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한국적인 것의 세계화. 이것은 가장 시급한 명제이자 동시에 가장 더딘 프로젝트이기도 하다. 사실, 여러 문화가 융합된
것도 아니고, 단일민족임을 강조하는 우리 문화가 세계 문화 속에 융합된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가? 그러나 아무리 어려운
난제도 해법은 있는 법. 는 창간 기념호를 위해 이 뜻 깊은 프로젝트를 감행하기로 결심했다.그리고,
이 대 프로젝트를 위한 적임자 -
곱디고운 한국적인 색감으로 <스캔들; 조선남녀상렬지사>의 스크린을 가득 채웠던, 그래서 에게
이런 프로젝트가 가능할 것 라는 강한 확신감을 준-디자이너 정구호에게 조심스럽게 이 프로젝트를 털어놓았다.“한국 전통의 미를 제대로
간직한, 새로운 스타일의 한복을 만들고 싶어요. 일단, 현대인들이 거추장스러워하는 소매 폭은 좁게 하고, 저고리 길이도 아주 짧게
마감할 거예요. 동정과 소맷부리, 치마에 레이스를 곁들여야겠어요. 일부에만 프린트하는 그런 은박 말고, 저고리나 치마폭 전체에 찍은
거대한 은박 프린트를 넣을 거고요.” 장황한 그의 설명을 한마디로 요약하자면 이렇다. 한복의 섹시하고 시크한 맛을 살리고, 그렇지
않은 것은 과감히 생략하자는 것! 그래서 글로벌한 디자인과 절대 뒤지지 않는 한복을 개발하고, 또 발전시키자는 것. 글로벌한 감각을
접목시킨 한복에 대한 프로젝트를 설명하는 디자이너 정구호의 상기된 표정을 보면서, 병술년, 새해 벽두의 이 은밀한 회동이 아주 의미있는
자리임을 확신했다.
3: 35 p.m. 20th
한국의 아름다움을
진정한 세계 브랜드로 키울, 야심만만한 아이디어를 공개하겠다던 디자이너 정구호와 의 순수한 열정은 순풍에
돛을 달았다. 이 뜻 깊은 프로젝트를 후원할 파트너인 설화수가 동참하면서 말이다. 우리 고유의 선과 색채에 기운까지 고스란히 담아
한국적인 은은한 빛깔과 단아한 멋을 표현해온 설화수. 설화수는 가장 서양적인 분야인 하이테크놀러지가 판치는 뷰티 업계에 전통의 한방적인
방식으로 승부해 놀라운 성공을 거두었으니, 우리의 의도에도 가장 가까운 브랜드라 할 수 있었다. 한복의 치마선과 연꽃의 선을 조화시킨
설화수 용기는 디자이너 정구호에게도 섬광 같은 영감을 주었다. 그리고 얼마 후, 그는 설화수 미백 라인에서 모티프를 얻은 말간 옥색
저고리를 내보였다. 하얀 모시에 싸인 옥색 저고리는 설화수 미백 라인의 단아하고 정갈한 이미지 그대로였다. 설화수 용기를 닮은,
정구호가 탄생시킨 회색 치마는 중간이 불룩하고 아랫단이 좁은 새치름한 꽃봉오리 모양새였다. 여기에 옥을 통째로 깎아 만든 노리개로
장식하니, 소박하고 단아한 멋이 그대로 살아났다. 동정과 소맷단은 서양 것인 레이스를 사용해, 화려한 이브닝 웨어와 단아한 한국적인
디자인을 적절히 접목했다. 현대인들이 불편해하는 옷고름은 떼어 내버리고 비취와 호박으로 만든 브로치로 여몄다. 그가 완성한 한복의
이미지는 ‘단아함’ 그 자체였으나, 그 단아함을 넘어, 화려하고 섹시한 이브닝드레스로도 손색이 없었다. 한국적인 것과 서양적인 것을
스마트하게 매치하는데 그가 적임자라는 것이 다시 한번 증명되는 순간이었다.
9:00 a.m. 10th Feb.
촬영 당일,
모델 이예슬은 아침부터 설화수 미백 라인으로 피부 톤을 밝게 교정하고 있었다. 하얀 피부를 지닌 우리 선조들의 피부 톤을 보여주고
싶던 우리의 의도대로 메이크업 아티스트 손대식은 정성을 들여 모델 이예슬의 피부를 돌보고 있었다. 먼저 화이트닝 토너인 설화수 자정수와
미백 효과를 유지시키는 영양수인 설화수 자정수액으로 정돈한 다음, 미백 기능이 더욱 강화된 에센스로 피부 톤을 환하게 정리했다.
