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장보살의 지물, ‘석장(錫杖)’
‘석장(錫杖)’은 긴 막대기 끝에 쇠고리를 댄 지팡이를 말한다. 사찰에서는 비구가 항상 지녀야 하는 18가지 도구[비구십팔물] 중의 하나이다. 이를 유성장(有聲杖), 성장(聲杖), 지장(智杖), 덕장(德杖)이라고도 한다. 산스크리트어로는 ‘칵카라(Khakkhara)’라고 한다.
손잡이 부분인 상부는 주석으로, 중앙은 나무, 하부는 뿔이나 상아로 만든다. 상부를 주석으로 만들었으므로 주석 석(錫)자를 붙여서 ‘석장’이란 명칭이 붙었다고 하고, 또 석석하는 소리에서 ‘석장’의 이름이 붙여졌다고도 말해진다.
석장(錫杖)’의 형태는 손잡이 끝에 탑 모양의 둥근 고리가 붙어 있고 여기에 조그만 쇠고리가 여러 개 달려 있다. 이 쇠고리의 수에 따라 4환장(四環杖), 6환장(六環杖), 12환장(十二環杖) 등으로 부른다.
불교 조각에서는 지장보살(地藏菩薩)의 지물로 가장 많이 알려져 있다. 또 천수천안관음보살(千手千眼觀音菩薩)의 지물의 하나로 표현되기도 한다. 고리는 석장이 흔들릴 때마다 소리가 나도록 되어 있다. 수행자가 석장을 짚고 걸어갈 때 소리가 나면 기어다니는 미물들이 물러나 살생을 막을 수 있는 것이다.
옛 인도에서는 유행 수행자가 산이나 들에 다닐 때 뱀, 독충을 쫓기 위해서 이것을 울리면서 걸었다고 하고, 법회와 걸식할 때에도 사용하였다고 전해진다. 석가모니 부처님의 석장은 고리를 백철로 만들고 막대기는 전단향나무로 만들었다고 한다.
국내에 현존하는 석장을 보면 금속의 머리 부분에 불상을 배치한 것이 많은데, 그 불상 주위에 두광과 신광 형태의 원형 고리를 넓게 두르고 고리 부분에 다시 여섯 개의 고리를 배치한 경우가 흔하다. 둥근 고리의 중심에는 보주(寶珠)나 용, 오륜탑(五輪塔), 삼존불 등을 장식한 예도 있다.
우리나라에서 대표적인 석장 유물로는 서울시 유형문화재로 지정된 고려시대의 금동석장(金銅錫杖) 머리장식을 들 수 있다. 석장의 머리장식은 여의주 모양의 커다란 고리 형태로 고리 안에는 마치 연꽃줄기에서 뻗어 나오는 듯한 연화대좌 위에 삼존불상이 봉안 되어 있으며, 꼭대기에는 5층탑이 장식되어 있다.
[출처] 지장보살의 지물, ‘석장(錫杖)’|작성자 일주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