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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성모병원 안과 배선량 교수는 6년 전부터 매년 중국 연변 조선족자치구를 찾아 동포들의 안과질환을 치료해주고 있다. | | 대전성모병원 배선량 교수
“제가 가진 달란트의 10%만이라도 그들에게 필요하다면 언제든 찾아가 도울 것입니다.”
대전성모병원 안과 배선량(가스발?대전 노은동본당) 교수는 6년 전부터 매년 한 두 차례 씩 중국 연변 조선족자치구를 찾는다. 의료의 사각지대에 놓인 조선족 동포들, 특히 백내장 등 안과질환을 가진 이들을 돕기 위해서다.
배교수가 조선족 동포들과 인연을 맺은 것은 지난 2000년. 조선족동포들을 위한 의료사업에 동참하자는 대전교구 황용연 신부(주교회의 사회복지위원회 총무)의 제안을 받아들이고부터다.
“열악한 의료 환경에 수술비가 부담돼 제때 치료를 받지 못하는 동포들이 많다는 소식을 들어온 터라 선뜻 제안에 응했습니다.”
배교수가 직접 본 현지 상황은 더 심각했다. 의료장비는 낙후돼 있었고, 그나마 장비를 운영할 사람도 없었다. 한화로 몇 만 원에 불과한 수술비가 없어 시력을 잃는 조선족 동포들은 수 없이 많았다.
의료장비를 직접 짊어지고 현지 의원을 방문했다. 짐도 풀 시간 없이 환자를 만났고 출국시간이 임박해서야 진료를 끝낼 수 있었다. 배교수는 개인 휴가를 내 중국을 찾았다. 의사는 한 명 뿐인데 환자는 걷잡을 수 없이 늘어 공휴일뿐 아니라 설날이나 추석 연휴 때도 중국으로 건너갔다.
그간 열 세 번이나 조선족자치구를 찾은 배교수는 400여명의 환자를 검진했다. 배교수에게 백내장과 익상편 수술을 받은 200여명의 환자는 시력을 되찾았다. 물론 모든 검진과 수술은 무료였다.
배교수의 활동에는 많은 이들의 도움이 있었다. 황용연 신부는 의료기기를 마련하는 데 힘을 실어줬고, 재중 동포와 탈북자를 돕는 한사랑나눔회와 재미 한인동포들도 후원을 아끼지 않았다. 제약사들도 원가로 약품과 소모품을 공급해줬다.
“성서 말씀처럼 이제는 그들에게 고기 잡는 법을 알려주려고 합니다.”
배교수는 올해 현지 안과의사인 조선족 리용탁씨를 초청해 대전성모병원에서 연수시킬 계획이다.
배교수는 “앞으로도 많은 이들이 관심을 갖는다면 우리 동포들이 좀 더 밝은 세상에서 살아갈 수 있을 것”이라며 앞으로도 힘닿는 데까지 동포들을 돕는데 힘쓸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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