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명인 비하인드 스토리] 우임금 편-1, 치수의 시작
(사진설명: 우임금의 석상)
치수의 달인 우임금
하(夏)나라의 창시자 우(禹) 임금은 군주가 되기 전에 물을 다스리는 치수(治水)에 혼신을 쏟아 부으며 8년 동안 집 앞을 세 번이나 지나면서도 손꼽아 자신을 기다리는 가족과 만나지 않고 그냥 지나쳤다.
그는 물을 다스리기 위해 방방곡곡을 다니며 중국을 9개 주(州)로 나누었고 그로부터 중국은 구주(九州)라고도 불린다. 이는 진정한 의미에서 가장 이르고 가장 분명한 행정구역의 분류이다.
중국은 고대로부터 양조업이 발달했고 풍부한 술 문화가 형성되었으나 우임금은 음주가 일을 그르친다고 인정해 중국 최초의 금주령(禁酒令)을 내리기도 했다.
치수의 달인 우임금의 비하인드 스토리를 알아본다.
1. 치수의 시작
4천여 년 전, 갑자기 지구의 온난화가 이루어지면서 바다의 수위가 올라가고 하천이 거꾸로 흘러 홍수가 벌판을 휩쓸고 높은 산을 둘러쌌다. 바닷물에 땅이 잠겨 곡식이 소출을 내지 못해 사람들은 기아에 허덕이게 되었다. 요(堯) 임금은 자신을 보좌하는 곤(鯀)을 수관(水官)으로 임명해 물을 다스리게 하면서 “9년 안에 수해를 막지 못하면 수관이 죽음으로 사죄한다”는 군령장을 내렸다.
곤은 명령을 받자 집에도 들르지 않고 말을 달려 수해지역으로 갔다. 높은 곳에 올라서서 바라보니 홍수는 여전히 높은 수위를 유지하고 집도 잃고 곡식도 물에 잠긴 백성들은 기아와 추위에 시달리고 있었다. 곤이 백성들을 보고 말했다.
“물길의 양쪽에 언제를 높이 쌓아 물을 막고 산 자락에 곡식을 심기로 합시다.”
물을 다스리는 방법이 정해지자 곤은 즉시 사람들과 함께 행동에 나섰다. 그들은 넘쳐나는 물을 만날 때마다 바위를 잘라 언제를 쌓았으나 언제를 쌓을수록 수위가 높아지고 언제가 무너져 도루묵이 되군 했다. 곤은 사람들을 지휘해서 언제가 무너지면 다시 쌓기를 무한 중복했고 그렇게 9년이 흘렀다.
곤이 요임금으로부터 군령장을 받고 치수에 나선지 9년이 지나도록 홍수는 여전히 범람하고 사람들은 여전히 수해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아무리 노력해도 홍수를 다스리지 못한 자신을 안타깝게 생각한 곤은 밤에도 잠을 이루지 못하고 밖에 나가서 저 멀리 강물을 바라보았다. 그런데 생각밖에 강물의 수위가 한 뼘 정도 낮아져 있었다. 바닷물이 물러가면서 점차 물길이 정상 수위를 찾아가고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군령은 엄해서 요 임금의 뒤를 이은 순(舜) 임금이 어명을 내렸다.
“9년 기한이 다 되었으니 곤은 수관으로서 물을 다스리지 못한 책임을 지고 죽음으로 사죄하라.”
그리하여 곤은 우산(羽山)에서 삶을 마감하게 되었다. 곤의 아들인 우(禹)가 급히 우산으로 달려와 부친과 작별인사를 했다. 곤이 아들에게 마지막 말을 남겼다.
“바닷물이 거꾸로 흘러 큰 물이 졌기 때문에 막을 수 없었다. 이제 바닷물이 물러가고 있으나 다년간 지속된 홍수로 물길이 막혔으니 물길을 다시 파야 하느니라. 나는 이제 기회가 없으니 네가 반드시 나 대신 물을 다스려라. 그래야 이 세상 백성들에게 미안하지 않고 내가 죽어서도 눈을 감을 수 있다.”
부친이 치수 부진으로 인해 목숨을 잃은 것을 본 우는 반드시 치수의 성공으로 백성들에게 복을 마련하고 부친의 소망을 이루리라 다짐했다. 다행히 요 임금은 현명한 군주라 죄인의 아들인 우를 무시하지 않고 여전히 그에게 부친의 뒤를 이어 물을 다스리는 중임을 맡겼다.
치수의 과업을 맡은 우는 이렇게 생각했다. “큰 물이 지는 것은 두 가지 원인뿐이다. 하나는 바닷물이 거꾸로 흘러서이고 다른 하나는 강물이 불어나기 때문이다. 그러니 먼저 상황을 알아봐야겠다.”
판단을 내린 우는 즉시 자신을 보좌하는 백익(伯益)을 데리고 황하(黃河)의 상류부터 현지답사를 시작했다. 사실 그 때 황하는 대하(大河)라 불렀고 강기슭의 산에는 숲이 무성하고 강가에는 잔디가 펼쳐졌으며 강물도 지금처럼 토사가 섞인 노란 색이 아니라 맑았다. 중국 전역의 하천을 모아 통합적인 치수를 하고자 생각한 우는 황하 한 갈래의 하천만 본 것이 아니라 중국 전역의 하천을 다 돌아보았다. 현지 답사를 거쳐 우는 중국은 지세가 서북쪽이 높고 동남쪽이 상대적으로 낮은 것을 알았고 홍수가 지는 원인을 밝혀냈다.
지세가 높은 서북지역에서 발원한 강물은 지세를 따라 동남쪽으로 흐르다가 높은 산이 앞을 가로 막으면 고산의 저지에 큰 호수를 형성했다. 강물은 쉬지 않고 흐르고 호수의 용량은 제한적이어서 큰 비가 내리면 호숫물이 넘쳐나 큰 물이 졌던 것이다.
홍수의 원인을 파악한 우가 백익에게 말했다.
“강물은 길이 막히면 자연스럽게 여기저기 날뛰기 마련이다. 우리는 반드시 강물이 흘러 나갈 출구를 마련해야 한다. 산을 갈라서 강물이 모이지 않고 굽이도 돌지 않고 곧바로 바다로 흘러가게 하는 방법이 가장 좋을 듯 하다. ”
백익은 우의 말에 수긍은 하면서도 실행의 어려움을 말했다.
“하지만 이 산은 바위산인데 무슨 수로 바위를 뚫는단 말인가요?”
“마음만 먹으면 방법은 있기 마련이다. 먼저 불로 바위를 지지고 다시 물로 바위를 식히는 것을 중복하면 바위가 쉽게 부서진다. 이 방법은 나의 부친이 가르친 것이다. ”
우는 백성들을 동원해 끝내 산을 갈라 강물에 길을 내주는 기적을 창조했다. 그는 맹문(孟門)을 열고 용문(龍門)을 내서 강물이 더는 호수를 만들지도 않고 더는 아홉 굽이로 산을 안고 돌지도 않고 적석산(積石山)에서 직접 양산(梁山)을 경유해 하류로 흘러 가게 했다.
우는 구주의 산천을 재편한 것이다.
(다음 회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