리 전통 공간에서 조상들의 지혜와 과학이 깃든 곳이 많습니다. 촉석루를 새롭게 복원하면서 경복궁 경회루를 모델를 했다면, 경복궁 교태전 뒷편 아미산과, 창덕궁 비원, 가까이에 있는 순천 낙안읍성의 나무 배치도 함께 살펴봤다면 더 나은 진주성 공간을 만들었겠다 싶습니다. 박정기 대표 강의를 듣고 이런저런 생각을 함께 덧붙여 봤습니다. 잘 못된 점 고쳐주시고, 말이 많다는 것은 그 만큼 사랑한다는 표시로 받아줬으면 합니다. 함께한 엄마선생님들! 이제 이런 공간을 우리 아이들에게 재미있게 그리고 제대로 가르치게 위해 아이들 눈높이에 맞은 프로그램을 만들어서 아이들과 생태환경 공부를 하면서 신나게 노는 방법을 생각해 봐야 겠지예.(굴)
|
출처: 굴렁쇠배움터 원문보기 글쓴이: 갈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