특히 상백 크림은 그 놀라운 브라이트닝 효과로 스태프들을 감동시켰다. 크림의 반응은 예상보다 빠르고 확실했다. 미백 제품의 고질적인
현상인 하얗게 겉도는 백탁 현상까지 해결해, 곧바로 메이크업을 시작하는 데 무리가 없었다. 크림을 먹은 예슬이의 피부는 금세 촉촉하고
윤기 있게 빛났다.
10: 45 a.m. 10th Feb.
하얀
얼굴에 옥색 아이섀도우를 곱게 칠하고, 눈썹을 말쑥하게 그린 다음, 연지 컬러를 연상시키는 붉은 색상을 입술에 드리웠다. 트레
머리에 은비녀를 꽂은 모델 이예슬은 당당한 조선 여인의 풍모 그대로였다. <스캔들>에서 이미 빼어난 가체 머리를 선보였던,
헤어스타일리스트 한필남까지 스튜디오로 끌어들인 공로였다. 한복에 대한 남다른 애정과 세련된 애티튜드를
지닌 한필남과 정구호, 그들의 손길을 거쳐 탄생한 한복 맵시는 단아하면서도 어딘지 모르게 섹시한, 신비한 기운마저 감돌았다.
셀레브러티들이 가득한 갈라 디너에서도, 화려하기 그지없는 이브닝 파티에서도 가장 빛날 한복, 그리고 수입 코즈메틱 브랜드의 강한
태클에도 개의치 않을 만큼 인기가 높다는 설화수. 가장 한국적인 것이 세계적이 될 수 있다는 묘한 오기, 그리고 강한 자신감.
이것이 이 작업의 최대 선물이자 값진 수확이 아닐까?
7:20 p.m.
단아한 옥색 저고리와 회색
치마로 시작해, 연두 꽃송이가 흩날리는 풍성한 치마로 여심을 한번 흔들더니, 먹처럼 까만 노리개가 극명한 대비를 이루는 하얀 레이스
한복으로 차분히 가라앉혔다. 선홍색 꽃잎이 흩뿌려진 정열적인 한복을 등장시키는 변주는 그야말로 ‘점입가경’이었고, 은박이 가득 메워진
까만 저고리, 드라마틱한 주름이 나풀거리는 치마는 입이 떡 벌어지는 클라이맥스였다.
비로소 이 거대한 프로젝트가 막을 내렸다. 디자이너 정구호가 보여준 한복들은 곧 한 편의 대서사시였다. 어찌, 이 드라마틱한 연주에
박수 갈채를 안 보낼 수 있으랴? 이 아름다운 촬영을 마감하며, 우리 모두는 깨달았다. 한복이 이토록 눈 시리도록 아름답다는 것을,
한국적인 것은 정말 자랑스럽다는 것을, 그리고 천 년의 지혜를 담은 우리는 곧 세계로 뻗어 나갈 수 있다는 것을 말이다. 이제 창간
1주년을 맞은 도, 설화수도, 그리고 양장과 한복을 스마트하게 조화시킨 정구호의 한복도 말이다.
첫댓글저기 위 에 3번, 4번 5번 이 우리 (사)한국 고전머리 협회 에서 협찬해 준 장신구 들입니다.^^* 근데요~ 저기에 한필남씨가 고전머리의 1인자라고 되어있네요... 글쎄... 저는 개인적으로 스캔들 머리랑 음란서생에서의 머리는 별로... 실은 무지 이상했다고 생각하고 있었거든요... 다른 분들의 생각은 어떠하신지?...
첫댓글 저기 위 에 3번, 4번 5번 이 우리 (사)한국 고전머리 협회 에서 협찬해 준 장신구 들입니다.^^* 근데요~ 저기에 한필남씨가 고전머리의 1인자라고 되어있네요... 글쎄... 저는 개인적으로 스캔들 머리랑 음란서생에서의 머리는 별로... 실은 무지 이상했다고 생각하고 있었거든요... 다른 분들의 생각은 어떠하신지?...
한필남 이 분도 꽤 유명한 분이신 것 같네요. '음란서생'보다 '왕의 남자'에 나오는 머리가 더 예뻐보인다는 생각은 했지만 그건 시대에 따라 머리모양이 달라서라고 생각했어요. '스캔들' 속 머리는 괜찮아 보이던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